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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의 역사 - 빵을 통해 본 6천년의 인류문명, 개정판
하인리히 야콥 지음, 곽명단.임지원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빵은 서양의 주식이다. 고대의 로마시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빵이 우리의 밥과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인데 ‘빵의 역사’라는 제목을 보고 연상되는 내용은 무슨 빵의 역사까지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만큼 빵이라는 단순한 사물로 인식하는 생각에서 빵이 우리 인류에게 미친 역사적인 사실로 유추할 수 있는 인간의 역사를 보여주는 내용이겠다.
빵은 밀가루로 만들고, 밀가루는 밀로 만든다. 그렇다면 결국 빵의 역사는 밀을 어떻게 획득하느냐의 역사이고, 결국 인류의 기아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투쟁의 내용이 ‘빵의 역사’에 대한 대체적인 밑그림이라고 생각된다.
저자가 4천여 권의 책을 참고하여 ‘빵의 역사’를 섰다고 하니 그 분량에 대한 대단함이 느껴진다. 또한 본문 내용에서 보여주고 있는 다방면의 참고자료는 ‘빵의 역사”가 쉽게 쓰여질 내용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그만큼 빵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같은 맥락의 내용이겠다.
우리의 식생활이 최근에 많이 변화가 되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식생활에서 다양한 먹거리의 발전으로 그 생활의 모습이 변화 되었고, 요즘도 동일한 현상이겠지만 쌀 소비권장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다양한 먹거리로 인한 쌀 소비 감소를 보여 주는 증거이겠다. 이런 내용 중에 특히 빵은 우리의 먹거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흔하게 주변에서 보고 있는 그 빵의 변모에 대해 한번은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이 아니겠나 생각해 본다.
특히 빵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권과 쌀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 중심이 대부분 서양과 동양으로 구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빵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의 문질문명이나 문화의 전개 양상은 결국 인간의 먹거리 해결이라는 근본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하겠다. 지금은 다양한 모양과 맛의 빵이 넘쳐나고 있고, 한술 더 떠 웰빙이라는 건강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부가하여 빵 관련 상품을 접하고 있는 현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단순한 허기를 때우는 것에서 맛과 모양을 넘어 건강을 생각하는 먹거리로 변화되고 있는 상황에 과거의 전세계적인 먹거리 해결 방안에 대한 역사적인 흐름을 이 책에서 볼 수 있겠다.
밀의 재배와 수확, 가공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종교적인 빵의 의미와 그 구체적인 모습은 그냥 행사로만 인지하던 내용에서 인간생활에 보여주는 각종 의미를 재차 인식하게 해 준다. 그 밖에도 감자, 옥수수, 귀리, 보리, 호밀 등 밀과 다른 대용작물에 대한 인간과의 관계와 각 작물들에 대한 사람들이 인식하는 내용의 설명은 새로운 느낌과 지식을 얻게 해 준다. 이런 내용을 보면서 과거에는 동물들의 사료로 먹이던 작물, 그래서 꺼려했고, 신분이 낮은 사람들의 먹거리였던 그런 작물들이 현대에는 웰빙이라고 하는 유행(?)에 의해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밀의 재배와 수확, 가공에서 빵을 만들어 먹는 모든 과정과 쌀의 가공 방법 등을 서로 비교해 보면 분명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인 차이점과 그 발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재배방법 상에서도 쌀 문화권과의 차이를 짐작하게 한다.
최종적으로 빵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면 문화권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이런 생각이 단지 빵만의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생산성을 중시하는 모습 속에 일부나마 엿볼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바로 먹을 수 있는 단계의 빵은 저장, 편의, 휴대 등의 여러 가지 면에서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에 쌀은 끊이는 방법에 의한 조리와 수분을 어느 정도 이상 함유하고 있어야 하는 특성으로 기동성 있고, 편리함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로의 변화는 당연히 빵의 문화 쪽으로 변화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빵만이 인간 모든 생활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의 먹거리 해결 방법으로 과거에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대표적인 방법은 역시 빵이고, 이런 빵을 얻고자 하는 과정이 결국 인간의 역사로 보여지는 내용이겠다.
우리는 쌀 문화권에 살고 있지만 점차 빵 문화권과의 혼합이 가속화 되고 있다. 밀가루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신세대로 넘어가면서 서양화된 빵 문화의 영향으로 다국적 기업의 먹거리의 잠식은 우리의 문화를 바꾸는 결과가 되어 가고 있다. 간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빵의 먹거리 특성이 결국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런 모습은 결국 ‘빵의 역사’에서 먼 미래에 전세계가 ‘빵의 역사’ 속에 포함되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