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1 - 개정판 시친의 지구연대기 1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근영 옮김 / 이른아침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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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평소 다양한 호기심을 주체 못하던 차에 수메르 문명을 다룬 최신 이론의 인문교양서적이라는 출판사의 광고에 속아 며칠 전에 이 책을 샀습니다. 그것도 1,2권을 동시에!  이 책은 한마디로 황당무계한 SF소설입니다. 작가가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고 오랫동안 수메르 문명에 천착한 사람이란 건 인정하겠는데 책의 기본 전제가 심각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책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태양계에 우리가 모르는 12번째 행성이 있고 그 행성의 외계인들이 지구로 내려와 수메르 문명을 전해 주었다는 겁니다. 그 증거로 실로 방대하고 난해한 유물들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그 작업이 실로 정교합니다. 그저 작가의 열정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럴 듯 해 보이는 그 주장들이 사실은 심각한 오류들로 재론의 가치가 없는 얘기들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안경이 사람의 신체 구조 때문에 생긴 게 아니고 안경을 만들라고 신이 귀 둘 코 하나를 미리 마련해 두셨다는 식의 논리입니다. 외계인이 문명을 전해 주었다는 걸 전제로 깔고 모든 사실을 그 전제에 꿰맞추고 있습니다. 작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지만 귀찮아서 생략합니다.
  이런 엉터리 주장을 대단한 인문학 서적인 것처럼 포장해서 팔아먹는 출판사의 얄팍함이 원망스러울 따름입니다. 얼마 전 미스테리 써클에 대해 밝히는 한 다큐 프로를 본 적이 있습니다. 분명 사람들이 장난으로 만들었고 실제로 만든 사람들의 분명한 증언과 실증을 보여주는데도 미스테리 써클이 외계인의 메시지라고 믿는 사람들은 그 말을 들으려 하지 않더군요. 더구나 전문가나 지식인들이 더하더군요.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식을 많이 가졌다고 지혜로운 건 아니죠.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해서 그런 황당무계한 결론을 꿰맞추는데 평생을 바친 작가에게 연민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하긴 이런 책 써서 돈은 좀 벌었겠네요.
 
 혹시 저처럼 속아 사실 분 계실까봐 알려드렸습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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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야지 2007-03-2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마터면 저도 속을 뻔 했네요~~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카로스 2007-08-16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작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지만 귀찮아서 생략합니다.
몇 개라도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셨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ㅠㅠ
얘기를 안해주시면 책 내용이 궁금하잖아요? ^^; 그래서 전 1권만 우선 사보려구요. ㅎㅎ

madpig 2008-03-2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현재의 진실이 미래의 우화로 보여지듯 시친의 글이 지금은 진실성이
결여되 보이지만 앞으로 증거들이 나올듯 합니다
1만년의 전 에 일어났던 일들을 현재의 눈으로 해석 하려면 약간의 상상력이
안들어 갈수는 없겠지요
 
이덕일의 여인열전 - 보급판, 반양장본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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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가 여성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결혼하면서 부터였습니다. 그 전에도 나름대로 페미니스트인 척 했었지만 관념적인 수준에 머물렀죠. 막상 제 문제가 되면 몸에 밴 '남존여비' 혹은 '남성우월'의 습속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뭐 지금도 완전한 페미니스트라고 할 순 없지만 결혼 전에 비해 훨씬 실질적인 문제인식과 실천의지를 가지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결혼하고 나서 여성의 삶에 눈 뜨면서 아내, 어머니, 할머니,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의 인생에 대해 진정으로 아파하고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겉으로 보기엔 결혼 전보다 더 권위주의적인 남자로 바뀐 듯해도 관념이 아닌 실질적인 페미니스트가 돼 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신혼초엔 요즘보다 훨씬 설거지를 자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설거지 한 번에도 "해준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설거지 하는 건 부부가 함께 하는 가사일이라는 인식을 하게 됐으니 대단한 진전이지요. 사실 지금도 대부분의 가사일을 아내가 주도적으로 합니다만 그건 남녀의 차이를 인정한 서로의 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이전에 당연시했던 사고방식과는 많이 다릅니다. 아내가 저보다 그런 일에 능숙하기 때문에 역할을 나눈 것이죠. 저는 그 대신 힘쓸 일,고치고 손 보는 일을 도맡아 합니다. 물론 다른 가사일의 보조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일단 상황에 따라 니 일 내 일 구분없이 함께 한다는 사고의 전환은 이루어진 셈이니 대단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신문에 우리나라의 화폐인물 중 여성이 없어서 문제가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혹자는 얘기할 겁니다. 사실상 화폐에 찍을 정도로 위대한 여성 인물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 고 말이죠. 물론 남성중심의 역사 속에서 여성의 활동이 극히 제한되었기 때문에 뛰어난 업적을 이룬 여성위인의 수가 절대부족한 건 사실입니다만 우리 역사에도 자랑스런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그런 여인들의 삶을 노래한 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이 선정한 열전의 주인공들은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동떨어진 인물들입니다. 이 책은 일반에 많이 알려진 여성인물들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열전의 주인공 24분이 전통적인 "현모양처"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우리의 상식 속에서 악녀의 이미지로 각인 돼 있는 여성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이런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해서 작가가 무조건적인 뒤집어보기로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닙니다. 최근 독특한 역사해석으로 주목을 받고있는 역사학자답게 분명한 근거와 예리한 역사해석을 바탕으로 그 동안 남성중심의 평가 속에서 의식적으로 폄하된 여인들의 용기있는 삶을 의미있게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공감하는 작가의 말을 아래 인용합니다.

<이 땅의 모든 남성들은 어머니의 아들일 뿐 아니라 아내의 남편이자 누이의 형제이며 딸들의 아버지라는 점을 이 땅의 남성들이 깊게 인식하는 것이 양성 동등사회의 출발점일 것이다. 페미니즘을 단순히 "여성도 인간이라는 믿음"이라고 규정한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언명은 이런 점에서 가치롭다. 그의 "사람들은 왜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왜 지배 대신에 협동이 있으면 안 되는가 ?" 라는 질문처럼 증오보다는 사랑이, 대립보다는 협동이 인간사 모든 갈등관계의 궁극적 해결책임을 인식하는 것이 남녀평등 사회 도래의 첩경일 것이다.
다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눈물 흘리는 나의 어머니이자 아내, 누이이자 딸들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갈구하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 받았던 우리 역사의 모든 여성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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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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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삐딱한 성격이 있는 저는 남들이 다 "YES"라고 하면 혼자 "NO"라고 하고 싶어집니다. 물론 남들이 다 "NO"라고 하면 혼자 "YES"하고 싶고 말이죠. 좋지 않은 성격이란 건 아는데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한 목소리로 말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되고 가능한 다수와 다른 생각을 해 볼려고 하는 기질이 있습니다.

 영화나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일 언론과 광고에 오르내리며 호평을 받으면 그냥 읽기가 싫어집니다. 그러다가 볼 만한 사람, 읽을 만한 사람들이 거의 다 보고 나면 그 때서야 볼 마음이 생깁니다. 영화나 책도 유행이란 것이 있는데 이렇게 때를 놓치고 나중에 접하다 보면 간혹 시대적으로 의미 없는 감상이 되곤 합니다. 시나리오 쓸려면 시류에 제때 제때 맞출 줄도 알아야 하는데 이런 고질병을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이 책도 평소 같았으면 지금 읽을 생각을 안했을 책입니다. 요즘 언론마다 파울로 코엘료 책광고로 도배를 하다시피 하더군요. 이전 같았으면 일단 제껴 놓고 다음에 볼 생각을 했을텐데 이번엔 이상하게 끌리더군요. 평소 책이나 영화는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엔 직감을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연금술사"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혹은 우화라고 해야겠죠.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와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그리고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섞어 놓은 것 같다고나 할까요 ! 짧고 평이한 글이지만 심오한 인생의 진리들을 설파하고 있는 책입니다. 보통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나면 간혹 좀 허탈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읽을 때는 감동을 받았는데 읽고 나서도 인생이 별로 바뀔 기미를 안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동안은 이런 심오한 이야기 보다는 구체적이고 쪼잔한 논픽션 쪽에 더 끌린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제가 인생의 새로운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일까요 ? "연금술사"는 유별나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책속의 주인공 산티아고가 양치기를 그만두고 보물을 찾기 위해 피라미드를 향해가는 여정이 지금의 제 심정에 잘 맞았기 때문일 거라고 추측합니다.

 세상을 많이 둘러 보기 위해 다니던 신학교를 나와 양치기가 된 산티아고는 똑같은 꿈을 두 번 꾸고 집시를 찾아가 꿈풀이를 듣습니다. 집시 할머니는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보물을 발견할 꿈이라고 알려 줍니다. 산티아고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광장에서 책을 읽을 때 다가온 한 노인으로부터도 같은 계시를 듣습니다. 마침내 "자아의 신화"를 믿게 된 산티아고는 양들을 판 돈을 가지고 무작정 바다 건너 아프리카로 떠납니다.

 산티아고의 앞길은 그다지 순탄하지도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게 예상하지 못했던 모험의 방향으로 열려 있습니다.

 코엘료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지만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는 삶의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코엘료는 지식으로 얘기하지 않고 현란한 수사로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는 간결하고 쉬운 말로 단번에 깊은 통찰에 이르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모든 금속을 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사의 비법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연금술에 공식적으로 성공한 연금술사는 없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코엘료도 여느 연금술사들처럼 사기꾼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데 역사 속에는 죽을 때까지 완벽하게 사람들을 속인 연금술사도 있었더군요. 그는 비록 사기꾼이었지만 그를 믿고 그를 통해 진리에 좀 더 다가간 사람들도 있었고요. 비록 코엘료의 연금술이 사기일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한 번 믿어 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의도하지 않은 일로 인해 진리를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코엘료의 다른 책들은 당분간 읽고 싶지 않네요. 이 이상의 또 다른 얘기가 나올성 싶지 않아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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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로버트 K. 레슬러 지음, 손명희 외 옮김 / 바다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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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레슬러는 영화 "양들의 침묵"의 실제 인물이라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 조디 포스터 같은 일을 겪었다는 건 아니고 살인자들의 유형을 연구하여 범인의 대상을 좁혀가는 이른바 "프로파일링" 기법의 탄생에서 발전까지 중심에서 활동한 사람이고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정확한 수사기법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양들의 침묵"의 작가 토마스 해리스가 이 사람에게 배워서 소설적 상상을 더해 만들어낸 사람이 조디 포스터가 연기한 "클라렌스"였단 얘깁니다.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살인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많아섭니다. 책의 분류법에 따르면 살인자는 "조직적" 살인범과 "비조직적" 살인범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조직적"이라는 건 쉽게 말해 똑똑하고 의식적인 살인범을 말하고 "비조직적"이란 계획적이지 않고 아무 생각없는 살인범을 지칭한다고 합니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조직적" 살인범은 우리가 영화에서 자주 보는 "한니발 렉터" 같은 사람이라고 보면 맞습니다. 똑똑하고 치밀하며 심지어 매력적이기까지 한 말 그대로 악마 같은 사람들입니다. "비조직적" 살인범은 쉽게 말해 정신병적 살인마라고 보면 맞습니다. 아무 생각도 없고 치밀하지도 않고 그냥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유형입니다.

 물론 두 유형 다 살인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연쇄 살인범"들에 대한 이야깁니다. 즉, 우발적인 살인범 말고 살인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분류법이란 거지요. 연쇄 살인범들은 "조직적"이든 "비조직적"이든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대개 남자라고 합니다. 여자 연쇄 살인범은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둘째,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불행하다는 건 경제적인 관점이 아니고 정서적인 관점입니다. 심한 가정불화, 결손가정, 아동학대 등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는 거지요. 특히 6세에서 12세까지 기간 동안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고아라도 누군가 사랑해 준 사람이 있으면 그렇게 되지 않는데 부모가 있으면서도 아이들을 방치 하거나 학대한 경우 사회성이 결핍되면서 나중에 살인충동으로 발전한 경우가 많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연쇄 살인범들은 대개 경제적으론 중산층이고 부모도 있으나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 보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셋째, 살인충동은 성적인 충동의 다른 표현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성적으로 문제가 있고 특히 이성을 자연스럽게 사귀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런 문제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풀지 못하기 때문에 살인을 통해 성적인 만족을 얻는다는 겁니다. 따라서 그 쾌감에 빠져들고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죠. 이런 이유 때문에 여자 연쇄 살인범은 드물다고 합니다.

 넷째, 따라서 주로 이런 살인마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기간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중.후반 사이라고 합니다. 역시 가장 성적인 충동이 강한 나이라는 얘기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런 사람들은 영원히 살인충동을 억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애초에 개과천선이란 불가능하고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다중인격이라서 어떤 인격은 착하고 어떤 인격은 악해서 착한 인격이 악한 인격을 이기면 하이드에서 지킬 박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도 허구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런 살인마라도 사형을 시키는덴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사형시킨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차라리 이런 사람들은 사회와 영원히 격리하되 다른 살인자의 출현을 막기 위한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자신이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이런 유형의 살인자들을 연구한 결과 과학이라고 해도 좋을 성과를 거뒀고 많은 살인을 예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학문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지 의문스럽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연쇄 살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잔혹한 범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모두 산업화 도시화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사회 속 소통이 단절되고 관계가 비인간화 되면 될수록 이런 범죄는 늘어나게 돼 있다는 얘깁니다.

 일선 경찰서의 형사분들은 이 책 한 번 꼭 읽어 봤으면 하고 정부에서도 이런 선진 수사기법과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리 일반인들도 이런 책 읽으며 자신의 자녀에 대해 , 사회의 그늘진 구석을 향해, 힘들게 범죄와 싸우는 일선경찰분들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상에 많은 사랑을 베풀고 나누는 것이 얼마나 우리 사회를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지 깨달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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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털 같은 나날
류진운 지음, 김영철 옮김 / 소나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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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건 어디나 비슷한가 봅니다. 현대 중국 작가 중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라는 류진운의 소설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국가 체제도 다르고 경제적 조건도 다르지만 중국인의 삶도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소시민의 삶은 신기할 만큼 닮았습니다.

중편 소설인 "닭털 같은 나날"은 북경의 한 소시민 임(林)의 이야기입니다. 임은 시골 출신으로 베이징에 올라와 대학을 마치고 역시 대학을 마친 아내를 만나 맞벌이를 해가며 아이를 키우는 소시민입니다. 임은 싼 두부 한 근를 사기 위해 새벽에 나가 줄을 서고 돈을 아끼기 위해 수돗물을 훔치기도 하지만 옳지 않은 일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오래 지속하지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아내의 직장이 멀어 가까운 곳으로 옮기기 위해 청탁을 하지만 어설픈 행동 때문에 실패하기도 하고 아이의 유치원 문제로 이웃의 도움을 받지만 자존심 상해 하기도 합니다.임은 도시의 팍팍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 약은 짓도 해야하고 깎쟁이 짓도 해야 하지만 그런 일엔 능숙하지 못합니다.

시골에서 병을 고치기 위해 베이징으로 올라 온 은사를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고 보냈다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후회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입니다. 별 일도 아닌 청탁을 받아 해결해주고 댓가로 받은 전자렌지에 흐뭇해 하는 그는 영락없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의 모습입니다. 아니 바로 제 모습입니다. 중국 소시민 임의 이야기를 들으며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는 건 제가 그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함께 수록된 "관리들 만세" 나 "1942년을 돌아보다"는 다소 계몽적이기긴 하나 능청스러운 반어법과 신랄한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관료조직의 복잡한 권력 관계와 복마전 같은 음모와 암투를 실감나게 그린 "관리들 만세" 속 관리들은 우리 사회의 관리나 대기업 조직의 간부들 모습과 너무나 닮았습니다. 이건 딱 우리 얘기네 라는 생각이 듭니다.

"1942년을 돌아보다"는 1942년의 하남성 대기근에 대한 리포터 형식의 글인데 민초들의 생존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돌보는 권력자들에게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글입니다. 세상의 모든 정치지도자들과 관리들에게 꼭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통치자는 언제나 통치자이다. 통치자가 되기만 하면, 피부색과 민족에 관계없이, 세계 일류의 의식주와 교통수단을 누릴 수 있다. 통치하는 민중과 전혀 동떨어져 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나는 예전부터 각국의 통치자들이 악수하고 환담하는 것에 찬성한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진정으로 동일한 계급의 형제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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