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동생이 권해준 책이라 처음에는 그냥 한쪽으로 밀쳐 뒀었다.. 다른 용무로 한참 바쁘기도 했고.. 그렇고 그런 연애소설엔 한참 식상해 있던 차였다.. 우연히 방 구석에서 굴러다니는 책을 다시 보게 된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어라? 근데 두 권이잖아.. 제목은 같은데 두 권이라.. 신기하군.. 그러고 보니 동생이 파란색 책을 먼저 읽어보는게 나을거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자... 그럼 읽어볼까..

음.. 뭐랄까.. 흡사 남의 연애소설을 몰래 훔쳐본 그런 느낌이다.. 잘 쓰여진 소설이나 희곡같은 극적 재미라던가 매력적인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편지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은 말 할 수 없을 정도의 두근거림을 가져다준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는 동안.. 약간의 미열이 나는 듯 했다.. 아.. 이 얼마나 오랫만에 느껴보는 두근거림인가.. 책일 읽고서 이런 두근거림을 느끼는건 정말 오랫만이지 않은가..

좀 더 일찍.. 그래 이 책이 출간되었던 2001년에 읽어보았더라면.. 틀림없이.. 작년 겨울 유럽 배낭여행에서 일정을 바꿔서라도 피렌체와 밀라노행을 고집했을 터였다.. 연인의 장소.. 두오모 성당.. 너무나도 가 보고 싶은 곳이다... 너무나 고전적이고 환상적인 도시 피렌체와.. 현대인의 일상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긴 미래도시 도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도시가 내뿜는 낯설고 설레는 느낌..

결국은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어쩌면 운명의 끈으로 묶여 있는 듯한 두 사람.. 이들의 연애소설을 읽는 동안 너무도 부럽고 질투가 났다.. 실제로 이 소설을 번갈아가면 연재한 두 작가는 원래 친분이 있는 관계로 이후에도 같이 소설을 집필하곤 했다.. 연재하는 동안 실제로 연애감정까지 느낄 정도였다니.. 작가의 그런 마음이 나에게도 전염된 것일까.. 딱히 상대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지금 막 사랑이 시작되는 증세를 느낀다.. 약간의 미열과 가슴 두근거림.. 그리고 홍조띈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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