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집에 꽂혀 있던 이 책을 처음 봤었다.. 아직 채 열살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난 그 때.. 한참.. 어린이 세계 명작이나 명작 동화.. 그런 데에 열중해 있었다.. 조그만 문고판으로 된 책을 사촌 오빠에게서 물려받아서.. 열심으로 읽고 있었고.. 곧 나의 책읽는 모습에 감탄한 엄마가 칼라로 된 문학 전집을 사주시기도 하셨다.. 암튼.. 그 때.. 우리집은 넘치는 책으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책장 한 켠에 꽂혀 있던 <황야의 이리>라는 작품을 처음 봤었다.. 황야의 이리? 동화책인가.. 난.. 그저 정글북 같은 종류의 책인줄 알았다.. 곧.. 무슨 소린가.. 싶은 정도로.. 참.. 어린 내가 읽기엔 어려운 단어들이 줄줄 있었다.. 몇 장 읽다가 다시 책장에 꽂아 두었던 기억이 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어린 날 그 추억이 떠올라 한 참을 봤었다.. 헤세의 문학을 낭만파라고 했던가.. 고등학교 때 국어선생님께서.. 아마도 수능에 외국 작가가 나온다면 헤르만 헤세 쯤이 아닐까.. 하셨다..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헤세의 단편들이 실린 적이 있었고.. 어린 아이가 읽을 만큼의 단순함과 따뜻함도 있는 반면 기이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인간 내면을 꿰뚫는 듯한 통찰도 담긴 작품도 있는 듯 하다.. 요즘은 헤세의 환상 동화집을 읽고 있다.. 오랫동안 계속 비가 내리는 이 여름.. 또 다시 옛날 그 여름처럼 책에 파묻혀 지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