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 - 자연에 도전한 인간의 모든 역사
크리스 보닝턴 지음, 이정임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크리스 보닝턴(Sir Christian John Storey Bonington, 1934~ )은 영국의 유명한 산악 등반가이다.  그의 경험담과 같이 이 책 『퀘스트』를 엮어 냈다. 내용은 목차에 나와 있는 내용과 같이 대양, 사막, 강, 산, 극지방, 하늘, 지하에 대한 인간의 탐험을 그려 내고 있다. 단지 세계 최초에 대한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극한 상황을 극복해 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보통 TV다큐멘터리로 산을 등반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8천 미터 14좌 완등자에 대한 이야기로 여성최초다 아니다 하며 논란이 되는 기사도 보고 있지만 이런 등정기의 내용은 단지 산을 올라가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 이후는 별로 세간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것이 우리 주변의 내용이다. 물론 이런 세계적인 등반이 아닌 산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봐도 올라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와 힘들게 올라가는 과정에 대한 내용은 자세하게 나오는데 정작 정상에 올라서고 내려오는 장면이나 과정에 대해서는 보기 어렵다. 있다고 하면 하산 하다가 사고가 난 이야기가 겨우 나올까 말까 하는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탐험의 이야기를 하면서 팀 조직을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제별로 시시콜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디를 올랐다 하는 내용이 단지 오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진다. 마치 내가 등반대의 일원이 되거나 탐험대의 일원이 되어서 그 과정과정 탐험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든다. 이런 느낌은 대학시절 산악부 회원이었다는 나의 과거 이력이 한몫을 한 내용이기도 할 것이다. 내로라하는 산악부 회원도 아니었고, 잠시 회원과 같이 나름 배낭 메고 산에 잠깐 다녔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느꼈던 열정과 산에 대한 애착은 아직 남아 있나 보다. 이 책을 보면서 잠시 그 때를 생각나게 한다.


     산에 대한 내용은 국내의 몇몇 산은 다녔던 것과는 다르게 7, 8천 미터의 고봉을 오르는 것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극한 상황을 연출한다고 한다. 국내의 산도 악천후 속에서는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경우도 있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히말라야나 요세미테 등의 등반 환경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 환경 속에서 나름의 역경을 딛고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니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물론 저자의 탁월한 등반 경력이 밑바탕이 되어 더욱 실감나게 그려 내고 있다고 하겠다. 


     산 이외에도 극지방이나 기구를 타거나 요트를 타고 세계일주 하는 모습도 흥미롭게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읽고 이 글을 쓰기 전에 TV프로그램 중에 6명이 조그만 보드 2대에 나누어 타고 배를 저어서 독도를 가는 내용을 봤던 기억이 난다. 3부작 중에 마지막 3부를 보았는데 인천항을 출발하여 남해를 거쳐 동해의 독도까지 1600km의 거리를 항해한 내용을 그리고 있다. 74일 간의 이야기다.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여 탐험의 여정은 멀고도 험하다. 그렇지만 탐험을 무사히 마치고 난 그들에게는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 낼 수 있다는 자부심을 부여해 주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세계 최초라는 수식이 들어가는 만큼 그 자부심은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끝없는 도전의 역사는 비단 책의 내용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그 무언가에 대한 도전은 인간의 역사가 끝나는 그 날까지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왜? 그런 험난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도전을 하고 있을까?”이런 질문이 생각난다. 이에 대한 답은 어느 유명한 등반가에게 왜 산에 올라가냐고 물었을 때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는 답과 같이 인간의 역사이기에 도전을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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