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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살리기 땅 살리기
조셉 젠킨스 지음, 이재성 옮김 / 녹색평론사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똥에 관한 얘기이다. 사람은 누구나 먹고 배설을 한다. 그런데 먹는 것도 문제이지만 배설하는 것도 문제이다. 허나 우리의 생활에서 배설에 대한 문제를 물로 씻어 내는 방법, 소위 수세식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2000년 전에 로마시대에 개발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인식되어 지금도 그 방법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배설에 따른 문제는 냄새와 병원균의 발생일 것이다. 수세식은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눈앞에 보여지는 것을 막아 주고 있다. 또한 편리함도 버리기 어려운 습관이기도 하다. 허나 수세식에 의한 오염의 내용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수자원에 대한 낭비라는 생각은 우리의 인식 속에서 배제되고 있다. 더럽고 지저분한 것은 눈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리는 것이 우리의 인식 속에 자리잡아 왔다. 대표적인 것이 똥에 대한 생각도 동일한 생각 속에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세식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되고, 다른 방법은 생각지도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 않겠나 생각된다. 이런 생각을 과감하게 바꿔주는 얘기이다.
우리가 매일 생산해 내는 똥을 우리의 새로운 자원으로 재 활용하는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하고 있다.
과거 농업이 주류를 이루는 생활에서는 똥이 중요한 비료자원이었다. 차츰 농업이 주류를 이루던 것이 공업 및 서비스업으로 변화되면서 도시생활로 바뀌어 가면서 똥은 단지 ‘더러운 것’으로 인식이 바뀌진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똥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전통적인 방법과는 조금 다른 방법을 책은 제시하고 있다. 과거에도 똥의 재활용 방법이 있기는 하였으나 냄새와 오물에 대한 더러움과 협오감을 주던 것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중요한 내용일 것이다. 저자는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의 수세식 배설물 처리 방법과 동일한 구조의 화장실 변기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나 단지 물로 씻어 내는 것을 통에 담아 처리하는 방법으로 물 대신에 톱밥을 이용하는 것이다. 톱밥이나 마른풀 또는 낙엽을 활용하는 것이다. 과연 문제되는 냄새와 병원균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 된다고 한다. 실재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실천해 보는 사람들의 얘기도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다른 책에서는 톱밥이나 마른풀, 낙엽이 아닌 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저자는 재를 활용하는 방법은 논하고 있지 않다. 저자가 제시하는 똥에 대한 문제의 해결 방법을 넘어 우수한 퇴비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기간은 1년 이상 2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똥의 발효(?)가 되어 퇴비로 바뀌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에서 장점이 있다. 우선 수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 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에 의한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똥을 재활용하여 우수한 거름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수세식 처리 방법의 장점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 이런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이용함에 있어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물 대신으로 사용하는 톱밥, 마른풀, 낙엽 등의 확보가 문제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함에 있어 필요한 톱밥을 확보하는데 있어 특정 장소나 조건에 따라 적용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어 보인다. 두 번째로는 일정기간 동안 쌓인 똥을 치우는 문제의 불편함이 있다. 쉽게 얘기해서 옛날 요강을 사용할 때 매일 밤에 사용한 요강을 치우는 것과 거의 동일하게 일정기간 통에 쌓인 오물을 치우는 불편함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조금만 감내하면 문제 없으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쌓인 오물을 일정 장소에 쌓아 놓아 1~2년의 기간 동안 똥의 부패를 시키는 장소가 필요하다. 퇴비를 만드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마당이나 농업을 하는 환경이라면 문제 없겠으나 도시에서는 실천하기가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책을 보면서 만약 수세식이 아닌 저자가 얘기하는 방법을 적용한다고 할 때를 상상해 본다. 톱밥을 물 대신에 판매하는 상품이 나올 것이고, 1주일 단위로 쌓인 오물을 음식물쓰레기 처리하는 것과 같이 모아서 회수해 가는 차량이 있을 것이며, 하수처리장과 같이 똥을 퇴비로 만드는 공장(?)이 들어서리라 상상해 본다. 지렁이를 이용한 오물 처리방법이 활용되고 있듯이 수거된 똥을 퇴비로 만드는 종말처리장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상상이 현재는 전혀 거론도 못해보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당장의 쉬운 방법으로 수세식 처리 방법을 바꾸는 것은 상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의 상황이 아닌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이면 저자가 제시하는 똥 활용방법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나 생각된다. 내가 배설한 배설물을 또 다른 생산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너무도 멋진 일이라 생각된다. 또한 우리의 고정관념에 쌓여 있는 생활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