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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1
이영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학원물은 물론 예전과는 너무도 달라졌다..아직까지 이성교제나 중고등학생들의 놀이문화가 어설펐던 시절의 학원물들은..순수하고 풋풋한 느낌들이었다..연극 동아리나 혹은.. 방송반.. 그런 데서 학생들의 알콩달콩 그런 이야기..좋아하는 이성에게도 적극적인 대쉬보다는 수줍은 고백이나..애달픈 짝사랑 정도..그러다가 수련회나 엠티 정도를 계기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미묘한 떨림..암튼.. 어린 나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중고등학생이었던 나를 분노하기에 충분한 현실과의 괴리가 있었지만..그래도.. 웃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꾸준이 만화잡지를 보는 독자로서 요즈음 학원물을 보고 있자면..한숨부터 난다..
분명 그 작가들도 나보다 조금 위의.. 어린 작가들은 나와 비슷한 또래일텐데..도대체 어떤 감성으로 그런 만화를 그리는 건가 싶다..요즈음의 청소년들의 삶 자체가 아무리 파격이라고 해도..만화에서 보여줘야 할 것은 어떤 것인지.. 참..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만화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해서 너무 현실적이라면 재미가 없을 것이고..그렇다고 너무 판타지한 모습만 보여주는 건 학원물에 맞지 않을 거고..근데도.. 요즘 학원물은.. 도무지 우리 아이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너무 가볍거나.. 너무 파격적이거나.. 둘 중 하나다..예쁘고 깜찍한 아기자기 러브 스토리에서..아님.. 쌈 짱인 남자나 여자 주인공과 모범생을 가장한 이중 인격자..때론.. 사회적 문제를 떠안은 원조교제가 등장하기도 하고..
미성년의 파격적인 애정행위도 등장한다..만화가 현실을 반영하는가..아님.. 만화를 본 독자들을 이끌어야 하는..둘 다라고 할 수 있겠지..
어쩌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이 만화는 주로 학원물을 많이 그리시는 이영유 샘의 최근작이다..학원물이라고 하지만.. 이 작가의 작품은 거의가 파격적이다..삐쩍 마른 주인공들이 입에는 거의 담배를 물고 살고..싸움이나 욕을 하는 건 태연하게 해대고.. 그런 주인공에서..야오이 분위기를 폴폴 풍기는 소년물을 건너..지금의 봄봄에서도 역시 파격이 끊이지 않는다..빚 때문에 도망간 엄마 때문에 어린 나이에 돈독이 오른 여자 주인공과...그런 여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졸부 아들.. 원사장..그리고.. 미래의 새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소년..생선가게 딸의 신분을 속이고 부잣집 딸 행새를 하는 허영덩어리 소녀..이 정도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이 만화는.. 설정 자체가 참.. 허구적이다..
거기서 전개란.. 조금 조금의 에피소드적이고.암튼.. 이것저것 버무린 패스트푸드 같은 만화같은 그런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