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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바꾼 칭찬 한마디
김홍신 외 31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32명의 칭찬에 대한 이야기다. 유명 작가도 있고, 종교 지도자, 운동선수와 어린이 만화가까지 다종 다양한 사람들의 칭찬에 대한 이야기다. 여느 유명인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분야에서 나름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우리 주변사람들의 칭찬이야기로 느껴진다. 이런 내용을 배경으로 이 책이 제작 된지도 모르겠다.
요즘 “칭찬”과 관련된 책자들이 시중에 쏟아지고 있다. 또한 어느 방송국에서는 칭찬을 소재로 한 방송물을 연재물로 제작하여 방영하기도 하여 최근 칭찬에 대한 열기를 북돋게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 책이나 주변에서 얘기하는 칭찬의 효과가 나는 경험해 보았는가 생각해 본다.
물론 칭찬—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어떤 상황, 어떤 분위기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들었느냐—에 따라 칭찬은 그 효과가 약이 되는 경우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은 이 책에도 나와 있다. 허나 그런 칭찬을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느 작가처럼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나 주변의 어른들 또는 부모님으로부터 들은 칭찬으로 인해 지금의 자신이 있다는 얘기를 보면서 과연 나도 저런 경험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내용이 있다. 초등학교도 들어 가기 전에 외가댁의 근처에 살았었고, 대부분의 시간을 외가댁에서 보내고 있을 때다. 우리 3남매 중에 누나가 나보다 2살 위이나 학교를 일찍 들어가 3년의 터울이 지는 사이인데, 마침 누나가 초등학생으로 국민교육헌장을 익는 것을 옆에서 듣고 외었던 기억이 난다. 그냥 외우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집안 어른들이 모이면 국민교육헌장을 줄줄 외어서 어른들에게 칭찬도 듣고, 그 선물로 용돈도 넉넉챤게 받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외손주의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는 것이 기특하고 신기하셨는지 연신 칭찬을 아끼시지 않았고, 그 분위기에 휩쓸려 매번 둘러 앉으면 나에게 국민교육헌장을 외게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두 분다 돌아가셔서 뵐 수 없는 얼굴이지만 무척이나 나를 귀여워 해 주셨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외가댁에서의 본가로 이사가면서 이런 분위기는 없어졌고 가끔 외갓집을 찾아 가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옛날 생각에 국민교육헌장을 외워 보라는 주문을 했지만 그 때는 많은 부분을 잊어 버려서 그전처럼 외우지 못하게 되었던 생각이 난다. 역시 칭찬을 듣고 그 신명에 반복하여 익히게 한 효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후 또 다른 칭찬 비슷한 것의 내용으로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중학교에 진학하여 첫 평가시험—초등학교 때의 실력을 측정하여 반 배정을 하기 위한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으나, 정식 반으로 되어 성적이 좋지 못해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듣는 내용 중에 담임선생님의 꾸지람 속에 나를 인정해 주는 말이 용기가 되어 다음 시험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격려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이후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생활, 그리고 회사에 취직하고, 결혼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뭐하나 기억에 남는 칭찬을 받은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본다면 내 삶을 바꾼 칭찬은 현재까지 받지 못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진정 칭찬을 받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며, 이런 느낌으로는 무엇이든지 이루어 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의 아들녀석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수학이다, 영어다 하면서 많은 과외 공부를 집사람 반 강요에 하고 있지만 간혹 책상머리에 앉아 공부하는 것을 지켜 보면서 칭찬을 하면서 가르쳐 주는 것과 윽박지르고 왜 못 푸냐는 얘기로 이야기를 꺼냈을 경우 아들녀석의 성취도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이 책의 기새림 어린이만화가의 얘기가 머리 속에 떠오른다.
역시 칭찬은 사람을 잘하게 만들고 용기를 북돋는 약물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다른 사람들도 한번 읽어 보고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