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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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돈만 생기면 배낭메고 훌쩍 떠나는 여행을 하고 있는 내게 어느 날 친구가,

"한비야처럼 될려고 그러냐?"라는 말을 했다..

도대체 한비야가 누구냐고 묻는 내게 친구는 황당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한비야 몰라? 바람의 딸 한비야? 유명한 여행가잖아.. 너 그 여자처럼 될려고 여행다니는 거 아녔어?"

그 순간 한비야라는 유명한 여행가를 몰랐던 내 무식함도 부끄러웠지만..

내 인생의 목표를 제 멋대로 정해버린 친구녀석의 무심함에 속상하기도 해서..

한비야라는 이름을 애써 외면했었다.. 쳇.. 한비야가 누구길래 그렇게 법썩이람...

그리고 또 몇번인가 여행을 다니는 동안 나는 애써 그녀의 존재를 부정하고 모른척 했었다..

고백하자면.. 난 유명한 그녀의 전작을 이 작품을 읽기 전까지 알지 못했고 읽지 않았다..

대부분 그녀의 골수팬으로 전작부터 깊은 애정을 가지고 그녀의 작품과 여행을 논하는 다른 이들처럼..

난 그녀에 대해, 또 그녀의 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오히려 내가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고 그녀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의 이 책과 그녀의 여행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나름대로 내 여행에 자부심을 가지고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물론 그녀가 처음부터 대단한 목적과 신념을 가지고 여행을 다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처음엔 일상의 노곤함과 따분함, 쳇바퀴 돌듯 변함없는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며 시작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한비야라는 존재는 여행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의 우상이며 영웅이다..

그녀가 정상의 자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이유는 비단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오지를 정복해서가 아닐 것이다.. 

그녀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과 신념, 굽히지 않는 용기와 노력,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비야가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느새 나도 '나도 한비야처럼..'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그녀가 밟는 새로운 땅에 서서, 낯설지만 이질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네들 틈에서..

그 속에서 펼쳐지는 가슴 뭉클한 감동의 순간을 흡사 내가 경험하듯 음미하고 있었다..

친구의 비교에 콧방귀를 뀌던 나였지만 나도 모르는 새 어느새 그녀를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나를 끌리게 한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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