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잔혹사
그레그 캠벨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 신문에서인가 책 소개서의 내용에 양손이 잘려 나간 모습의 여자아이가 우는 모습의 사진과 함께 소개된 이 책 “다이아몬드 잔혹사”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왜 저런 참혹한 짓을 누가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어지는 다이아몬드와 엮어지는 이야기는 왜 손목 잘린 여자아이와 다이아몬드가 서로 연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경악과 분노를 느낀다.

     이런 잔혹한 모습의 현장이 신문에나 인터넷의 자료를 보면 다이아몬드의 원산지—적도부근에 위치한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상황과 같이 설명 되어 나온다. 그런 살육의 현장에서 다이아몬드를 통한 부와 권력을 획득하려는 세력의 무지막지한 살육의 현장이 결국 발원점은 다이아몬드에 결부되어 있다는 얘기다. 이런 내용을 너무도 소상하게 들려주는 이 책의 내용은 그저 경악의 수준을 넘어 선다.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여기고 기념으로 주고 받는 다이아몬드가 처음 발견되는 원석의 단계에 비극의 살육이 연결되어 있다는 얘기는 쉽게 믿기지 않는 사실이다. 고가이면서 찬란하고 변치 않는 영원의 상징물이 끔찍한 아픔을 담고 있다고 하니 역설적이게 느껴 진다. 다이아몬드의 불변성과 사랑의 상징물로 인식되게 만든 내용은 본래의 다이아몬드의 성질도 있지만 드비어스라는 거대 독점기업에 의한 마케팅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조그마한 돌맹이 하나가 천 만원이상을 호가하면서 뭇 여성들이 갖고 싶어하는 선망의 대상이 되게 한 마케팅기법이나—대표적으로 표현되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는 표어가 낯설지 않다—원석의 생산과 공급을 조절하여 세계시장을 독점하는 드비어스라는 회사가 만들어낸 고부가치 상품의 효력은 세계 암흑계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게 만든 역효과도 있다.

     작아서 어디든 쉽게 숨길 수 있으며, 변하지 않는 특성으로 그 가치는 동일 부피와 무게를 가진 다른 상품보다 더 고부가가치의 상품이겠다. 또한 노천의 다이아몬드 광산은 싼 인건비로 고가의 돌맹이를 줍는 활동으로 쉽고 얻을 수 있어 더더욱 그 역작용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세계 최 빈국 중에 하나인 시에라리온이라는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산출되는 다이아몬드는 쉽게 부를 쌓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었으나, 피폐한 국민을 멀리하고 권력과 탐욕에 정치는 피폐해 지고 사리사욕에 눈이 멀러 결국 반정부 혁명에 의한 쿠테타와 내전으로 이어진 시에라리온의 상황은 비극 중에 비극이라고 하겠다. 무기와 식량 획득의 방법으로 다이아몬드의 밀반출과 이어지는 반군세력 RUF의 활동은 내전의 아픔을 더욱 더 깊게 만든 결과가 되었다. 또한 RUF의 무차별적인 학살과 남녀노소를 불문한 무원칙의 세력확대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반군세력이 집권세력에 대항하는 상징으로 저질러진 무차별적으로 벌어진 팔의 절단은 인간이 이렇게도 악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이런 행위를 가한 대상이 우리로 치면 중학생 정도 나이의 어린 소년, 소녀병이라고 하니 더욱 더 경악의 수위를 높인다.

     결국 부의 상징, 사랑의 상징물로 인식되는 다이아몬드가 살육의 상징으로 바뀐 상황이 되었다. 살육의 수단으로, 무고한 시민을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 근원으로 다이아몬드가 자리잡고 있다. 밀거래와 원산지를 알 수 없는 다이아몬드의 특성이 이런 비극을 자극하고 있고, 권력과 힘의 탐욕에 눈이 멀어 다이아몬드를 그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은 모습이라 생각된다.

     자세한 시에라리온의 국내 상황 설명과 다이아몬드 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을 통해 비극의 현장을 더욱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시에라리온의 지명이나 상황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책을 보다 보니 무척이나 지루함이 느껴지고, 복잡하게 엮어진 시에라리온의 정치적 상황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게 한 내용은 있지만 잘 몰랐던 시에라리온이라는 나라에 대한 인식과 다이아몬드와 결부되어 엮어지는 국제적 환경이 단순히 예쁘다, 멋지다, 비싸다 등으로 이어지는 감탄사만의 내용이 아닌 그 속에 담긴 비극의 현장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