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La Vida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외젠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1830년, 캔버스의 유채, 260×325㎝, 파리 루브르 박물관

 

20세기 말이 되면서 들라크루아의 작품 속 자유의 여신과 마리안느는 프랑스의 상징으로 150년 동안 널리 알려졌으며 이 그림은 프랑스와 다른 나라에서 공화당의 상징이 되었다.

 

 

1830년 7월 27일에서 29일까지 3일 동안 파리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켜 부르봉 왕조를 무너뜨리고 오를레앙의 젊을 공작을 새 왕으로 즉위시켰다. 7월 공화국은 부르봉 왕조의 흰 국기 대신에 혁명과 공화국을 상징하는 삼색을 사용해서 샤를 10세가 의도했던 1789년 이전의 프랑스로 회기하지 않고 새로운 통치자가 혁명과 제국에 등장했다는 것을 입증했다.

 

들라크루아는 작품에 '7월 28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왕의 최종 결정을 받아내 국민회의를 해산하고 자유를 얻으려는 목적뿐 아니라 부르봉 전제정치를 폐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3일 간의 폭동을 다룬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파리 시민들의 폭동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당시의 전형적인 주택과 오른쪽에 노트르담 성당이 어렴풋이 보이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 주요 인물의 복장을 통해 폭동에 가담한 시민들이 특정한 계층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휘장을 빼앗아 두르고 있는 남자는 공장 노동자이고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은 부르주아(학생 혹은 장인 또는 공장 간부)이며 무릎을 꿇고 삼색기를 든 남자는 시골에서 온 일용직 인부로 추정된다. 배경에는 폭동을 의미하는 수탉 모양의 모자를 쓴 이공계 대학생 무리가 보인다. 전경에 죽어 있는 병사 두 명은 왕실 연대의 군복을 입고 있는 스위스 근위병과 기병이다. 이 작품이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보다 20년이나 일찍 그려졌는데도 그림 속 소년『레미제라블』 속 인물이라고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중앙에 있는 반나체의 여이다. 당대 평단에서는 실제 폭도를 모델로 삼은 것이라고 여겼다. 비평가들은 그녀를 거친 노동계급의 여성으로 보았고 심지어 매춘부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들라크루아는 천재적인 붓놀림으로 인물을 전쟁이라는 설정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다. 그래서 알레고리의 시각적 특성인 나체를 주요 인물(이 그림 속 유일한 여성)을 통해 부각시켰다.

 

 

 

 

외젠 들라크루아 <미솔롱기 폐허의 그리스>

1826년, 캔서스에 유채, 209×147㎝,보르도 미술관

 

들라크루아는 1826년 <미솔롱기 폐허의 그리스>를 통해서 이미 사실주의와 알레고리를 결합시켰다. 이 작품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은 그리스 여인이 손을 활짝 편 상태로 헐벗은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터키 압제자에 대항하는 그리스를 상징하는 것이다. 들라크루아는 당시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었던 <밀로의 비너스>를 보고 자유의 여신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이 작품 속 여성이 풍기는 고전적 특성이 이를 분명하게 암시한다. 자유의 여신의 손에 들려 있는 삼색기와 머리에 두른 붉은 휘장은 각각 고대 그리스(그리고 프랑스 혁명)와 노예해방을 상징하기도 한다.

 

가장 지적이고 뛰어난 비평가였던 테오필 토레가 1837년에 쓴 글에서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서 중앙의 인물이 가지는 이중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속 여인은 젊은 여성인가? 자유의 정신인가? 원한다면 둘 다 될 수 있다.

자유가 젊은 여성으로 구현된 것이다.

진정한 알레고리는 존재의 특성을 소유함과 동시에 살아 있는 형태이자 상징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죽은 형태를 보이는 기존의 낡은 알레고리와 다르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은 들라크루아의 가장 보편적이고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그의 이력과 예술에서 반환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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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 있는 진짜 『삼국지』를 만난다!!

 

삼국 이야기의 주역들, 전형적인 인물에서 탈피해 본색을 드러내다!

 

 

 

 

 

 

 

 

| 소개|


 

삼국지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인물은 단연 조조, 관우, 제갈량일 것이다. 조조는 간교함과 악인의 상징으로, 관우는 충절을 목숨보다 중요시한 맹장으로, 제갈량은 뛰어난 예지 능력을 발휘하여 항상 적의 허를 찌르는 초인적인 인물로 우리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고정관념이 실제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이해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하면 삼국 시대의 실제 인물들과 사건을 우리 문화와 정서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해해왔다고 볼 수 있다. 

 

즉 극적인 재미를 더하기 위해 사건의 시점이나 전투에 등장하는 인물을 바꾸는 등 삼국 시대의 일화들을 재구성함에 따라, 우리에게 익숙한 삼국지 이야기에는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첨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각색조차 삼국의 역사를 면밀히 기록하고, 그 시대의 관점에 따라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던 사관들과 그들이 남긴 사료가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역사서에 기록된 삼국 시대의 이야기와 소설에서 연출된 삼국 이야기를 비교하여 사료와 함께 검토함으로써 사건의 진위 여부와 전말, 인물의 실체, 역사적 의의 등을 심도 있게 파고든 역사 ․ 인물 ․ 고전 소설 평론이라 할 수 있다. 

 

삼국 시대 인물들의 인간적인 결점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이면에 숨겨진 본심, 실수 등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면모를 살펴볼 것이며, 나관중의『삼국연의』가 이야기 전개상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정 인물을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생략되거나 역할이 축소된 인물들에 대해서도 재조명해본다. 또한 삼국의 역사를 기록한 사관들은 그 후대의 사람들이므로 그들이 삼국 시대의 인물과 사건들을 어떤 시각으로 평가했는지를 눈여겨보는 것 또한 이 책의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본문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위, 촉, 오나라의 군주였던 조조, 유비, 손권의 흥미진진한 일화와 실제 생김새, 인물 됨됨이에 대해서 해부해본다. 2장에서는 세 주군을 섬긴 삼국 시대 용장들의 실제 모습에 대해서 서술했다. 그들은 삼국지 이야기에서 갈등관계를 촉발하여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정작 그들의 출신과 행적에 관해서는 불분명하거나 왜곡된 부분이 적지 않다. 3장에서는 뛰어난 지략으로 삼국의 군사전략을 도모했던 책사들과 그들의 계책을 살펴본다. 4장에서는 나관중이『삼국연의』를 저술할 때 참고했던 역사서와 전기, 이를 집필한 저자, 시대적 배경, 삼국사가 전개되었던 지리적 위치, 삼국지 이야기에서 가공된 인물 등 다방면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분석해 봄으로써 삼국 역사와 문화, 예술의 밀접한 연관성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장에는 삼국 시대 인물 ․ 사건들을 담은 그림과 판화, 주요 사건들의 기록을 요약한 도표, 부록 등을 수록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본문의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하였다.        

 

이 책을 통해 역사『삼국지』에 기록된 이야기와 나관중이 각색한 삼국 이야기가 어떻게 다른지, 여러 시대에 걸쳐 삼국 시대의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변화하여 왔는지 그 차이를 느낀다면 소설『삼국연의』를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고, 중국 문화에 대해서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구청푸(顧承甫)

 

상하이문예출판사 편집 심사원이다. 1944년 상하이에서 태어나 푸단(復旦)대학 역사지리학을 전공하고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에서 8년 동안 근무한 뒤 상하이 문예출판총사(上海文藝出版總社)에서 관광, 문화예술, 민속·문화 부서 편집실 주임, 편집 심사원직을 맡았다. 수년 동안 삼국사와 삼국 문화에 대한 연구 활동을 진행했으며 저서로는 『화설중국(話說中國). 군영회췌(群英薈萃)』(삼국 편), 『태산(泰山)』 등 역사·지리·문화 관련 서적이 있다. 

 

 성쉰창(盛巽昌)

 

상하이 사회과학원 연구원이자 상하이시작가협회 회원이다. 1937년 저장 성(浙江省) 항저우(杭州)에서 태어나 중국 런민대학(人民大學) 역사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는 『삼국연의보증본(三國演義補證本)』, 『설삼국(說三國)』, 『‘품삼국’에 대한 논의(‘品三國’商議)』, 『마오쩌둥과 삼국연의(毛澤東和三國演義)』, 『태평천국14년(太平天國十四年)』이 있고, 그 밖에 『마오쩌둥과 6대 고전명작(毛澤東與六大古典名著)』시리즈 총서 등이 있다. 



옮긴이


 하진이

 

원광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북경사범대학교 중문학 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만 사범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헬로우, 관자』, 『생각 교실 1』, 『인생을 바꾸는 60가지 키워드』,『부와 성공의 비밀 구글에서 훔쳐라』, 『작은 이야기 큰 진리』, 『거상의 혼1 ,2, 3』, 『와신상담 2부, 3부』, 『논어(고전의 즐거움)』,『큰 인물이 되겠는가 작은 인물로 살 것인가』, 『큰머리 아들과 작은머리 아빠 시리즈 1권~6권』 등 다수의 역서가 있다.




|차례|


머리말 _ 유구한 천 년의 역사 


1장 _『삼국지』 영웅본색


유비편 

유비의 눈물은? | 유비의 동쪽 정벌은 관우의 복수를 위해서였을까? | 유비의 동쪽 정벌은 두 의형제의 복수를 위해서였을까? | 유아두의 재위 기간은?


조조편 

조조는 왜 여백사 일가를 살해했을까? | 나관중은 「조만전」의 어느 일화를 차용했는가? |조조는 왜 호위병으로 변장했을까? | 진림의 글이 어떻게 해서 조조의 두통을 고쳐주었을까? | 조조는 어떻게 양평관을 빼앗았는가? | 조조의 자녀는? | 진랑은 제갈량의 군사에게 죽임을 당했는가? | 조식은 정말로 오언절구의 시를 지었는가?


손권편 

손권의 장점과 단점은?


손견과 손책편 

손견과 손책의 나이는? | 어떻게 해서 손견은 강동의 호랑이라고 불렸을까? | 손책은 어떻게 강동의 패자로 입지를 다졌는가?


유기, 유종 형제편 

유기, 유종은 이복형제였을까?


원소편 

18제후의 회맹은 진실이었나?


장홍편  

맹주 원소의 맹세는 어디서 유래했는가?


부록 

유비, 관우, 장비 가운데 최고 연장자는? | 유비, 관우, 장비의 생김새는 어땠을까? | 삼국 인물의 나이는? | 적벽대전에 관련된 주요 인물의 나이는?


2장 _『삼국지』 장수열전


관우편 

‘만인지적’ 칭호의 유래는? | 관우의 본래 신분은? | 미염공의 학자풍 이미지는 어디서 유래된 걸까? | 관우는 정말 다섯 관문을 통과하며 여섯 장수의 목을 베었을까? | 관우 아들들의 활약상은 어땠을까?


장비편 

『삼국지』는 장비를 어떻게 묘사했을까? | 장비는 정말로 뛰어난 서예 솜씨를 지니고 있었을까?


마초편 

마초의 일생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황충편 

제갈량은 정말로 황충에게 자극 요법을 사용했을까?


조운편 

촉나라 장수 가운데 조운의 서열은? | 조운은 정말로 일흔 살의 노익장이었을까?


마속편 

제갈량은 정말로 마속의 목을 베었을까?


위연편 

위연은 정말로 제갈량에게 ‘반역자’로 점 찍혔을까? | 제갈량의 죽음은 과연 위연 때문이었나?


강유편 

제갈량의 후임자는 정말로 강유였나? | 강유의 대군은 어디서 투항했는가?


요화편

요화는 어떤 역할을 했는가?


여포편

여포의 나이와 생김새는? | 여포는 인물 됨됨이는?


문추편

문추는 정말로 관우의 칼날에 목숨을 잃었을까?


장합편

장합의 일화가 들쭉날쭉한 이유는? | 장합은 어떻게 해서 목문도에서 죽었는가?


능통편

합비 전투에서 손권의 목숨을 구한 사람은?


태사자편

태사자는 어떻게 죽었다 다시 살아났을까?


주유편

누가 주유를 겁쟁이라고 했는가? | 주유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여몽편

여몽은 ‘사면초가’ 계략으로 관우에게 대적했는가?


육손편

육손은 서생이었을까?


3장 _ 책사, 삼국 쟁패전의 주역들


제갈량편 

제갈량이 거둔 첫 번째 전승은 진짜였을까? | ‘초선차전’ 어떻게 된 일이었나? | 제갈량은 한중 땅에 정말로 갔었나? | 공성계의 주인공은? | 진수는 제갈량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 제갈량은 초당의 대련을 직접 썼는가?


사마의편 

사마의는 어떤 업적을 남겼는가? | 사마의는 제갈량을 어떻게 대했는가? | 『삼국지』에는 왜 사마의에 관한 전기가 없을까?


노숙편

적벽대전에서 손권과 유비의 연합을 제안한 사람은? | 노숙은 문관이었나, 아니면 무장이었나? | 손권은 노숙을 어떻게 대했는가?


장송편

장송을 대하는 유비와 조조의 태도는 어떻게 달랐을까?


장간편

장간의 생김새와 재능은 어땠는가?


감택편 

감택은 정말로 거짓 항서를 바쳤는가?


부록

삼국의 지식인들


4장 _ 저술에 바탕이 된 사료들


삼국지의 지리적 배경

삼국 시대의 손견과 손책 전기 

오국사 

진수의『삼국지』

진수의『삼국지』에 대한 후세 사람들의 평가

배송지의『삼국지』 주석본

배송지는 어떤 책들을 인용했는가? 

위진남북조 시대의 필기소설

나관중과『삼국연의』

모륜, 모종강 부자와『삼국연의』

 



|본문 중에서|

 


 

『삼국지. 촉서. 선주전』에서는 유비가 “좀체 감정 표현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나관중의 『삼국연의』에서는 유비가 눈물을 흘리는 대목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제갈량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를 할 때도 유비는 눈물을 흘리며 “선생께서 나와 주시지 않는다면 창생을 어찌 합니까?”라고 말을 마치는데 눈물이 비 오듯 흘러 도포와 옷깃이 흠뻑 젖었다고 한다. 이처럼 유비가 눈물을 흘리는 대목이 많이 나오는 것은 나관중이 유비의 인자한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삽입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비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른바 ‘눈물 작전’을 펼쳤음을 배제할 수 없다. 

- 1장 『삼국지』 영웅본색


세 사람은 도원결의를 통해 의형제를 맺었다. 그렇다면 과연 큰형으로 불린 유비가 제일 나이가 많았을까? 『삼국연의』에서 관우는 건안24년219년 12월의 한겨울에 쉰여덟 살의 나이로 죽었다. 또한 장비는 유비가 황제에 오른 지221년 얼마 지나지 않아 살해되었는데 이때 그의 나이 쉰다섯이었다. 관우가 장비보다 네다섯 살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료에는 유비가 예순 셋에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즉 유비의 사망 연도인 223년을 근거로 추산해보면 관우가 죽을 당시 유비의 나이가 쉰아홉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나관중은 세 사람 가운데 유비를 연장자로 만들기 위해 상황을 세심하게 안배했다.

- 1장 『삼국지』 영웅본색


우리 모두 알다시피 관우는 초인적인 용맹성을 떨친 영웅이다. 관우가 사후에도 중국의 전통적인 충의 관념에 따라 끊임없이 뭇사람의 숭배의 대상이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관우의 활약상이 담긴 수많은 일화 가운데 진수의 역사서에 기록되거나 후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거나 혹은 나관중의 창의적인 필치로 새롭게 재탄생한 것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삼국연의』제5회에 보면 관우가 화웅의 목을 베는 일화가 나오는데, 실제로 화웅을 죽인 것은 관우가 아니라 손견이었다. 즉 나관중이 화웅을 죽인 공로를 관우의 몫으로 바꿔치기한 것은 관우의 영웅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소설적 장치였다. 

- 2장 『삼국지』 장수열전 


“제갈량이 퇴각하자 사마의가 장합에게 추격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자 장합이 ‘군법에도 성을 포위할 때 출구 하나는 남겨두되 도망가는 적병을 절대로 추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마의가 끝까지 고집을 부리자 장합은 하는 수 없이 추격에 나섰다.그러자 매복해 있던 촉나라 군이 일제히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결국 장합은 비처럼 쏟아지는 화살을 맞고 죽었다.” 여기서 보듯이 장합은 결코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것이 아니었다. 전투 경험이 풍부한 장합이‘ 막다른 골목에 이른 적병을 추격해서는 안 된다’거나 ‘추격할 때는 복병을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군사 상식을 모를 리 만무했다. 다시 말해서, 사마의가 장합에게 퇴각하는 적병을 추격하라고 강요하자 군령을 따를 수밖에 없던 장합은 마지못해 추격에 나섰다가 목문도에서 전사하고 만 것이다.

- 2장『삼국지』 장수열전


『삼국지. 오서. 오주전』에 따르면, 건안18년(213년) 정월, 조조가 유수를 공격해오자 양쪽 군대는 한 달여 동안 대치상태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손권이 커다란 병선을 타고 정세를 살피러 다가가자 조조는 명령을 내려 마구 화살을 쏘아댔다. 순식간에 쏟아진 화살로 배 한쪽이 갸우뚱해지자 손권은 배가 전복될까봐 재빨리 배의 방향을 돌리게 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화살이 마구 쏟아져 내렸다. 덕분에 양쪽에 화살을 가득 채워 균형을 되찾은 배는 유유히 되돌아갔다. 그러나 나관중은『삼국연의』에서 사건의 주인공과 시간을 모두 뒤바꿨다. 덕분에 적벽대전의 서막이 오르면서 흥미진진한 대전투가 벌어지게 되었다. 

- 3장 책사, 삼국 쟁패전의 주역들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에 따르면, 제갈량이 오장원에 군영을 세우고 누차 싸움을 청했으나 위나라 병사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제갈량은 아녀자들이 쓰는 머릿수건과 흰옷, 서신 한 통을 큰 함 속에 넣고 사마의에게 보냈다. 그러나 사마의는 오히려 제갈공명의 사정을 훤히 꿰뚫은 듯 “제갈량이 식사는 적게 하고 하는 일은 많으니 어찌 오래 지탱하랴?”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제갈량은 “그가 나를 깊이 아는도다”라고 탄식했다. 제갈량과 사마의는 그야말로 난형난제의 맞수였던 것이다.

- 3장 책사, 삼국 쟁패전의 주역들


관우가 조조에게 붙잡혀 있다가 유비 휘하로 돌아갈 때 무려 다섯 관문을 뚫고 지나가며 장수 여섯 명의 목을 벴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기에서 다섯 관문은 동령관, 낙양, 범수관, 형양, 활주의 황하 강 나루터다. 지도에서 이들 다섯 지점을 선으로 이어보면 직선 거리가 대략 400리에 달한다. 문제는 바로 이 다섯 관문의 위치다.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관문 다음에 난데없이 남쪽 끝에 있는 관문이 출현하는 등 그야말로 현실성이 없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관우가 도대체 이 관문들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미스터리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 4장 저술에 바탕이 된 사료들


『삼국연의』라는 불후의 명작을 지은 위대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나관중은 사회적 지위나 출신지조차 알 수 없는 무명씨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삼국연의』에 등장하는 무기들이 모두 명대에만 사용했던 무기라는 점, 주유가 조조의 함대를 격파하는 장면이 주원장의 파양호 전투와 흡사한 점 등을 근거로 볼 때 아마도 원말 명초 무렵에 활동했던 사람으로 추정된다. 나관중은 유교 이념을 바탕으로 동한의 멸망과 삼국의 흥망성쇠, 진의 통일을 기술했으며, 특히 사람의 마음과 인재, 전략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주안점을 두었다.

- 4장 저술에 바탕이 된 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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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입맛을 길들여온 흥미로운 채소 이야기

 

채소를 매개로 한 흥미로운 사건과 인물들의 비화 속으로!

 

 

 

 

우리는 종종 어떤 한 대상이 그전 시대와 현 시대에 걸쳐 전혀 상반된 평가를 받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천대받던 대상이 다음 시대에는 각광을 받거나 반대로, 한때는 절정의 인기를 누렸으나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예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나 온갖 세파에도 변함없이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존재도 있다. 우리의 식탁에 거의 매일 오르며,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머나먼 여정을 거쳐 마침내 인간의 터전 깊숙이 뿌리를 내린 매력적인 존재, 채소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한 권의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은 우리가 다 안다고 생각하는 채소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꿔준다. 예컨대 ‘고대와 중세의 유럽인들은 채소를 어떻게 요리해 먹었을까?’, ‘고추는 왜 특유의 매운 맛이 나도록 진화했을까?’, ‘양배추와 래디시는 왜 미래 우주 생물 후보로 지정되었을까?’, ‘양파 껍질을 깔 때 눈물이 나는 건 왜일까?’, ‘각 채소 속에 든 영양분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조리법은 무엇일까?’ 등등 소소하지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읽을거리가 많다.

 

인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20가지 채소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사에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관점을 접목시킨다. 전쟁으로 야기된 전염병의 창궐과 기아로 얼룩졌던 중세 유럽은 빈이라는 새로운 작물의 출현으로 암흑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지적하며, 18~19세기의 범유럽적인 베이비 붐과 산업혁명을 이끈 주역으로 감자를 꼽기도 한다.

 

한편, 채소에 대한 과거의 인식이 현재와는 사뭇 달랐다는 점에 주목해 그에 관한 일화를 상세히 다루었다. 17세기 초에 네덜란드인들이 감자를 일본에 전해준 이래로 19세기 말엽 미군 제독이 천황에게 시식을 권하기 전까지 일본에서 감자는 소 사료용으로 쓰였고, 르네상스 기의 유럽에서 ‘발광 사과’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가지는 그것을 먹는 사람들로 하여금 발작을 일으키게 한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다.

 

지금이야 채소를 활용한 식이요법과 채식주의자라는 범주가 생길 만큼 채식에 관한 관심이 지대하고 그 효능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수 세기 전에는 채식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 혹은 지나친 추종과 맹신이 공존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소 비상식적이고 황당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채소 혐오론자들과 못말리는 채소 애호가들의 일화를 읽다보면 우리가 몰랐던 세계사의 흥미로운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채소를 매개로 한 역사적 사건과 이를 기록한 문헌, 서신들을 인용하며 채소가 인류에게 미친 영향을 문화적 맥락에서 탐구해본다. 채소가 어떻게 해서 인간에게 발견되었고, 어떠한 경로로 세계에 고루 퍼질 수 있었는지를 추적하며 학명과 생물학적․계통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부분도 눈에 띈다. 또한 영양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시각적․미각적인 이점을 위해 개량되어 온 채소의 변천사를 소개한다. 재미와 지식을 두루 갖춘 이 책은 더 나은 먹거리를 찾아 탐험하고 실험했던 인류의 발자취를 채소라는 소재를 매개로 풀어 쓴 것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세계사를 좀 더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통로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리베카 룹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책을 열 권 넘게 써왔다. 그중에는 상을 받은 과학․자연서도 몇 권 있다. 그녀는 <컨트리 저널Country Journal>, <얼리 아메리칸 라이프Early American Life>, <머더 어스 뉴스Mother Earth News>, <내추럴 히스토리Natural History> 등의 잡지에도 글을 실어왔다. 현재 <그린프린츠GreenPrints>의 기고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옮긴이

박유진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서울재즈아카데미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하고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철학의 책, 『심리의 책』,『미적분 다이어리,『위대한 세계사,『위대한 예술』,『위대한 정치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 정원 안팎의 채소들

 

1장| 오이, 비둘기인 척하다

2장| 셀러리, 카사노바의 유혹에 기여하다

3장| 고추, 노벨상을 받다

4장| 양파, 돈키호테의 비위를 거스르다

5장| 아스파라거스, 프랑스 왕을 유혹하다

6장| 빈, 암흑기를 물리치다

7장| 비트, 빅토리아 시대 미인들의 얼굴을 붉게 만들다

8장| 양배추, 디오게네스를 당황하게 하다

9장| 당근,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다

10장| 옥수수, 흡혈귀를 만들어내다

11장| 가지, 성직자를 기절시키다

12장| 상추, 불면증 환자를 잠재우다

13장| 멜론, 마크 트웨인의 도덕관념을 약화시키다

14장| 완두콩, 워싱턴 장군을 독살할 뻔하다

15장| 감자, 콘키스타도르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다

16장| 호박, 만국 박람회에 참가하다

17장| 래디시, 마녀를 알아보다

18장| 시금치, 한 세대의 어린이를 속이다

19장| 토마토, 존슨 대령을 죽이는 데 실패하다

20장| 순무, 한 자작을 유명하게 만들다

 

 

|본문 중에서|

 

퐁파두르 부인은 셀러리의 소문난 최음 효과를 염두에 두고서 루이 15세에게 셀러리 수프를 먹였고, 전설적인 18세기 엽색가 자코모 카사노바는 정력을 키우기 위해 셀러리를 먹었다고 한다.『언제까지나 젊게: 최상의 건강에 이르는 검증된 10단계』(2010)의 공저자 마크 앤더슨, 월터 거먼 박사, 주디스 거먼은 셀러리를 ‘비아그라 채소’라고 일컬었다. 그들에 따르면 비밀은 사람의 땀과 오줌, 멧돼지의 침, 셀러리에 들어 있는 자연 발생적 스테로이드 안드로스테론에 있다. 사람과 멧돼지의 몸에서 안드로스테론은 페로몬으로 작용하여, 그것을 발산하는 수컷에게 암컷의 마음이 더 끌리게 한다.

-2장 셀러리, 카사노바의 유혹에 기여하다

 

식민지 시대 후기에 채소밭에서 아주 흔해진 양파는 조지 워싱턴이 몹시 좋아한 채소였다. 그는 넋이 나간 듯이 그것을 “가장 매력적인 작물”이라 불렀다. 식민지 시대에는 양파를 굽거나 삶거나 피클로 만들어 먹었다. 조금 모호하긴 하지만 흥미로운 피클 요리법 한 가지가 해리엇 핑크니 호리의 1770년 작『요리책』에 남아 있다. 그 요리법에서는 양파를 소금물에 담가 양지에 이틀간 둔 다음, 양념을 듬뿍 넣은 강한 식초에 푹 담근다. 양파즙은 19세기까지 줄곧 효과적인 소독약으로 여겨졌다. 남북 전쟁 때 북군 의사들은 으레 양파즙으로 총상을 소독했는데, 그것을 빼앗긴 그랜드 장군은 퉁명스러운 메모를 육군성에 보냈다. “양파 없이는 군대를 움직이지 않겠다.” 당국은 짐차 세 대분을 보냈다.

-4장 양파, 돈키호테의 비위를 거스르다

 

당근에 기초한 야간 시력 선전의 유래는 제2차 세계대전의 브리튼 전투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에서 새로 설치한 레이더망이 다가오는 독일군 폭격기들을 효과적으로 추적해 영국 공군RAF의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명백한 이점을 부여하던 때였다. 밤눈이 좋다 하여 ‘고양이 눈’이라 불린 전설적인 조종사 존 커닝엄은 최초로 레이더의 도움을 받아 적기를 격추했고 곧이어 인상적인 격추 기록을 달성했다. RAF는 독일군을 교란해 영국 해안의 레이더 탑들을 보호하려고, 커닝엄을 비롯한 야간 비행사들의 성공이 시력 강화제 당근을 먹는 경이로운 식이 요법 덕분이라고 소문냈다. 독일군 최고 사령부는 그 당근 속임수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분명치 않지만, 영국 민간인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9장 당근,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다

 

옥수수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트립토판이 부족하며 비타민 니아신을 잘 내놓지 않는다. 니아신이 부족하면 ‘펠라그라’라는 결핍증에 걸리게 된다. 펠라그라는 아메리카 옥수수와 함께 유럽에 도착했다. 그 병은 1735년에 에스파냐 의사 가스파르 카살이 최초로 기술하며 ‘아스투리아스 나병’이라 불렀다. 제프리 햄플과 윌리엄 햄플은『영국의학사원 저널에 실린 1997년 논문에서 펠라그라의 증상, 예를 들면 햇빛에 대한 민감성, 혀 부종, 치매, 장기적인 소모성 사망 과정으로부터 유럽 흡혈귀 전설의 원형이 유래되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드라큘라는 단지 니아신이 필요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10장 옥수수, 흡혈귀를 만들어내다

 

제퍼슨은 1780년대에 주프랑스 미국 대사로 일할 때 파리에서 ‘프렌치’ 감자튀김을 접했다. 그것을 좋아하게 된 그는 본국으로 돌아온 후 손님들에게 프렌치프라이를 대접했다. 메리 랜돌프의『버지니아 주부』(1824)에 나오는 얇게 썬 감자를 튀기는 요리법은 필시 제퍼슨의 방법일 텐데, 아마 필라델피아 대통령 관저의 프랑스 요리사 에티엔 르메르를 거친 형태일 것이다. 상류층의 그런 도입에도 불구하고 프렌치프라이는 1870년대까지 대중의 기호에 맞지 않았다. 그것은 제법 공식적으로 ‘프렌치 프라이드 포테이토’로 알려져 있다가 1920년대에 이름이 ‘프렌치 프라이드’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10년 후 그 이름이 더 줄어들어 지금 우리에게 친숙한 ‘프렌치프라이’가 되었다.

-15장 감자, 콘키스타도르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다

 

포파이는 운동 영양학의 최신 정보에 따르면 스파게티를 한 접시 먹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스피나치아 올레라체아, 즉 재배용 시금치는 근육을 키워준다고 과찬받긴 했지만, 비타민 A로 훨씬 더 유명하다. 요리한 시금치 한 컵(240㏄)에는 비타민A가 국제단위로 무려 1만 4천500IU나 들어 있다. 비타민 A는 밤눈을 밝히는 데 아주 좋다. 이는 뱃사람 포파이가 야간 키잡이였다면 남보다 유리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비타민 A는 부둣가에서 싸우기 전에 먹는 강장제로는 대단한 것이 못 된다. 그럼에도 시금치를 꿀떡꿀떡 삼킨 그 뱃사람은 1929년에 만화책 지면에 처음 등장해, 대공황 세대 아이들이 그를 믿고 따라 하게 하며, 다음 10년간 시금치 소비량을 3분의 1이나 늘렸다.

-18장 시금치, 한 세대의 어린이를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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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볼 수 없는 작품들을 한 곳에서 감상한다!

 

 

 

책 소개

 

 

그림, 조각, 보석 같은 귀중한 미술품 가운데는 사라지거나 변형·훼손되거나 도난당한 작품들이 많다. 심지어 새로운 작품을 위한 도구로 쓰인 것들도 있다.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그 훌륭한 작품들이 이제 한자리에 모여 수세기를 가로지르는 미술사 여행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이 책은 현실의 미술관에서 보지 못하는 사라진 걸작 40점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 작품은 저마다 역사와 사연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은 작품도 있다. 그림, 조각, 보석 등의 미술품은 우리 인간들의 역사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숨 쉬고 있다. 여기 세상에는 없는 미술관은 그러한 작품들을 모아 전시함으로써 하나의 예술 자산을 보존하고 물려주는 것이 결코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컬렉션으로 나눠져 있는데 사라진 작품, 변형된 작품, 훼손된 작품, 숨겨진 작품, 도난당한 작품들을 한데 모아져 만들어진 상상의 공간이다.

 

사라진 많은 작품이 오랜 세월을 지나 오늘날까지 기억될 수 있는 것은 바로 모작 덕분이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볼 때 고대 로마인들이 그리스 미술 작품을 베낀 것과 모작 활동을 미술가가 되기 위한 필수 단계로 두었던 것은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당시 대가의 작품을 모사하는 것은 수련 방법인 동시에 존경의 표시이기도 했다. 따라서 모작은 원래는 범죄와 거리가 한참 먼 행위였다!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나우키데스의 청동 작품 <원반을 들고 있는 사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레다와 백조> 등을 살펴본다.

 

미술가는 자신의 작품을 변형시키기 위해 파괴하기도 한다. 변형된 작품에서는 장 피에르 레이노의 <>과 페르시아 문학의 걸작인 <샤나메> 등을 둘러본다.

 

이와는 달리 사고나 검열 행위로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작품들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모작이나 사진이 그 존재를 알리는 수단이 되어준다. 예를 들어 실크로드에 위치한 바미얀 석불이나 구스타프 클림트의 <철학>이 있다.

 

한편, 작품은 분명히 존재하나, 일반 대중은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손상을 우려해 많은 사람의 관람이 허용되지 않는 작품과 소유주가 개인적인 공간이나 금고에 숨겨놓고 공개하지 않은 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라스코의 동물 벽화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걷는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도난당한 작품도 아주 많은데, 미술품 도둑들이 특히 좋아하는 장소는 교회당과 대저택이며, 제일 선호하는 미술가는 피카소다. 피카소의 작품은 현재 600점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헨리 무어의 <옆으로 누운 사람>4미터 가까운 크기에 무게는 2톤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잠시 한눈 판 사이에 10분 만에 도난당했다. 그래도 도난당한 작품들은 이 책에서뿐만 아니라 후에 진짜 미술관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림, 조각, 보석들에 얽힌 흥미로운 사연과 역사를 들려주며, 이때까지 수많은 미술서에 담긴 일반적인 해석이 아닌, 저자만의 독특한 해석을 덧붙임으로써 독자가 진짜 이 미술관에서 큐레이터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더불어 그 역사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다른 떨림으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릴 것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당신만의 미술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은이

 

셀린 들라보(Céline Delavaux)

 

셀린 들라보는 문학박사로서, 미술과 화가들에 관한 논문들을 연구하는 데 특히 몰두하고 있다. 아웃사이더 아트, 화가의 환상(L'Art brut, un fantasme de peintre)과 어린이를 위한 미술 서적을 다수 펴냈다. 문화와 예술에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카상드르(Cassandre)>지의 공동편집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옮긴이

 

 김성희

 

부산대학교 불어교육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불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착각을 부르는 미술관,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 철학자들의 식물도감, 우유의 역습, 왜 마음과 다르게 말이 왜 의도와 다르게 행동이 나올까요, 레옹과 환경이야기, 레옹과 예절이야기, 레옹과 어린이 권리 이야기, 아들아, 넌 부자가 될 거야, 에너지 전쟁, 완벽한 행복 계산법,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외계 생명체를 찾아서외 다수가 있다.

 

 

 

차례

 

사라진 작품

원반을 들고 있는 사람 / 나우키데스

여사잠도 / 고개지

레다와 백조 / 레오나르도 다빈치

우석의 제거 / 피터르 브뤼헐

왕비의 목걸이 / 보에메르와 바상주

로마노프 왕조의 패물

둘러싸인 섬들 / 크리스토와 잔느 클로드

10개의 원 / 펠리체 바리니

 

변형된 작품

샤나메

시녀들 / 디에고 벨라스케스

리전트 다이아몬드

/ 장 피에르 레이노

나선형 방파제 / 로버트 스미스슨

지구의 / 프리츠 쾨니히

 

 

훼손된 작품

바미얀 석불

죽음의 무도 / 니클라우스 마누엘 도이치

동방박사의 경배 / 헤리트 반 혼토르스트

바쿠스제 / 페테르 파울 루벤스

잠든 양치기 / 프랑수아 부셰

철학 / 구스타프 클림트

교차로에 서 있는 남자 / 디에고 리베라

/ 레이철 화이트리드

사치 컬렉션

 

숨겨진 작품

라스코 동굴 벽화

아크로티리 벽화

마르쿠스 루크레티우스 프론토의 집

아토스 산 수도원 벽화

풍요의 알레고리 / 프란체스코 알바니

노파들 / 프란시스코 고야

파릴 박사의 초상화가 있는 자화상 / 프리다 칼로

걷는 사람 I / 알베르토 자코메티

 

도난당한 작품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에 관한 태피스트리

젊은 남자의 초상 / 라파엘로 산치오

성 라우렌시오와 성 프란체스코가 함께 있는 그리스도의 탄생 / 카라바조

합주 / 요하네스 베르메르

다비도프 스트라디바리우스 /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샤를 10세의 대관식 검 / 자크 에브라르 밥스트

붉은 조끼를 입은 소년 / 폴 세잔

스프링스의 겨울 / 잭슨 폴록

옆으로 누운 사람 / 헨리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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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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