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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한 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 - 아우렐리우스편 ㅣ 세계철학전집 2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5월
평점 :
* 모티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Marcus Aurelius

우리가 철학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나는 철학이 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기에 철학서를 읽는다.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철학을 설파하는 철학자들 중에서 '프리드리히 니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와 더불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들이다. 이 세명의 철학자들은 약간 다르면서도 비슷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삶을 깊이 철학하고, 내면의 힘으로 살아내려 한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고통은 인간 존재의 본질로 판단해 금욕과 거리두기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추구하고, 니체는 고통을 성장의 재료로 삼아 우리의 삶에서 고통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반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고통을 자연의 일부로 보고 받아들이며 이성으로 다스리도록 돕는다. 비슷한 결을 지닌 이 세 철학자들은 나를 단단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많은 철학서들이 대부분 그러할 듯 한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현대적 관점에서 우리의 이해도를 높이는 해설서를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아프게 한 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었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철학을 읽기 편하고 현대적 관점을 더해 부담없이 읽기 좋았다.
외부의 일로 인해 괴로움을 느낀다면, 그 고통은 그 일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당신의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이 판단은 당신이 언제든지 거둘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떠한 평가를 했다고 하자. 그 평가가 긍정적이라면 참 좋겠지만 부정적인 평가가 있을 수 있다. 그 부정적 평가에 대해 내 자신이 괴로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 내가 그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 여기면 그만이다. 스스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게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는 것에 절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마음이 단단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다른 이의 말에 흔들리고 마음의 상처를 받고, 마음의 고통이 생겨날 것이다. 마음이 단단해 상처받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단단한 일종의 마음 방패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 방패를 단단하게 지켜내고 키워내야 할 것이다. 그 방패가 바로 이성적 평정이라 할 수 있다. 받아 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나의 마음을 다스리고, 내가 나의 판단에 맞게 살아가면 된다.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기 생각보다 남의 의견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뭐 그리 중요한가. 내 생각이 중요하지. 사실 요즘은 40대가 되어 이렇게 생각하는 편인데, 20대에 이런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사회 경험이 부족하고 모르는 것이 투성이며 모든 것이 처음인 내가 내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어린 청년의 자만일 수 있다.
어린 나이의 청년들이 다른 이들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듯 하다. 수많은 조언들 가운데서 진정으로 자신을 위하는 말들을 구별해 낼 줄 알아야 하기에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참 어렵기도 하다.
인생은 경쟁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완성해 가는 하나의 퍼즐이다. 내가 조금 늦게 맞춰도, 가끔은 다른 곳에 잘못 끼워 넣어도 결국 퍼즐은 완성될 것이고, 멋진 그림이 나올 것이다.
이 말이 나의 마음 속에 큰 울림을 가져왔다. 인생은 각자의 속도로 완성해 가는 하나의 퍼즐이라는 말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 각자의 퍼즐은 피스의 개수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며, 완성하는 시간도 다르다. 각자 자신의 퍼즐에 집중해 나아가면 된다. 누군가 나에게 섣부르게 던지는 조언이 내 퍼즐을 맞춰가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 수도 있겠으나 결국은 내가 완성해야 하는 퍼즐이기에 나의 것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을 관통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외부의 것들에 휘둘리지 않는 삶, 나에게 집중하고 나의 마음을 굳건하게 하며 꾸준히 나를 닦는 길, 이것을 퍼즐이라는 비유로 표현한 부분에서 매우 큰 공감을 한다. 나만의 퍼즐을 완성해 나가는 나의 인생에서 과연 무엇이 중요한 것들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과거는 더 이상 그대의 것이 아니며, 미래는 아직 그대의 통제 아래 있지 않다. 무한한 과거와 무한한 미래 사이에서 네가 가진 시간은 지금 이 순간뿐이다.
"과거에 내가 왜 그랬을까." 라는 후회를 문득 떠올리곤 한다. 어리고 경솔했고 부족했던 어린 청년이었던 나였지만 한없이 모자라고 현명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에 지금도 후회가 남는다. 지금 하는 이런 후회가 참 부질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과거를 곱씹는 나를 발견한다. 현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에 마음을 다잡아 본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뿐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참 당연한 진리임을 알면서도 잊고 지내는 것 같다.
지금 운동을 하며 건강한 삶을 준비하고, 미소와 따스한 말로 평판을 달리하며, 당당한 지금의 삶을 살아간다면 조금씩 더 나아지는 내일이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