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킹 베를린 - 천유로 세대의 위험한 선택
소니아 로시 지음, 황현숙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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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신문에 소개된 글을 보고 호기심이 인다. 제목도 자극적이다. 소개의 글 속에는 어느 독일에 유학 온 여대생의 성매매에 대한 일상의 생활 모습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과연 이런 표현들과 책 속에 있는 내용은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 진다. 직접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것도 있고, 자극을 원하는 것일 수도 있고… 한번 읽어 본다.

     책의 내용은 신문의 소개된 내용과 같은 내용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유한 온 가난한 외국유학생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다는 이야기와 보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원정 성매매를 갔다 오는 내용 등 여대생의 겪는 일상의 생활을 서술하고 있다. 애인을 만나고, 출산을 하고, 대학 학위를 받고 등등 이런 일상의 이야기는 별반 색다른 것은 없어 보인다. 어느 삼류 소설이나 저질(?)로 치부되는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여대생과 매춘녀라는 좀 다르게 생각되는 단어들의 연관성이 독특하다면 독특한데 이런 얘기도 어느 정도 식상한 내용 중에 하나로 인식된다. 대학생 하면 사람마다 다르지만 소위 지식인의 범주에 들고, 가방끈이 긴 사람의 대명사로 얘기되는데 이런 대학생 성매매라는 생활과 연관시키기는 것은 고급접대부나 콜걸 또는 고급스럽고 은밀한 매춘공간에서의 얘기로 생각되는데 그런 내용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책에서 작가가 서술하는 성매매의 내용은 우리의 주변과 다르다. 일단 성매매가 불법으로 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공감되지 않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성매매의 얘기들도 많은 부분에 있어 책 속에 그려진 독일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좀더 개방적이라고 할까? 책을 보고 나서 인터넷이나 후기의 내용을 보니 독일은 성매매는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단지 성매매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가 강제이지 않으면 된다고 한다. 순전히 성매매 내용과 돈의 액수가 결정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성매매의 방법 또한 다양하다는 느낌이 든다.

     한가지 책을 보면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곳 나름의 편견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신의 편견을 강요하지 않는다는데에 공감이 간다. 주인공의 본업이 대학생이고 특히 수학과 학생으로서 학업과 생활비를 벌기 위한 성매매 행위가 병존 할 수 있다는 것과 성매매 하는 장소에서 책을 펼쳐 들고 공부하면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않된다. 마치 어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 잠시 한가한 틈을 이용하여 전공과목의 책을 펼쳐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되는데 성매매 장소인 마사지숍이나 안마시술소에서는 않된다는 것도 나의 편견일 수 있는데 그러 장면이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것 또한 파격으로 느껴진다. 다른 한가지는 주인공이 임신을 하게 되어서도 성매매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신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고, 또한 그런 주인공을 택해 성적 욕구를 해결하려고 하는 성매수인들의 이야기는 엽기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의 이름이나 성매매의 정도—보는 것, 만지는 정도, 상호간의 접촉, 사진촬영 등—는 오직 얼마나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래서 임신했어도 어는 정도 성매매를 할 수 있는 판매가치가 발생하는 것 같다.

     무능한 불법체류자인 남편을 두고 학업과 투잡—대학생으로 공부하는 것과 돈을 벌기 위한 성매매—를 같이 하면서 남편을 싫어할 만 하고 다시는 보지 않으리라 생각되는데도 같이 살고 있는 모습은 이해가 않된다. 사랑하는 것과 성행위는 어찌 보면 별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애인—애인도 아이가 둘인 유부남으로 별 볼일 없어 보이는 남자—을 만나는 것도 그렇고 그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 친구로 지내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너무도 차이가 나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간혹 영화나 소설, TV드라마 속이나 소위 얘기하는 불륜이라는 범주에 드는 얘기들인데 성매매를 하는 사람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너무도 자유분방한 모습이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여 직장생활을 하게 되어 딸과 함께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살아 간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의 얘기이다. 성매매 업계에서 무절제한 삶과 술과 마약 등의 약물중독 등으로 인해 피폐해지는 삶을 견디고 본인이 꿈꾸고 되고자 했던 삶을 산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를 가졌다고 생각된다. 공부와 성매매의 두 가지를 같이 하기에는 힘든 삶을 이기고 되고자 했던 결과는 만들어 낸 주인공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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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 - 페름기 말을 뒤흔든 진화사 최대의 도전 오파비니아 3
마이클 J. 벤턴 지음, 류운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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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부제에 나와 있듯이 페름기 말기의 지구생물의 대부분이 멸종되었던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학창시절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에서 지질시대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각 지질시대에 대한 연대순 이름과 주요 사건에 대해 달달달 외웠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다 까먹고 그 중에 몇몇의 특징적인 이름이나 영화나 소설의 제목에 연관되어 있는 지질시대를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을 따름이다. 각 지질시대를 보면서 뭔가 특별한 변화가 발생한 내용이 생물체의 멸종에 관련된 큰 변화의 시기를 각 지질시대로 나눠 놨다는 책의 설명이 무척이나 생소하게 들린다. 학창시절 각 지질시대 이름은 달달달 외웠고, 뭔가 특색 있고, 당시의 생물체에 대한 특기할 내용을 외우기는 했지만 이 지질시대를 구분으로 지구생물의 변화에 의한 구분이라는 얘기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 이 책 『대멸종』은 뭔가 획기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면서도 지질학이라는 학문이 코끼리 뒷다리 만지듯이 막연함이 느껴진다. 책의 제목에서도 보여 주는 것과 같이 지구생물의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멸종에 따라 시대 구분을 하였고, 그 대표적인 시기가 고생대 말기인 페름기 말기와 중생대에서 신생대로 넘어 가는 백악기가 주요 지질시대로 이야기 하고 있다.

     연대표에 의해 보여지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와 각 큰 분류의 시대에 세부적으로 나열되는 각 지질시대는 표에 의해 구역구역으로 나뉘어져 보이는 시대의 모습으로 인식되는데 정작 각 시대의 기간 단위는 최소 1,000만년을 넘는 기간이다. 과거의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탄소방사선 동위원소의 반감기로 측정한다고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희소원소의 특성을 파악하여 더욱 더 정확해지고는 있지만 정확하다고 하는 기간이 적어도 수100만년을 전후 하고 있다. 이런 기간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상상이 안가는 기간이다. 즉,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것을 길게 잡아 1만년으로 본다고 하면 고생대 말기인 페름기는 지금부터 2억3,000만년 이라고 하니 인류의 역사가 2만3,000번 생겨났을 기간이다. 상상을 뛰어 넘는다. 중생대 말 신생대 초기도 백악기 말기도 6,500만년전이라고 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기간 동안 발생한 지구생태에 대한 변화는 무수하게 많은 사건들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는 과정에 책에 소개된 대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많은 내용이 거론되고 있지만 유력한 내용으로는 외부 운석의 충돌을 꼽고 있다. 그에 따르는 여러 가지 희소원소를 분석하여 유력한 지역의 조사와 분석을 통해 가정을 발표하고 있지만 그 내용 또한 막연하다. 그 밖에도 최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는 이산화탄소의 확대에 따른 지구생물 멸종이나 오존층 파괴에 의한 지구환경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운석의 충돌은 『딥 임팩트』(Deep Impact, 1998, 미국영화)나 『아마겟돈』 (Armageddon, 1998, 미국영화) 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이산화탄소의 대량 발생에 따른 지구환경 파괴 등과 같은 사건은 지질시대의 기간으로 보면 아주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우리 상황으로 보면 지금과도 비슷하게 서서히 망가져가고 있는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외부 운석의 충돌 사례는 몇몇 지역에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 운석에 의한 멸종이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영화에서와 같은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동원되리라 생각되지만 아직 과학기술이 영화와 같은 상황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운석 충동 상황이 발생하면 하늘의 뜻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반면에 지구온난화에 의한 멸종의 상황은 뭔가 지금의 상황에서도 막을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 등의 빙하가 녹아 내리고 있으며, 각종 동식물의 멸종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구 나이로 본다면 대단한 급변 상황이고 대멸종의 원인이지만 인간의 시간으로 본다면 서서히 발생하는 내용으로 인식되는 내용일 것이다. 이는 하루빨리 뭔가 대책을 세워 그나마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을 보면서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했던 내용을 많이 접한다. 아니 교과 과정에서 배우기는 했지만 머리 속에 남아 있지 않아 배우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지구과학 시간에 각 지질시대에 대한 암기식 교육을 받으며 왜 그렇게 구분하고 어떤 이유에서 구분하여 정리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모른체 암기만 했던 것이 책을 보면서 지질학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각 시대별 변화의 원인으로 거론하는 지질시대를 구분하고 분석하는 방법 또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질시대에 등장하는 각 이름은 화석을 발굴하고 연구한 학자에 의해 명명되어졌고, 화석이 풍부하게 발굴된 과거 소련의 중앙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은 새삼스럽다. 그 중에 데본기가 옛 소련의 지명이라는 것을 접하니 새삼스럽다. 물론 중국의 내륙지역도 이런 중요한 발굴지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당 지역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과 같이 화석 발굴에 대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지질시대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내용은 쥐라기와 공룡이라는 단어일 것이다. 영화와 소설이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 놨다는 생각도 해 본다. 또한 공룡에 대한 내용은 쥐라기를 거쳐 백악기의 동물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티렉스 등이 연상되나 책에는 티랙스보다는 처음 들어 보는 생소한 공룡을 얘기하고 있다. 책의 표지 그림과 같은 공룡이라고 하는데 지금의 돼지와 같은 유형이라는 설명이 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특정 시기의 특정한 내용을 영화나 소설 등 매체를 통해 보여주는 모습이 하나의 대표이미지로 자리잡아 당시의 상황을 다르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어마어마한 영겁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는 지질학은 우리의 무한한 상상을 자연현상을 바탕으로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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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만든 아름다운 방정식들
그레이엄 파멜로 엮음, 양혜영 옮김 / 소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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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는 총 11개의 방정식에 대한 이야기로 엮여 있다. 대부분 물리학에 대한 방정식이고, 지구환경, 생물학, 천문학, 정보이론 등에 관련된 방정식도 등장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방정식 하면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관계식( )일 것이다. 발견 과정이나 이 방정식에 얽힌 내용으로 별도의 책(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저/김민희 역 | 생각의나무, 2005년 3월 출간)도 있다. 그런데 이런 방정식의 모양과 의미를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책의 제목에도 동일하게 아름답다는 표현이 되어 있고…

     과연 아름답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생각해 본다. 나름으로 책에 소개된 방정식으로부터 유추하여 생각해본다. 책에 소개되는 11개의 방정식은 일단 간단하다. 몇 개의 주요 인자에 대한 더하고, 곱한 값이 뭔가 특정한 결과가 나오는 수식이다. 그 결과물은 인류사에 뭔가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렇게 간략한 수식이 그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것에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또 하나 책에 소개되는 방정식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 아인슈타인이다. 처음에 등장하는 양자에너지에 대한 내용이나 질량-에너지 관계식, 만유인력을 넘어 중력장 이론으로 확대되는 일반상대성에 관한 방정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봐도 현대물리학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인물 중에 대표적인 인물로 아인슈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개된 방정식 내용 중에 외계의 생물체의 존재 유무에 대한 방정식으로 드래이크 방정식은 소설 『콘택트』를 영화화 하였던 내용과 결부되면서 방정식에 특별한 의미가 느껴진다. 과연 지구 밖의 외계에는 지구에서와 같이 생물체가 살고 있다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답하는 방정식이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방정식이 참이냐 거짓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판단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이런 방법으로 계산되지 않을까 정도일 것이고, 외계에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다고 하는 가정보다는 이 정도는 될 것이라는 예측치를 줌으로써 사람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내 개인적으로 책에 소개된 방정식들 중에 가장 멋진 방정식은 카오스이론 관계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간단한 수식에 담겨 있는 무한히 뻗어 나오는 숫자와 그 숫자들의 모습은 우리 자연계를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직은 카오스이론이 현상만을 보고 있는 상황이며, 이를 통해 뭔가 추가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그 본연의 실체를 보여주리라 생각된다. 이 또한 무한의 신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그 밖에도 지구환경에 대한 실체를 밝힌 방정식이 이제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에 대한 연구로 확대 되었고, 이는 지구에서의 생존에 대한 비밀을 보여주는 내용이겠다. 정보이론이나 돌연변이 발생에 대한 생물학적인 이야기들 또한 이런 무한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방정식들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책에는 방정식의 의미와 파급 효과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정작 그 방정식에 대한 표시가 없어 과연 그 아름답다는 방정식을 다 표시하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이는 대목도 있다. 별도로 인터넷을 찾아 보니 책에 소개된 방정식과 달리 추가적인 상수값과 변수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난해한 방정식으로 보여 진다. 책의 내용과는 달리 동일 방정식에 대해 인터넷에서 검색한 방정식은 난해해서 쉽게 이해되지 않고, 그로 인해 「아름답다」는 책의 제목에 부합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방정식이 「아름답다」는 것은 앞에 정의한 내용이 아니라 인간의 지적 활동을 통해 발견하고 만들어낸 창작물에 대한 간결한 표현식이라서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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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신비 - 수학, 철학, 종교의 만남
애머 액젤 지음, 승영조 외 옮김 / 승산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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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에 대한 이야기다.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카토어가 등장한다. 그리고 후반부에 괴델이라는 이름이 자주 나온다. 이들은 수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 위대한 수학자들일 것이다. 수학을 처음 접하면서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대목이 집합론일 것이다. 그 집합론에 대해 공부할 때 칸토어에 대한 이름을 듣게 되었고 이 집합론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칸토어에 의해 정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합론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들었던 지식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매번 등장하는 집합론과 무한에 대한 개념이 쉽게 연관 지어지지는 않는다. 모든 수학이론의 출발점이 어찌 보면 집합론이라고 한다면 연관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무한을 얘기하면서 등장하는 내용 중에 초월수가 등장한다. π 나 e가 이런 초월수라고 한다. 수체계에 대해 고등학교 과정은 실수, 허수까지 배우고 무리수에 대해서도 배우지만 초월수에 대해서는 단지 π 나 e가 있다는 정도이고, 초월수라는 용어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초월수라는 생소한 용어를 듣게 된다. 소수로 표현 할 때 무한히 반복되는 숫자의 나열 속에 과연 어떤 규칙이 숨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무리수와 같이 제곱근을 씌워 무리수를 만드는 내용과는 달리 어떤 규칙성도 아직 인간에게 실체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그 숫자가 역할 하고 있는 모습은 현대수학을 비롯한 모든 이공계에서 활용하고 있는 내용이다. 물론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자연계에 통용되는 숫자들이기도 하다.

     이런 무한의 숫자에 대한 연구와 체계화는 보통의 사람이 정리할 수 없는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책에는 칸토어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다. 말년에 정신병력이 있기도 했던 칸토어는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무한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미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칸토어가 정의한 「불연속체 가설」을 얘기하면서 알레프(א)라는 단어가 나온다. 집합체계에 대한 내용인데 이해되지 않는다. 어렵다. 단지 소개서 정도의 읽을 꺼리로 쓰여진 이 책 『무한의 신비』를 통해 다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허나 맛베기와 같이 간단하게나마 무한에 대한 개념과 생각에 대해 엿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별도 공부를 통해 칸토어의 연구 결과를 더욱 자세히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칸토어가 풀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 괴델의 연구를 통해 새로운 수학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얘기가 놀랍다.

     무한에 대한 책의 내용을 보면서 현대물리학의 역사와 비슷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원자론에 대한 하나의 덩어리로 본 초기 모델에서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주변에 전자가 돌고 있는 모델에서 전자의 위치에 대한 확률적인 예측만이 가능하다는 불확정성에 대한 이론이 등장하는 과정들이 마치 칸토어의 불연속체 가설에 이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로 이어지는 내용과 비슷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분야에 대한 추가적인 공부를 하지 못한 무식한 얘기인지도 모르겠지만 현대물리학의 발전 과정 속에 이런 많은 시행착오와 상상력이 지금의 현대물리학을 이룬 내용과 같이 수학사에도 다양한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이론과 정리로 무한의 미지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된다면 너무도 환상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무한은 신의 영역인지도 모르겠다. 현대물리학의 발견과 발전사를 보면 동일한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듯이 수학 또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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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가 뜬다 - 제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권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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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에 「싸이코(Psycho)」라는 단어가 들어 간다. ‘조금은 기행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흔히들 싸이코라고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사전에는 무어라고 나오는지 찾아 봤다.

   싸이코 :
      - 정신병이나 정신 이상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 속어
      -  1. 한 분야에 집착하여 평범한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
          2. 정신질환을 소유하고 있는 인간.

     이와 같이 소위 미친 사람을 싸이코라고들 한다. 현대 사회가 기계화, 산업화가 되어 가면서 인간성을 상실하고, 정서가 메말라 가면서 각종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이 늘어나는 상황을 통계 수치를 통해 확인하는 상황에서 소설 『싸이코가 뜬다』는 뭔가 그런 쪽의 의미를 담은 내용이지 않나 상상해 본다.
 
     막상 책을 펼쳐보니 대학생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이 일본으로 유학 가서 거기에서 겪는 별란 기괴한 이야기를 펼쳐 놓고 있다. 일본에서 많은 시간을 겪어 보고 살아보지 않아서 일본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우리네 정서와는 쉽게 동화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기상천외한 일들이 간헐적으로 외신보도를 통해 들려올 따름이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의 소식 속에 일본인이 보여지는 모습 또한 쉽게 이해되지 않는 모습을 많이 접하기도 한다. 왠지 일본에는 우리보다는 「싸이코」가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소설 속에 그려지는 일본 유학생의 모습은 오직 젊음만을 가진 사람이 그 젊음을 탕진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고 하겠다. 거기에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라고 할까, 현실도피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건전하지 못한 한때의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교환학생으로 일본유학을 떠나 소위 엘리트로 선정되어 유학을 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무조건 공부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닌데 일본에서 겪는 주인공의 모습은 왠지 모를 회의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어 보인다.

     일본 대학생들의 실질적인 모습이 이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우리에게는 기상천외한 모습이고, 저런 짓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다양한 생각과 우리가 배워오고 세뇌되어 온 생각들의 틀을 벗어나 전혀 다른 사회의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속에서 소설 속에 많이 등장하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사례들도 보여지는 내용이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최근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중에 자살이 한 손안에 꼽히는 사망원인으로 급 부상(?)하는 상황에서 소설 속의 이야기가 비단 일본만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단지 일본 대학생들의 생활모습이 내가 겪었던 학창시절의 모습과 전혀 다른 상상을 하게 하고 있어서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색다른 내용으로 퀴즈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최근에도 우리의 TV방송에서는 일요일이면 각종 퀴즈대회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장학퀴즈는 이런 퀴즈계의 원로급이고, 최근에는 50번의 문제를 맞춰야 하는 골든벨, 퀴즈대한민국, 등이 생각나는 퀴즈대회인데 이런 퀴즈대회에 부여되는 상금 또한 커서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만든다. 이런 우리들의 TV퀴즈대회와는 약간 다르게 일본 대학가에서 퀴즈대회를 한다는 내용이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다. 또한 소설에 묘사된 것과 같이 분장이나 셑트 준비, 퀴즈내용으로 나오는 문제 또한 재미있다. TV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난해한 퀴즈문제는 상금의 액수가 올라 갈수록 아무도 읽지 않았을 법한 책의 한 귀퉁이의 내용을 문제로 출제되거나 과학에서부터 체육, 예술, 문학 등 다방면의 분야를 넘나들면서 출연자에게 오직 행운만이 문제를 맞출 수 있는 그런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만들기 위한 연구모임 등에 대한 이야기는 새롭게 느껴진다.

     소설을 보면서 내가 겪었던 대학시절과 지금의 대학가의 모습은 많은 변화가 있어서 낯설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 낯설음이 일본이라는 환경과 또 다른 느낌으로 와 닿는다. 또한 일본인들, 특히 일본대학생들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내용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진다.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도 든다. 단지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 놓은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젊음만이 있고 그 넘치는 젊음을 어떻게 하질 힘들어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싸이코가 되어 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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