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퇴마사 1~3 세트 - 전3권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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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퇴마사 (전3권)

퓨전 무협 역사 미스터리 추리 걸작





중국 무협소설에 익숙치 않은 나에게 이 책 <당나라 퇴마사>는 새로운 도전과도 같았다. 주술과 요술이 난무하는 무협소설의 특성에 살짝 거부감이 있어 그동안 멀리해 왔으며 작품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나의 구미를 당겼다. 중국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웨이보 주최 웨이소설대회 대상, 아시아 좋은 책 선정 9.6점이라는 후한 평가 때문이다. 또한 영화화 된다고 하니 더 이상의 극찬은 없을 듯하다. 책을 선택할 때 편식하지 않아야 한다는 나의 신조에 의해 결국 책을 읽게 되었다.



세 권의 책은 상당히 두껍다. 각 권당 약 600페이지의 분량에 세 권을 합치면 1800페이지가 훌쩍 넘는다.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 나에게는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순간은 푹 빠져 읽었다. 무협 소설의 분야가 낯선 나에게는 처음 도입부가 살짝 힘들었지만 이내 곧 적응이 되었고 무협의 장르에 미스터리 및 추리 장르가 더해 매우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가독성도 좋아서 책을 읽어 나감에 큰 무리가 없었다. 당나라의 역사에 기반한 시대 상황에 주인공 원승의 시각으로 살인 사건을 추리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역의 비술 중에는 엽주라고 하는 사악한 술법이 있으니, 그 술법에 당하면 흡사 꿈속에 빠진 듯 몽롱한 상태가 된다. 하나 엽주는 외적인 요인일 뿐, 내적 요인은 곧 네 심마인 게야. (중략) 너는 반년 가까이 연공에 깊이 빠진 탓에 너 스스로 미혼술을 펼친 것과 다름이 없으니, 심마가 수작을 부려 주화입마된 것이니라.

1권 장안의 변고 - 꿈속의 몸 (p73)

위기를 극적으로 해결하는 해결사이자 실력가 퇴마사인 주인공 '원승'의 시각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원승'은 상당한 실력자로 퇴마사의 수장인 대현원관의 관주로 추천 받는다. 요술을 부려 탈옥한 자를 쫓고, 사찰의 벽화에서 튀어나온 악귀는 살인을 저지른다. 각종 사건에 더해 원승은 매우 혼란스러운 경험을 한다. 지금 내 앞에 벌어지는 일들을 내가 이미 경험한 사실이라는 점은 어떻게 다가올까. 사악한 술법 엽주에 의해 꿈 속의 꿈을 경험하는 원승은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기 힘들다.



'원승'과 함께 주요 인물로는 힘센 장수이자 충성스런 검객 '육충'과 위기의 원승을 구하는 매력적인 페르시아 여인 '대기'와 육충의 오랜 연인이자 주술잡학 지식이 충만한 '청영'이 있다.

천마살은 본디 우리 비문의 최대 비밀입니다. 다만 최근 들어 진청류의 존재로 인해 그 비미을 더는 지킬 수 없게 됐지요. 혼자서 천마의 힘을 차지하려 하다니 실로 주제를 모르는 생각입니다. 지난날의 지기자조차 그런 망상을 품지 않았건만! 한데 공교롭게도 그자는 특수한 지위에 있었지요. 성후화의 관계 때문에 도무지 제거할 수가 있어야지요.

2권 구중궁궐의 대재앙 - 천마살 (p315)

장안성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살인 사건들로 인해 퇴마사들이 수사에 나선다. 사악한 힘을 상징하는 태극궁의 부적이 나타날 때마다 사건이 발생한다. 또한 육십 년 전 태종 황제 시절의 비밀이 베일을 벗는다. 서서히 드러나는 황권을 향한 복수와 숨겨진 음모들, 궁내의 세력싸움 등이 있다. 원승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중심에 서있으나 함정들에 긴장감의 끈이 계속 이어진다.


"모든 것이 이미 천서에 운명 지어져 있으니 돌이킬 수 없느니라." 홍강의 늙수그레한 두 눈이 어두운 빛을 뿜었다. "너, 원승의 운명까지도."

3권 천하를 건 싸움 - 잠룡의 변신 (p638)

권력 전쟁이 극에 달하고 원승의 목숨을 향한 위협들은 더욱 강력해진다. 긴장감있게 스토리는 진행되며 원승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지 흥미롭다. 고양이 요괴가 등장하여 황후와 안락공주를 홀린다. 왕권의 양대 진형은 마지막 승부를 준비하며, 원승과 육충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이 마지막 싸움은 어떻게 끝맺음을 맺게 될까.



각 권은 두 가지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권 장안의 변고는 꿈속의 몸, 꼭두각시 놀이, 2권 구중궁궐의 대자앙은 천마살, 뇌성의 전주, 3권 천하를 건 싸움은 고양이 요괴 수수께끼와 잠룡의 변신이다. 역사적 사실의 기반에 판타지와 무협, 미스터리, 추리를 병합해 지루함 없는 빠른 전개가 인상적이다. 무협을 좋아한다면, 추리를 좋아한다면 안전한 집에서 이 책과 함께 보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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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그널 - 돈의 현재와 미래를 읽는 10가지 신호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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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그널

누구에게나 쉬운 우리 삶의 경제이야기





팟캐스트 '경제브리핑 불편한진실'의 이국명 피디와 박성훈 피디는 경제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경제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더욱 쉽게 만날 수 있다.



경제 뉴스에 담긴 숫자와 통계의 비밀부터 금리, 부동산, 재정, 인구에 대한 이야기, 일코노미, 중고 시장, 제로 금리, 인공지능, 비즈니스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들도 매우 흥미롭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와 돈의 연결 고리인 경제 이야기는 알 수록 도움이 되며 우리 살림살이를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과 돈의 흐름을 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뭔가 아무런 이유없이 멀리 하고 싶은 단어인 '경제'는 사실 우리 모두가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들이다. <경제 시그널>의 가장 큰 매력은 '쉽다'는 점이다. 경제 지식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고 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말자.

계산해보면 시세는 3억 원 올랐는데 1년에 부담해야할 돈은 3억 4600만 원에 달한다.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다. (중략) 이런 부담을 한번 따져보면 일반적인 경우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보다 남는 것이 많을지는 의문이다. '부동산 투자는 은행만 좋은 일 시키는 셈'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은행 탓은 하지 않고 세금 탁만 한다.

6장 부동산은 계속 오를까 (p147)

최근 정부가 쏟아내는 부동산 정책들에 관심이 상당하다. 투기 세력을 잡겠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부동산 세금이 상승하고 다주택자들에게 불리하도록 법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정책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부동산은 불패라는 믿음이 상당하다.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이 계속 오른다는 강한 믿음이 있고 이를 바꾸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허나 냉정하게 계산해보면 부동산으로 돈을 벌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계산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 고령화로 인해 빈집 문제로 골치를 썩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 나라의 미래 모습을 예견해볼 수 있다.

당장 우리 앞에 놓은 숙제는 인구 감소가 아니다. 인구 과잉이 더 큰 문제다. 이미 줄어들고 있는 인구에 지나친 공포를 가지기보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략) 보다 쾌적한 환경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 교통 체증이 덜하고 도심 쓰레기 문제나 아파트 가격 급등 현상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8장 인구는 꼭 늘어야 할까 (p214)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이 0.92명으로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경고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오히려 인구 감소가 축복이라는 말을 한다. 인구 과잉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더 많으며 인구 감소로 인해 쾌적한 환경, 쓰레기 문제 완화, 아파트 가격 안정화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인구가 줄어들면 노동력 공급이 줄고 임금은 오르며 오른 임금은 소비가 늘고 경제에 활력이 생겨난다고 한다.

여성가족부가 2018년 발표한 '인구 특성별 1인 가구 현황 및 정책 대응 연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생활 만족도는 70퍼센트에 달한다. (중략)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의 미래다.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약 50퍼센트였다. 이 중 여성(63.1퍼센트)이 남성 (39.3퍼센트)보다 혼자 살겠다는 의향이 높았다.

9장 뭉치면 망하고 흩어져야 성공한다 (p236)

'나 혼자 산다'는 대세다. 1인 가구가 4인 가구 수를 훌쩍 뛰어 넘었으며 비혼 및 만혼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며 이 흐름에 맞는 돈의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 일코노미의 소비 형태를 살펴보면 청소 의뢰, 세탁, 햇반, 간편식, 나혼자 수박, 더치페이 기능, 공동 주택, 공유 시스템 등 1인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들이 인기를 끈다.

7.7퍼센트와 1.6퍼센트. 두 숫자를 주목하자. 2019년 코스피 수익률과 2019년 평균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 금리다. 즉, 작년 주식시장에 투자했다면 7.7퍼센트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은행에 맡겼다면 1.6퍼센트의 이익을 봤을 거라는 뜻이다. (중략) 중요한 포인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은 꾸준히 오른다는 것이다.

13장 완벽에 가까운 투자 (p353)

제로 금리 시대에 부동산도 은행도 적절한 투자처가 될 수 없다. 결국은 주식으로 향한다. 부자들의 마지막 종착역은 항상 주식이다. 장기 투자처로 매년 꾸준하게 상승하는 주식시장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매력적이 투자처다.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지속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면 후회할 일 없다고 전문가들은 공통된 의견을 보인다. 욕심과 단타를 통한 투기가 아닌 중장기적 접근으로 제대로 된 기업에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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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 산책길 들풀의 위로
이재영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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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산책길 들풀이 전하는 위로





가평에서 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며 책방을 운영하면서 자칭 '글 노동'을 업으로 삼는 프리랜서 작가 이재영의 생활 밀착 들풀 에세이다. 가평의 자연 안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요가 수업을 듣고 들풀의 위로를 받고 이웃의 관심과 김치를 받으며 글을 쓰는 그녀의 삶이 책 안에 뿌리 깊게 담겨 있다.



주변에 매우 흔해서 잡풀로 취급받는 들풀들에 가까이 다가가 그 생명력과 각자가 가진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가평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의 삶에서 만난 귀중한 경험들도 담았다. 이해를 돕는 들풀들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어 한껏 재미를 더한다. 평온한 오후 여유를 담은 시간 이 책은 우리에게 풍성하고 풍요로운 마음을 선물할 것이다. 풀꽃 시인 나태주를 이을 들풀 작가 이재영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슬금슬금 작은 연둣빛으로 시작해서는 어느 새 초록 범벅이 되는 흐름. 계절을 넘어서며 아주 작은 것에 눈에 띄지 않게 지속되다가 순식간에 판이 뒤집어지는 걸 목격한다. 우리 집 담을 뒤덮고 있는 담쟁이도 마찬가지였다. 씨를 뿌려놓고 언제쯤 근사한 풍경이 될까 너무 아득해 상상도 하지 않았는데 (중략) 초록으로 뒤덮었다. 변화란 이런 것이구나. 그때 알았다. 나도 천천히 바꿔보자. 다시 시작해보자.

p92

꾸준함의 힘은 우리의 생각보다 매우 강력하다. 담벼락의 담쟁이는 매일 매일 꾸준히 자라면서 언젠가는 담을 온통 뒤덮는다. 쉬지 않고 꾸준하다면 누구나 담쟁이처럼 변화를 이끌 수 있다. 변화를 이끌고 싶다면 매일 꾸준히 그것을 해야한다. 그저 흔한 담쟁이에게도 우리는 배울점이 있다. 저자는 요가를 배우면서 꾸준함의 힘을 몸소 느꼈다. 요가 수업에 빠지고 싶은 욕망을 이겨내고 꾸준히 요가를 배우고 가부좌로 앉는다. 매일 담벼락의 담쟁이처럼 변화의 삶을 살아보자.

나뭇잎이 예쁜 색으로 옷을 갈아 입는 건 풍요로운 치장이 아니라 결핍의 산물이었다. (중략) 엽록소가 덜 생산되면서 초록색에 덮여 있던 노랑색, 주황색, 빨강색, 갈색 같은 색이 드러난다. 그러니까 가을의 화려함은 결핍의 색깔이었다는 말. 살아 남기 위한 안간힘이 붉게 붉게 터져 나왔던 것.

p138

'결핍을 축복이자 행운으로 치환할 수 있는 삶이 바로 성공한 인생이지 않을까' 참 멋진 말이다. 부족함에 채워 넣기 바쁜 우리에게 참 필요한 말이다. 신호등은 몇 개 없지만 자연을 마음껏 느끼는 삶과 부족함 없이 풍족하지만 매일 출퇴근길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삶을 비교했을 때 과연 어느 곳이 성공한 인생일까. 과연 어느 것이 결핍이고, 어느 것이 축복일까. 그리고 결핍이면서 축복인 것일까. 부족함이 결코 부족함이 아닌 아름다움인 것을 내 삶 안에서 깨닫는 날을 기대해 본다.

쇠띄기는 번식력이 강해 아무리 캐내도 그 원뿌리를 제거하지 못하는 걸로 유명하다. (중략) 쇠뜨기를 보면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하다는 말이 딱 맞다. 오래가면, 오래 버티면 강해진다고 쇠띄기가 내 앞에서 말해준다.

p231

들풀이 되는 각자의 조건이 있다. 번식력이 뛰어나거나 생존력이 뛰어나야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구석에서도 틈을 만들어 내어 삐죽 살아난다. 길가의 그 흔한 들풀도 살아보겠다며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처량하다는 느낌보다는 대단하다 생각이 든다. 힘든 상황에 나라면 포기했을텐데 들풀들은 그 힘든 상황을 이겨낸다. 들풀처럼 생존력이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 아무리 아무리 괴롭혀도 짓밟아도 아무렇지 않게 다시 일어나는 그 들풀의 모습이 참 멋지다. 참 대단하다. 오래 버티는 자가 승리하며 결국은 강한 자다.

질경이는 밟히면서 번식한다. (중략) 사람의 발이나, 자동차나 자전거 바퀴가 밟고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씨앗이 그 밑에 붙어 여기저기 퍼져나간다. 밟혀야 사는 풀이다. (중략) 삶이 질경이 같기를 바란다. 밟히고 밟혀도 조금씩 나아가는 삶. 인간으로 존엄함의 경계를 지키며 나아지는 삶. 기꺼이 토끼와 말의 먹이가 되어주는 그 키 작은 풀처럼 작고 소중한 관계라도 놓치지 않고 내어주는 삶.

p242

질경이의 생존 방식이 흥미롭다. 누군가에게 밟혀야 사는 존재라니. 자신을 선뜻 내어주며 밟히면서도 조금씩 나아가는 질경이의 모습에 경외감이 샘솟는다. 나는 점차적으로 나아지는 삶을 살아가는 가를 생각해본다. 그저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 안에서 회사로 집으로 그리고 다시 회사로 간다. 그 안에서 그저 굴러가고만 있다. 누군가 나를 밟아줘야만 나도 성장하는 존재일까. 그렇다고 밟히면 질경이처럼 나아가지 못할 것만 같다. 질경이의 삶의 방식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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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메이트북스 클래식 1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현우.이현준 편역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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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현대판으로 재해석&재탄생한 "뉴 명상록"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기존의 <명상록>과는 다르다. 로마의 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그 <명상록>이 맞기는 하다. 허나 기존의 책과 비교를 해보면 목차와 구성이 판이하게 다르다. 그 이유는 '이현우', '이현준' 편역을 통해 기존의 산만하게 흩어져 있어 일목 요연하지 않은 내용을 77개의 칼럼으로 추려내여 재정리했다. 현대식으로 표현들을 정리하고 다듬어 재해석, 재탄생 되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쉽게 잘 익힐 수 있도록, 아우렐리우스의 사상과 스토아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즉, 새롭게 태어난 현대식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책을 발간하기 위해 쓴 내용이 아니었다. "To Himself(자신에게)"라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좋은 말들을 하나씩 모아둔 노트였는데 이를 후대의 사람이 <명상록>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낸 것이라 한다. 책 출판을 유념해 쓴 내용이 아니다 보니 중복되거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경향이 있다. 기존의 투박한 형태의 <명상록>도 좋지만 정교하게 다듬어져 더욱 빛나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색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스토아 철학을 먼저 이해하고 책을 읽으면 더욱 좋다. 만물은 운명적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보아 '운명론' 혹은 '숙명론'이라고도 부른다. 인간은 우주에 퍼진 하나의 물질적 존재로 본다. 자연이란 만물을 유지,성장시키는 힘이다. 그래서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은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이 요구된다. 신이란 '전체에 퍼져 있는 실제적인 형태의 이성'으로 자연 전체를 곧 신으로 본다.

에픽테토스가 말하기를, "당신이 자녀와 입맞춤을 하는 순간에도 마음속으로 '어쩌면 너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라"라고 했다. 사람들이 너무 불길한 말씀이라고 투덜거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것은 전혀 불길한 말이 아니다. 단지 자연의 한 행위를 묘사했을 뿐이다. 이것이 불길하다면 잘 익은 옥수수를 수확한다는 것도 불길한 일이 아니겠는가!"

p37

죽음에 대한 아우렐리우스의 견해를 전하는 대목들이 감명깊었다. 죽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누구나 죽으며, 순환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죽음은 우리 몸을 이루는 물질이 광활한 우주에서 한 자연 요소로 돌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내일이 인생의 특별 보너스가 된다. 신기루와 같은 명성에 목메이지 말며 다른 이가 사후에 나를 평가하는 것에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죽음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마주보는 일은 드물다. 나중의 일로 치부하고 멀리하려 한다. 죽음이 누구에게나 다가오며 운명적으로 나에게 오는 것이라 여기는 태도가 정신 건강에 좋다.

사람들은 때로 시골이나 바닷가, 혹은 깊은 산중에 묻혀 살기를 바란다. 당신 역시 이런 꿈을 꿀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공상은 부질없는 짓이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원하기만 하면기 자신의 내면 세계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자신의 영혼 속보다 더 조용하고 평온한 은신처는 없다. (중략) 필요할 때마다 명상을 통해 즉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p64

휴가철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치열한 현실은 잠시 잊고 즐기고 여유를 만끽하는 자체가 힐링이 된다. 열심히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런 휴가는 삶의 활력소가 되며 꼭 필요하다. 그런데 평상시 언제나 내가 원할 때마다 휴가를 떠날 수 있다고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로 마음의 평온한 은신처로 떠나는 휴가다. 언제나 내가 원할 때마다 나의 내면 세계로의 피신은 언제나 누릴 수 있는 휴가와도 같다. 최근 명상의 시간을 가져 본 기억이 있나 싶다. 하루에 한 번 잠깐이나마 명상을 통해 평온한 은신처에 들러보자.

당신이 지금 가지지 못한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히기보다는, 당신이 가진 축복들을 헤아려보라. 당신이 그것들을 가지지 못했을 때 당신이 얼마나 간절히 그것들을 갈망했는가를 생각하면서 감사히 여겨라.

p91

지금은 내가 가지고 있지만 가지지 못했을 때 간절히 갈망했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 가진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을 잊고 살고 있다.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가진 것들은 결코 쉽게 얻은 것들이 아니다. 직장, 아내와 아이, 각종 물건들조차도 수없이 노력하고 공부하고 엄선해서 얻게된 귀중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현재에 만족하기 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고자 더 갖고자 한다. 인간의 소유욕은 끝이 없다.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인가에 대해 논쟁하는 데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하라. 당신에게 선한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스스로 시험해보라. 선한 삶이란 우주로부터 자신에게 부여된 운명에 만족하면서 바른 행동과 자비로운 길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p131

그저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만으로 족하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소박하고 선한 삶을 산다면 인생을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선을 행하면서 보상을 바라지 말자. 그저 베풀면서 사는 삶을 살자. 또한 아우렐리우스는 공익을 위해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삼아야 할 삶의 목표가 동료들과 사회의 유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얼마나 사회에 봉사하며 살았는가를 공익을 위해 살았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만 살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정말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았는가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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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허밍버드 클래식 M 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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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랑의 상처가 이 책으로 위안이 되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작품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매우 유명하며, 나의 최우선 필독 리스트에 자리 잡고 있었다. 늦었지만 이제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의 탄생 이후로 '베르테르 효과', '베르테르 신드롬'의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현재에도 많은 이들이 읽으며 꾸준히 사랑 받는 고전이다.



초반의 20페이지 정도는 읽기가 매우 힘겨웠다. 젊은 베르테르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보이는데 두서가 없고 무슨 말을 하고자 함인지 파악하기 어려웠고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물론 하나하나 글귀들이 좋은 말들이 많지만 가슴 아픈 러브 스토리라 알고 읽기 시작하는데 좀처럼 그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랄까. 정확히 29페이지 부터 본격적으로 베르테르의 그녀 '로테'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쉼없이 책장이 넘겨졌다. 가독성이 좋아 놀라웠고 공감하며 읽어 또 놀라웠다. 사랑으로 수차례 아팠던 과거의 나를 위로하듯 이 책이 젊었던 나의 과거를 위로했다.



짝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가득하다. 혈기 왕성하던 그 어린 시절 짝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다 못해 흘러 넘친다. 젊다는 것은 에너지가 넘치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여 더할 나위없이 좋지만 한 편으로는 어리숙하고 경험과 식견이 부족하며 한 없이 자신의 굴레에 빠져들며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아쉬운 단점이 있는 시절이다.

그 지극히 사랑스러운 여인을 알게 된 경위를 차근차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나는 즐겁고 행복한 나머지 객관적으로 서술할 형편이 아니다. 천사를 알게 되었다! 풋, 이건 누구나 자기 여자에 대해서 하는 말이다. 안 그래? 그런데 그녀가 얼마나 완벽한지, 또 어째서 완벽한지 설명은 하지 못하겠다. 그녀가 내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는 말로써 충분하다.

p29

베르테르가 사랑하는 여인의 이름은 '로테'이다. 베르테르는 첫눈에 로테에게 사랑에 빠져버린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 알베르트의 약혼녀다. 친구를 배반하고 적극적으로 로테에게 구애할 수도 없으며 그저 그녀를 자주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속으로 연모하는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게 없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보고 단념하기도 하고 노력해보건만 그녀를 향한 마음은 식을 줄을 모른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마음에 정말 고통스럽다.

그분은 너무 예민한 내 감정을 나무랐다. 그리고 활동이나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철저한 업무 수행 등에 대한 내 엉뚱한 아이디어를 젊은이다운 훌륭한 패기로서 존중하고, 그것을 완전히 폐기하지 않고 조금 완화해서 제대로 기능하고 효과를 한껏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이끌어 가려 한다고 했다. 나 역시 일주일 만에 기력을 회복했고 마음의 안정도 찾았다. 영혼의 안정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고 자기 자신한테 느끼는 즐거움이다. 친애하는 친구여, 다만 이 보석이 아름답고 값진 만큼 쉽게 깨질 수 있을 텐데 그러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겠나!

p119

다른 누구보다 예민한 감정, 감성을 지녔던 베르테르는 사랑에 대해서도 녹록치 않았지만 계급 차이에서 오는 차별 및 자신의 일과 관련해서도 쉬이 풀리지 않았다. 귀족 출신의 여인B과 어울리고 파티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또한 베르테르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신의 상관인 공사의 불합리한 행동들로 인해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한다. 베르테르는 공사를 고지식한 멍청이, 수다쟁이 노처녀로 표현한다. 베르테르가 존경하며 멘토와도 같은 올바른 조언가인 C백작이 있었다. 허나 C백작도 들끓는 베르테르의 젊은 감정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베르테르는 사직서를 제출한다.

친애하는 빌헬름, 옛날에 불행한 사람을 가리켜 악령에 시달린다고들 말했는데 내가 지금 그런 불행한 사람들이 틀림없이 처했을 법한 바로 그 상황에 처해 있다. 때때로 나를 사로잡는 것이 있다. 그것은 불안도 아니고 욕망도 아니다. 내 가슴을 갈가리 찢어 버릴 것 같고 목구멍을 조이는, 알지 못하는 내적 광란이다! 아, 괴롭다!

p181

표현들이 다소 오글거린다거나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사랑에 깊이 빠진 경험이 없기에 그럴 것이다. 아니면 그 사랑이 너무도 순탄해서 일 수도 있겠다.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 '그때는 왜 그랬을까'라며 이불킥을 날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당시의 감정들은 어느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굳건한 세계이며 깨트릴 수 없는 옹골진 성과도 같다. 베르테르의 마음이 담긴 글을 읽으면 그의 내적 괴로움이 절절히 느껴진다.


결심했습니다, 로테. 저는 죽으려고 합니다. 제가 그대를 마지막으로 보게 될 날 아침에 감정을 낭만적으로 과장하지 않ㄱ고 차분하게 그 사실을 씁니다. 내 가장 소중한 여인이여, 그대가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차가운 무덤이 불안하고 불행한 이 사람의 뻣뻣하게 굳은 주검을 덮고 있을 겁니다. 이자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있어 그대와 말을 주고받는 것보다 더 큰 달콤함은 모릅니다.

p192

젊은 베르테르가 처한 운명은 가슴 아프다. 책의 서두에 이 책으로 젊은 베르테르와 같은 고통과 슬픔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으로 책이 시작되는데, 실제 독일에서는 베르테르의 행동을 따라 스스로 세상을 떠난 젊은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베르테르 효과, 베르테르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이유다.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괴테는 가슴 아픈 짝사랑의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책을 썼으며,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지 못해 자살한 이의 사건을 접목시켰다고 한다. 책의 제목처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책 안에서 시대를 넘어 지금의 나에게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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