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
찰스 다윈 지음, 권혜련 외 옮김, 최재천 감수 / 샘터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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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831/12/27 영국 남단 테번포트 출발
     ~1836/10/2 영국 팰머스 도착

     최근 진화론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책들이 많이 나온다. 그 대표적인 책으로는 『이기적인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 | 을유문화사, 2002년, 2006년 증보 개정판이 나와 있음)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이어지는 각종 진화론을 근간으로 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그 내용은 분자생물학이나 유전공학, 기생충학 등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확인되고 알게 된 여러 자연현상이 진화론을 더욱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학교에서 배웠던 진화론의 실체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무지함을 느끼게 한다.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학창시절 배웠던 내용은 단순히 암기과목 정도의 내용이고, 진화론에 이은 자연선택설, 자연도태설 등 진화론에 이은 생물 발달사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나는 전부라는 느낌이다. 그나마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책으로 『종의 기원』도 읽었지만 읽은 지도 오래되어 책의 내용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동인으로 작용했던 내용으로 유명한 비글호와 그 여행기를 담은 『비글호 항해기』는 다윈이 진화론을 펼치는데 있어서 어떤 영감을 불러 일으켰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된다. 또한 기독교에 기반을 둔 창조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창조론을 부정하는 것은 결국은 사회적인 몰락과 죽음을 결심해야 하는 분위기라는 막연한 추측에 이 비글호 항해를 통해 그에 반하는 진화론을 주장하게 된 동인은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을 일부 나마 해소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막상 책을 선택—책이 2개의 출판사에서 거의 동시에 동명의 책이 출판되었다. 하나는 가람기획에서 출판되었고, 다른 하나는 내가 읽은 샘터사에서 출판되었다—하고 매 장마다 펼쳐지는 다윈의 이야기는 지루하다. 탐험 여행기로 현재 시점으로 본다고 하면 이야기의 내용이 마치 호화유람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남미대륙의 미지를 돌아보는 과정은 당시 상황에서는 위험하고 힘든 여행일 것이고, 간헐적으로 생명의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여행임에는 분명한데 그 상황이 현대로 옮아 온다고 하면 마치 호화 유람선을 타고 여행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그렇다고 어렵게 어렵게 펼쳐지는 모험의 여행기를 원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다윈의 비글호 여행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특별한 탐사단 이라고 하겠다. 그에 따른 증서에 대한 위력도 다윈의 여행기 속에 간헐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탐사여행의 내용 속에는 다양한 주변환경에 대한 관찰로 이어지는데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을 모르니 다윈의 서술 내용이 어느 정도 과학적인지에 대해서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현대의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끔 훈련이 되어서 그런지 자꾸 읽으면서 다윈의 여행이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는 곳 마다 채집하는 동식물의 표본과 그 표본의 보관 등이 하루 이틀의 여행이 아닌 5년 가까운 기간 동안 진행이 된 내용이라고 한다면 비글호가 마치 다윈의 수집품 저장고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내용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갈라파고스 군도의 생물상에 대한 이야기는 다윈의 진화론이 탄생한 지역이라고 까지 얘기하는 장소로 다양한 동물군상을 바탕으로 진화론에 대한 이론이 정립되었다는 이야기에는 다소 의아한 면이 느껴진다. 역사학자들의 많은 고증과 연구를 거쳐 이런 결론이 나왔겠지만 단지 다윈의 갈라파고스 여행일지의 내용만으로는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와는 사뭇 거리감이 느껴진다. 단지 그 지역의 생물 군상으로 면밀히 보고 왔다는 정도이지 않을까?

     책을 보면서 다윈의 사회적 입지와 당시 영국에서 세계탐사여행을 지원해주는 배경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다윈이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유추할 경우 나름의 확고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강력한 후원자가 있든지 아니면 영국의 시대적 상황에 부합되는 기회가 특별히 좋았는지는 좀더 공부를 해야 할 내용이지만 다윈의 일지상에 나오는 이야기는 나름의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 탐사대의 대장과 같은 역할이라고 할까….

     어떤 이론이나 주장이 나름의 확고한 틀 속에 고정되어 버리면 그 이론이나 주장이 발현되었던 상황과는 다르게 이해되고 치장되어지는 느낌을 갖게 한다. 또한 이론의 결과만을 얘기하지 그 과정의 얘기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시각으로 달리 보여지고 이해된다는 생각도 든다. 다윈의 진화론과 그에 엮어지는 비글호 항해 내용은 단지 이 책 한 권으로 모두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앞에서 이 책을 읽게 된 나의 궁금증과는 사뭇 거리감이 있다.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도 있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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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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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아들녀석이 음악 숙제로 동명작가의 『스타시커1,2』를 보면서 유명한 다른 책으로 『리버 보이』가 있다고 하면서 많이들 본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아들녀석도 보고 겸사겸사 해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이야기는 복잡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등장인물이 많은 것도 아니다. 단지 늙고 조금은 괴팍한 화가인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행을 그의 태어난 고향으로 온 가족이 떠나면서 손녀인 주인공 제시의 마음 속에 남는 모습이 많은 여운을 남긴다. 마치 할아버지의 모습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리버 보이에 투영되어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런데 여느 소설과 다르게 감동적이다.

     수영을 좋아하는 주인공 제스는 매일 할아버지와 수영연습을 하면서 탁월한 수영감각을 가지고 있는 소녀이다. 또한 감수성 많은 소녀이기도 하다. 그런데 제스가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병약하여 기력이 쇠한 상황에서 마지막 가족여행으로 자신이 태어난 곳에 가고자 한다. 뭔가 자신의 비밀을 무언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이다. 그 할아버지의 고향에 도착하니 그 곳에도 수영하기 좋은 강이 있다. 그러다 보니 새벽같이 일어나 강에서 수영하는 제스는 이상한 느낌을 받고 리버 보이를 만나다. 그를 따라 상류로 올라가 강의 시발점까지 가게 되고, 그 시발점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강을 끝까지 헤엄쳐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리버 보이가 먼저 그런 시도를 해 본다. 무모해 보이기 까지 한 이런 행동에 약간은 회의를 느껴 처음에는 따라가지 않지만 결국은 강의 시발점에서 바닷가까지 헤엄쳐 도달한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할아버지의 죽음은 뭔가 많은 의미를 느끼게 한다. 할아버지의 분신과 같은 리버 보이와 그 리버 보이를 통해 손녀 제시에게 무언가 남겨주려고 하는 할아버지의 유언과도 같은 메시지는 할아버지가 그리는 그림, 강과 그 강에 사는 리버 보이와 엮어져 다양한 느낌을 갖게 한다. 환상적인 느낌도 들게 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도 않고 심각한 심리묘사가 덧붙여져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할아버지와 아버지 간의 갈등이 전부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괴팍한 화가 할아버지에 아들인 아버지를 인정하지 않는 평소의 모습 속에서 할아버지를 위한 마지막 여행에 동행하여 그의 마지막 여생을 마무리하겠다는 아들의 모습이나 할아버지의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그리려고 하는 마지막 그림은 할아버지가 남기는 마지막 유작이면서 유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묵묵히 흐르는 강에 리버 보이를 그리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아님 할아버지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어릴적 강의 모습이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도 묵묵히 흐르고 있는 모습과 그 강에 동화되어 헤엄 치는 리버 보이의 모습을 동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를 따라 손녀 제시에게도 상류에서 하류까지 어찌 보면 무모할 것 같은 시도를 해 보게 한다. 완주를 하고 난 후 할아버지의 편안한 죽음과 완주하여 하류에 도착한 제스의 마음 속에 남는 모습이 겹치면서 마치 인생의 전 과정이 강에 비유되고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은 마치 리버 보이같이 강과 동화되어 살아가라는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강의 모습 속에 사람의 인생의 모습을 손녀에게 보여주고자 한 할아버지의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리버 보이의 환상적인 묘사와 탁월한 수영모습, 또한 주인공 제스의 수영 얘기는 한창 수영에 맛이 들려 재미를 붙이는 나에게 더욱 흥미를 불어 넣어 주고 있다. 여느 소설과 같은 환타지 모험 소설과는 그 내용이 다르듯이 잔잔하게 느껴지는 리버 보이의 이야기를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하면서 많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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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가설 - 베른하르트 리만과 소수의 비밀
존 더비셔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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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적인 수학자 리만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리만이 제기한 가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면서 따라 나오는 제타함수에 대한 이야기다. 조금은 어렵다. 현대수학에 괄목할 만한 족적을 남긴 리만의 많은 업적 중에서도 리만가설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수학사에 관련된 많은 일화 중에는 지금까지 풀리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그 중에서 많이 들어본 내용으로는 최근들어 풀린 「페르마의 마지막정리」가 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난제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내용은 별도로 찾아 봐야 할 것이고, 이 책에 서술된 「리만가설」은 그런 난제들 중에 하나라고 한다. 그 내용의 실체가 무엇인가 궁금증이 인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책은 「리만가설」과 같은 난제에 대한 풀이 역사를 엮어낸 책이다. 무척 재미나게 읽었다는 기억이 난다. 이와 같이 이 책 『리만가설』 또한 그런 부류의 책이다. 리만하면 페르마와는 달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듯 하다. 조금 대중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어느 수학학원의 이름을 봐도 페르마는 많이 들어 봤지만 리만은 아직은 우리들의 기억 속에 생소한 느낌이 든다. 어찌 보면 역사가 짧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현대 수학 태동기의 시점에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이는 「페르마의 마지막정리」가 수학사에 있어서 더 많은 관심과 흥미가 많았다고 하겠다. 자체적인 수학사적 의미로 볼 때 「페르마의 마지막정리」는 자체적인 의미 보다는 증명하기 위한 방법상에서 여러 가지 수학적인 기법과 논리에 대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반면에 「리만가설」은 잘은 모르겠지만 현대물리와 접목되어 수학적 해석의 기본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리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오는 얘기로 오일러와 가우스가 등장한다. 위대한 수학자의 반열에 올라 있는 인물들 하면 손꼽히는 인물들이다. 그런 천재적인 수학자들의 이야기 속에 리만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소수에 대한 이야기다. 소수라고 하면 1과 자신 이외에는 어떤 자연수로도 나누어 떨어지지 않는 수를 뜻한다. 즉 2, 3, 5, 7, 11, 13, 17, 19, 23, …… 이렇게 한없이 이어지는 소수에 관련된 이야기는 너무도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숫자들이다.

     정수론에 대한 내용을 보다 보면 숫자에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꺼리들이 많다. 그래서 정수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엮어 각종 수학책들이 나오는데 그런 책들은 초기에는 흥미가 있다가도 어느 한계에 도달하면 더 이상 흥미가 없고 그 책이 그 책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헌데 이런 정수론의 이야기가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소수라는 특수한 성질의 숫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명석한 두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천부적인 계산능력이 필요하다고 할까? 요즘은 컴퓨터라는 도구가 대신하고 있지만 이런 복잡한 계산은 순식간에 해치우는 천재들—가우스나 리만 같은—이 있기에 리만가설로 이어지는 수학사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런 소수에 대한 이야기 중에는 책에서 본「소수정리」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자연수를 넘지 않는 소수가 몇 개일까라는 질문은 쉽게 10이나 20이라는 숫자 내에서는 간단하게 계산된다. 허나 이런 숫자가 거의 무한과 같은 숫자로 커진다고 하면 과연 그 특정수가 소수인지 아닌지도 구분하기 어렵고, 그 어려운 작업 속에서 그 수 안에 있는 소수의 개수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얘기들이 「리만가설」을 시작하는 첫 얘기이다. 너무나 흥미롭지만 그 내용을 파고들기에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영화 『큐브』가 생각난다. 정육면체의 방 속에 갇히면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는 중에 살벌한 장면과 스릴러의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 속에 죽지 않고 빠져나가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이 방의 고유번호가 소수인지 아닌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숫자가 3자리로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닌 듯 하다. 3자리 숫자를 보고 이 숫자가 소수인지 아닌지가 생명과 직결되는 내용은 긴장감을 주지만 숫자를 보면서 바로 소수인지 아닌지를 계산하기는 쉽지는 않은 내용이다. 이런 소수에 대한 이야기가 「리만가설」의 시작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리만가설」에 등장하는 내용에는 제타함수가 등장한다. 그 제타함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좀더 심층적인 공부를 더 해야 그 본질을 알고 해석이 될 내용이다. 수학을 전공으로 공부해야 겨우 이해 할 수 있는 내용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책에서 보여주는 제타함수의 해(解)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봤던 『숨겨진 우주』(리사 랜들 지음, 김연중, 이민재 옮김 | 사이언스북스, 2008년)에서 봤던 내용과 접목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론물리학에서 추론하는 기본물질의 세계에서 다루는 숫자와 내용은 이 책에 나오는 제타함수의 해에 대한 이야기가 현대물리학의 연구 내용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상상된다. 자연세계의 현상들과 수학에서 소수의 내용이 뭔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 되었든 책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수학사적인 읽는 재미와 「리만가설」을 추론해 내는 과정과 그 증명을 시도하는 여러 가지 천재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다. 고리타분한 수학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첨단의 수학과제를 흥미롭게 다루면서 「리만가설」의 의미를 재 조명해 주고 있다.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저자의 능력이 대단해 보인다. 수학적인 기호와 설명을 간결한 수식으로 대체하면서 보여주는 각종 함수와 방정식의 이야기도 흥미롭기는 마챤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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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우주 - 비틀린 5차원 시공간과 여분 차원의 비밀을 찾아서 사이언스 클래식 11
리사 랜들 지음, 김연중.이민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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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다. 학창시절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나 대학전공과 관련된 물리가 나의 물리에 대한 지식전반인데 이 책을 통해서 현대물리의 세계를 다시 들여다 본다. 그런데 너무도 어렵다. 저자의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끈 이론이나 막 이론에 대해서는 막연히 눈에 보이는 끈이나 막이라고 느끼는 것이지 책에서 얘기하는 것과 같이 힘이 어떻고 특성이 어떻고 하는 얘기로 넘어가서는 그저 뜬 구름 잡기와 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에 덧붙여 새로운 개념의 입자와 특성은 더욱더 이해하는데 어렵게 한다.

     이야기는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상상 속의 이야기와 같다. 그런데 이 얘기가 우리 현실과 결부되어 있는 물리현상의 일부라는 것이다. 정말 믿기지 않는 얘기다. 어찌 보면 저자가 설명하는 내용이 18~19세기의 새로운 물리현상에 대한 이론과 설명이 지금 저자가 얘기하는 현대물리학의 얘기가 같은 느낌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만큼 쉽게 이해되지 않는 상상의 세계라고 느껴진다. 그 단적인 예가 길이의 단위를 얘기 하는 데서 느껴진다. 10의 -33승이라는 숫자를 얘기하고 있다. 풀어서 설명하는 길이가 천 만분의 천 만분의 ….라는 표현을 하는데 감이 없다. 단지 글자로만 보여진다. 이런 길이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끈 이론이나 막 이론을 학문으로 연구하는 저자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탁월한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초반부 20세기 초의 물리학 얘기는 쉽게 넘어 간다. 저자의 탁월한 설명과 당시의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옛날이야기와 같이 재미가 있다. 그렇게 어렵게 배웠던 양자물리학의 얘기가 이렇게도 설명되고 읽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당시 활약했던 과학자들의 활약상과 물리학사에서 끼친 영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중반 이후 끈과 막이 나타나면서 나머지 얘기들은 뜬구름과 같이 이야기로 변해 버린다.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를 얘기하는데 이런 내용이 현대물리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단 이 책 한 권을 읽고 현대물리학을 논하는 자체가 우습지만 말이다.

     저자가 얘기하는 이론은 아직 물증적인 증거를 찾아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 물리 단위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밝혀 낼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눈에 보이는 내용과 같이 다루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론물리학이라고 한다. 물론 밑바탕은 수학을 기본으로 한다. 수학이 없어서는 이런 이론물리학이 나올 수도 없었을 내용이다. 물증적 증거를 찾아 내는데 있어 저자가 기대하고 있는 것이 유럽에 건설되고 있고, 조만간 가동된다고 하는 LHC(거대강입자가속기)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방송을 통해 외신으로 전한 LHC 가동과 한국인 과학자들의 참여 보도는 이 책을 보지 않았다고 하면 아무 의미 없는 소식으로 느꼈을 내용이 조금은 관심도가 높은 소식으로 접하게 된다.

     27km길이의 가속기의 모습은 사진으로만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내용이지만 저자가 설명하는 입자들의 명칭이나 내용은 우리의 일상과는 동떨어진 내용으로만 인식된다. 또한 이런 거대 가속기의 개발과 그를 통해 얻어 내는 결과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 오는지는 모르겠다. 미지의 세계를 알아내기 위한 투자인지도 모르겠다. 그 거대한과 막대한 힘의 세계를 책의 내용으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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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세기의 눈 현대 예술의 거장
피에르 아술린 지음, 정재곤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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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사진작가 하면 독일의 핼무트 뉴튼(Helmut Newton,1920~2004), 프랑스의 앙리 카르테 브레송(Hanri Cartier-Bresson,1908~2004), 미국의 리처드 애브던(Richard Avedon, 1923~2004)이 세계적인 사진작가라고 한다. 이들 세 명의 사진작가는 모두 2004년에 세상을 떠난 사진작가들이다. 핼무트 뉴튼은 어느 신문사의 전시회가 있어서 관심을 갖고 전기를 봤던 기억이 난다. 애로틱하면서 자극적인 누드 영상을 떠올리게 한다. 어찌 보면 최근 광고 사진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누드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앙리 카르테 브레송은 이 책에서 본 내용이고, 리처드 애브던은 처음 접하는 사진작가다. 패션과 인물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하는데 인터넷을 찾아 보니 그리 많은 내용이 검색되지 않는다. 그 밖에도 유명한 사진작가가 검색되지만 잘 모르겠다.

     그 중에서 이 책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은 조금은 특별해 보인다. 사진사(史)에서 브레송이 어느 정도의 비중이 있는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쓴 작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서술된 책의 내용을 논외로 하더라도 브레송의 사진은 특별해 보인다. 사진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내가 어줍쟌케 장난감 같은 똑딱이(?) 디카를 들고 아들녀석이나 집사람에게 들이 데면 매번 돌아오는 핀잔 속에서도 찍혀진 사진을 보면 쉬운 작업이 아님을 알면서 작가의 사진은 거의 환상과 같은 멋진 장면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당시의 사진기가 지금과 같이 과학기술의 결정판이라고 하기 보다는 기계와 같은 느낌이고, 현상이라는 과정을 거친 번거로움 속에서도 이런 멋진 사진들을 만들어 냈다는데 대해 새삼 놀라움을 느끼게 한다.

     인터넷을 통해 브레송 사진을 들여다 보면 어떻게 이런 장면을 잡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수많은 장면들 중에 찍혀져 나온 화면의 내용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풍경사진이나 인물사진, 사건의 장면사진 등은 하나 같이 그 현장, 그 상황을 절묘하게 조화시키고 표현해 준다. 그런 순간을 잡아 채는 능력이 이런 위대한 사진작가를 만들어 낼 수 있었겠다. 이런 순간의 모습을 요즘은 과학기술로 메우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장면을 인식하고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이 사진작가라는 특별함을 부여한다고 하겠다.

     책에서 얘기하는 이런 특별한 능력(?)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브레송의 능력을 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쉽지 않은 탁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이런 것을 아닐까 생각해 본다. 즉, 찍으려는 상황과 장면 중에 나 자신은 그와는 별도의 공간에 있는 존재로 느껴지게 하는 능력(?)이지 않을까? 아들녀석이나 집사람의 일상을 찍으려고 디카를 들이 밀려 언제 알았는지 매번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을 보면 쉬운 능력은 아니라 생각된다. 그 장면, 그 상황에 동화되어 전혀 인식되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야 찍고자 하는 장면을 브레송과 같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브레송은 자신의 사진에 대한 자부심이 어느 누구 보다 강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찍혀진 사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겠다. 사진의 크기와 조작을 절대 불하였고, 선별된 사진 이외에 대해서는 절대 공개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사진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진으로만 그 사진작가의 생각을 읽기를 바랬던 모습은 멋지다. 그 만큼 자신의 사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지 않으면 결코 이런 모습은 보여주기 어려운 내용이다.

     최근 디카가 유행처럼 사용되고 SLR이라고 하는 사진기도 디지털시대를 맞아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쉽게 접하고 사용하고 있고, 포토샵이라는 도구를 통해 찍혀진 모습을 마음데로 바꾸고 변형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이런 현재의 상황과 대비하여 책의 주인공과 같이 필카시대에 자신의 사진에 대한 주장과 모습은 구시대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름의 자부심이 있기에 첨단의 디카시대에도 위대한 사진작가로 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찍혀지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얼마나 잘 투영시키느냐가 중요한 내용이라고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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