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록흔 3
한수영 지음 / 현대문화센터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연록흔>은 재작년 일요 로맨스 극장으로 반영되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단팥빵>의 작가 한수영의 로맨스 소설이다. 현재가 배경인 로맨스 소설에 비하면 가상국가인 황룡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연록흔>은 좀 더 몽환적이고 매력적인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배경이 현재가 아닌 과거의 어느 한 시점이긴 하지만, 고도 중국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옛 나라도 아닌 황룡국이란 나라로 선정되어 여느 무협소설이나 역사소설의 느낌보다는 판타지에 가깝게 느껴진다.

  아버지의 목숨빚으로 황룡국의 황제인 빙천자 가륜에게 일생이 묶인 남장소녀 연록흔의 모험과 사랑이 기둥줄거리이다. 당연 남자주인공은 냉정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갖춘 천자 가륜이다. 지금의 시대 배경으로는 쉽지 않은 설정을 빌려쓴 소설이긴 하지만 통속적인 로맨스 소설의 틀을 크게 벗어남은 없다.

  남녀 주인공은 서로 끌리고 있지만 신분의 차이가 있고, 그 외에도 사랑을 이루어 가기엔 수많은 방해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남장을 하여 남자 주인공의 신하로 있는 여자중인공의 신분이 언제 드러날지 알 수 없으며, 각각의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라이벌의 등장은 물론이고, 권선징악적 구도에 의한 왕위찬탈을 노리는 반대세력들의 협공 또한 만만치않게 펼쳐진다.

  결국 모든 시련을 견뎌내고 연록흔과 가륜은 사랑과 왕위 모두 지켜낸다. 이야기의 기둥줄거리는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하다. 물론 각각의 에피소드 속에 담긴 여러 가지의 사건들은 다양한 잔재미를 주고 주인공들의 다양한 매력을 부각시켜주고 있다. 무엇보다 현실에선 도저히 불가능한 아름다운 판타지적 로맨스를 꿈꾸는 사람들에겐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가장 흥미요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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