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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난중일기 - 완역본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이순신장군은 우리나라에 있어 위대한 영웅 중에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임진왜란의 위급한 상황에서 나라를 지킨 인물이며, 어머님에 대한 효(孝)를 대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고, 그렇게 배워왔다. 일부에는 정치적 배경에 의해 미화된 인물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런 인물평에 있어서 평하고자 하는 생각은 아니다. 단지 유명인물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있어 몇 가지 궁금증에 대한 생각이 나기에 책을 찾아 보고 읽은 느낌을 적어 본다.
이순신장군에 대한 얘기를 하는 중에 그의 생각과 업적에 대한 자료 중에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자료 중에는 「난중일기」가 제일 많이 거론되는 자료 중에 하나이다. 그 난중일기의 인용 얘기를 많이 들었어도 정적 그 일기의 내용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기 보다는 학자들의 인용한 얘기만을 들어 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순신장군의 자필 일기이고 개인적인 자료이다 보니 한계는 있어 보이는데 이순신장군에 관한 내용을 얘기 할 때는 난중일기가 절대적인 자료로 인식되고 있는 중에 그 내용은 어떤 내용일까 하는 생각에 책을 읽어 본다.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으면서 몇 가지 궁금증을 적어 본다.
일반적으로 일기를 쓸 때 배웠던 내용 중에는 날짜와 날씨를 기본으로 적는 것으로 배웠는데 그 전형으로 난중일기에도 매번 날짜에 이어지는 날씨를 적고 있다. 본문의 내용은 적지 않아도 날씨는 꼬박꼬박 적고 있어 날씨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유추해서 생각해 보면 배를 타고 전투를 벌이는 해군이니 날씨에 대한 중요성이 육군보다는 더 크리라 생각된다.
일기의 초반부는 임진년으로 임진왜란이 발생한 해의 내용인데 내용 중에는 전투 중에 벌어진 싸움 이외에도 군율을 어긴 병사나 도둑질한 민간인 등에 대한 처벌로 처형(處刑)하는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당시의 전시 상황에 따른 극단적인 통제 방법으로 처형이 통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관리에 대한 형벌로 곤장을 많이 쳤다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육체적인 형벌이 많이 통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군량미에 대한 준비는 당연히 전투를 수행하기 위한 전쟁 물자이기에 챙겨야 함은 당연한데, 특이한 점이 메주를 담그는 내용이 등장한다. 삼도수군통제사는 현재의 직급으로 보면 해군참모총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조선시대의 충청•전라•경상의 수군을 통제하는 최고 지휘관이 메주를 담그는 내용을 일기에 적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메주가 중요한 식재료이면서 전쟁물자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본다.
일기에 많이 등장하는 원균에 대한 안 좋은 평이 많이 등장한다. 추가 자료를 찾아 보니 임진왜란의 공신으로 권율, 이순신, 원균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원균에 대한 평은 다시 해보아야 하나 난중일기에 등장하는 원균은 무능력하고, 치졸하며, 아부를 잘 하고, 부하에게는 혹독한 인물로 느껴진다. 이순신을 모함한 인물, 이후 수군의 전력을 약화시킨 인물로 인식되어오고 있는데 과연 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어떤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할 내용일 것이다.
그 밖에도 임란 당시의 조선군의 무기체계나 임진왜란이 끝나기까지의 7년간의 전시 상황에 대한 진행 개념도 알고 싶어 진다. 일기에 등장하는 활쏘기의 장면이 전투연습인지 아니면 취미 정도의 연습인지 가늠이 안 가고, 전시 상황에서 관리들의 행적에 관한 느낌이 느슨하다고 할까 전시상황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원균이 임진년 당시에는 자주 이순신장군을 찾아 왔다는 내용이 나오나 이후에는 그런 내용이 줄어 들면서 결국에는 탄핵 받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백의 종군을 했다고 하는데 일기의 내용 중에는 그 백의종군 이라는 표현은 없으나 말을 타고, 종을 데리고 가는 내용으로 미루어 육체적 고통 보다는 정신적인 치욕을 느꼈던 형벌이지 않나 생각된다.
일기를 보면서 당시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 없이는 그 세부 상황은 인지하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전체적인 내용은 동일하나 그 세부적인 내용상에 있어 애매모호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상당부분 있다.
일기 중에는 왜놈의 침략을 받아 고통 받는 백성을 보고 분개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허나 임진년이 지나고 2~3년이 지난 국내에 있는 잔당에 대한 소탕작전과 정유재란을 불러온 내용과 전쟁 후 일본에 대한 전쟁피해 보상과 같은 내용은 없다. 복수(?)의 한방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에 의한 해군력은 막강했다고 한다. 이런 해군력과 권율장군이 이끄는 육군과의 연합은 조기에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요소가 아니었을까? 또한 전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련만 그렇게 임진왜란은 흐지부지 넘어가는 전쟁이 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 유능한 인재의 부재와 조직적인 시스템의 부재함은 느끼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거북선에 대한 내용이다. 거북선에 대한 내용은 없다. 늘 사용하는 배 중에 하나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거북선에 대한 내용이나 주력함인 판옥선에 대한 생활이 과연 어떤 것인지도 궁금하다. 거북선에 대한 활약상이 컷다면 이순신장군의 사후에도 지속적으로 건조하여 유지되었어야 하는 전함이었으리라 생각되는데 이후에 그 모습을 감춘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는 과정에서 해군력에 대한 변화가 어떤 것인지도 다시 한번 살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