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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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만 아는 농담

보라보라섬에서의 9년, 그리고 행복





보라보라섬은 남태평양 해에 위치한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많은 섬)에 위치한 섬이다. 신혼 여행지로 많은 이들이 방문하며 지상 최고의 낙원, 환상의 섬이라 불리는 곳이다. 모든 이에게 꿈과 같은 낙원의 보라보라섬에 저자 김태연은 프랑스 남자와 결혼해 이 곳에서 8년의 시간을 보냈다. 결혼식 없는 결혼을 올렸고 고양이 쥬드와 내일의 일은 모른 체하며 살아간다. 그녀의 삶은 어떠할지 살며시 열어본다.




섬 전체를 통들어 '소비 생활'이 가능한 곳이 손에 꼽을 정도라 불편할 때가 더러 있었다.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돈 쓸 곳이 없어서 소비생활을 안 하는 건지, 아니면 그들이 소비생활을 안 하니까 파는 곳이 안 생기는 건지 궁금했다. 모아나의 가족들을 만나고 나니 후자가 답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이들이 더 풍요롭고 느긋하게 살아가는 아이러니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소비할수록 우리는 더 결핍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p34

오늘 주문하면 내일 집 앞에 도착하는 대한민국에서의 삶은 소비에 최적화 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소비 생활 자체가 어려운 보라보라 섬에서 만난 모아나 가족을 보고 소비하지 않고도 풍요로운 그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같은 이치가 아닐까. 무언가를 소유함으로 인해 집착하게 되고, 그 집착은 괴로움으로 변질된다. 그 집착과 집념은 소유에서 온다. 이 간단한 이치를 우리는 잊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세상은 더하고 빼면 남는 게 없는 법이라더니, 보라보라 섬이 딱 그런 것 같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고, 좋은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쁜 일도 생긴다. 행복하다기엔 만만치 않고, 불행하다기엔 공짜로 누리는 것 투성이다. 깨끗한 공기, 따뜻한 바다, 선명한 은하수...

p118

대한민국의 깨끗한 공기는 이제 옛 일이 되어버린 듯 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날아오는 미세먼지로 그 당연하던 깨끗한 공기가 이제는 사치가 되었다. 당연하게 누리던 것이 사라진 이후에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우리는 언제나 이런 일상의 행복을 잊고 살아간다. 보라보라 섬에서 살면서 그러한 일상의 소중함을 잘 느끼는 저자다. 더운 날씨, 잦은 정전 등으로 불편함도 있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정전이 된 날 더운 집 안을 피해 노닐다 모기의 공격에 병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다. 때론 나쁜 일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좋은 점이 있기에 그곳에 사는 게 아닌가.

내일의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어제오늘과 똑같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가 계속될 수도 있고, 반대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그 지루함이 축복이었다는 걸 알게 되겠지만, 뭐 그렇다고 별 수 있나. 무너진 자리에 다시 새로운 지루함을 만들 수 밖에 없다. 오늘이 언젠가 우리만 아는 농담이 될 날을 기다리며.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p260

글들의 말미에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라며 끝맺는 경우가 많았다. 불확실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오늘을 충분히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저자의 엄마가 위암에 걸려 위의 3분의 2를 잘라내야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딸에게 신세지기 싫어 눈물을 보였다는 엄마. 이 대목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 책을 읽고 행복이라는 단어를 계속 생각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인가. 지루하게 지나가는 이 일상이 진정한 행복이 깃든 삶인가. 훌쩍 보라보라 섬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불쑥 뛰쳐 나오려한다. 그 언젠가 보라보라 섬으로 떠나고 싶다. 그저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고 말을 툭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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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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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섬세한 심리 스릴러의 매력이 듬뿍 담겨있다.





주인공 세라 헤이우드 박사는 대학 강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다. 세라의 시각에서 그녀의 심리를 세세하게 다루는 심리 스릴러 <29초>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는 분명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자의 심리를 이토록 섬세하게 그려낼 줄 아는 사람은 여자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라? 책의 작가 'T.M.로건'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전업 작가다.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의 첫 번째 작품인 <리얼 라이즈>도 참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기대감도 컸는데 읽으면서 여자 작가로 착각할 정도다.

"내게 이름 하나를 주십시오. 한 사람의 이름을. 내가 그 사람을 사라지게 해주지. 당신을 위해서."

p135

앨런 러브록은 세라의 상사다. 경험도 많고 능력도 있는 세라는 전임 강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앨런은 세라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으며 호시탐탐 그녀를 넘보고 있다. 가족을 나몰라라 하는 남편은 멀리 떠나있고 두 아이를 책임진 세라는 어떻게서든 전임 강사가 되어야하는데 앨런의 행태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앨런이 세라의 크나 큰 걸림돌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절망의 상황에서 나에게 커다란 제안이 들어온다. 내가 원한다면 한 사람을 사라지게 해주겠다는 제안이다. 세라는 앨런이 떠오르지만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사라지게 해준다는 그 말은 그 사람을 죽인다는 말이지 않은가.



"결과에 대한 책임 없이 뭔가를 할 수 있는, 평생 한 번 있을 기회라는 거지." 로라는 잔에 남은 와인을 마저 마셨다. "야, 알게 뭐야 젠장. 나라면 하겠어."

p189

세라의 상황이 매우 이해가 된다. 앨런만 아니라면 무난하게 전임 강사가 되었을테지만 그의 만행으로 인해 자신의 희망이 무산되고 힘든 나날을 보낸다. 앨런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한 또 다시 1년을 기다린다고 될 것 같지 않다.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 무난한 인생을 살았고 무탈하게 지냈다면 이 제안은 당연히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그 제안을 무시했을 것이다. 그런데 앨런만 없다면 자신의 인생은 잘 풀릴 것 같다.

그럴 리가 없어. 목까지 차오르는 당혹감에 세라는 휴대폰의 연락처와 통화 목록을 확인했다. 하나의 번호, 한 번의 통화. 어제 오후 5시 27분, 29초간. 세라의 발신 통화였다.

p223

한 통의 전화, 그 29초간의 한 통화로 부터 모든 게 변했다. 화가 치밀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화를 걸었고 이름을 말했다. 29초라는 그 짧은 시간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까. 긴장되며 걱정되며 초초하며 안절부절하는 세라의 두근거림이 내게까지 전해진다. 정말 일처리가 제대로 되는 것일까.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자신과 앨런과의 연결고리는 전혀 드러나지 않겠지.





"만약 이 모든 게 잘못되면, 아빠와 너는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 일과 아무 상관도 없다고 주장할 수 있을 테니까. 내 말을 반박할 휴대폰 기록도 없을 거야. 혹시 몰라서 선불 전화 두 대의 번호를 가지고 있는 거지만, 일이 어떻게 되든 내일이면 이 전화기 두 대는 템스강으로 가는 거야. 다시는 눈에 띄지 않는 거지."

p430

총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후반부인 3부부터 매우 휘몰아 친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이 연거푸 일어나면서 좀처럼 진행 방향이 그려지지 않았다. 독자를 철저하게 속이는 작가의 함정 장치가 매우 세밀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철저하게 속았다. 세라가 중심이 되어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가는 그 과정이 땀을 쥐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내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들키면 어떻게 하나. 문제가 생기면 안 되는데.. 하면서 세라를 응원하고 있었다. 마지막 통쾌한 반전의 순간은 쾌감을 가져왔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마음에 드는 소설을 읽으면 바로 작가 소개란을 다시 읽는다. 이 책 역시 그러했다. 마음에 드는 작가이기에 기억해두고 싶은 본능적인 행동이다. 'T.M.로건'은 기억해 두고 작가 이름만으로 책을 선택해도 후회가 없을 것이다. <리얼 라이즈>와 <29초>에서 이미 그의 능력을 충분히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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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1 (한정판 양장 에디션)
박동선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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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1

혈액형 그 가볍고도 심오한 세계




혈액형마다 공통된 특성이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혈액형론이 있다. 혈액형별 성격의 차이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접하는 놀이와도 같은 대화 주제다. 남녀간 데이트나 모임, 회식 자리에서 종종 혈액형을 서로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분위기가 무르 익기에 좋은 대화 주제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획일적 프레임을 씌워 서로의 오해를 낳거나 편견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혈액형별 성격이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사실 모두가 알고 있듯 그저 하나의 심리 게임과도 같다. 구분 짓고 나누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재미삼아 만들어낸 놀이다.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저 놀잇감으로 생각하면 참 재미난 놀이다. 항상 소심하다고 꿍하지 말라고 프레임을 씌우면 A형들은 기분이 안 좋다. 그렇다. 나는 A형이다.




혈액형 개론

아무래도 내가 A형 이기에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다른 혈액형보다 좀 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A형 부분만 먼저 유심히 살펴봤다. 그런데 부정하고 싶지만 정말 똑같이 소름이 돋는다. 정말 내 얘기를 하고 있네. 규칙과 틀에 맞는 생활을 좋아하며 인간관계 갈등을 싫어하고 신중하며 이타적인 사람. 아 정말 나 잖아?




사랑에 빠지는 유형

정말 A형은 진국이 아닌가. 뚝배기와 같이 천천히 뜨거워지지만 가장 뜨거워지는 깊은 사랑을 하는 유형. 오래걸리지만 정성이 듬뿍 담겨 있는 유형. 때로는 속 터지게 느리지만 신중하고도 정성스러운 A형의 사랑은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A형의 상극은?

A형의 상극은 AB형이라 생각했는데 어라? B형이었다. 우리 가족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AB형이기에 살짝 그런 믿음이 있었건만 아니었다. 나의 와이프는 A형이라 나와 비슷한 편이다. 세상에 B형이 많이 없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다. 어라. 그냥 재미로 보는 건데 나 정말 너무 혈액형 이론에 빠져 버린게 아닌가.



*****



우리 모두 정신차리자. 혈액형은 그저 재미로 가지고 노는 장난감과도 같은 주제다. 너무 심오하게 빠져서는 안된다. 내가 이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참 신기하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람 정말 혼란스럽게 하는 주제다. 그렇기에 재미있는 주제가 아닐까. 언제 어디서나 빠지지 않고 나오는 혈액형 이론은 적절하게 잘 활용하도록 하자.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은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나는 1권만을 읽었다. 만화이기에 쉽게 슬슬 읽히며 키득키득 웃으면서 공감하면서 읽게 된다. 다음 두 번째 권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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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 등단 50주년 기념 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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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풀꽃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이 한 구절이 대한민국의 마음을 녹였다. 이 한 구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마음의 위안을 얻고 공감하고 자기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게 되었다. 한 시인의 싯구 하나로 인한 긍정적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나태주 시인의 삶이 궁금하다. 풀꽃 시인 나태주의 산문을 읽으면서 그의 생각과 삶을 이해하게 됐다. 그의 삶을 바라보는 방향은 마치 꽃과 같다. 느리지만 따뜻하고 다정다감하며 사랑이 듬뿍 담겨 있다. 작은 풀꽃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의 삶과 이야기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가끔 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아름다운 느낌과 더불어 슬픈 느낌이 드는 것을 느낀다. (중략) 마음은 분명 기쁘고 아름다운 선율에 젖는데 한편으로는 슬픈 느낌이 강하게 솟구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아름다운 감정을 슬픈 감정이 받쳐준다는 것. 이것은 하나의 신비이고 놀라움이다. 두 가지 감정의 상보작용이 서로의 어울림이다.

양갱의 단맛 (p56)

오로지 기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 같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떠오른다. 기쁨이는 머리가 파란색이다. 슬픔이가 온통 파란색인 것을 생각하면 기쁨은 슬픔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기쁜 마음만을 쫓는다면 결코 기쁨에 다가설 수 없다. 때로는 슬픈 느낌을 오롯이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오래된 것, 작은 것, 버려진 것, 값싼 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정말로 기쁜 마음이고 또 좋은 마음이고 끝내 행복에 이르는 마음이라고. 그렇게만 되면 우리는 조금씩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기뻐하라 (p124)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이 온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행복이라는 어렴풋한 그 대상에 모두가 목말라 하지만 가진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가에 대해 섣부른 대답을 하지 못한다. 행복하려면 먼저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누리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사소한 삶 안에서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면 자연스레 행복이 다가온다. 이 간단 명료한 진리를 왜 그간 몰랐을까.

해마다 봄은 커다란 몸짓으로 오지 않는다. 아주 조그많게 비밀스럽게, 돌 지난 아이의 아장걸음으로 까치발을 딛고 살금살금 다가온다. 해마다 봄은 미세한 소리로 온다. 들릴 듯 말 듯 속삭임으로 온다. 봄이 처마 끝에서 나뭇가지에서 서성이고 있지만 그것을 눈치로 알아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봄이 되면 (p155)

봄이 온다는 표현을 어떻게 이렇게 표현이 가능할까 싶다. 시적인 표현이 산문에 적용되어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돌 지난 아이의 아장걸음과 봄이 오고 있음을 일치시키는데 내가 봄 때문에 미소가 번지는지 떠오르는 아이 때문인지 분간이 안 된다. 봄이 어떻게 오는지 그저 마음으로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시인의 산문은 시적인 표현이 더해져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의 동서는 스위스 남자라고 했다. (중략) 과연 한국의 어떤 자연에 반했는가? 놀랍게도 우리의 농촌 풍경, 가을날 벼가 누렇게 익은 논의 풍경에 반했다는 것이다. (중략) 우리에게는 그저 흔해 빠지고 범상한 풍경이다. 그런데도 스위스 청년에게는 그것이 그렇게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보였다는 것이다. 정말로 감동이란 엉뚱한 곳에서 오고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일상의 발견 (p194)

우리는 흘려 보내는 일상의 풍경이 스위스 청년에게는 아름다운 환상의 풍경이 된다. 그만큼 우리는 일상 안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 내 주변의 풍경들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 흔한 것에 대한 발견이 어쩌면 행복에 다가가는 가장 필수적이며 기본이 되는 일이다.

*****

다른 무엇보다 나태주 시인의 사소한 것을 귀중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닮고 싶다. 일상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 그의 마음과 가까워지고 싶다. 일상에 지친 나의 마음을 어루 만져 주는 그의 글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주변의 평범한 일상을 다시금 어루만져 본다. 작은 화분을 가만히 보게 된다. 나도 한 번 뒤뜰에 가 풀꽃을 그려볼까? 가만히 풀꽃을 바라보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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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 인생을 위한 고전, 개정판 명역고전 시리즈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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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고전이 영원하다면 논어도 영원할 것이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 간에 나눈 짧막한 대화와 말들을 담은 어록집이다.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으며 후세 대대로 읽히는 고전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수 많은 <논어> 책이 시중에 나와 있음에도 이토록 끊임없이 새로운 책으로 출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대가 흐름에 따라 좀 더 학문적으로 몰랐던 사실이 밝혀지거나 잘못된 과거의 해설을 다잡기 위해서 일수도 있겠다. 허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고전의 가치는 지속적인 재출간으로 증명되어야만 한다.



옮긴이 '김원중'은 현재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사기> 전체를 완벽하는 <한비자>, <명심보감>, <채근담>, <삼국유사>, <노자 도덕경> 등 20여 권의 고전을 번역했으며 다양한 저서가 있다. 최대한 쉽게 독자가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책에 묻어난다. 지나치지 않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 주석에서 옮긴이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

삶의 즐거움 1.1 (p47)

참 유명한 이 내용은 논어의 가장 첫 구절이다. 수 많은 내용 중에 단연 이 글이 가장 첫 장에 위치한 이유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배우고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군자로 가는 길에 배움이 없으면 그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없음은 자명하다. 항시 배움의 자세로 모든 것을 대해야 겠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저 스스로 기쁜 이유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

의리와 이익 (p123)

이 짧은 글귀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사람들을 소인으로 만들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나 역시 그저 이익을 쫓고 있기에 내 스스로 군자라 말하기가 어렵다. 군자란 '덕을 이룬자의 이름'이라 할 수 있는데 도덕적 품성이 높아 존경 받는 사람이다. 군자가 되기 위해 나는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를 반성하게 한다.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절대 하지 않으셨다. [근거 없는] 억측을 하지 않으셨고, 반드시 하겠다는 게 없으셨으며, 고집을 부리지 않으셨고, 나만이 옳다고 하지도 않으셨다.

하지 않은 네 가지 9.4 (p229)

공자의 품행을 본 받기 위해 최소한 이 네 가지를 잘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당연한 것들 같지만 스스로 잘 지키고 있나 싶다. 근거 없는 추측과 상상을 버리자. 독단적이고 여지를 두지 않는 융통성 없는 모습을 경계하자. 타엽없는 고집쟁이가 되지 말자. 아집과 주관적 편견을 버리자. 살아 가다보면 일을 하다보면 화가 나면 잘 지켜지지 않는 소인의 모습이 튀어나옴을 경계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 예를 알지 못하면 자립할 수 없다. 말을 알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알 수 없다."

알아야 할 세 가지 20.3 (p488)

명(命), 예(禮), 언(言) 세 가지를 알아야만 군자가 될 수 있고 스스로 설 수 있으며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이 세 덕목을 기억해두고 싶다. 이 짧은 글을 계속 곱씹게 된다.

*****

그저 어려울 것이라며 멀리하는 고전들을 이제는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독자들이 읽기 쉽게 풀어 해석하고 있기에 그저 책을 펼치기만 하면 된다. <논어> 역시 두려움이 먼저 앞선 그러한 고전 중 하나였다. 공자의 말을 이제 읽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읽는 이유는 분명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를 담고 있다. 어쩌면 정말 당연한 말들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런 당연한 것들을 우리는 항상 잊고 살아간다. 우리의 삶을 질책하는 따끔한 공자의 말에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평안한 마음을 덩달아 얻게 된다. 군자로 가는 길의 첫걸음은 <논어>를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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