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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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

위기를 승리로 바꾼 룬샷의 비밀






룬샷이란 용어가 상당히 낯설다.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이란 말로도 의구심이 앞선다. 빌 게이츠, 대니얼 카너먼, 로버트 러플린, 정재승, 말콤 글래드웰, 팀 패리스 등 강력 추천을 받는 이 책은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수 많은 매체에서 2019년 올해의 책에 선정되고 아마존,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 '룬샷'을 알고 싶다.



물리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바이오테크 기업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저자 '사피 바칼', 자신의 전문 분야인 물리학, 과학을 바탕으로 룬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상전이'라는 물리학 용어를 경영과 연결지어 이해가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물은 섭씨 0도의 경계에서 얼음이 되기도 하고 물이 되기도 한다. 그 중간이란 없다. 회사, 기업이라는 조직은 이 상전이와 같다. 어느 정도의 규모 이상이 되면 룬샷 프로젝트를 멀리하고 모두가 프랜차이즈 프로젝트에만 몰두한다.

1. 가장 중요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룬샷으로부터 나온다. 룬샷은 종종 그 주창자가 '미친 자' 취급을 받는,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아이디어다.

2. 언뜻 미친 것처럼 보이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전쟁을 이기는 기술, 생명을 살리는 제품, 업계를 바꿔놓은 전략으로 탈바꿈시키려면 대규모 인원이 필요하다.

3. 상전이라는 과학적 원리를 팀이나 기업, 혹은 어떤 형태든 목적을 가진 집단의 행동에 적용해보면 룬샷을 더 빨리, 더 잘 키워내는 실용적 법칙을 도출할 수 있다.

p15

룬샷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고 접근해 나간다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일개의 회사원이라면 그 영향력을 가져오기란 쉽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허나 기업을 이끌고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혁신을 지휘하고 리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영자라면 분명 다르다. 그들은 이 책을 통해 룬샷을 이해하고 실제 프로젝트에 반영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엔도의 이야기는 극단적 사례가 아니다. 위대한 발견으로 가는 길이 얽히고설킨 것은 예외라기보다는 원칙에 가깝다. 수정주의자들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승자는 역사를 그냥 쓰는 게 아니라 다시 쓴다.

p110

곰팡이 박사 엔도의 사례는 룬샷을 진행시키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심장질환 및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콜레스테롤을 정복할 수 있는 균을 발견한다면 어떠할까. 확신을 가지고 균을 연구하며 신약 개발에 총력을 다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걸림돌을 넘어야 하며 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실패한다. 실패를 거듭하는 룬샷 프로젝트는 다시금 누군가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아 부족한 분야가 보완되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 개인들이 공동의 목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경력이나 승진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동기부여의 균형점이 이동한다. 집단의 규모가 임계점을 넘으면 경력에 대한 관심이 우세하는 것이다. 그때부터 팀은 룬샷을 묵살하고 오직 프랜차이즈 프로젝트에 매달리게 된다.

p324

한 기업의 회사원으로 일하는 나로서는 아무리 룬샷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라고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성공으로 이끌기란 쉽지 않을 것만 같다. 성공이 보장된 프랜차이즈 프로젝트를 하기에도 벅찬데 룬샷 프로젝트에 관심조차 갖기 힘들 것이다. 그렇기에 기업의 미래와 성장을 위해서는 룬샷 프로젝트를 육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직넘버를 높여 기업의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


임계질량을 달성한 유럽 전역에서는 조화로운 여러 발견이 동시에 일어났다. 망원경(네덜란드)이 발명되자 하늘을 살펴서 (이탈리아) 타원 궤도를 확인했으며(독일), 지구의 운동(폴란드)에 대한 발견은 결국 관성에 대한 아이디어(이탈리아) 및 기하학(프랑스)과 합쳐져 통일된 운동이론(영국)을 낳았다. 이게 바로 임계질량이다.

p431

룬샷 배양소의 존재(상분리), 대제국과의 꾸준한 교류(동적평형)과 더불어 중요한 임계질량 달성 요인은 매우 흥미롭다. 마치 연쇄 폭발처럼 하나의 아이디어가 성공하면 다른 아이디어들이 줄지어 발견되고 성장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만 룬샷 아이디어들이 빛을 발하게 되고 나라가 연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발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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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만났을 때 '룬샷'의 의미조차 몰랐던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 책의 가치가 상당함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이야 말로 책장 한 켠에 숨겨진 세상을 바꿀 룬샷이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매우 다양하고 이를 분석한 내용의 책들을 많지만 그 성공을 프랜차이즈와 룬샷으로 구분하여 설명하는 책의 내용은 처음이다. 매우 신선한 내용으로 다가왔고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룬샷의 다양한 사례들은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역사 속에 사라질 뻔한 수많은 신약들부터 레이더의 시초 등 순탄치 않았던 과정을 이겨내는 미친 프로젝트였던 룬샷 아이디어는 현재 우리의 삶에 매우 당연하게 자리잡은 것들이다. 세상을 바꾸는 그 작은 첫걸음인 룬샷의 힘은 아는 자의 눈에만 보이는 법이다. 룬샷은 정말 매력적인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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