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자.. 이후 그녀의 신작...

캣 스트릿 1
카미오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1월

캣 스트릿? 무슨 뜻이지?

꽃보다 남자로 엄청난 인기와 부와 명예를 누렸던(아마도 누렸을^^)

카미오 요코는 오랫동안 뚜렷한 후속작을 발표하지 않아서 독자들의 애를 태웠었다.

이번에 발표한 신작 캣 스트릿은 주인공 케이토의 인생역전극(역시 아마도..)이다.

처음 캣 스트릿이란 제목을 들었을 땐.. 뭐? 캣 스트릿? 고양이 거리란 뜻인가.. 했는데..

뭔가 다른 의미가 있을 듯도 같고 이제 이야기의 전반부인 1권에서는 아직 뚜렷한 뜻은 잘 모르겠다..

처음엔 동경의 유명한 거리인 겟 스트릿에서 따왔나? 했는데.. 것두 아닌 것 같고.. 암튼...

주인공 케이토는 일찍이 아역스타로서 최고의 명성과 인기를 누렸으나,

뮤지컬 써니 데이즈의 개막일날 인생의 절망을 맛본 뒤 학교도 다니지 않는 은둔생활을 해 온다.

가족과 친구, 주변과 철저히 고립된 생활을 하는 케이토..

 어느날 케이토는 낯선 남자로부터 엘리스톤이라는 프리스쿨에 다녀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는다.

새로운 환경에서 점점 변화해가는 케이토의 모습이 1권에 담겨 있다.

너무 자세한 줄거리 요약은 오히려 작품을 읽는데 방해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중략... ㅋㅋㅋ..

말 그대로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  첫사랑과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세계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케이토와 엘리스톤에서 만난.. 매력적인 친구들..

개인적으로 무뚝뚝하고 냉정해 보이는 코이치 같은 캐릭터를 완전 좋아함..

음.. 전작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인지 레이는 어쩐지 루이의 외모와 소지로의 엉뚱함을..

코이치는 루이의 냉정함과 츠카사의 따뜻함을..

타이요는 츠카사의 외모와 열정에 약간은 소지로를 섞어 놓은 듯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온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고 즐거운 작품이다. 2권이 기다려진다..^^ 

엽기발랄 여대생의 소소한(?) 일상..

캠퍼스 1
톰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8월

오랜만에 만나는 코믹 명랑 만화.. 그러면서도 매우 가볍진 않다.

단지 가볍지만은 않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코믹함 속에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와 너, 우리의 모습이 담긴 만화는 보는 것 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꽤 오래전 작품이지만 대한민국 여고생의 절대 공감을 이끌어 냈던

이빈 작가님의 <걸즈>의 여대생 버전이라고 한다면 비약이 심한가?

물론 걸즈와 캠퍼스는 두 작가의 개성이 다르듯 다른 색채와 느낌을 전해 주지만...

지금까지 많은 만화와 작품에서 아름답게(?) 미화되기 급급했던

여고생과 여대생들의 모습을 비교적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주변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작업은..

시놉시스와 주인공의 캐릭터만으로도 강한 포스를 풍기는 작품보다 배로 힘들 것 같다.

그런 면에서 2권이 기다려지고 앞으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큰 신인작가 톰톰 님..

앗! 권교정이닷~~^^

왕비님 이야기
권교정 지음 / 절대교감 / 2005년 12월

이슈에 처음 백설공주의 계모에 관한... 뭐였드라? 암튼..

백설공주의 계모에 대한 색다른 해석으로 등장부터 파란을 일으키며(?) 데뷔했던 권교정 작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너무 짧은가?

담백하면서도 특유의 섬세함과 묘한 철학까지 느껴지는 그의 만화에선 진실성이 느껴진다.

몇해전이었던가.. 잡지 연재분이었던 gyo의 리얼 토크라는 단행본이 있었지..

사려고 맘 먹었던 순간 절판되어 어찌나 아쉬웠던지..

리얼 토크라는 말이 절절할 정도로 픽션이 뻔한 만화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진실함을 기대하게 된다...

오후의 폐간으로 1권만 발행되고 행방이 묘연해진 <마담 베리의 살롱>이나..

잡지 연재분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역시 결말이 모호해진 <매지션>이나..

벌써 몇해전 화이트의 폐간으로 그 생사가 기로에 놓였으나,

현재 월간 허브에 연재 중이라 무척 반가운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에 이르기까지..

권교정 님의 최근 작품은 참으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그의 작품을 좋아하고 아끼는 독자에게는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족이지만 조만간 예전 화이트 연재작으로 발행된 디오티마 1,2권과

최근 연재중인 허브 연재물과 다른 추가분을 합해서..

디오티마가 근간으로 재발행된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정말 기쁘다...^^

사설이 넘 길었나.. 권교정 작품 중 2005년에 발행된 유일한 단행본(ㅠ.ㅠ)인 이 작품은

만화라기보다는 동화의 만화화에 더 가까운 기분이다. 신일숙의 아라비안나이트가 그러하듯..

올컬러에 두꺼운 양장본 표지가 말해주듯 새로운 느낌과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물론 앞서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바대로 30페이지 내외의 빈약한 내용물은

다소 실망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도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하게 하는

권교정 작가에의 믿음이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그 실력(?)을 발휘한다.

1년 반만의 외출..

파인키스 6
이은혜 지음 / 시공사(만화) / 2005년 10월

이은혜 작가는 요즘 뭐하는 걸까..

늘 생각한다.. 완결된다는 소문만 무성했던 블루의 완결은 과연 언제쯤 볼 수 있을지..

국내 최장수 순정만화 잡지인 윙크 창간호부터 시작했던 작품이다..

같은 시기에 등장했던 리니지는 일찌감치 10권으로 완결이 난 상태고..

노말시티도 몇 년 전에 장장 8년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완결이 난 상태다..

그렇다면.. 시작 동기라고 할 수 있는 블루의 운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요즘 다음에서 인터넷 연재를 한다고는 하던데.. 그것도 뜨뜨미지근한 상태가 아닌가..

블루의 또 다른 변주고 같은 이 작품 파인키스는.. 과연 완결이 될까?

역시 작가의 전작이 말해 주듯이 미심적은 구석이 없지 않다..

잡지의 폐간과 함께 연재가 중단되어 불규칙적으로 단행보니 나오고 있긴 하지만..

워낙 이런 부분에선 독자들의 신용을 많이 잃어온 터라.. 역시.. 의문부호를 감출 수 없다..

블루든, 파인키스든.. 얼렁 완결이 났음 좋겠다...

개인적으론 블루의 신현빈이나 파인키스의 조세빈 같은 캐릭터는 아주 싫음..

그래서 블루에서 연우보다 현빈의 비중이 높아짐에 분개했으며..

남자들이 득실대는 조세빈보다 달리가 잘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음.. ㅋㅋㅋ..

여행, 그 이상의 生의 의미~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언젠가부터 돈만 생기면 배낭메고 훌쩍 떠나는 여행을 하고 있는 내게 어느 날 친구가,

"한비야처럼 될려고 그러냐?"라는 말을 했다..

도대체 한비야가 누구냐고 묻는 내게 친구는 황당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한비야 몰라? 바람의 딸 한비야? 유명한 여행가잖아.. 너 그 여자처럼 될려고 여행다니는 거 아녔어?"

그 순간 한비야라는 유명한 여행가를 몰랐던 내 무식함도 부끄러웠지만..

내 인생의 목표를 제 멋대로 정해버린 친구녀석의 무심함에 속상하기도 해서..

한비야라는 이름을 애써 외면했었다.. 쳇.. 한비야가 누구길래 그렇게 법썩이람...

그리고 또 몇번인가 여행을 다니는 동안 나는 애써 그녀의 존재를 부정하고 모른척 했었다..

고백하자면.. 난 유명한 그녀의 전작을 이 작품을 읽기 전까지 알지 못했고 읽지 않았다..

대부분 그녀의 골수팬으로 전작부터 깊은 애정을 가지고 그녀의 작품과 여행을 논하는 다른 이들처럼..

난 그녀에 대해, 또 그녀의 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오히려 내가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고 그녀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의 이 책과 그녀의 여행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나름대로 내 여행에 자부심을 가지고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물론 그녀가 처음부터 대단한 목적과 신념을 가지고 여행을 다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처음엔 일상의 노곤함과 따분함, 쳇바퀴 돌듯 변함없는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며 시작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한비야라는 존재는 여행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의 우상이며 영웅이다..

그녀가 정상의 자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이유는 비단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오지를 정복해서가 아닐 것이다.. 

그녀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과 신념, 굽히지 않는 용기와 노력,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비야가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느새 나도 '나도 한비야처럼..'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그녀가 밟는 새로운 땅에 서서, 낯설지만 이질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네들 틈에서..

그 속에서 펼쳐지는 가슴 뭉클한 감동의 순간을 흡사 내가 경험하듯 음미하고 있었다..

친구의 비교에 콧방귀를 뀌던 나였지만 나도 모르는 새 어느새 그녀를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나를 끌리게 한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