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숲속의 게으름뱅이
정용주 지음 / 김영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오래 전에 샀던 책이다. 사 놓고 읽지 않다가 몇 일전에 읽었다. 책을 살 당시에는 신문에 나오는 서평을 보고 책을 구입했던 것 같은데 당장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가 읽어 보니 책의 내용이 재미 있다. 


     책의 작가는 무척이나 낙천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치악산의 산속에 틀어 박혀 살아가면서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주절주절 얘기하는 느낌이 든다. 편하게 자신의 주변얘기를 들려 주는데 그 얘기가 재미있다. 얘기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입가에 엷은 미소가 떠오르는 듯한 느낌이다.


     작가의 프로필에 대한 내용이 책에는 없어서 인터넷을 찾아 본다. 시인이라고 한다. 정작 궁금했던 것은 그가 살고 있는 장소가 궁금하여 인터넷을 찾아 봤는데 나름 알려진 장소인가 보다. 그곳에서 보낸 이들의 사진도 올라와 있고, 살고 있는 집의 사진도 올라와 있다. 책에서 얘기하는 내용과 같이 집의 주변을 예쁘게 가꾼다는 느낌은 하나도 들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게으르게(?) 살아가는 느낌이다.


     먹는 문제, 불편함에 대한 감내, 산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외로움 등등이 작가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많이 먹지 않고, 불편함을 불편함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으로,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외로움도 즐기기도 하고, 가끔 찾아 오는 방문객을 접하면서 외로움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한편으로는 이해되기는 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모든 문제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인식해서 받아 들이느냐의 문제라 생각된다.


     언젠가 한번은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얘기하는 그런 느낌의 생활인지도 느껴 보고 싶고… 도시에 살아가는 내가 그것도 아파트에서 편하게 살아가는 내가 과연 이런 산속에서의 삶이 좋다라고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 이틀의 기간은 이런 생각을 체험적으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책의 내용을 보면 오롯이 혼자만의 삶은 아닌 듯 하다. 이웃도 있고, 지인이나 우연한 방문객들도 있고. 이런 사람들이 작가가 살아가는데 있어 외로움을 잊게 하는 내용일 것이다. 주변의 빈번한 변화가 있는 도시의 생활과는 다르게 서서히 변화해 가는 자연과의 생활을 작가는 잘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삶의 방법이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보다는 책을 보면서 작가가 얘기하는 이야기 중에는 이렇게 산속에 살게 된 뭔가의 이유가 궁금해진다.


     책이 재미있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작가의 재미있게 얘기하는 묘사력일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작가가 산속에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하는 이유도 책을 끝까지 읽게 한다. 뭔가 알려지지 않은 궁금증이 책을 읽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 살리기 땅 살리기
조셉 젠킨스 지음, 이재성 옮김 / 녹색평론사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똥에 관한 얘기이다. 사람은 누구나 먹고 배설을 한다. 그런데 먹는 것도 문제이지만 배설하는 것도 문제이다. 허나 우리의 생활에서 배설에 대한 문제를 물로 씻어 내는 방법, 소위 수세식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2000년 전에 로마시대에 개발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인식되어 지금도 그 방법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배설에 따른 문제는 냄새와 병원균의 발생일 것이다. 수세식은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눈앞에 보여지는 것을 막아 주고 있다. 또한 편리함도 버리기 어려운 습관이기도 하다. 허나 수세식에 의한 오염의 내용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수자원에 대한 낭비라는 생각은 우리의 인식 속에서 배제되고 있다. 더럽고 지저분한 것은 눈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리는 것이 우리의 인식 속에 자리잡아 왔다. 대표적인 것이 똥에 대한 생각도 동일한 생각 속에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세식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되고, 다른 방법은 생각지도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이런 생각을 과감하게 바꿔주는 얘기이다.


     우리가 매일 생산해 내는 똥을 우리의 새로운 자원으로 재 활용하는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하고 있다.


     과거 농업이 주류를 이루는 생활에서는 똥이 중요한 비료자원이었다. 차츰 농업이 주류를 이루던 것이 공업 및 서비스업으로 변화되면서 도시생활로 바뀌어 가면서 똥은 단지 ‘더러운 것’으로 인식이 바뀌진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똥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전통적인 방법과는 조금 다른 방법을 책은 제시하고 있다. 과거에도 똥의 재활용 방법이 있기는 하였으나 냄새와 오물에 대한 더러움과 협오감을 주던 것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중요한 내용일 것이다. 저자는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의 수세식 배설물 처리 방법과 동일한 구조의 화장실 변기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나 단지 물로 씻어 내는 것을 통에 담아 처리하는 방법으로 물 대신에 톱밥을 이용하는 것이다. 톱밥이나 마른풀 또는 낙엽을 활용하는 것이다. 과연 문제되는 냄새와 병원균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 된다고 한다. 실재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실천해 보는 사람들의 얘기도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다른 책에서는 톱밥이나 마른풀, 낙엽이 아닌 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저자는 재를 활용하는 방법은 논하고 있지 않다. 저자가 제시하는 똥에 대한 문제의 해결 방법을 넘어 우수한 퇴비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기간은 1년 이상 2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똥의 발효(?)가 되어 퇴비로 바뀌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에서 장점이 있다. 우선 수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 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에 의한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똥을 재활용하여 우수한 거름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수세식 처리 방법의 장점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이런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이용함에 있어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물 대신으로 사용하는 톱밥, 마른풀, 낙엽 등의 확보가 문제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함에 있어 필요한 톱밥을 확보하는데 있어 특정 장소나 조건에 따라 적용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어 보인다. 두 번째로는 일정기간 동안 쌓인 똥을 치우는 문제의 불편함이 있다. 쉽게 얘기해서 옛날 요강을 사용할 때 매일 밤에 사용한 요강을 치우는 것과 거의 동일하게 일정기간 통에 쌓인 오물을 치우는 불편함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조금만 감내하면 문제 없으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쌓인 오물을 일정 장소에 쌓아 놓아 1~2년의 기간 동안 똥의 부패를 시키는 장소가 필요하다. 퇴비를 만드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마당이나 농업을 하는 환경이라면 문제 없겠으나 도시에서는 실천하기가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책을 보면서 만약 수세식이 아닌 저자가 얘기하는 방법을 적용한다고 할 때를 상상해 본다. 톱밥을 물 대신에 판매하는 상품이 나올 것이고, 1주일 단위로 쌓인 오물을 음식물쓰레기 처리하는 것과 같이 모아서 회수해 가는 차량이 있을 것이며, 하수처리장과 같이 똥을 퇴비로 만드는 공장(?)이 들어서리라 상상해 본다. 지렁이를 이용한 오물 처리방법이 활용되고 있듯이 수거된 똥을 퇴비로 만드는 종말처리장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상상이 현재는 전혀 거론도 못해보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당장의 쉬운 방법으로 수세식 처리 방법을 바꾸는 것은 상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의 상황이 아닌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이면 저자가 제시하는 똥 활용방법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나 생각된다. 내가 배설한 배설물을 또 다른 생산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너무도 멋진 일이라 생각된다. 또한 우리의 고정관념에 쌓여 있는 생활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TV방송에서 절찬리에 방영됐던 드라마를 통해 「미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실재 방송의 제목은 「미실」이 아니고 여왕의 이름이었으나, 등장인물의 파격과 카리스마가 드라마의 제목까지 바꿔 놓은 듯하게 강렬한 인상을 부여한 드라마라고 기억된다. 한창 인기 있을 때 책방에 갔을 때 이 책 『미실』을 접했다. 책을 보면서 이 책의 내용과 드라마의 내용은 무엇이 다를까 하는 의문이 들어 읽게 된다.


     미실에 대한 인물이 누구일까 하는 의문이 들어 자료를 찾아 본다. 실존인물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기록은 없다고 한다. 필사본으로 전하는 《화랑세기》에 신라 왕족과 귀족 출신의 여러 남자들과 정분을 통하여 자신의 권세를 유지한 여인으로 묘사되어 있다고 한다. 정설로 인정하는 역사기록이 없다고는 하지만 전해오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있기는 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그녀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나 생각된다.


     책을 보면서 새롭게 궁금증이 생긴 단어가 있다. 대원신통(大元神統), 거대한 으뜸의 신의 혈통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즉, 인통(姻統)이라고 하여 황제와 그 일족의 부인을 공급하는 계통을 뜻한다고 한다. 쉽게 얘기해서 진골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진골의 부인을 세습(?)하는 풍습이겠다. 그렇다 보니 미실의 남편이 한 명이 아닌 3명의 남편이 있다. 그 중에 2명이 왕이다. 책의 처음에 나오는 가계도를 보면 4명의 남자와의 관계에서 자식을 두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너무도 문란한 가계도이다. 생물학적인 근친상간에 버금가는 모습이며, 친족관계에서는 허용될 수 없는 가계도이다. 대원신통이라는 신라의 혈족에 대한 풍습에 의한 모습이 당시의 상황이라고 하니 무척이나 놀라운 사실이라는 느낌이다. 드라마를 즐겨 보지는 않았지만 미실을 연기하는 여배우의 인상적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상대적으로 무능력해 보이는 왕이나 남편의 모습은 드라마를 더욱 극적으로 만든 배경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책을 본 느낌은 드라마의 내용과는 차이가 많다. 드라마는 전권을 쥔 여성 권력자의 모습으로 비춰졌으나 책의 내용은 그와는 거리가 있는 배후의 실권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책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권력욕에 대한 부각 보다는 여인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이다. 여자의 육신을 통한 권력을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할까? 어찌 되었든 권력의 주체는 왕에 있고, 그 왕과의 육체 관계를 통해 권력을 쥐는 모습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여성 권력자의 모습에서 보여 주고 있다고 하겠다. 허나 드라마의 내용은 한발 더 나아가 왕과의 육체관계 보다는 권력자의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열심히 보지 않아서 그렇게 느끼는지는 모르지만 책의 내용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동일 인물을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정설로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보니 다양한 인물 해석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책에서는 대원신통에 의한 육체관계에로 이어지는 여인의 사랑 얘기를 중심으로 한다면, 드라마는 권력에 대한 정치사적인 모습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의 정치적 상황을 보여주다 보니 신라시대의 당시 역사적 해석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단지 상상의 드라마가 아닌 당시 신라시대의 무능한 정치사를 각색하여 정설처럼 이해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드라마가 당시의 신라에 대한 역사적 왜곡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신라가 통일을 이루었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반전이라고 하겠다. 무능력한 정치사에서 여왕의 탄생과 통일로 이어지는 역사적 해석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설의 세부적인 역사가 해석은 더 공부를 해야 할 것이나 이런 드라마의 역사적 배경의 전달은 우리 역사의 이미지를 바꿔 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면에 책은 그런 우려보다는 미실이라는 인물의 사랑 얘기로 신분적인 당시의 전통(?) 속에서 겪는 갈등을 그렸다는 생각이다. 드라마의 인기에 결부되어 봤던 느낌이 책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을 감소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책으로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미동 사람들
양귀자 지음 / 살림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원미동은 서울과 산 하나를 경계로 붙어 있는 지역이다. 서울 근교의 대부분의 도시들이 그렇듯이 수도권에서 소외되어 밀려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서 만들어진 신도시로, 또는 새로운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값싼 새로운 개발지를 찾아서 이주해 가는 위성도시로 발전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원미동도 그렇게 형성된 수 많은 동(洞) 중에 하나일 것이다. 지금은 계획 도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시기는 그런 상황이 대부분일 것이다.


     작가가 그려 보이는 『원미동 사람들』은 너무도 정겹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떳떳하게 자랑하기에는 웬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불우했던 성장기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고 할까? 그런 느낌들이 복합적으로 엮여져서 보여주고 있다. 내의 성장기는 봉천동에서 보냈기에 나에게는 「봉천동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원미동이나 봉천동이나 비슷한 느낌이 든다. 봉천동은 이제 개발이 되어 옛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듯이 원미동도 동일한 전철을 밝고 있다.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연작의 단편을 통해 비춰지고 있다. 현재의 원미동은 어떨까? 직접 가봐야 하겠지만 그것은 나중에 기회 될 때 찾아 보기로 하고, 인터넷을 통해 그쪽 지역을 둘러 보면 책 속의 장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지역으로 바뀌어가는 느낌이다.


     원미동 사람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묘사는 마치 옆집에 살고 있는 우리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내가 봉천동에서 성장한 배경과 동네의 분위기를 경험했기에 이런 느낌을 느끼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소설을 보면서 한편 한편에 담겨 있는 원미동의 사람들의 모습이 나의 어릴쩍 동네의 사람들과 그곳에 살던 우리의 모습이기에 더욱 공감이 된다. 결코 자랑할 그런 환경과 성장기의 모습은 아니지만 아련히 그 때의 추억이 느껴 진다고 할까? 


     소설의 첫 번에 등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도시의 가난한 회사원으로 근근이 먹고 살고 있는 상황에서 둘째의 출산, 쪼그라드는 살림살이, 올라가는 전세 집값, 이런 생활고를 조금이나마 만회하기 위해 변두리 도시로 이사하는 그 광경은 우리네 찌들린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만삭의 아내와 같이 이삿짐 차의 뒤 짐칸에 찡겨 앉아 이사하는데 불어 오는 영하의 찬바람과 을신연스런 모습은 경쟁에서 밀려 나는 듯한 서글픔과 약자의 설음을 함축한 느낌이 든다. 그렇게 찬바람 부는 겨울에 찾아 찾아 이사한 곳이 원미동이다. 그런 원미동에 대한 느낌은 좋을리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과정 중에 하나 둘 모여드는 동네사람들은 무언지 모를 정을 느끼게 하고 애착이 생겨난다.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 도시민들의 삶의 모습이지 않나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퀘스트 - 자연에 도전한 인간의 모든 역사
크리스 보닝턴 지음, 이정임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크리스 보닝턴(Sir Christian John Storey Bonington, 1934~ )은 영국의 유명한 산악 등반가이다.  그의 경험담과 같이 이 책 『퀘스트』를 엮어 냈다. 내용은 목차에 나와 있는 내용과 같이 대양, 사막, 강, 산, 극지방, 하늘, 지하에 대한 인간의 탐험을 그려 내고 있다. 단지 세계 최초에 대한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극한 상황을 극복해 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보통 TV다큐멘터리로 산을 등반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8천 미터 14좌 완등자에 대한 이야기로 여성최초다 아니다 하며 논란이 되는 기사도 보고 있지만 이런 등정기의 내용은 단지 산을 올라가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 이후는 별로 세간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것이 우리 주변의 내용이다. 물론 이런 세계적인 등반이 아닌 산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봐도 올라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와 힘들게 올라가는 과정에 대한 내용은 자세하게 나오는데 정작 정상에 올라서고 내려오는 장면이나 과정에 대해서는 보기 어렵다. 있다고 하면 하산 하다가 사고가 난 이야기가 겨우 나올까 말까 하는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탐험의 이야기를 하면서 팀 조직을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제별로 시시콜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디를 올랐다 하는 내용이 단지 오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진다. 마치 내가 등반대의 일원이 되거나 탐험대의 일원이 되어서 그 과정과정 탐험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든다. 이런 느낌은 대학시절 산악부 회원이었다는 나의 과거 이력이 한몫을 한 내용이기도 할 것이다. 내로라하는 산악부 회원도 아니었고, 잠시 회원과 같이 나름 배낭 메고 산에 잠깐 다녔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느꼈던 열정과 산에 대한 애착은 아직 남아 있나 보다. 이 책을 보면서 잠시 그 때를 생각나게 한다.


     산에 대한 내용은 국내의 몇몇 산은 다녔던 것과는 다르게 7, 8천 미터의 고봉을 오르는 것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극한 상황을 연출한다고 한다. 국내의 산도 악천후 속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경우도 있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히말라야나 요세미테 등의 등반 환경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 환경 속에서 나름의 역경을 딛고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니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물론 저자의 탁월한 등반 경력이 밑바탕이 되어 더욱 실감나게 그려 내고 있다고 하겠다. 


     산 이외에도 극지방이나 기구를 타거나 요트를 타고 세계일주 하는 모습도 흥미롭게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읽고 이 글을 쓰기 전에 TV프로그램 중에 6명이 조그만 보드 2대에 나누어 타고 배를 저어서 독도를 가는 내용을 봤던 기억이 난다. 3부작 중에 마지막 3부를 보았는데 인천항을 출발하여 남해를 거쳐 동해의 독도까지 1600km의 거리를 항해한 내용을 그리고 있다. 74일 간의 이야기다.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여 탐험의 여정은 멀고도 험하다. 그렇지만 탐험을 무사히 마치고 난 그들에게는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 낼 수 있다는 자부심을 부여해 주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세계 최초라는 수식이 들어가는 만큼 그 자부심은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끝없는 도전의 역사는 비단 책의 내용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그 무언가에 대한 도전은 인간의 역사가 끝나는 그 날까지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왜? 그런 험난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도전을 하고 있을까?”이런 질문이 생각난다. 이에 대한 답은 어느 유명한 등반가에게 왜 산에 올라가냐고 물었을 때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는 답과 같이 인간의 역사이기에 도전을 하는 것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