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풀꽃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이 한 구절이 대한민국의 마음을 녹였다. 이 한 구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마음의 위안을 얻고 공감하고 자기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게 되었다. 한 시인의 싯구 하나로 인한 긍정적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나태주 시인의 삶이 궁금하다. 풀꽃 시인 나태주의 산문을 읽으면서 그의 생각과 삶을 이해하게 됐다. 그의 삶을 바라보는 방향은 마치 꽃과 같다. 느리지만 따뜻하고 다정다감하며 사랑이 듬뿍 담겨 있다. 작은 풀꽃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의 삶과 이야기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가끔 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아름다운 느낌과 더불어 슬픈 느낌이 드는 것을 느낀다. (중략) 마음은 분명 기쁘고 아름다운 선율에 젖는데 한편으로는 슬픈 느낌이 강하게 솟구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아름다운 감정을 슬픈 감정이 받쳐준다는 것. 이것은 하나의 신비이고 놀라움이다. 두 가지 감정의 상보작용이 서로의 어울림이다.양갱의 단맛 (p56)
가끔 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아름다운 느낌과 더불어 슬픈 느낌이 드는 것을 느낀다. (중략) 마음은 분명 기쁘고 아름다운 선율에 젖는데 한편으로는 슬픈 느낌이 강하게 솟구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아름다운 감정을 슬픈 감정이 받쳐준다는 것. 이것은 하나의 신비이고 놀라움이다. 두 가지 감정의 상보작용이 서로의 어울림이다.
양갱의 단맛 (p56)
오로지 기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 같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 떠오른다. 기쁨이는 머리가 파란색이다. 슬픔이가 온통 파란색인 것을 생각하면 기쁨은 슬픔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기쁜 마음만을 쫓는다면 결코 기쁨에 다가설 수 없다. 때로는 슬픈 느낌을 오롯이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오래된 것, 작은 것, 버려진 것, 값싼 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정말로 기쁜 마음이고 또 좋은 마음이고 끝내 행복에 이르는 마음이라고. 그렇게만 되면 우리는 조금씩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기뻐하라 (p124)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오래된 것, 작은 것, 버려진 것, 값싼 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정말로 기쁜 마음이고 또 좋은 마음이고 끝내 행복에 이르는 마음이라고. 그렇게만 되면 우리는 조금씩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기뻐하라 (p124)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이 온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행복이라는 어렴풋한 그 대상에 모두가 목말라 하지만 가진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가에 대해 섣부른 대답을 하지 못한다. 행복하려면 먼저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누리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사소한 삶 안에서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면 자연스레 행복이 다가온다. 이 간단 명료한 진리를 왜 그간 몰랐을까.
해마다 봄은 커다란 몸짓으로 오지 않는다. 아주 조그많게 비밀스럽게, 돌 지난 아이의 아장걸음으로 까치발을 딛고 살금살금 다가온다. 해마다 봄은 미세한 소리로 온다. 들릴 듯 말 듯 속삭임으로 온다. 봄이 처마 끝에서 나뭇가지에서 서성이고 있지만 그것을 눈치로 알아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봄이 되면 (p155)
해마다 봄은 커다란 몸짓으로 오지 않는다. 아주 조그많게 비밀스럽게, 돌 지난 아이의 아장걸음으로 까치발을 딛고 살금살금 다가온다. 해마다 봄은 미세한 소리로 온다. 들릴 듯 말 듯 속삭임으로 온다. 봄이 처마 끝에서 나뭇가지에서 서성이고 있지만 그것을 눈치로 알아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봄이 되면 (p155)
봄이 온다는 표현을 어떻게 이렇게 표현이 가능할까 싶다. 시적인 표현이 산문에 적용되어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돌 지난 아이의 아장걸음과 봄이 오고 있음을 일치시키는데 내가 봄 때문에 미소가 번지는지 떠오르는 아이 때문인지 분간이 안 된다. 봄이 어떻게 오는지 그저 마음으로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시인의 산문은 시적인 표현이 더해져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의 동서는 스위스 남자라고 했다. (중략) 과연 한국의 어떤 자연에 반했는가? 놀랍게도 우리의 농촌 풍경, 가을날 벼가 누렇게 익은 논의 풍경에 반했다는 것이다. (중략) 우리에게는 그저 흔해 빠지고 범상한 풍경이다. 그런데도 스위스 청년에게는 그것이 그렇게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보였다는 것이다. 정말로 감동이란 엉뚱한 곳에서 오고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일상의 발견 (p194)
그의 동서는 스위스 남자라고 했다. (중략) 과연 한국의 어떤 자연에 반했는가? 놀랍게도 우리의 농촌 풍경, 가을날 벼가 누렇게 익은 논의 풍경에 반했다는 것이다. (중략) 우리에게는 그저 흔해 빠지고 범상한 풍경이다. 그런데도 스위스 청년에게는 그것이 그렇게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보였다는 것이다. 정말로 감동이란 엉뚱한 곳에서 오고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일상의 발견 (p194)
우리는 흘려 보내는 일상의 풍경이 스위스 청년에게는 아름다운 환상의 풍경이 된다. 그만큼 우리는 일상 안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 내 주변의 풍경들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 흔한 것에 대한 발견이 어쩌면 행복에 다가가는 가장 필수적이며 기본이 되는 일이다.
다른 무엇보다 나태주 시인의 사소한 것을 귀중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닮고 싶다. 일상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 그의 마음과 가까워지고 싶다. 일상에 지친 나의 마음을 어루 만져 주는 그의 글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주변의 평범한 일상을 다시금 어루만져 본다. 작은 화분을 가만히 보게 된다. 나도 한 번 뒤뜰에 가 풀꽃을 그려볼까? 가만히 풀꽃을 바라보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