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할 수 있어 1
모리시타 에미코 지음, 손정임 옮김 / 신영미디어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 안방극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대 성공 이후 30대 싱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은 날로 변모하고 있다. 그것은 비단 드라마나 영화, 소설, 만화 속에서 그려내는 가상의 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들이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결혼에 대한 가치가 변화하는 동시에 싱글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런 의미에서 모리시타 에미코 작가의 <혼자서도 할 수 있어>는 30대 싱글 여성의 삶을 너무나도 리얼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표지에서 말해 주듯이 이 작품은 30대의 독신에, 게다가 남친이 없는 레알 솔로지만 그런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여자의 일상을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다. 게다가 그것은 평소에는 판매 업무를 하고 원룸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지금은 우연히 남친이 없을 뿐인 작가 자신의 이야기라니, 더욱 귀가 솔깃해 진다. 그림 자체가 뛰어나지도 않고, 이야기의 매력이 극대화되지도 않은 작품이지만 작화체와 4컷 만화의 중간쯤인 그림체로 담담히 풀어내는 사실적인 이야기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30대가 되었지만 결혼하지 않은 싱글이고, 결혼에 대한 압박은 어느 정도 받고 있지만 아직 결혼이나 싱글에 대한 명확한 확신을 가진 바 없이 그저 현재를 살아가고 있을 뿐인 작가의 이야기는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으로서의 삶을 제시하는 판타지를 보여주기보다는 현실 그대로의 리얼한 삶의 이야기로 우리를 매료시키고 있다. 자발적인 독신은 아니나 아직까지는 많은 부분 결혼제도에 있어서 남자에 비해 불합리한 점을 가진 여자로서의 삶에 어느 정도 회의를 가진 독신 여자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심히 공감하면서, 또 그 처절하고도 유쾌한 삶을 응원하면서 그녀와 별반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지금 내 자신의 삶에도 용기를 불어넣게 되는 것이다.

  풋풋하고 싱그러운 이십대를 지나 지나간 청춘을 추억하며 때로는 나이 어린 여자아이들의 젊음을 부러워하고 시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못한 게 아니라 그저 인생을 즐기며 살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위안과 용기를 보내는 작가의 나름 희망적인 메시지까지 읽어낼 수 있다. 때론 현실의 팍팍함에 우울함에 빠지기도 하지만 인생 뭐 있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모자란 인생에 즐겁게 사는 거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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