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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킹 베를린 - 천유로 세대의 위험한 선택
소니아 로시 지음, 황현숙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 신문에 소개된 글을 보고 호기심이 인다. 제목도 자극적이다. 소개의 글 속에는 어느 독일에 유학 온 여대생의 성매매에 대한 일상의 생활 모습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과연 이런 표현들과 책 속에 있는 내용은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 진다. 직접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것도 있고, 자극을 원하는 것일 수도 있고… 한번 읽어 본다.
책의 내용은 신문의 소개된 내용과 같은 내용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유한 온 가난한 외국유학생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다는 이야기와 보다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원정 성매매를 갔다 오는 내용 등 여대생의 겪는 일상의 생활을 서술하고 있다. 애인을 만나고, 출산을 하고, 대학 학위를 받고 등등 이런 일상의 이야기는 별반 색다른 것은 없어 보인다. 어느 삼류 소설이나 저질(?)로 치부되는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여대생과 매춘녀라는 좀 다르게 생각되는 단어들의 연관성이 독특하다면 독특한데 이런 얘기도 어느 정도 식상한 내용 중에 하나로 인식된다. 대학생 하면 사람마다 다르지만 소위 지식인의 범주에 들고, 가방끈이 긴 사람의 대명사로 얘기되는데 이런 대학생 성매매라는 생활과 연관시키기는 것은 고급접대부나 콜걸 또는 고급스럽고 은밀한 매춘공간에서의 얘기로 생각되는데 그런 내용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책에서 작가가 서술하는 성매매의 내용은 우리의 주변과 다르다. 일단 성매매가 불법으로 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공감되지 않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성매매의 얘기들도 많은 부분에 있어 책 속에 그려진 독일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좀더 개방적이라고 할까? 책을 보고 나서 인터넷이나 후기의 내용을 보니 독일은 성매매는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단지 성매매를 하는 당사자의 의사가 강제이지 않으면 된다고 한다. 순전히 성매매 내용과 돈의 액수가 결정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성매매의 방법 또한 다양하다는 느낌이 든다.
한가지 책을 보면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곳 나름의 편견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신의 편견을 강요하지 않는다는데에 공감이 간다. 주인공의 본업이 대학생이고 특히 수학과 학생으로서 학업과 생활비를 벌기 위한 성매매 행위가 병존 할 수 있다는 것과 성매매 하는 장소에서 책을 펼쳐 들고 공부하면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않된다. 마치 어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 잠시 한가한 틈을 이용하여 전공과목의 책을 펼쳐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되는데 성매매 장소인 마사지숍이나 안마시술소에서는 않된다는 것도 나의 편견일 수 있는데 그러 장면이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것 또한 파격으로 느껴진다. 다른 한가지는 주인공이 임신을 하게 되어서도 성매매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신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고, 또한 그런 주인공을 택해 성적 욕구를 해결하려고 하는 성매수인들의 이야기는 엽기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의 이름이나 성매매의 정도—보는 것, 만지는 정도, 상호간의 접촉, 사진촬영 등—는 오직 얼마나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래서 임신했어도 어는 정도 성매매를 할 수 있는 판매가치가 발생하는 것 같다.
무능한 불법체류자인 남편을 두고 학업과 투잡—대학생으로 공부하는 것과 돈을 벌기 위한 성매매—를 같이 하면서 남편을 싫어할 만 하고 다시는 보지 않으리라 생각되는데도 같이 살고 있는 모습은 이해가 않된다. 사랑하는 것과 성행위는 어찌 보면 별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애인—애인도 아이가 둘인 유부남으로 별 볼일 없어 보이는 남자—을 만나는 것도 그렇고 그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 친구로 지내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너무도 차이가 나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간혹 영화나 소설, TV드라마 속이나 소위 얘기하는 불륜이라는 범주에 드는 얘기들인데 성매매를 하는 사람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너무도 자유분방한 모습이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여 직장생활을 하게 되어 딸과 함께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살아 간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의 얘기이다. 성매매 업계에서 무절제한 삶과 술과 마약 등의 약물중독 등으로 인해 피폐해지는 삶을 견디고 본인이 꿈꾸고 되고자 했던 삶을 산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를 가졌다고 생각된다. 공부와 성매매의 두 가지를 같이 하기에는 힘든 삶을 이기고 되고자 했던 결과는 만들어 낸 주인공이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