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붉은 강가 28 - 번외편
시노하라 치에 지음, 서현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래전에 <나일강의 소녀>라는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주인공 여자아이는 이집트 여행을 떠났다가 나일강에서 고대 이집트 세계로 빨려 들어가 고대 이집트에서 파란만장한 모험과 로맨스에 빠져들게 된다. 이 만화 <하늘은 붉은 강가>는 여러 면에서 <나일강의 소녀>와 비견된다. 물론 이 만화가 훨씬 후에 발매된 점을 미루어 <나일강의 소녀>의 설정을 도용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하늘은 붉은 강가>는 여러 작품이 고대 중동 세계를 다룸에 있어서 강대국 이집트의 관점에서 다루었던 점과는 달리 철기문화를 꽃피웠지만 역사속에서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히타이트 관점에서 다루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평범한 여중생이었던 유리는 순식간에 고대 히타이트 세계로 빠져 들게 된다. 낯선 곳, 특히 고대세계로 빠져들다니. 일단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이 작품은 이후에 폭풍처럼 펼쳐질 액션 로망을 기대하게 만든다. 매력적인 용모와 카리스마를 풍기는 왕자(이후에 왕이 되는) 카일과의 로맨스도 멋지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는 이제까지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고대 히타이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만큼 세계사에 별로 관심이 없는 독자라 할지라도 역사에 흥미를 느끼게 할 만큼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상상력이 돋보인다.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사랑에 빠진 소녀에서 한사람의 당당한 여성으로서, 그 세계에서는 여성으로서의 최고의 지위인 타와나안나로서, 빛나는 희망의 별 이슈타르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유리의 모습은 다른 순정만화에서 흔히 보여지는 연약한 여주인공과는 차별화된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물론 이야기가 방대해 지는 만큼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함에 따라 이야기가 다소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는데다가 뒤로 갈수록 지루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독특한 소재와 화려한 그림체, 탄탄한 배경지식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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