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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삶 - 개정판 ㅣ 그르니에 선집 4
장 그르니에 지음, 김용기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평점 :
일상적인 삶
장그르니에/ 에세이/ 김용기옮김/ 민음사/2020
프랑스의 철학자겸 작가이다. <섬>으로 유명하고 알베르까뮈의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느 개의 죽음><까뮈를 추억하며>로 그로니에 전집을 민음사에서 낸 책이다. 연한 주홍빛에 하늘색 편지로 책이 이쁘다.
"우리의 일상은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여행을 하기도 하며 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살아간다. 때로는 고독이나 침묵 혹은 비밀로 인해 사람들과 단절 되기도 한다" 앞 첫장에 쓰인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집안에 있는 경우가 많은 일상의 삶이 이 책을 읽다보면 입체척이고 새롭게 해석 되는 신기한 일이다.
여행, 산책,포도주, 담배, 비밀, 침묵,독서,수면, 고독, 향수, 정오, 자정으로 나누어서 글을 썼다. 그 소재를 보면 그로니에의 일상을 상상 해 보고 내삶도 열두가지 키워드를 뽑아보면 무엇을 중심에 두고 사는지를 알게된다.
"여행이란 실체로서의 자신을 부인하려는 특성을 갖는 하나의 의식적인 특성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비행기 타고 먼나라를 갈 수는 없으니 책으로 여행을 하는건 시공을 초월한 즐거움이 있다. 내면의 여행을 하는 일도 기쁨이 있다. 호기심에 따라서 여행을 하면 새로운 세상들을 열어가게 된다. 특히 '초월을 위한 여행'에선 신비주의 길을 얘기하는데 내가 가고 있는 길이라서 더욱 가슴 뛰었다. 신비주의 길에서 속죄의 길, 계시의 길, 합일의 길을 말한다. 인생 긴 여정에서 순례의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성함이 함께 하는 여행 길에 수많은 위험과 고난을 잘 통과 해서 본향인 집에 도착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산책에 대한 글을 통해서 다양한 의미를 부여 해 주었다. 산책의 시간과 공간에 따라서 어떻게 하느냐가 다르다. 진정한 산책자로 걸을 때 의미를 실어 생각하며 걷는다. 강제적 산책, 목적이 있는 산책,친교를 위한 산책, 철학적인 산책, 자연과의 교감을 위한 산책 등을 나누어서 예를 들어 얘기한다. 나는 산책을 하며 걸으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사색을 하고 싶다. 산책의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는 완벽한 산책자를 꿈 꿔본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산책할 여가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공백을 창조 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일상사 가운데 어떤 빈틈을 나로선 도저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우리의 순수한 사랑 같은것에 도달하게 해 줄 그 빈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p. 57) 내안에 나를 만나도록 이끌어 주는 좋은 수단이 된다!
포도주, 담배는 그냥 읽고 넘겼다. 비밀에 대한 얘기에선 '마음의 비밀'에 관심이 갔다. 덧없는 비밀을 위해서 현재를 저당 잡히지 않아야 한다. "비밀이란 미래를 향해 존재하며 온 힘을 다해 발각 되려고 몸부림 친다." (p.105) 이 말에 마음이 머물었다. 에세이를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침묵에 대한 글도 좋다. 침묵기도를 하고 있기에 고요한 가운데 깊은 존재에 닿는 그 묘한 기분은 평강에 가서 닿게 한다. 파스칼의 말" 무한한 우주의 저 침묵은 나를 떨게 한다"에 공감을 한다! 묵상파가 신의 계시를 위해서 침묵을 사용한다. 이 신비체험을 그로니에 글에서 만나서 반갑고 좋았다! 자기로 부터 나오는 것에서 침묵할 수 있는 일은 위대한 일이다. 그곳에서 현존을 본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침묵요법은 신앙으로 향해 있다!
독서도 읽기와 쓰기의 상호관계가 있다. 그린 것을 읽는 것도 넓은 의미의 독서에 해당 된다. 반야심경 낭송도 독서에 넣는 작가의 넓은 지식의 체계를 엿볼 수가 있다. 내가 책 읽는걸 싫어하는 이유도 나와 있다. 곁에 있는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주제의 책을 보는걸 싫어한다니 이해가 된다. 내게 독서는 밥처럼 매일 해야 하는 일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허기가 진다.
책을 성스러운 책과 세속적인 책으로 나누었다. 내가 좋아하는건 성경 수상록 고백록 등이니 성스러운 책을 즐겨 읽으려 한다. 세속적인 책을 읽기 위해서 독서 모임도 나간다. 균형 있는 독서가 필요하다. 옛날 진시황제가 분서갱유를 일으킨 것이 독서의 역사에선 큰사건이였다. 독서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도서관이나 서재가 피난처가 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도 있다. 데카르트는 독서를 대화라고 말하는 반면에 프루스트는 고독 속에서 다른 사유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을 한다. 각자의 상태에 따라서 다르게 말할 수가 잏다. 분별력 있게 독서를 해야 한다.
수면은 죽음의 작은 마디다. 꿈을 꿀 수 있는 수면의 시간은 육체의 휴식시간이다. 정신이 깨어 있는 자로 살아야겠다. 고독에 대한 에세이도 공감이 간다. 고독의 시간이 있어야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 수가 있다. 내겐 그시간이 새벽이다. 특별한 새벽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길..
그로니에의 일상적인 삶으로 내 삶의 시간이 좀더 세밀해지고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이책을 읽고 나면 일상이 특별하게 다가올겁니다!
삶이 지루하고 매일이 같은 느낌이 드는 분들 한번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