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Excel 4
윤지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시니컬 오렌지>에서 지독한 사랑을 이야기하던 작가의 아기자기한 소품같은 만화라고 할까. <허쉬>와 <시니컬 오렌지> 등의 작품을 통해 시원시원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윤지운 작가의 최근작 <엑셀>은 제목과는 상반되게 잠깐 쉬어가는 브레이크 타임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그 브레이크 타임이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전작들의 이미지는 그대로 빌려오되 <허쉬>보다 경쾌하고 <시니컬 오렌지>보다는 가볍다.

  전혀 다른 두 자매와 언니의 이중인격(?) 남자친구, 그리고 동생의 오랜 소꿉친구 사이에서 벌어질법한 뻔한 애정구도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나름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겉으로는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실은 매우 날나리인 언니 남친의 실체를 알면서도 좋아하게 되는 여주인공의 심리라던가, 여주인공의 곁에 있는 조금 덜 매력적인 소꿉친구 등의 관계는 이미 여러 번 선보인 터라 식상할 수도 있는 구도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의 매력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뻔하지 않은 결말, 그리고 제목에 걸맞게 한참 질주하던 중 여운을 남기며 완결을 내버린 작가의 결단력(편집부의 결단력인가?)에 있다. 적절한 코믹과 순간순간의 위트, 무엇보다 화려하고 안정적인 그림체에 끌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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