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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 우리말로 노래하는 식물도감
최종규.숲노래 지음, 사름벼리 그림 / 세나북스 / 2025년 8월
평점 :
* 세나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어른도 어린이도 모두 볼 수 있는 동시집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은 요즘 제법 책을 읽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추천 책을 읽고 재미있다며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 읽곤 합니다. 얼마 전 딸은 안녕달 그림책을 읽고 안녕달 그림책 시리즈를 사고 싶다고 말했고, 저는 안녕달 그림책 5권 세트를 딸에게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저 책에 조금씩 관심을 갖는 딸의 모습에 부족함 없이 모든 것을 해주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얼마 전 딸은 책장 한 켠에 있던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을 펼쳐 읽더군요. 익숙치 않은 단어들이 제법 많이 나오지만 그 뜻을 저에게 물으며 시를 읽는 모습이 정말 대견해 보였습니다. 아이가 읽기 좋은 동시집 하나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는 딸과 함께 읽고 싶은 동시집입니다.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와 식물들이 시의 제목이며, 아름다운 한글의 맛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어른이라면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단어지만 막상 설명하라면 설명하기 쉽지 않은 우리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이 동시집은 아이가 읽어도 좋고 어른이 읽어도 좋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에 아주 좋은 동시집입니다.
동시집, 시집은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빨리 읽거나 많이 읽는 것이 목표가 아닌 글을 느끼는 것이 주요 목표이니까요. 어렸을 때 시가 참 어렵게 느껴졌어요. 시험을 볼 때면 그 정해져 있는 정답과 같은 느낌이 저에겐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아이에게 동시는 그저 동시였으면 좋겠어요. 시험에 나오는 문제를 풀기 위해 읽는 시가 아닌 문학의 감수성을 건드려 주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책의 왼편에는 시 본문이 나오고, 오른편에는 직접 동시를 따라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시에 나온 어려운 단어에 대한 뜻풀이 혹은 작품 해설이 같이 있어 좋았습니다. '토끼풀'이 이웃나라에서 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요. '네잎클로버'라고 하지 않고 '네잎풀'이라 말하고 있네요. 외래어가 아닌 우리 말을 사용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동시집이라고 해서 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낯선 단어들이 많이 등장해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천천히 시를 읽어 나가면 마치 들판에서 들꽃과 이슬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싸르랑싸르랑 우는 들벌레 소리를 듣고 싶어집니다.

씨앗의 신비함을 느껴볼 수 있는 동시라 기억에 남습니다. 씨앗이 자라 줄기가 오르고, 나비가 앉으며, 참새 딱새 박새가 쉬어가며, 오랜 시간이 흘러 사람이 타고 올라간다니 낭만이 가득합니다. 아이와 함께 씨앗을 보면 이 동시가 떠올라 이 페이지를 펼쳐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