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 1
강경옥 글.그림 / 팝툰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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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속에> <노말시티>의 작가 강경옥의 10년만의 장편만화 <설희>가 출간되었다.

  …이상은 책 표지에 대대적으로 쓰여있는 형식적인 광고인 동시에 강경옥의 신간을 목빠져라 기다려온 팬들의 열망을 대변하는 글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강경옥의 대표작으로 늘 입에 오르내리는 <별빛속에>나 <노말시티>, <라비헴 폴리스>는 SF 순정만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난 그녀의 SF 작품보다는 심리묘사가 두드러진 감성적인 작품에 열광했다. 이를테면 열 일곱살 세영의 자아찾기가 농밀하게 그려진 <17세의 나레이션>이라던가 남자같은 외모로 여학교의 인기스타가 된 여자아이 선우의 심리를 담담하게 따라간 <스타가 되고싶어?>. 그리고 90년대 초반 지금은 사라진 성인잡지 《화이트》와 《마인》에 발표되었던 일련의 단편들에서 보여진 그녀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이 훨씬 더 마음을 두드렸다. 물론 SF나 판타지, 시대물, 현대물 할 것없이 어느 작품에서나 작가 특유의 감성이나 감각적인 대사, 허를 찌르는 반전, 디테일한 심리묘사는 가히 독보적이어서 그녀의 작품을 굳이 장르를 따져서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기호를 따지자면 그렇다는 거다.

  각설하고, 강경옥의 이번 작품 <설희>는 1999년작 <두 사람이다> 이후 거의 10년 만의 장편이고(그 사이 <버추얼 그림동화>나 <이미지 퍼즐> 등을 선보이긴 했지만^^) 전작인 <두 사람이다>에 이어 전생과 윤회, 그리고 기묘한 운명을 타고난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1권이 이제 막 선보인 작품치고는 오랜만에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 작품이라 유난히 서두가 길었나보다.

  뉴욕의 대부호 조엘 벤더스가 사망하며 21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유산을 상속받게 된 그의 양녀 알리사 S. 벤더스(설희). 1권에서는 알리사가 유산을 상속받은 뒤 태어나서 자란 섬을 떠나 뉴욕에서 지내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벤더스가 생면부지의 알리사에게 엄청난 유산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자 남은 유족들 사이에서 알리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은 당연지사. 그 중에서 세번째 부인의 아들이자 유명한 영화배우인 마커스는 알리사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호기심으로 알리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가 알리사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벤더스의 네번째 부인인 케이트는 유산상속에 불만을 품고 알리사에게 적대감을 드러낸다. 그 사이에 드러나는 유전적인 알리사의 신체의 비밀과 계속해서 알리사를 괴롭히는 전생의 꿈. 결국 알리사는 뉴욕을 떠나 꿈의 배경이 되는 한국으로 떠나기로 결심!

  2권에서는 한국에서의 생활과 새로운 인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과연 그녀는 전생의 꿈 속 인연과 재회할 수 있을까? 어마어마한 유산 상속녀이자 엄청난 비밀을 간직한 설희 앞에 펼쳐질 앞으로의 모습은? 여러 가지 물음표 투성이에서 1권이 끝이 남과 동시에 2권을 조바심내며 기다리게 만들었다. 이런 것이 과연 강경옥 작가의 힘! 몇 년 만의 컴백임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탄탄한 스토리와 독특한 이야기, 매력적인 주인공을 데리고 나타나셨다. 살짝 살짝 등장인물들이 전작에서 보여진 인물들과 오버랩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그건 또 그거대로 향수도 자극하면서 비교도 되고 나름 매력있는 듯. 10월 발간될 2권이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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