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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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내 마음을 위한 엉덩이 하나 마련하기




고양이를 키우고 회사에 다니며 퇴근 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 스스로 말하기를 얼굴이 크고 다이어트를 하는 듯 하지만 항상 먹는 것을 즐기는 여인. 반지하에서 마음껏 춤을 추며 분홍색을 좋아하고 귤을 좋아해 '서귤'로 활동 중인 그녀의 매력이 돋보이는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책을 만났다.



어피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험난한 세상을 홀로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SNS를 뒤적이듯 공감가는 글이 읽고 싶다면, 장난스레 던지는 말에서 미소가 번지는 글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 본다.

화면 속 판다는 자거나 졸거나 멍때리거나 가끔 대나무 잎을 먹고 있다. (중략) 하루를 반성한다. 너무 부지런히 살았던 건 아닌지. 돈벌이에 눈이 멀어 나의 귀여움을 뽐내는 걸 소홀히 했던 건 아닌지. 내일은 더 대충 살자.

롤모델은 판다 (p19)

판다처럼 살자. 대충 살 필요가 있다. 귀여움을 뽐내면서. 응? 어떻게 귀여움을 뽐내지? 뭐, 아무튼 대충 살자. 판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 참신하지 않은가. 판다를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판다처럼 대충 살자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에세이집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다. 하나의 모습에서 다양한 생각,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이게 바로 에세이를 읽는 이유가 아닐까.


튜브머니란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가라앉지 않기 위해 튜브를 쓰는 것처럼 삶이라는 바다에서 가까스로 침몰하지 않고 떠 있기 위해 사용하는 돈으로 방금 내가 지은 말이다. 간신히 숨쉴 자유를 선사하는 이 튜브머니는 나의 경우 주로 초콜릿, 마카롱, 카눌레 등의 달달한 주전부리나 치킨, 곱창, 떡볶이 등의 야식, 비싸고 양 적은 레스토랑 요리 등에 쓰는 돈이 해당되는데 써놓고 보니 다 먹을거리다.

튜브머니 (p112)

참신한 단어 제조다. 튜브머니. 순간 원래 있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확 이해가 되는 단어다. 나의 튜브머니를 생각해봤다. 생각해보니 별반 다르지 않다. 치킨, 요거트, 커피 등 역시 먹을거리다. 다들 비슷한가보다. 소소한 먹을 거리가 가장 손쉬운 힐링의 방법이기에 그럴 것이다. 새로운 튜브머니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침몰할 때 나를 도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을 수록 좋을 것이기에.

일터에 자기 몫의 책상이 있거든 서랍 하나를 비워 두세요.

거기에 마음을 보관해야 해요. 일하면서 가슴에 마음 넣어두는 거 아니에요.

밥벌이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p144)

가슴 뭉클한 구절이다. 밥벌이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밥벌이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것이다. 모두 자신의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몰라 허둥대다가 깜빡하고 가슴에 넣어두곤 한다. 그러나 가슴이 아파오는 경험들 해봤을 것이다. 회사에 출근해 책상 서랍 하나를 언른 비워둬야 겠다. 내 마음 둘 곳 하나 마련해야 겠다.

하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주변에 코인 노래방이 없다는 거?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한 곡 뽑을 수가 없다는 거.

집 근처에 코인 노래방이 있는가의 문제 (p165)

이 말이 정말 공감되어 적지 않을 수 없었다. 회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직 혼자 노래방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코인 노래방이 제격이다. 나 혼자 가는 코인 노래방은 누구 눈치볼 것도 없이 한 곡 뽑을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다. 그런데 코인 노래방이 없다고 생각하니 정말 이거 이사를 해야하는 거 아닐까.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이런 부분에 공감을 느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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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것 다 비슷비슷하다.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거리며 살아간다. 나 역시 그들 중 하나다. 치킨을 즐겨하며 주말을 기다리고 행복을 추구하며 돈의 노예로 살아간다. 이런 나의 삶에서 마음에 엉덩이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키득키득 웃는 나의 모습을 보며 왜 웃냐고 아내가 묻는다. 그런 아내에게 이러쿵 저러쿵 이 책을 설명하기가 조금 난감했다. 책을 직접 읽는 것과 내가 책 내용을 말해주는 것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주변에 이 책을 슬며시 두려한다. 그러다 아내가 슬쩍 이 책을 열어보고는 키득키득 웃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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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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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세상을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지혜들




저자 오프라 윈프리는 <오프라 윈프리 쇼>로 익히 알려진 20세기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2011년 오프라 윈프리 쇼는 은퇴를 선언했지만 OWN 방송국을 설립하고 <슈퍼 소울 선데이> 토크쇼를 제작 최고의 프로그램이 되었다고 한다. 이 토크쇼에서 만나는 수많은 명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지혜들을 만난다.


종교는 말합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다."

하지만 영성은 말합니다. "너에게 기쁨을 주는 길을 선택하라."

- 사라 벤 브레스낙 -

에필로그 중에서 (p262)

영성이라는 단어가 책의 서두부터 자주 등장한다. 영성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기가 사뭇 어려웠다. 사실 아직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다. 에필로그에 "영성과 종교의 차이는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에 다양한 대답이 있는데 그 중 '사라 벤 브레스낙'의 대답이 가장 와 닿았다. 종교를 넘나드는 영성이라는 이 단어는 참 오묘하다. 종교를 통해 영성을 찾기도 하지만 영성은 종교를 초월하며 예술에서 찾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레서'는 두려움 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영성이라고 하며 종교는 그 수단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 영성이 매우 궁금하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당신 자신을 채우려는 엄청난 자아도취와 이기적 욕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을 먼저 키워야만 아이도 키울 수 있습니다 / 셰팔리 차바리 박사 (p116)

세살 딸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내 스스로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데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어렵기도 하고 많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하는 행동들이 맞는 것인지 아이에게 좋은 방향이 되는 행동일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셰팔리 차바리 박사'가 지적하듯 아이를 통해 내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을 간혹 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그러한 부모이지 않을까 되돌아 본다. 아이는 또 하나의 인격체로 그 존재 자체로 만나야 하는데 우리는 나의 아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짧은 글 하나에 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된다.



마스틴 킵 : 사람들에게 질문하세요.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합니까? 친구들에게 물으세요. 부모에게도 물으세요.

오프라 : 나는 이런 대화를 나눌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요? 라고 물어보세요 / 마스틴 킵 (p203)

이 책의 주제는 한 가지에 국한 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고 대화를 통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구절 하나하나가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느 주제 하나 쉽게 지나가기 어렵다.



나는 언제나 행복에 대해 궁금하지만 사람들에게 이 행복에 대해 물었던 적이 있나 싶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챙복을 찾는 방식도 모두가 다르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한 번 묻는다.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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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귀중한 지혜들이 담긴 이 책의 가치는 읽기 전과 후가 매우 다르다. 읽기 전에는 그저 하나의 책이었으나 책을 읽고 난 후 평생 두고 두고 읽어야 하는 책들 리스트에 올라갔다. 한 장을 읽고 하루의 명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생을 살아가는데 매우 귀중한 내용들이다. 허투루 페이지를 넘길 수 없다. 지혜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작용한다.



종교를 뛰어넘는 통찰력 있는 지혜들이 담겨져 있다. 왜 100만 시청자가 그 녀의 쇼를 보는 것인지 이해가 된다.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 세상에 과연 몇 개나 존재할까 싶다. 이 책을 발간해준 오프라 윈프리에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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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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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허를 찌르는 반전 심리 스릴러




'B.A. 패리스'의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에 이어 세번째 책 <브링 미 백>을 읽었다.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뒤가 궁금해 읽을 수 밖에 없는 심리 스릴러의 맛을 한껏 품은 작품이다. 반전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저자가 마련한 덫에 빠져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B.A. 패리스의 소설을 읽을 것이다.



이게 내가 프랑스 A1 고속도로 부근 어딘가에 있는 경찰서에 앉아 경찰에 한 진술이었다. 진실이었다. 온전한 진실이 아니었을 뿐.

(p13)



12년 전 라일라와 핀은 사랑하는 사이였다. 핀과 라일라가 차를 타고 가다 휴게소에서 라일라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실종신고를 하고 라일라를 수소문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12년이 흘렀다. 지금 핀은 엘런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엘런은 라일라의 친언니로 라일라가 실종되고 추모식에서 만난 사랑에 빠졌다. 엘런과 라일라는 친자매지만 정말 다르다. 잘 먹는 빨간 머리의 라일라와는 다르게 엘런은 마르고 순종적이다.



"그런데 만약에 그게 역겨운 장난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누군가 우리한테 레일라가 돌아왔다는 착각을 심어주려는 거면 어떻게 할 거야?"

"하지만, 자기도 말했다시피, 누가 그런 짓을 하겠어? 게다가 우리 말고 러시아 인형 얘기를 아는 사람도 없잖아."

(p238)


길에서 엘런이 레일라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러시아 인형이 나타난다. 정체를 숨긴채 핀과 엘런에게 레일라가 접근한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이메일로 몰래 핀에게 접근한다. 만나자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희생이 요구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러시아 인형이 자꾸 나타난다. 이 상황에서 혼란스럽고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핀은 주변의 도움을 청하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주인공인 핀 스스로도 믿지 못하며 라일라, 엘런, 해리, 루비 등 모든 사람이 꾸미는 일이 아닐까 의심스럽고 혼란스럽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라일라는 러시아 인형으로 핀을 조여온다. 12년간 실종되었던 라일라는 도대체 왜 갑자기 나타났을까. 핀은 궁금하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가. 궁금하지만 쉽사리 저자는 알려주지 않는다. 쩔쩔매는 핀의 모습이 답답하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는 면도 있다.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핀이 망가지길 바란다. 그래야 그를 내가 원하는 대로 다시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내 실종도 그를 그다지 망가뜨리지는 못했다. (중략) 지금쯤이면 자신이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신뢰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이들을 모조리 의심하게 되었을 것이다. 딱 내가 원하는 대로 되어가고 있다.

(p246)


결말은 상당히 당혹스러웠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1부, 핀과 레일라를 오가는 2부, 마지막 3부는 핀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양하게 의심했다. 주변 인물들 모두가 용의자였다. 하지만 그 정답은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 저자에게 당했다는 표현이 맞을까.


반전 심리 스릴러 장르의 대가다. 정말 세삼한 심리 묘사를 통해 독자를 빨아들인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최선의 방책을 함께 연구하고 선택하게 한다. 내가 핀의 상황이었다면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만큼 심리 묘사가 구체적이며 설득력있다. 아직도 B.A. 패리스의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언른 읽어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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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 까미노 - 스물아홉, 인생의 느낌표를 찾아 떠난 산티아고순례길
김강은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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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 까미노

신명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하루 8시간 매일 같이 반복되는 회사원의 삶에서 여행은 나에게 사치일지 모른다. 그 중 산티아고 순례길은 나의 마음 속에 품은 꿈과 같은 일이다. 책상에 앉아 나는 오늘도 현실을 마주한다. 그러나 저자 김강은은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다.



하이킹아티스트, 벽화가, 웹툰작가, 여행자,,, 책의 저자인 김강은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산티아고 순례길로 나선 그녀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발랄함이 묻어나는 만화가 함께하고 있어 색다르다. 신명나는 그녀의 여행기는 사무실에 앉아 점심시간 짬을 내어 이 책을 보는 나까지도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해야 할 일들을 만들고 그것들에 쫓겨 왔던, 그러나 정작 행복과는 멀어져가던 나는 오늘 없었다. 무언가에 쫓기기보다 행복이란 감정을 좇는 내가 있을 뿐이었다. 이 순간의 우리는 어떤 속박과 굴레도 없는 자유로운 순례자였다.

# 나의 행복이 곧 법이 되는 곳 (p34)

피레네의 아름다움을 만나면 절로 행복해질 듯 하다. 짙은 안개, 궂은 비를 만나도 그저 행복할 자유로움이다. 걸어온 시간보다 걸어갈 시간이 더 많기에 행복하다. 까미노이기에 행복한 것이지, 여행이기에 행복한 것인지,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행복한 것인지, 자유이기에 행복한 것인지. 일상에서도 분명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일을 할 때 행복은 배가 된다.

꼭 힘들게 순례길을 걸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여행의 방법에 옳고 그름도 없다. 하지만 이 길을 오른 이유가 단순히 관광이나 버킷리스트를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무게를 가늠해보기 위해 쉽지 않은 결정으로 오른 길이라면 내가 짊어진 배낭의 무게를 느껴봐야 하지 않을까. 한 걸음 한 걸음 두 발로 걸으며 내 짐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껴보려 해야 하지 않을까.

# 배낭의 무게를 느껴며 걷는 길 (p137)

800km 거리를 30일동안 걷는 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대략적으로 매일 25~30km를 걸어야 하는 수치가 나온다. 1시간에 4km를 걷었을 때 하루 6~8시간은 걸어야만 한다. 많이 걸을 때는 45km를 걷기도 하며 몸에 무리가 왔을 때는 부득이 기차를 이용하기도 했다. 각자가 참 다양한 방식으로 순례길을 즐긴다. 그저 걷는게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자연이 좋아서 등 이유는 다르지만 순례길을 걷고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무게를 고민해보며 두 발로 직접 느끼며 걷는다.

'그래,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하겠어!'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과감함을 불러왔다. 더 이상의 고민을 벗어던지고 강가로 입수했다. 물이 생각보다 차가워 놀랐지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 마음은 이미 이곳 몰리나세카에 정착해 있었다.

#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하겠어 (p190)

고민을 벗어던지고 강가로 뛰어드는 그녀의 추진력이 멋있다. 사실 그녀도 뛰어들기 전 살짝 고민했다. 우리는 항상 하고 싶은 일 앞에서 주저하고 고민한다. 그저 하면 되는데 저지르지 못한다. 현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이유로 나는 지금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일까. 어디론가 정처없이 떠나고 싶은 마음과 현실의 싸움에서 언제나 현실이 승리한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은 정말 늦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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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강은 KIM의 함박 웃음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 시원한 맥주를 사랑하는 술례자의 면모를 지닌 여행자. 작은 체구에도 강한 체력의 소유자. 고집이 있지만 배려하고 정이 넘치는 그녀와 함께 하는 여행기가 정말 재미있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기나긴 여정을 함께한 느낌이 들 정도로 푹 빠져 읽었다.



출발부터 마지막 산티아고 대성당까지의 여정은 우리의 삶과 닮았다. 끝을 향해 나아가고 결국 종착지에 도달했으나 정답은 없다. 정답을 굳이 찾는다면 지나온 그 여정이 정답이다. 우리는 길에서 울고 웃고 행복하고 다치고 즐기고 멈추고 걷기를 반복한다. 낙오자도 존재한다. 그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기약없는 약속을 하기도 하고 각자의 길을 간다. 참 우리네 인생사의 축약판같다.



저자에게 고맙다. 여행 에세이는 나에게 활력을 준다. 직접 경험한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 그에 못지 않은 값진 경험을 하게 한다. 앉은 자리에서 세상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낀다. 여행 에세이의 한 가지 큰 단점이 있다고 한다면 당장 떠나고 싶다는 것! 그 하나 뿐이다. 역시나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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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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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몰랐던 나의 마음을 알다




우리는 우리 마음을 잘 모른다. 가끔씩 우리는 우울해진다. 이런 우울감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른다. 회사 일, 집안 일로 항상 피곤하다. 각종 검사를 해도 몸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두통에 근육통에 몸과 마음이 아프다. 스트레스가 쌓인다. 지하철을 타는데 심장이 빨리 뛰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쩌면 우리는 마음을 소홀하게 대접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우리의 마음에 대해 알아갈 필요가 있다. 나에게도 문득 찾아오는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화병, 외로움 등은 운이 좋게 나에게서 떠나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지친 감정과 함께 살아간다. 이 감정에 대해서 잘 안다면 좀 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산다고 해도 우리 뜻대로 안 되는 게 많아요. 우리가 아무리 사랑을 준다고 해도 그 사랑이 효과가 없을 때도 있고, 심지어 상대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어요. 그리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혹은 미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서 즉시 그 손을 붙잡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매 순간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에요.

죽을 만큼 힘든 내 마음을 어떻게 토닥여야 할까요? (p49)

친한 친구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기 며칠 전 연락 온 그 친구에게 일이 바쁘기에 주말에 만나자고 했다한다. 주말이 되기 전 친구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친구의 죽음이 모두 자신의 책임인 것만 같아 자책이 된다고 한다. 친구를 돕지 못해 안타깝고 후회스럽다. 하지만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다. 그저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한국인의 90%는 주로 월요일 아침에 이러한 증상을 경험한다. 흔히 말하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게 되는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공식적인 진단은 아니다. 급성 스트레스 장애와 적응장애, 가벼운 우울증이 적당히 섞여 있는 증상을 말한다.

탈 대로 다 타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 / 번아웃 증후군 (p73)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경험한다는 월요병은 번아웃 증후군의 일종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열심히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나 우리는 이 증상을 스스로 이겨내야 할 필요가 있다. 90%라는 수치에 무언가 안심이 되는 묘한 감정이 생긴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다들 그런거였구나. 다들 그렇게 비슷한 증후군을 느끼며 살아가는구나. 묘한 안도감이다.

나의 감정은 '표현'하는 것이지 '배출'하는 것이 아니에요. 흔히들 자기감정을 자유롭게 배출해야지만 정신이 건강한 것처럼 오해를 해요. 그런데 막무가내식의 감정 배출은 그 감정을 더 격하게 할 위험도 있을뿐더러 타인에겐 또 다른 의미의 폭력이 될 수도 있어요.

나쁜 감정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p138)

나 역시 오해했던 부분이다. 감정을 배출하면 건강하고 좋은 것이라 생각했던 오해가 있었다. 감정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 불편한 감정을 건강하게 푸는 자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 어떻게 하나 생각해 봤다. 나는 걷는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걷는다. 집 주변의 산책로를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주저리 주저리 떠들기도 하고 그렇게 걷다보면 화가 누그러지고 생각이 정리 된다. 참 좋은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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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반대말은 행복이 아니라 생동감이라는 말이다. 살아서 움직이고, 아주 조금씩 매일 변하는 것이야말로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에필로그 / 고맙다, 나의 우울아 (p261)

우울한 감정, 조울증, 상실감, 공황장애, 번아웃 증후군, 만성 피로 증후군, 허언증, 강박증, 불안장애, 화병, 섭식장애, 외로움 등 익히 들어본 증상들이지만 막상 이러한 증상 및 감정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어떠할까. 사실 스스로 인지하기 이전에 우리의 마음은 잠식당해 괴로워 하고 있을지 모른다.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의 마음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리는 마음 공부가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이자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K)와 구로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박종석(P)의 질의 응답 형태의 '일요일 오후 1시' 챕터들이 매우 유익했다. 평소 정신과 전문의에게 묻고 싶었던 궁금한 내용을 서로 묻고 답하는 형태로 구성한 이 부분이 공감되고 이해가 쉬웠다. 특히 외로움을 느끼며 결혼이 하고 싶은 P의 고백이 인상깊었다. 좋은 배필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시길...



나는 그나마 마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나보다. 감정을 잘 다스리는 편이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편인 것 같다. 힘이 들 때 쉬어 갈 줄 알며 마음을 다독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방법을 확인 받은 느낌이다. 또한 더 좋은 방법들을 알게 되었고 내 마음을 단단하게 다독였다. 마음에 대한 공부는 누구나 필요한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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