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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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거짓을 통해 진실을 말하는 풍자문학의 진수




누구나 어린 시절 동화 속 걸리버를 기억한다. 소인국에 간 걸리버가 소인들에 의해 결박당한 채 깨어나는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걸리버 여행기가 실제로는 풍자 문학의 정수라는 사실에 적지않게 당황했다. 조지 오웰의 찬사를 받는 걸리버 여행기는 성인이 되어 읽어볼만한 고전이다.



지금까지 기억 속의 걸리버 여행기는 소인국 여행뿐이었다. 하지만 책으로 만나는 걸리버 여행기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걸리버를 만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릴리핏(소인국) 여행기로부터 브롭딩낵(거인국), 라퓨타(날아다니는 섬),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여행기,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기 까지 만날 수 있다.



한 권의 책 안에 여행기, 판타지, 정치 풍자, 여성 풍자 등을 녹여 담았으며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묘사와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풍자와 해학을 담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아는만큼 더욱 재미있고 높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내가 누워 있는 곳에서 약 4미터 떨어진 곳, 내 오른쪽 귀 위쪽에서 한 시간 이상 뭔가 두드려 만드는 소리가 났다.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고정 핀과 결박 줄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그쪽으로 머리를 돌려보니, 땅에서 약 45센티미터 높이의 임시 가설 무대가 세워져 있었다.

p22

소인국 릴리펏에서 깨어난 걸리버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린 시절 읽었던 걸리버의 모습을 상세한 설명으로 읽으니 머릿속에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분명 허구의 세상을 묘사하는 글인데도 매우 상세하며 생동감있다. 정말 겪은 일을 글로 옮겨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다. 내가 정말 그 상황이 되었으면 어떨까를 생각해보며 책을 읽게 된다. 작은 사람들의 크기를 가늠해 보기도 하고, 거인국에서는 나 홀로 작은 사람일 때 어떤 기분일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릴리펏에서 걸리버는 많은 공을 세운다. 적의 공격에서 나라를 구하고 화재로 인해 소실될 뻔한 상황을 모면하고 물심양면 릴리펏을 도왔다. 그러나 걸리버를 견제하고 시기하는 세력들에 의해 걸리버는 궁지에 몰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선한 걸리버일지라도 이해관계에 의해 이치에 맞지 않는 이상한 법에 의해 배척의 대상으로 변모하는 상황이다.

나의 작은 친구, 그릴드릭, 자네는 자네 조국에 대하여 아주 그럴듯한 찬양의 말을 했지. 하지만 자네는 무지, 나태, 악덕이 입법자 자격을 얻기 위한 필수 요소임을 아주 명확하게 입증했어. 법률은 그 법률을 왜곡하고 혼란을 주고 회피하려는 자들의 개인적 이익과 능력에 의하여, 임의로 설명되고 해석되고 적용되었지. (중략) 자네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일세. 자연이 일찍이 땅 위에 기어 다니도록 허용한 벌레들 중에서 말이야.

p162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행 이야기와 더불어 걸리버 여행기는 교묘한 풍자의 정수를 보여준다. 거인국 브롭딩낵에서 왕이 걸리버에게 하는 말을 통해 영국에 대한 비판을 펼친다. 걸리버는 자신의 조국을 사랑하고 옹호하려하지만 왕은 실랄하게 비판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저자는 영국을 옹호하는 애국자임을 밝히고 자신이 힘을 쓸 수 없는 거인국에 가서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왕에게 냉정한 평가를 받는 이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났다. 역사상 최고의 풍자 문학이라 칭송받아 마땅해 보인다.


라 퓨타(la puta)는 스페인어로는 '창녀'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라틴어 puto에서 온 단어일 가능성이 높다. puto는 '곰곰이 생각하다', '심사숙고하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라퓨타는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생각에 잠기는 사람들의 땅'이라는 뜻이 된다.

p197

라퓨타의 뜻을 설명하는 각주 부분이다. 단어의 뜻을 함께 설명하고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라퓨타를 묘사하는 부분은 재미있고 신기했다. 치기꾼과 멍하니 사색을 즐기는 사람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과는 다른 마치 외계의 한 행성 같은 라퓨타를 묘사하고 있다. 자석에 의해 떠다니는 라퓨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대목 또한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만큼은 정말 실존하는 세계인 것이다.

독자는 이런 이야기를 아주 멀리 떨어진 어떤 나라의 이야기라기보다, 유럽이나 영국에서 벌어진 이야기라고 판단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자의 변덕스러움은 어떤 지방이나 국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며, 어디를 가든 똑같을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다.

p203

여자에 대한 풍자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운 장소인 라퓨타에 머물고 있는 걸리버는 애인에게 달려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여자의 행동을 풍자한다. 정치적 풍자와 더불어 여성에 대한 풍자까지 서슴치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여성에 대한 풍자를 넘어서 여성 혐오적 관점을 가진 저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전반적으로 이 짐승들의 행동은 무척 질서정연하고 이성적이며, 대단히 예리하고 신중했기에 나는 마침내 이 말들이 마법사가 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은 틀림없이 어떤 계획이 있어서 저런 모습으로 둔갑했으리라.

p277

후이늠국(말의 나라) 여행 역시 매우 흥미진진하다. 말들이 사람처럼 사고하고 대화를 하며 살고 있다. 음식은 풀, 귀리 등을 먹기에 걸리버는 적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말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인간 세상보다 더 인간적이다. 사람보다 더 나은 말의 세상은 서로 조롱하거나 비난, 험담, 강도, 정치인, 파벌 등이 없다.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가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싶은 말의 나라다. 인간이란 참 복잡하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참 복잡하다. 우리의 인간성에 대해 유토피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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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괜찮아 - 엄마를 잃고서야 진짜 엄마가 보였다
김도윤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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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마는 괜찮아

조용순 여사에게 바치는 아들 김도윤의 헌사






책의 첫장을 넘길 때부터 이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누구에게나 있는 엄마라는 그 흔하디 흔한 소재로 쓴 흔한 책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금의 내 안에 부정적 생각으로 가득차 책 자체를 부정적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리라. 이내 책 안에 흠뻑 빠져 이 책의 주인공인 엄마 조용순 여사의 아들 김도윤이 쓴 엄마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전하고 있다. 마음 한 켠이 아려왔다.



우울증, 조현병 증세로 폐쇄 병동에 10년간 입원한 형, 이런 형에게 우울증이 전염된 것인지 화병에 의한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신 엄마, 그리고 지금 엄마를 잃고 우울증이 생겨난 둘째 아들 김도윤이 살아가는 이야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없는 평범한 가정에 불어닥친 어두운 그림자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가족의 행복을 갉아 먹고 있었다.

"네 엄마... 돌아가셨다. 뭐가 그리 아팠는지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

엄마가 뛰어내렸다는 얘기도, 엄마가 죽었다는 얘기도 모두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받아들일 수 없었다.

p19

엄마는 마음이 아팠다. 엄마는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렸다. 죽고 싶다던 엄마의 말에 가지 말라던 엄마의 말에도 일상때문에 일 때문에 대구의 엄마를 두고 서울로 올라올 수 밖에 없었던 아들 김도윤은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대기업에 입사해 바르게 살아온 형, 그런 형이 회사를 그만 두고 회사를 옮겨다니다가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증상은 점차 심해지고 조현병 증세로 발전해 헛것을 보기 시작했다. 갑자기 도로에 뛰어들고 윗집에서 자신을 해하려 한다고 한다. 폐쇄 병동에서 치료를 받지만 쉽사리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 형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도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나에게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생각을 하면 할 수록 가슴이 답답해진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일상을 모두 접고 엄마 곁에 지낼 수 있을 것인가. 현대 의학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함께하는 시간 자체가 엄마의 행복임을 우리는 항상 잊고 산다. 돈을 더 벌어서 해외여행을 보내드려야지. 틀렸다. 그저 매일 집 앞 산책로로 함께 여행을 가라. 자리를 잡으면 자주 찾아 뵈어야지. 틀렸다. 차라리 어지러운 자리를 함께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라. 중요한 건 함께한 시간이다.

p69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 그저 소소한 산책, 함께 하는 식사, 도란 도란 일상을 나누는 대화... 그런 일상이면 충분한데 특별한 무언가만을 바라보며 살아온게 아닌가 싶다. 늦었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하루라도 몸이 건강할 때 이 시간을 즐겨야 한다. 자리를 잡기 위해 애쓰는 시간보다 그 과정을 함께 하는 게 더 중요한 법이다. 참 어렵다. 저자도 우리도 마찬가지다. 부모를 멀리 떠나보내고서야 알아차린다.

내 나이는 딱 서른, 엄마는 예순이었다. 내가 30대가 되었다는 사실에 슬퍼하면서, 정작 엄마가 이렇게 나이 든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내 나이 걱정에 엄마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지독히도 나밖에 몰랐다.

p85

엄마는 항상 내 편이다. 나만을 생각했다. 나만을 위해 살아오셨다. 엄마 인생의 전부를 아들들을 위해 살아 오셨다. 정말 지독하다. 그런데 저자는 지독히도 자신만 생각하며 살았다. 서른이라는 나이가 서글펐다. 엄마가 예순을 바라보고 누군가에게 할머니라 불리는 상황이 되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내 모습 역시 저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세상의 아들들이 모두 그러지 않을까. 지독히도 자신만 생각하며 살아간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족을 생각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저 살아남고자 열심히 살아온 죄뿐인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 더욱 안타깝다. 이런 현실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세상 누군가에게 우리 엄마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언젠가 내 아내가 될 사람에게, 내 아이가 될 사람에게, 내가 없는 시간 너머의 사람에게도 말해주고 싶었다. (중략) 무엇보다도 나에게 남기고 싶었다. 나에게도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절대 잊지 않도록.

p223

엄마에 대한 이야기 하나하나가 매우 공감된다. 아들만 생각하고 살아오신 엄마의 모습에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그저 철부지 아들이다. 뒤늦게서야 깨닫는다. 정말 늦었을 때 깨닫게 된다. 언제나 내 편인 엄마의 사랑은 평생 잊어서는 안된다. 평생을 두고 갚아도 모자랄 엄마의 사랑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엄마에게 달려가자. 전화 한 통 만으로는 부족하다. 함께 시간을 보내자. 그리고 꼭 안아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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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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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

위기를 승리로 바꾼 룬샷의 비밀






룬샷이란 용어가 상당히 낯설다.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이란 말로도 의구심이 앞선다. 빌 게이츠, 대니얼 카너먼, 로버트 러플린, 정재승, 말콤 글래드웰, 팀 패리스 등 강력 추천을 받는 이 책은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수 많은 매체에서 2019년 올해의 책에 선정되고 아마존,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 '룬샷'을 알고 싶다.



물리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바이오테크 기업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저자 '사피 바칼', 자신의 전문 분야인 물리학, 과학을 바탕으로 룬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상전이'라는 물리학 용어를 경영과 연결지어 이해가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물은 섭씨 0도의 경계에서 얼음이 되기도 하고 물이 되기도 한다. 그 중간이란 없다. 회사, 기업이라는 조직은 이 상전이와 같다. 어느 정도의 규모 이상이 되면 룬샷 프로젝트를 멀리하고 모두가 프랜차이즈 프로젝트에만 몰두한다.

1. 가장 중요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룬샷으로부터 나온다. 룬샷은 종종 그 주창자가 '미친 자' 취급을 받는,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아이디어다.

2. 언뜻 미친 것처럼 보이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전쟁을 이기는 기술, 생명을 살리는 제품, 업계를 바꿔놓은 전략으로 탈바꿈시키려면 대규모 인원이 필요하다.

3. 상전이라는 과학적 원리를 팀이나 기업, 혹은 어떤 형태든 목적을 가진 집단의 행동에 적용해보면 룬샷을 더 빨리, 더 잘 키워내는 실용적 법칙을 도출할 수 있다.

p15

룬샷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고 접근해 나간다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일개의 회사원이라면 그 영향력을 가져오기란 쉽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허나 기업을 이끌고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혁신을 지휘하고 리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영자라면 분명 다르다. 그들은 이 책을 통해 룬샷을 이해하고 실제 프로젝트에 반영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엔도의 이야기는 극단적 사례가 아니다. 위대한 발견으로 가는 길이 얽히고설킨 것은 예외라기보다는 원칙에 가깝다. 수정주의자들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승자는 역사를 그냥 쓰는 게 아니라 다시 쓴다.

p110

곰팡이 박사 엔도의 사례는 룬샷을 진행시키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심장질환 및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콜레스테롤을 정복할 수 있는 균을 발견한다면 어떠할까. 확신을 가지고 균을 연구하며 신약 개발에 총력을 다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걸림돌을 넘어야 하며 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실패한다. 실패를 거듭하는 룬샷 프로젝트는 다시금 누군가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아 부족한 분야가 보완되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 개인들이 공동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경력이나 승진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동기부여의 균형점이 이동한다. 집단의 규모가 임계점을 넘으면 경력에 대한 관심이 우세하는 것이다. 그때부터 팀은 룬샷을 묵살하고 오직 프랜차이즈 프로젝트에 매달리게 된다.

p324

한 기업의 회사원으로 일하는 나로서는 아무리 룬샷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라고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성공으로 이끌기란 쉽지 않을 것만 같다. 성공이 보장된 프랜차이즈 프로젝트를 하기에도 벅찬데 룬샷 프로젝트에 관심조차 갖기 힘들 것이다. 그렇기에 기업의 미래와 성장을 위해서는 룬샷 프로젝트를 육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직넘버를 높여 기업의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


임계질량을 달성한 유럽 전역에서는 조화로운 여러 발견이 동시에 일어났다. 망원경(네덜란드)이 발명되자 하늘을 살펴서 (이탈리아) 타원 궤도를 확인했으며(독일), 지구의 운동(폴란드)에 대한 발견은 결국 관성에 대한 아이디어(이탈리아) 및 기하학(프랑스)과 합쳐져 통일된 운동이론(영국)을 낳았다. 이게 바로 임계질량이다.

p431

룬샷 배양소의 존재(상분리), 대제국과의 꾸준한 교류(동적평형)과 더불어 중요한 임계질량 달성 요인은 매우 흥미롭다. 마치 연쇄 폭발처럼 하나의 아이디어가 성공하면 다른 아이디어들이 줄지어 발견되고 성장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만 룬샷 아이디어들이 빛을 발하게 되고 나라가 연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발판이 된다.


*****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룬샷'의 의미조차 몰랐던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 책의 가치가 상당함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이야 말로 책장 한 켠에 숨겨진 세상을 바꿀 룬샷이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매우 다양하고 이를 분석한 내용의 책들을 많지만 그 성공을 프랜차이즈와 룬샷으로 구분하여 설명하는 책의 내용은 처음이다. 매우 신선한 내용으로 다가왔고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룬샷의 다양한 사례들은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역사 속에 사라질 뻔한 수많은 신약들부터 레이더의 시초 등 순탄치 않았던 과정을 이겨내는 미친 프로젝트였던 룬샷 아이디어는 현재 우리의 삶에 매우 당연하게 자리잡은 것들이다. 세상을 바꾸는 그 작은 첫걸음인 룬샷의 힘은 아는 자의 눈에만 보이는 법이다. 룬샷은 정말 매력적인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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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을 위한 책쓰기 - 누구나 책 쓰는 시대, 팔리는 책을 쓰는 비법
이상민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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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을 위한 책쓰기

3개월이면 나도 책을 쓸 수 있다





<나이 서른에 책 3,000권을 읽어봤더니>, <유대인이 생각하는 힘> 등 20여 권의 책을 집필하고 책쓰기를 가르치는 '이상민' 작가의 <보통 사람을 위한 책쓰기>를 만났다. 130여명의 수강생들에게 책쓰기를 직접 가르치고 가이드하면서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눌러 담았다. 책은 이렇게 써야한다는 기본 원칙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내가 책 읽기를 생활화하면서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바로 책쓰기다. 하지만 정작 책쓰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그저 생각만 하고 있다.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양원근), <하루 1시간, 책 쓰기의 힘>(이혁백), <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안성진) 등 지금까지 책쓰기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다. 그 때마다 책쓰기를 도전하겠다는 다짐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 모든 책들은 하나의 메세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당장 책쓰기를 시작하라!"



전문가만 책을 쓰는 시대는 지났다. 보통 사람들이 쓴 책들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 세상이다. 박사 학위나 훌륭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책을 쓴다면 분명 유리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도 컨텐츠를 무궁무진하게 지니고 있으며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의지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책쓰기에 성공하는 분들은 단호하게 실천한다. 내가 "3~4개월 안에 책을 쓸 수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써보세요"라고 하면 바로 쓰기 시작한다. 3~4개월 후 결과를 낸다. 그런데 책쓰기에 실패하는 분들은 3~4개월 동안 '내가 할 수 있을까?'만 열심히 생각한다. (중략) 그렇게 하면서 삶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p41

정말 따끔한 일침이다. 책을 쓰기로 마음 먹었지만 실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나에게 아주 적절한 충고다.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그냥 쓰면 된다. 정말 간단 명료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간단 명료한 진리를 외면하고 그저 열심히 생각만 하고 있다. 회사일로 바쁘고 주말에는 쉬어야하는 나에게 절실함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간절함과 절실함이 있어야 책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하루 3시간 3개월이면 책 한권을 쓸 수 있다고 하니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기회가 생각에서 실천으로 옮기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책쓰기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글로 담아내는 것이다. 글만 써서는 출판이 안된다.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독자들이 원하는 자료를 가공해야 한다. 책쓰기의 핵심은 자료의 편집력에 있다. 그런데 자료만 가공하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그렇다'다.

p106

이 책에서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부분이다. 글이나 책을 쓸 때 그저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보다 자료를 가공하고 편집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콘텐츠를 생성해 내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료 수집과 편집은 매우 중요하며 끊임없이 노력이 이루어 져야 한다. 책에 덧붙이는 적절한 예시들은 이해를 돕고 내가 펼치는 주장의 설득력을 가중시킨다.

"보통 사람도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60가지 비결"

p161

보통 사람들이 책을 쓸 때 염두해두면 좋을 '글쓰기 잘할 수 있는 비결 60가지'를 정리한 부분이 있다. 나 역시 글을 쓸 때 항상 염두하고 있던 부분들이 많이 있고 미처 알지 못했던 좋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다른 부분들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만큼은 따로 정리해 글 혹은 책을 쓸 때 곁에 두고 읽어야겠다. 쉽게 쓰기, 짧은 문장으로 쓰기, 결론부터 쓰기, 수식어나 접속사 피하기, 개요 쓰기, 공감의 글 쓰기 등의 내용들이 담겨 있다.

출판사에 투고되는 800~1000개 원고 중 1개가 출판된다는 것이었다. 즉, 기획출판 성공률은 약 0.1퍼센트다. 처음 쓴 원고가 계약이 안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성공하는 것이 오히려 기적일 수 있다. 진실은 그런 것이다.

p209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며 알고 싶은 분야는 바로 출판사다. 출판사에 책을 투고하고 출판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경험들을 알고 싶다. 책이 나오기까지 출판사의 도움없이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책을 출판하는 일은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 평범한 사람들이 당당하게 출판에 성공하는 현실, 지금도 열심히 책을 쓰고 있는 사람들.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닌 책쓰기의 세상은 참 매력적인 분야다. 출판사에 투고하는 법부터 제목 정하는 법 등 피와 살이 되는 경험과 조언을 담고 있다.


*****


자, 이 책을 모두 읽었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하는 일은 무엇일까? 책을 쓰는 일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책을 쓰는 일, 책을 쓰는 것은 내 손과 머리가 아닌 엉덩이가 하는 것이라는 말이 가장 와닿는다. 상당한 노력이 요구되며 끈질긴 지속성이 필요하다.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도전을 이제 하기만 하면 된다. 책쓰기에 관심있는 분들은 당장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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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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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호밀밭의 파수꾼

한 소년의 방황, 성장 그리고 착한 본성





J.D.샐린저가 3주에 걸쳐 쓴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20세기 최고의 소설'이라 불리며 각종 추천도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재미있고 감명깊게 읽었다는 지인의 추천으로 관심을 갖게 된 <호밀밭의 파수꾼>을 드디어 읽었다. 그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현대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는 이 책은 오클라호마 주에서 고등학교 교재로 사용했으나 학부모들의 맹렬한 반대에 부딛혔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학당한 주인공의 세상을 향한 외침과 방황을 다루고 있으며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와 비속어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민감한 감수성과 결벽증을 가진 홀든은 이번이 네 번째 퇴학이다. 훌륭한 학교라 여겨지는 펜시 고등학교에서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과목들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교장과의 대화, 기숙사 룸메이트와의 갈등 등을 통해 어딘가 제멋대로이며 불만 투성인 홀든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내면의 불만과 갈등이 나에겐 낯설지가 않다. 그저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왔던 나 역시도 가졌던 세상에 대한 불만과 마주하는 거짓과 잘못들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가진 그 무엇과 일맥상통한다.



퇴학을 당해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길고도 짧은 여정이 책 한 권에 녹아 있다. 세상에 쉽사리 순응할 수 없었던 이 젊은 홀든의 방황의 길목에서 우리도 역시 그처럼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 진정으로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홀든이 겪은 일화들이 점차적으로 홀든에게 동화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물론 홀든의 행동들 모두가 올바르다 보기는 힘들다. 담배를 거듭 피우며 클럽에서 바에서 술을 마시려 하고 여자들에게 기웃거리는 그의 모습, 벨 보이를 통해 부른 창녀 등 며칠 안에 돈을 물쓰듯 하는 그의 모습을 본다. 그런데 이런 그의 모습에 안쓰럽고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스며 올라 온다. 심지어 홀든은 이 모든 현실에서 벗어나 떠나고자 마음 먹는다.



동생 피비가 멀리서 짐을 끌고 오는 장면과 피비를 대하는 홀든의 모습은 이 책의 클라이막스다. 소설의 변곡점이자 절정이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지점이다. 결국은 동생을 지키고자 하는 홀든의 착한 본성, 호밀밭의 파수꾼스러운 본성이 발현된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가 억수로 오는 와중에 사냥모자를 쓰고 앉아 비를 흠뻑 맞는 홀든, 파란 외투를 입고 회전목라를 타는 피비의 모습, 그 장면은 나의 뇌리에서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

우리의 장래에 대해 여러 가지 충고를 하더군. 정말 따분했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뜻은 아냐. 사실 나쁜 인간은 아닐테니까. 하지만 반드시 나쁜 사람만이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야. 착한 사람도 우울하게 할 수 있지.

p250

'우울하다', '우울하게 한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고 나쁜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사람은 나쁜 사람만이 아니라 착한 사람도 나를 우울하게 할 수 있다. 이 표현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무언가를 주고 받으며 생활한다. 때로는 의도치 않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부러움,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건네는 우리의 무심한 충고가 상대의 우울함을 일깨울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몇천 명의 아이들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곤 나밖엔 아무도 없어. 나는 아득한 낭떠러지 옆에 서 있는 거야. 내가 하는 일은 누구든지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것 같으면 얼른 가서 붙잡아주는 거지. 애들이란 달릴 때는 저희가 어디로 달리고 있는지 모르잖아? 그런 때 내가 어딘가에서 나타나 그애를 붙잡아야 하는 거야. 하루 종일 그 일만 하면 돼. 이를테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거야.

p256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단어가 유일하게 나오는 대목이다. 책을 읽는 내내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 호밀밭의 파수꾼의 의미가 매우 궁금했고 기억해 두고 싶었다. 홀든의 방황의 이유는 사실 착한 본성에 있다. 겉으로는 비속어를 달고 살고 퇴학을 당한 문제아지만 가족을 사랑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찬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름이 없다.



그런 그의 착한 본성은 이 대목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자신이 했던 방황을 어린 아이들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사실 홀든에게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선생님들은 홀든을 따스하게 맞아주고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준다. 홀든이 어긋나지 않고 바른 길로 나아가길 하는 바람에서다.



이 책을 한 번 일은 나로서는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다하기는 힘든 느낌이었다. 술에 취한듯 피곤에 취한듯 휘청대며 쉼없이 지나가는 여정 안에서 홀든의 예민한 감수성이 나 역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홀든의 내적 성장과 아픔의 과정을 다시금 차분히 밟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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