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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귀재들, 곤충
토머스 아이스너 지음, 김소정 옮김 / 삼인 / 2006년 9월
평점 :
평소 곤충에 관심이 많은 중에 여러 가지 곤충 관련 서적을 보면서 이번에 본 “전략의 귀재들, 곤충”은 무척이나 신선하면서도 획기적인 내용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전 쪽이 컬러로 되어 있고, 그 사진 또한 멋있다. 간략하게 도식화 한 설명 내용 또한 이해하기 쉽게 엮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한가지 아쉬움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곤충들이 아닌 미국의 사막이나 열대지역에 살고 있는 곤충들이라는 점이 달라 그 내용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것이겠다.
500쪽이 넘는 분량에 사진과 설명 그림까지 곁들여 실어 실재 읽을 수 있는 분량은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이 책을 다 읽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쉽게 읽히지 못하는 이유를 가만 생각해 보니 등장하는 곤충의 학명이 쉽게 읽혀지지 않고,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는 곤충이 대부분이라 역자의 학명을 직역한 것이 그 원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학명이 쉽게 눈에 들어 오지는 않지만 세세하게 설명하는 저자의 내용을 충실히 옮기려고 했다는 것에는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원 저작은 이 책과 어떻게 다를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물론 가격이 꽤나 비싸리라 생각된다. 번역서도 적잔케 나가는 가격 때문에 사려고 할 때 몇 번을 망설이고, 대형서점에 가서 책 내용을 많이도 둘러 보고 구입 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여느 곤충기의 내용과 다른 점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실험 방법과 다양하게 고안 적용된 측정도구와 실험기기, 이런 실험 내용을 촬영한 장비들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과 적용은 획기적이다. 그 중에서 첫 장에 나오는 ‘폭격수 딱정벌레’에 대한 실험은 놀랍다는 생각이 앞선다. 딱정벌레를 고정대에 붙들어 메는 놓는 방법도 그렇고, 뿜어져 나오는 화학약품—곤충의 공격무기—의 성분과 그 약품의 온도 측정 방법 등은 놀랍기만 하다. 이런 장면을 순식간에 벌어지는 것을 고속 촬영장치를 통한 촬영 결과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저자가 풀어내는 곤충의 세계를 보면서 제 각각의 생존의 방법이 다양하고, 그런 다양한 생존 방법을 통해 우리 인간의 삶의 방법이나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몸에서 각종 독성물질을 분비하여 적을 퇴치하는 방법이나, 이런 물질들을 여과하고 견디어 낼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의 고안이 물고 물리는 관계를 연상하게 한다. 또 다른 모습 속에는 강자의 모습을 흉내 내어 위장하는 방법 또한 기발하고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모습들이 다윈의 진화론의 산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수천 수만 가지의 내용들 중에 어느 특정의 방법이 선택되고, 그 방법이 특화되어 생존전략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이런 전략을 무력화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의 고안과 대체는 수만 억겁의 시간 속에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내용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자연히 천지창조주의 능력을 미력하게나마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
곤충의 세계는 화학의 세계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느낀다. 인간의 세계는 화학적인 작용은 수면 아래로 잦아 들고, 시각화되는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의 내용 또한 시각적인 자료가 풍부하게 실려 있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현란하고 화려한 색체와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곤충의 생존을 위한 방법으로 반영되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오직 감탄만이 연발되게 한다. 이런 모습을 기가 막히게 관찰하고, 실험하고, 찍고, 실어 놓은 저자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서두에도 말했지만 아쉬움은 나오는 등장 곤충들이 대부분 사막지역이나 열대지역의 곤충들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습이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곤충들의 모습과 그들의 생존전략을 통해 보존되고 우리와 같이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관점에서 해충이니 익충이니 하는 주관적인 관점의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이 자연 속에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 속에 사람들의 새로운 생존 전략을 같이 모색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을 보면서 자연보호를 해야겠다는 당위성이 나온다.
인간만의 세상이 아닌 이렇게 멋지고 화려한, 그렇지는 않지만 멋진 곤충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자연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