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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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티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

철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호기롭게 철학 책을 펼쳐 든다. 그러나 난해하고 어려운 철학에 호되게 당하고 철학과 담을 쌓는 경우가 많다. 책을 완독했다 하더라도 내가 정말 그 철학에 대해 정확히 이해했냐 묻는다면 대답이 망설여 지기도 한다. 그만큼 철학이 어렵다.

그런데 철학을 이토록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 있을까. 나는 <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을 우리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었을 때 혹은 대학생이 되었을 때 꼭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전혀 어렵지 않고 특히 일상생활과 연관지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정말 좋았다. 철학이 전하는 바를 이해하고 같은 사실을 두고도 바르게 생각하는 단단한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

철학이 우리 생활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철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과 연관되어 있으며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결정한다. 이런 연관성은 철학을 알면 알수록 더욱 확연하게 보인다. 철학을 알면 알수록 우리가 어떤 현상이나 상황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진다고 할 수 있다.

2500년이란 시간 동안 다양한 철학이 존재하고 그 철학들은 서로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기도 하지만, 정반대의 의견을 내기도 한다. 철학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가 어떤 마음,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 시대를 잘 살아내기 위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차례를 보고 관심이 가는 철학을 먼저 읽어도 좋고,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다.

PART 1 진리와 인식 -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테카르트의 회의론, 니체의 관점주의,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 플라톤의 동굴 비유, 베이컨의 네 가지 우상, 장자의 호접몽

PART 2 윤리와 정의 -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칸트의 정언명령, 롤스의 정의론, 벤담의 공리주의 vs 칸트의 의무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노자의 무위자연, 공자의 인,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 스토아학파의 금욕주의

PART 3 자유와 실존 - 나는 누구인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키르케고르의 실존적 선택,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카뮈의 부조리, 프로이트의 무의식, 라캉의 거울단계, 불교의 무아론





악마가 "네 삶은 무한히 반복된다"고 말한다면, 너는 그것을 저주할 것인가, 아니면 그 말을 신성하다고 받아들일 것인가? (중략) 당신이 지금의 삶을 사랑한다면? 고통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을 긍정한다면? 그렇다면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다. "그래, 다시 한번!"

02 니체의 관점주의 (p48)

니체의 관점주의, 니체의 철학을 명료하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어 단숨에 이해되었다. 예전에 니체의 철학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호기롭게 읽었다가 높은 난도에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척학전집의 10장 남짓 내용을 읽고 이체는 니체의 철학이 무엇인지, 아는 척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즉, 이제는 니체의 관점주의에 대해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관점주의는 어떠한 사실이 아닌 해석이 중요하다는 것. 내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나이 듦에 대해 '늙어가는 것'과 '성숙해지는 것' 중 선택은 나의 몫이다. 10년 전 연인과의 헤어짐이 매우 고통스러웠으나 지금 돌아보면 나를 성장하게 한 경험으로 여길 수 있다. 사실은 동일하지만 나의 관점을 달리 함으로써 전혀 다른 마음이 된다. 지금 나의 삶을 사랑하고 나의 운명을 사랑하는 '운명애'을 기억하자.


이 장에서 배울 것은 공리주의나 의무론의 교리가 아니다. 결과와 우너칙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 상황에 따라 어느 쪽을 우선할지 판단하는 법, 그리고 도덕적 선택의 무게를 감당하는 법이다. 벤담과 칸트 사이 어디쯤, 당신만의 윤리적 지점을 찾아야 한다.

벤담의 공리주의 vs 칸트의 의무론 (p172)



벤담의 공리주의 vs 칸트의 의무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유명해진 트롤리의 딜레마가 언급된다. 한 권의 책으로 다뤄진 내용이 아주 명료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현대 사회에서 법 체계는 대체로 칸트적이며, 정책 결정은 대체로 공리주의적이라는 설명이 이제는 확연하게 이해된다. 결과가 좋다할지라도 살인과 도둑질은 처벌 받으며, 최대 다수의 이익이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매일 작은 트롤리 딜레마를 마주한다. 결과를 택할 것인가, 원칙을 택할 것인가. 유연할 것인가, 엄격할 것인가. 벤담과 칸트 사이 어디쯤에 답이 있다. 당신의 일상에서, 당신의 선택에서, 당신만의 균형점을 찾아라. 그것이 당신의 윤리다. 완벽한 답은 없다. 하지만 신중한 고민은 있다. 그것이 철학이 주는 것이다.

p188

"매일의 작은 트롤리 딜레마"라는 이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일상을 살아가는 중에서도 선택의 기로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나의 선택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면 그 선택은 더욱 어렵다. 트롤리 딜레마의 상황처럼 누군가의 죽음과도 같이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나의 선택에 의해 되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답에 가까워지기 위해 더욱 철학을 공부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것이다. 모두를 위할 것인지 도덕을 따를 것인지 무엇이 진정한 답에 가까운 것인지를 우리는 매일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침에 기분이 좋았다. 출근길에 짜증났다.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았다. 점심 먹고 나아졌다. 오후에 또 화났다. 퇴근 후 평온해졌다. 어느 감정이 "진짜 나"인가? 불교는 이것을 찰나생멸이라고 부른다. 모든 것은 순간순간 생겼다가 사라진다. 고정된 것은 없다. 영원한 것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불교의 무아론 (p394)

서양 철학에서 "나는 누구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붓다는 애초에 '나'는 없다라고 말한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확연하게 다르다. 그 당시의 고민과 지금의 고민 역시 매우 다르다. 같은 '나'라고 할 수 있는가. 고정된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붓다는 말한다.

얼마전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영향인지 붓다의 무아론은 나에게 울림을 준다. 누군가 나를 비난했다. 그러나 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순간의 내가 이기적인 행동을 했고 그것이 나를 정의하지 않는다고 여기면 된다. 승진에 탈락했을 때, 이번 평가에서 점수가 조금 모자랐음에 스스로 실망할 수는 있지만 '나'라는 스스로에 대한 정의를 뒤바꾸진 않는다. 완벽한 이론은 아니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에 힘을 북돋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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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수놓은 사색의 시간
김지원 지음 / 그로우웨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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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수놓은 사색의 시간

마음의 위안과 위로를 얻는 에세이




한 때는 에세이를 즐겨 읽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나눈다는 느낌도 들고, 글에 담긴 다양하고도 깊은 생각에 감탄도 하고, 그 따스함에 포근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다 슬슬 에세이에 나도 모르게 싫증이 생겼다. 처음 에세이를 만났을 때의 설렘보다 에세이 책들의 비슷비슷한 느낌으로 인한 거부감이 쌓였다. 그렇게 한동안 에세이를 멀리했다. 그러다 요즘 마음의 고민과 걱정이 쌓이면서 나도 모르게 홀리듯 에세이 책 하나를 펼쳤다.

2025년 한 해를 보내는 연말에,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연초에 읽기 좋은 에세이다. 누군가의 생각을 조심스레 보고, 듣고, 수놓는 이 시간이 일종의 치유이며 위로가 된다.

처음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이 책에 수록된 모든 그림들이 그저 귀엽고 몽글몽글한 느낌의 그림들이 생각했다. 그런데 모든 그림들이 김지원 저자의 자수 작품들이다. 그녀의 작품을 감상하는 자체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자수의 장르만이 가진 따스함이 그림에 담겨 있다.


어렸을 적 하루 일과 중 가장 기다린 것은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엄마를 마중 나가는 일이었다. (중략) 내 손을 꼭 잡고 슈퍼에 들러 여러 채소와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중략) 어렸을 적 내 표정처럼. 엄마에게 다가가 괜히 왜 나왔냐고 투덜거렸지만 우리는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두 손을 꼭 잡고 역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나눠 먹고 엄마가 좋아하는 빵을 사서 집으로 향했다.

마중, 그 설렘 (p15)

<마중, 그 설렘> 을 읽고 나니 일상의 작은 소중함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작은 행복이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있지 않은가를 돌아봤다. 어릴 적 엄마를 마중 나가는 일에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지금 내가 누군가를 마중나가며 행복을 느끼는가에 생각했다. 바쁘게 살아가는 이 가운데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행복이 될 수 있음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 짧은 글을 읽고 나는 큰 깨달음을 얻고, 내 삶을 뒤돌아 본다. 행복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힘이 깃든 좋은 글이다. 나도 모르게 에세이에 이끌려 책을 펼쳐 읽는 이유일 것이다.



진심이라는 단어를 왠지 거창하고 특별한 것처럼 여겨왔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려깊은 사람들이 나에게 건네는 말과 행동에 잔잔하게 스며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진심 (p31)

<진심>에 담긴 진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저자는 다정한 눈빛, 감사의 마음, 기다려 주기, 공감하기 등이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작용하고 따스함을 느낀다고 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나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가 아직도 서툴고 평생 어려울 것만 같다. 새해에는 조금 더 나은 내 자신이 되었으면 한다. 진심이 담긴 사려 깊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나는 산책을 아주,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하루 동안 여러 생각으로 시끄러웠던 머리를 식히기 위해 초저녁에 하는 산책을 가장 좋아한다. (중략) 익숙한 곳을 지날 때는 정겨움에 편안해지고 새로운 곳에 다다랐을 때는 호기심에 이리저리 둘러보느라 나를 얽매고 있던 문제들로부터 잠시 벗어나게 된다.

산책 (p47)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가 공감할 듯 하다. 가볍게 산책을 하며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일 것이다. 산책은 익숙한 길에서 새로움을 찾는 과정과 같다. 우리 동네에 이런게 있었나 라는 생각을 하며 새로운 발견을 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추운 겨울 날씨에 산책을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날이 따스해지면 좀 걸어야겠다.

아주 예전에 출근길마다 들었던 라디오 프로가 있었는데 진행자분이 매일 해주던 인사말이 묘하게 힘이 나서 그 시간만은 귀 기울여서 들었어요. 오늘은 듣기만 했던 추억 속 인사를 저도 해봐야겠어요. '오늘 하루도, 당신 거예요.'

하루의 시작 (p82)

이 '오늘 하루도, 당신 거예요'라는 말을 곱씹는다. 묘하게 힘이 난다는 표현이 참 와닿는다.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은은하게 힘을 주는 말이다. 살짝 찌그러져 있던 나의 마음가짐을 누군가 매만져 주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별 것 아닐 수도 있을 이 말 한마디에 누군가는 힘을 얻고 하루를 살아갈 용기를 받는다.

어쩌면 익숙함 속에 머무는 것이 편안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계에 닿은 불편함을 잠시 견뎌낸다면 새로운 힘이 생기게 된다. 그 힘으로 또 다른 오르막을 마주했을 때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함을 견디는 힘 (p113)

이 에세이 안에서 저자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밝고 명량했던 어린 아이가 지금은 내향적 기질로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이 어렵다고 말한다. 회사 생활을 했었고 지금은 자신만의 길을 찾아 묵묵하게 나아가고 있다. 한걸음씩 나아가는 과정 안에서 주변 사람들의 따스한 응원을 받으며 용기를 얻고 또 다른 도전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본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멋있고 이런 책을 낸다는 것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나 역시 무언의 힘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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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너머 한 시간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화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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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자정 너머 한 시간

밤의 문장들 속에서 만나는 미완의 헤세




올 여름,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고서 상당한 감동을 느꼈다.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기 까지의 과정과 헤세만의 책 속의 문장들이 가진 힘은 나에게 있어 그 가치가 상당했다. 우리가 만나는 헤세의 글들은 독일 원문을 번역한 내용이기에 온전히 그 감동을 느끼기에 분명 한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분명 문장 하나 하나가 가진 깊은 뜻을 알아가는 재미와 헤세만의 차별성은 분명하게 존재하고, 지금까지와는 정말 다르게 독창적이며 감성적이다.

<자정 너머 한 시간>은 헤르만 헤세의 첫 산문집으로 지금까지 만났던 헤세의 작품들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헤세의 잘 알려진 작품들은 이야기가 그의 아름다운 문장들이 조화를 이루며 진행이 되어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9편의 단편 산문집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각 산문은 완성도면에서는 부족할지라도 아름다운 문체를 느껴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헤세의 초창기 작품이기에 약간 힘을 주어 글을 써나간게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들었다.



책의 머릿말에는 이 책이 출판되면서 있었던 일화가 언급되는데 이 책을 상업적 성공을 목표로 출간했다기 보다는 문학적 가치를 보고 출간했다 한다. 그래서일까. 각 산문들의 문장들은 물흐르듯 읽어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문장 마다 가진 의미에 대해 곱씹느라 진도가 잘 나가지도 않는다.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유독 더 그런 느낌이 있다. 그럼에도 그의 책을 놓고 싶지 않았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나를 이끌었다.

시적이라는 표현이 맞을까. 이 책은 헤세의 특성을 이해하는 팬들에게 오히려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시적이고 감상적이며, 상징적, 은유적 표현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미완의 헤세를 만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반면 단순한 글이 아닌 시적 표현이 한껏 가미된 문장들의 결합이기에 자칫 너무 화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의 내용은 밤과 꿈, 고독, 내면의 탐구, 환상과 같은 내용들이기에 현실적이지 않고 몽환적이며 환상의 세계를 탐험하는 느낌이 든다. 어렴풋한 미지의 세상을 헤세의 문장으로 머릿속에 만들어야 하기에 살짝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치 미술 전시회에서 화려한 현대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랄까. 알듯 모를 듯 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이 오롯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나는 체험과도 같았다.

당신이 헤세의 팬이라면, 감성적 문체에 매력을 느낀다면, 깊은 사색에 관심이 있다면 <자정 너머 한 시간>을 추천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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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속담 백과 초등필수백과
이규희 지음, 이예휘 그림 / 삼성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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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초등 속담 백과

아이와 함께 놀면서 속담 익히기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이 요즘 부쩍 속담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속담 관련 책을 읽었고 제법 속담을 알게 된거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 <초등 속담 백과>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되어 건넸더니 예상대로 아주 좋아했습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이야기를 통해 속담을 알게하는 책이기에 교육적으로도 좋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에 좋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의 속담을 알아야겠지요. 오래 전부터 생겨난 속담들을 선조의 지혜와 진리가 담겨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어휘를 늘려가는 아이들에게 속담은 재미난 놀이와도 같습니다. 새로운 속담을 알고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해 볼 수 잇으며, 자신이 아는 속담을 만났을 때는 더욱 재미있지요.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그림이 함께 있어 이해하기 좋아요. 고집스러운 구두쇠의 모습이 그림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어요. 속담과 그림이 연상되어 기억하기 쉽게 도와줍니다. 감기의 옛말인 '고뿔'이라는 오랜 단어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코가 얼얼하고 불이 난다하여 '콧불'이라 불렀다니 '고뿔'의 어원까지 알아보니 참 재미있습니다.


속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자신만만히 모든 속담을 잘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간혹 잘 모르는 속담이나 뜻이 아리송한 속담이 있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이 '개밥에 도토리'라는 속담이 그랬어요. 단순히 '쓸모없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개밥에 도토리'는 무리에 끼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네요.



우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에 대해 익히 알고 있죠. 국보 제1호 숭례문의 방화 사례가 함께 나와 있어 가슴 아픈 역사를 짚어 주고 있습니다. 아픈 역사는 기억하고 미연에 방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앞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고 또 미리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아이와 함께 하나씩 속담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네요. 이런 속담을 잘 몰랐는데 혹시 아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반대로 아이가 저에게 새롭게 안 속담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어떤 상황을 만났을 때 속담이 떠오른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을 것 같아요. 초등학생이 읽기 좋은 <초등 속담 백과> 강력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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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
나태주 지음, 박현정(포노멀)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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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무래도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

풀꽃 시인 나태주의 위로와 행복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나태주

나태주 시인의 <풀꽃>은 대한민국에서 어쩌면 가장 유명한 시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짧은 시는 우리의 마음을 슬며시 건드렸고 그 은은한 감동은 오래 지속되었다. 나태주 시인에 대해 모르는 이들도 한 번은 들어왔을 이 시는 국민시가 되어 우리를 어루만진다. 나 역시 하나의 풀꽃과도 같은 인생을 살아가며 그저 흔하디 흔한 한 사람의 모습이건만 이런 나를 사랑스럽게 들여다 봐준다니, 이 위로가 나즈막히 오래도록 향기를 뿜내닌다.

150여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 나태주 시인의 신작 시집 <봄이 다시 오려나 보다> 는 어느덧 인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나태주 시인의 마음이 담긴 시집이다. 위로, 행복, 동행, 나태주 시인이 색이 담긴 풀꽃과도 같은 시들도 있고, 딸에 대한 마음도 담겨 있으며, 사람들에 대한 정과 인생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담겨 있다.




그대는 봄

겨울이라도 봄

그대 생각하기만 하면

언제라도 가슴에

꽃이 피니까......

<그대>

나태주

많은 시 중에서 나는 <그대>라는 시에서 한동안 멈추어 있었다. 처음 한 번 읽었을 때는 순간 무슨 말이지 했으나, 다시 한 번 더 읽으니 내적 감탄사를 내뱉었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오글거리는 표현일수도 있겠으나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고 표현의 방식이 다른 것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시가 나에게는 감동을 주었으니 그걸로 되었다. (시를 읽으니 나도 시인이 되어가는 듯 하다)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나를

가장 많이 사랑해 준

첫 번째 사람입니다

<첫 사람>

나태주

<첫 사람>을 읽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이 일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순간 '뭐지?' 했다. 그리고 역시나 다시 한 번 읽었을 때 감탄했다. 당신 이라는 이 대상이 부모가 될 수도 있고, 아내가 될 수도 있고, 돌아가신 할머니일수도 있겠다. 그 대상이 누구인지가 사실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사랑해 준 사람, 나랑 가장 많이 사랑해 준 사람, 나랑 가장 많이 사랑해 준 첫 번째 사람.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 한 구절을 쓰기 위해 나태주 시인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사람 앞에 '첫 번째'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가장 많이'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이 시를 느끼는 내 마음이 지금과는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지구에서의 날들이

너무 빨리 간다

당신하고의 날들은

더욱 빨리 간다

그런 날들을 나는 오늘

행복이라 부른다.

<행복>

나태주

<행복>이란 이 시를 읽고 참 많은 생각이 밀려왔다. 이 시를 읽고 있는 40대에 접어든 나 역시도 지구에서의 날들이 참 짧다는 생각을 한다. 80에 접어든 나태주 시인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멍하니 생각이 잠긴다. 인생의 막바지에 접어든 시인의 시에는 이렇게 인생에 대한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지구를 여행이라 표현하며, 인생은 혼자라 말하고, 이제는 인사를 해야할 때라며 안녕이라 말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를 쓰고 있는 모습이 멋있고 대단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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