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퇴마사 1~3 세트 - 전3권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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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퇴마사 (전3권)

퓨전 무협 역사 미스터리 추리 걸작





중국 무협소설에 익숙치 않은 나에게 이 책 <당나라 퇴마사>는 새로운 도전과도 같았다. 주술과 요술이 난무하는 무협소설의 특성에 살짝 거부감이 있어 그동안 멀리해 왔으며 작품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나의 구미를 당겼다. 중국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웨이보 주최 웨이소설대회 대상, 아시아 좋은 책 선정 9.6점이라는 후한 평가 때문이다. 또한 영화화 된다고 하니 더 이상의 극찬은 없을 듯하다. 책을 선택할 때 편식하지 않아야 한다는 나의 신조에 의해 결국 책을 읽게 되었다.



세 권의 책은 상당히 두껍다. 각 권당 약 600페이지의 분량에 세 권을 합치면 1800페이지가 훌쩍 넘는다.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 나에게는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순간은 푹 빠져 읽었다. 무협 소설의 분야가 낯선 나에게는 처음 도입부가 살짝 힘들었지만 이내 곧 적응이 되었고 무협의 장르에 미스터리 및 추리 장르가 더해 매우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가독성도 좋아서 책을 읽어 나감에 큰 무리가 없었다. 당나라의 역사에 기반한 시대 상황에 주인공 원승의 시각으로 살인 사건을 추리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역의 비술 중에는 엽주라고 하는 사악한 술법이 있으니, 그 술법에 당하면 흡사 꿈속에 빠진 듯 몽롱한 상태가 된다. 하나 엽주는 외적인 요인일 뿐, 내적 요인은 곧 네 심마인 게야. (중략) 너는 반년 가까이 연공에 깊이 빠진 탓에 너 스스로 미혼술을 펼친 것과 다름이 없으니, 심마가 수작을 부려 주화입마된 것이니라.

1권 장안의 변고 - 꿈속의 몸 (p73)

위기를 극적으로 해결하는 해결사이자 실력가 퇴마사인 주인공 '원승'의 시각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원승'은 상당한 실력자로 퇴마사의 수장인 대현원관의 관주로 추천 받는다. 요술을 부려 탈옥한 자를 쫓고, 사찰의 벽화에서 튀어나온 악귀는 살인을 저지른다. 각종 사건에 더해 원승은 매우 혼란스러운 경험을 한다. 지금 내 앞에 벌어지는 일들을 내가 이미 경험한 사실이라는 점은 어떻게 다가올까. 사악한 술법 엽주에 의해 꿈 속의 꿈을 경험하는 원승은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기 힘들다.



'원승'과 함께 주요 인물로는 힘센 장수이자 충성스런 검객 '육충'과 위기의 원승을 구하는 매력적인 페르시아 여인 '대기'와 육충의 오랜 연인이자 주술잡학 지식이 충만한 '청영'이 있다.

천마살은 본디 우리 비문의 최대 비밀입니다. 다만 최근 들어 진청류의 존재로 인해 그 비미을 더는 지킬 수 없게 됐지요. 혼자서 천마의 힘을 차지하려 하다니 실로 주제를 모르는 생각입니다. 지난날의 지기자조차 그런 망상을 품지 않았건만! 한데 공교롭게도 그자는 특수한 지위에 있었지요. 성후화의 관계 때문에 도무지 제거할 수가 있어야지요.

2권 구중궁궐의 대재앙 - 천마살 (p315)

장안성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살인 사건들로 인해 퇴마사들이 수사에 나선다. 사악한 힘을 상징하는 태극궁의 부적이 나타날 때마다 사건이 발생한다. 또한 육십 년 전 태종 황제 시절의 비밀이 베일을 벗는다. 서서히 드러나는 황권을 향한 복수와 숨겨진 음모들, 궁내의 세력싸움 등이 있다. 원승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중심에 서있으나 함정들에 긴장감의 끈이 계속 이어진다.


"모든 것이 이미 천서에 운명 지어져 있으니 돌이킬 수 없느니라." 홍강의 늙수그레한 두 눈이 어두운 빛을 뿜었다. "너, 원승의 운명까지도."

3권 천하를 건 싸움 - 잠룡의 변신 (p638)

권력 전쟁이 극에 달하고 원승의 목숨을 향한 위협들은 더욱 강력해진다. 긴장감있게 스토리는 진행되며 원승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지 흥미롭다. 고양이 요괴가 등장하여 황후와 안락공주를 홀린다. 왕권의 양대 진형은 마지막 승부를 준비하며, 원승과 육충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이 마지막 싸움은 어떻게 끝맺음을 맺게 될까.



각 권은 두 가지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권 장안의 변고는 꿈속의 몸, 꼭두각시 놀이, 2권 구중궁궐의 대자앙은 천마살, 뇌성의 전주, 3권 천하를 건 싸움은 고양이 요괴 수수께끼와 잠룡의 변신이다. 역사적 사실의 기반에 판타지와 무협, 미스터리, 추리를 병합해 지루함 없는 빠른 전개가 인상적이다. 무협을 좋아한다면, 추리를 좋아한다면 안전한 집에서 이 책과 함께 보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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