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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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우리는 제대로 된 휴식을 즐기고 있는가





<게으름 예찬>은 제대로된 휴식, 빈둥거림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다. 내가 진정 제대로 휴식을 하고 있는가에 고민하게 된 책이다. 쉬면 쉬는 것이지 제대로 쉰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확 와 닿지 않았다. 허나 책을 읽다보니 내 자신이 제대로된 휴식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식이라는 명목 아래 스스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구속 받지 않는 곳에서 유유자적 읽고 싶은 책이다. 그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 제목이다. 책을 언제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서평을 써야한다는 의무감 없이 자연을 즐기며, 햇빛을 즐기며 읽는 <게으름 예찬>은 나를 자유롭게 하는 인간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요즘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꼼짝하지 않은 채 모험하기 (p75)

여유롭게 독서를 하는 모습은 풍요로움과 한가한 상태로 보인다. 휴가를 보내며 읽는 책 한 권은 제대로 쉬는 시간을 즐기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런데 내가 책을 읽을 때 과연 독서의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며 책을 읽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마치 숙제를 하듯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내 모습을 되돌아 본다. 제대로 쉬면서 책을 만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냥 바라보기란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매우 만족스럽지만 과소평가되고 있는 예다.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는데, 차를 마시는 것처럼 명상이나 수면에서 한 걸음 나아갔지만 그 보폭은 작다. (중략) 당신은 무언가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내키면 골똘히 생각할 수도 있다.

꼼짝하지 않은 채 모험하기 (p85)

그냥 바라보기만큼 힐링되는 일이 또 있을까.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그저 바라보는 일. 현대인들이 가장 바라는 일이며 나 역시도 좋아하는 게으름 방식이다. 최근 그냥 바라보기를 해 본적이 있나 싶다. 멍때리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그냥 바라보기란 마음을 정리하는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취미란 무엇일까? 취미는 물질적 이득을 바라지 않고 오직 그것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 때문에 주기적으로 마음껏 탐닉하는, 어느 모로 보나 경쟁하지 않는 오락이다. 텔레비전 시청이나 비둘기 훈련시키기, 백화점에서 기분 좋게 어정거리기가 그렇다.

시간의 주인이 되는 비결 (p228)

취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의 취미는 무엇인가를 고민해본다. 물질적 이득을 바라지 않는 경쟁하지 않는 오락이라는 조건의 취미를 나는 즐기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책읽고 서평쓰기, 레고 조립하기, 영화보기, 게임하기, 텔레비전 시청 요리하기 정도가 생각난다. 이외에도 취미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취미의 범주에 두어야 하는가에 대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아이와 놀아주기, 블로그 관리하기, 서평이벤트 카페 활동 등은 스스로 취미라 생각했으나 정말 취미였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하는데, 사실 그저 내가 좋으면 그만 아닌가? 취미와 취미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이런 구분을 짓는 이유는 사실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제대로 노는 것이다. 시간의 주인이 되는 비결은 노는 것이라 말한다. 제대로 놀아야 시간의 주인이 되기에 이 취미의 의미에 대해 이해가 된다. 물질적 이득이 없는 조건이 매우 중요하게 다가온다. 약간의 이득이 있다고 한다면 그 순간 진정한 취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평쓰기를 취미로 볼 수는 없는 것이었나.


*****

<게으름 예찬>은 품격 있는 휴식법에 대한 '로버트 디세이' 의 다양한 고찰의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저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동감하며 미소를 짓곤 한다. 그런데 한 개의 장을 읽고 나면 지금까지 내가 무슨 내용을 읽은 거지? 살짝 혼란에 빠진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넓은 생각의 폭 안에서 자유롭게 오고 간다. 마치 재미있는 상황 속에서 흠뻑 즐기다 현실 세계로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세상의 이치를 잠시 잊고 책에 몰두하게 한다.



'격식 있는 휴식을 즐기는 방법', '우리는 제대로 쉬고 있는가', '품격 있는 휴식법' 등의 부제들이 떠오른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멍하니 먼 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픈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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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 - 망가진 허리를 재생하는 기적의 내 몸 프로파일링
이창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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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위한 척추 운동 솔루션






책 제목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는 매우 파격적이다. 무슨 이유에서 이런 제목으로 선정했을까. 디스크 및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는 제목이다. 나 역시 허리 통증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고 다양한 시도를 하곤 하지만 이렇다할 개선책을 찾지 못했다. 이 책은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잘 못 알고 있는 상식을 바로잡아 주고 제대로 된 척추 운동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생각보다 허리 운동 방법에 대해 잘 못 알고 있는 내용이 많았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허리 운동 방법을 알게 해준 이 책에 감사하다.

통증이 없는 일반인들 중 무려 76%에게서 디스크 돌출이 발견된 것이다. 또 이들 중 13%는 디스크가 터져 있었다. 이 두 연구 결과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디스크 모양이 이상하다고 해서 무조건 요통이 생기는 건 아니다.

디스크 문제가 아니라 아파서 문제다 (p64)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상식이 깨진다. 디스크는 곧 통증이라는 도식이 무너진다. 통증은 디스크가 있다고 무조건 있는게 아니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디스크가 심해 신경을 압박하면 다리 저림이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디스크 돌출 및 터진 경우라도 통증이 없을 수 있다. 허리 통증과 디스크는 서로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허리 통증을 잡을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허리 통증을 잡기 위해 골반과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인 코어 근육 운동을 한다. 특히 대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에게 단호하게 말씀드린다.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하는 거라면 당장 대근육 운동부터 그만두시라. 엉덩이와 다리를 강화하는 스쿼트 운동은 절대 하지 마시라.

코어 근육 운동, 하지 마라 (p90)

스쿼트를 하지 말라니 정말 충격적이다. 저자는 요통이 있을 때 대근육 운동을 추천하지 않는다. 근육이 긴장하고 요통이 있는 허리가 불안정한 상태에서의 운동은 잘못된 근육 사용으로 인해 허리 통증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한다. 그저 허리 운동을 하면 좋아질 것이라 믿었고 운동이 부족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첫째는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다. (중략) 이는 골반을 한쪽으로 틀어지게 해 척추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허리 디스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자세 중 하나다. (중략) 체중이 한쪽 엉덩이에 실려 몸의 중심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골반이 틀어지고 척추도 휜다. (중략) 내장 기관이 압박을 받아 '소화 장애'에 걸릴 수 있으며, 방광도 압박을 받아 '요실금'이나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가 생길 수 있다.

허리를 망치는 대표적인 생활 습관 (p150)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잘못된 자세에 대해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다리 꼬기, 가방 한쪽으로 메기, 한쪽만 사용해 골반이 틀어지는 습관, 높은 구두굽, 두꺼운 지갑 등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잘못 하고 있는 습관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나는 그 중 다리 꼬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의식적으로 이를 개선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소화 장애 및 빈뇨의 증상이 나와 판박이라 놀랍다.

허리를 인위적으로 젖혀서 튀어나온 디스크를 집어 넣는 운동으로 잘 알려진 '맥켄지 신전 운동' 역시 요통이 있거나 척추가 많이 굳어 있는 사람은 절대 하면 안 된다. 디스크를 집어넣으려다가 오히려 허리 근육을 더 긴장시키고 굳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당연히 허리 통증도 심해질 것이다.

허리를 망치는 운동 (p263)

충격적이다. 허리를 망치는 운동 6가지가 모두 내가 맹신했던 운동들이기 때문이다. 윗몸 일으키기, 누워서 다리 들어주기, 슈퍼맨 자세, 스쿼트, 플랭크, 수영과 걷기. 허리 운동을 해보겠다고 호기롭게 했던 운동들이 사실 허리를 망치는 운동이었다니! 이제와서 후회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척추를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에 지금부터라도 집중해 보련다.

근육량을 늘리거나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운동이 아니라, 척추의 움직임을 긴밀하게 느끼도록 해주는 속근육 활성화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척추를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 (p269)

척추를 건강하게 만드는 운동은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총 18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골반 뒤로 돌리기, 누워서 무릎 당기기, 이상근 스트레칭, 척추 회전 운동, 런지, 90-90 스트레칭, 땅콩볼 운동, 반 박쥐 자세, 허리 올챙이 운동, 개구리 운동, 허리 안전벨트 운동 등 몇 가지 운동은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대부분 잘 몰랐던 내용들이다. 사진과 함께 운동 방법 및 자세를 알려주고 있기에 쉽게 따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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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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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미친 반전과 소름에 멍해진다






이런 소설을 만나게 되면 참 난감하다. 내용을 모두 적어 스포일러를 담을 수도 없고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리뷰에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가능한 한 리뷰를 읽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굳이 약간의 내용이나마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래 내용을 적어본다. 내용을 알고 이 책을 만난다면 책이 가진 진정한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래의 리뷰에는 최대한 반전의 내용은 담지 않으려 노력했고 내가 느낀 점에 대해서만 적으려 노력했다. 리뷰이기에 간단한 줄거리 정도는 소개하겠다.



리뷰가 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런 소설은 정말 반갑다. 225페이지의 이 책은 작은 편이며 글자도 커서 금방 읽는다. 가독성도 좋고 내용도 흥미진진해 반나절 정도면 모두 읽고 혼돈에 빠져 멍한 상태가 된다. 반전이 거듭 등장하는데 그 반전들이 매우 충격적이라 뒤의 반전을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미 주먹으로 한대 얻어 맞아 얼얼한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예상치 못한 핵펀치가 또 날아온다. 마지막 핵폭탄급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매우 혼란스러웠고 멍했으며 앞 페이지들을 계속 들춰보게 했다.

저는 오랫동안 인터넷 같은 것과는 인연이 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페이스북도 반년 전에 시작했습니다. 뭔가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자유로운 시간을 주체할 수가 없었고, 달리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중략) 당신을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만 두 번 다시 만날 일이 없을 당시의 얼굴을 우연히 볼 수 있게 되니 너무나도 그리운 나머지 그만 이렇게 장문의 메세지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p10

미즈타니가 미호코에게 보내는 페이스북 메세지로 시작된다. 미즈타니가 먼저 미호코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올 것 같지 않았던 답장이 온다. 그리고 페이스북 메세지로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둘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어 보인다. 쉰셋의 나이게 옛 여인에게 페이스북을 배우고 메세지를 보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미련이 남아 있어 보인다. 미즈타니는 암으로 고통 받고 있고 과거의 일들에 대해 용서를 받고자 혹은 용서를 하고자, 혹은 그저 대화를 하고자 연락을 한 듯 보인다. 그렇게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추신: 이전 계정(이라고 하던가요)을 지우고 새 계정으로 다시 등록했지만, 특별히 의미는 없습니다.

p24

추신에 있는 내용들이 처음에는 별다른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끝까지 책을 읽고 난 뒤 다시 펼쳐 본 추신의 내용에 소름 돋았다. 마지막까지 읽고 난 뒤 추신에 담긴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말이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처럼 이 추신이 가진 의미를 읽는 동안에 굳이 연연하지 않는게 좋다.

추신: 그런데 만일 괜찮으시다면 당신의 주소를 가르쳐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 편지 같은 걸 보내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어디에 살고 계시는지 정도는 알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입니다.

p107

이 추신에서는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왜 갑자기 주소를 알려 달라고 했을까. 찾아가서 지켜보려는 것일까. 뭔가 미련이 남아 있어 보이는데 굳이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는 게 뭔가 미심쩍었다. 허나 그저 의심일 뿐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역시 끝까지 읽어야만 그 이유를 알 수 있고, 정말 소름 돋는다.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그날-그래요, 우리 두 사람의 결혼식 날 말입니다. 그 날, 당신이 식장에 나타낮 않음으로써 제 인생은 바뀌었습니다. 만일 당신이 와주었다면 저는 지금처럼 살고 있지는 않았겠지요.

p174

결혼식 날 당일 여자가 갑자기 떠나갔다.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남자는 어떠한 기분일까. 여자는 왜 어떠한 이유로 갑자기 떠났을까. 궁금하고 또 궁금했다. 미즈타나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결혼을 약혼한 여자는 떠나갔고 철저히 혼자된 기분, 암으로 이제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데 이 여인이 궁금할 것이다.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렇게 페이스북에 가입하고 궁금해 연락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소설의 끝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보통 반전이 있는 소설들은 마지막 반전을 위해 소설을 읽는 내내 답답한 면이 있다. 허나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미즈타니와 미호코가 서로 주고 받는 메세지 안의 신경전부터 과거의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 박진감있고 매우 흥미롭다. 몰입해서 단숨에 읽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들이 등장하면서 독자들을 뒤흔든다. 반전 소설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신박하며 훌륭하다.



야도노 카호루 작가의 소개를 보면 '복면작가'라는 단 네 자 뿐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오직 <기묘한 러브레터> 한 권뿐이다. 그의 다음 책이 벌써부터 기대되며 궁금하다. 이 책을 읽은 직후 아내에게 건냈다. "어서 읽어봐! 대박이야! 최고야!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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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 프로이트에서 하워드 가드너까지 인간 탐색의 흐름과 그 핵심, 개정판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정은.김재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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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심리학 통으로 가는 지름길




심리학은 아마도 전 인류의 관심사일 것이다. 수많은 심리학 관련 서적을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나 역시 심리학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다양한 심리학 책을 나름 읽었다. 물론 전문가적 접근이 아닌 일반인의 관점에서의 순수한 접근이다. 나를 포함해 심리학을 읽는 사람들은 그저 다른 사람의 행동, 생각이 궁금하고 인간 본성에 대해 이해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순수한 심리학에 대한 관심에 나름 몇 권의 책들을 읽었으나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에서 소개하는 책들 중에 내가 읽은 책이 단 1권에 불과했다. 세상은 넓고 심리학 책은 많다. 톰 버틀러 보던이 추천하는 심리학 서적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은 2007년 출간되어 10년이 지난 지금 책에 소개된 몇 권은 새로운 내용으로 변경되어 다시 개정판으로 나왔다. 50권의 심리학 책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핵심을 정확히 설명하고 있고 관심이 생기면 구매해 읽을 수도 있다.


*****


모두 읽고 싶은 책이지만 50권의 책 중에서 유독 눈에 띄고 우선 순위로 읽고 싶은 단 3권을 골라 아래에 살짝 적어 봤다.

'긍정의 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폭발적인 감정은 생각을 되풀이하여 세력을 보강하지 않고서는 결코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자신에게 '나쁘다'고 말하는 한 그것은 언제까지나 '나쁜 것'으로 남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나쁜 감정을 재생산해내지 않고서는 결코 그러한 감정이 계속될 수 없다.

chapter 15 긍정의 심리학 (p187)

40년 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잇는 앨버트 엘리스, 로버트 하퍼의 <긍정의 심리학>은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우울증 환자가 약을 복용했을 때 호전되지만 다시 약을 끊었을 때 우울증이 다시 솟아나는 현상을 보아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도록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심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명확하고 직설적인 문체로 일관된 주장을 펼치는 이 책을 꼭 읽어 봐야 겠다.

번은 심리 게임을 '경계가 뚜렷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향해 진행되는 상호보완적 이면 교류의 연속'으로 정의했다. 인간은 감춰진 행동 동기를 만족시키고자 게임을 벌이며, 게임은 늘 그에 따른 보상을 동반한다.

chapter 35 심리 게임 (p421)

500만부 이상 판매 되었다는 에릭 번의 <심리 게임>은 제목부터 구미를 당긴다. 우리의 일상 생활의 대화들 중 심리 게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심리 게임은 보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심리 게임이라는 것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궁금해진다. 간추린 평에 이 책은 정신과 의사들의 소중한 참고서이며, 창의적 작가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며 커트 보니것이 말했다 한다. 덧붙여 프로이트적인 저서임에 유의하라 말한다.

이 책에 더 정확한 제목을 붙인다면, '합리적으로 생각할 겨를없이 상대가 자동적으로 당신의 제안에 따르도록 만드는 법'이 될 것이다. 치알디니는 설득의 귀재들이 상대에게서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좋다'는 승낙을 얻어내는 데 사용하는 6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그것은 보답, 일관성, 사회적 증거, 호감, 권위, 희귀성이다.

chapter 47 설득의 심리학 (p541)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에서 소개하는 50권의 책 중에서 유일하게 읽은 책이 바로 <설득의 심리학>이다. 미국에서만 100만부 이상이 팔렸고 20개국에 번역된 책이다. 이 책은 나의 인생 책 중 하나로 설득의 6원칙에 대해 깨달음을 얻었고 이 내용을 평생 기억하고 싶을 정도로 가치 있는 내용들이다. <설득의 심리학 1,2,3> 총 3권과 더불어 <초전 설득>까지 매우 알찬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여기서 만나 정말 반가운 마음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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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멸종 위기인 줄도 모르고 - 예민하고 소심해서 세상이 벅찬 인간 개복치의 생존 에세이
이정섭 지음, 최진영 그림 / 허밍버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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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멸종 위기인 줄도 모르고

소심이 개복치 성향의 삶과 이야기




나는 왜 계속 에세이를 읽는 것일까. 다른 이들과의 대화는 꺼리면서 책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기 좋아하는 이상 야릇한 취미의 소유자. 이번에도 역시 나와 다른 듯 많은 부분이 닮아 있는 소심이 개복치 성향의 저자 이정섭을 만났다. 에세이를 읽는다는 것은 책을 읽는 주체가 나 자신이며 주도권이 나에게 있다. 그래서 언제든 내가 읽기 싫을 때 책장을 덮으면 그만이다. 대화는 내가 듣기 힘들 때 멈춰달라 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단지 그 이유 때문만일까.



공감 가는 이야기들을 적고 살짝 교훈을 가미한 전형적인 에세이를 탈피하고자 했다는 저자도 이러한 에세이의 공식을 크게 피해갈 수는 없었다. 공감의 메세지를 담고 있고 교훈을 살짝 풍기는 전형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이 책만의 독특한 문체와 살가움이 느껴진다. 글을 맛깔나께 쓸 줄 아는 저자의 필력에 감탄하며 나는 키득키득 웃고 있다.

어떨 땐 혼자 있고 싶고, 또 다를 땐 관심받고 싶고 사람의 마음이란 참 애매하다. 소심한 사람도 관심받고 싶을 땐 있다는 것. 이기적이게도 자기 마음이 준비가 됐을 때뿐이지만.

알아보면 부담스럽고, 몰라보면 서러워한다 (p47)

"맞아! 나도 그래!" 누구나 다 그럴지도 모르겠으나, 누군가 날 알아보고 챙겨주면 참 감사하고 좋은데 불편할 때가 있다. 반대로 오랜 기간 찾아간 단골집인데 날 몰라봐주면 서운하고 관심받고 싶다. 공감되는 내용이다. 내 생각이건데 다른 이들과 친해지고 싶고 잘 지내고 싶고 활동적이고 싶은 마음은 사실 개복치들도 매한가지다. 그저 개인 성향에 맞지 않고 힘들뿐이다. 희망 사항과 이상향은 항상 다른 법이니까. 관심 주는 이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관심을 주기 시작하면 싫어질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해도 참 이상한 성격이다.

개개인이 오롯이 가진 고민과 꿈들, 곁에서 지내도 남이라면 알아채지 못할 수많은 속마음들. 그런 이야기들을 앞뒤 잘라 뉴스라는 이름으로 내보내는 걸 업으로 할 순 없었다. (중략) 사표를 냈다. 다시 백수로 돌아가게 됐다. 처음으로. 심플하게.

자살자를 취재한 후 사표를 썼다 (p115)

저자는 수많은 서류 탈락과 면접의 쓴맛을 맛보고 힘겹게 기자가 되었다. 그렇게 힘들게 된 기자였으나 낯선 사람을 만나는 직업의 특성과 자살자 발생에 자신이 쓸 기사가 생겼다는 비인간적 속마음에 자괴감을 느꼈나보다. 그렇게 스스로 기자의 삶을 포기한다. 거짓말을 보태 면접을 통과했건만 세상 사람들에게 거짓을 전달할 수는 없었던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좀탱이 에피쿠로스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쾌락에서 온다. 쾌락은 우리가 아는 즐거움과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행복한 삶이란 인생 전체를 따졌을 때 즐거움의 총합이 가장 큰 삶이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골고루 즐거워야 한다. 즐거움엔 한계 체감의 법칙이 있고 재화는 한정되어 있기에 한순간의 즐거운 일에 인생을 올인하는 것은 '안 즐거운 일'이다.

좀스럽지만 유용한 행복법 (p134)

몇 권 안되는 책을 소개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추측컨테 저자는 책을 많이 읽나보다. 몇 권의 책들의 핵심 구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내 구미를 당기고 읽고 싶은 책 들이 꽤 있었다. 저자가 소심하고 사람 만나는 게 힘든 성향이 나와 비슷해서일까. 존 스칼지의 SF소설 <노인의 전쟁>,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접의 기적> 그리고 에피쿠로스의 <쾌락>까지 에세이에서 다른 책을 소개 받다니! 어지간히 저자가 내 마음에 드나보다.

최민석 작가님은 이야기한다. "우리가 사는 삶의 이야기들은 사실 자질구레한 일상의 조합입니다." (중략) "우리의 앞에 펼쳐지는 사건은 뒤죽박죽이며 때론 우리 힘으로 제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맥락 없는 일상을 헤쳐나가는 힘은 처칠이 말했듯 'Keep calm&Carry on(닥치고 할 일을 하라)'겠죠. 여러분 파이팅"

인생의 기승전X (p155)

책을 읽을 때 무언가 기대감이 있다. 기승전결의 스토리에 마지막에는 임팩트있는 교훈. 이 책에서 가장 기억하고 싶은 구절은 바로 우리의 삶은 뒤죽박죽이라는 말이다. 이 구절을 읽고 나서 멍해졌다. 나는 항상 내 자신도 모르게 교훈을 찾고 있었다. 행복을 찾고 있었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탐닉한다. 항상 무언가를 찾고 있었고 뒤죽박죽인 내 인생을 기승전결화 하려 노력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교훈이 없어도 상관없다. 교훈이라고 해봐야 사실 별로 쓸모가 없다. 참 훌륭한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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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면서도 통쾌하고 재미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만났다. 중독성있는 저자 이정섭의 이야기에 홀리듯 읽어 내려갔다. 틀에 박혀 있지 않은 날 것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예민하고 소심해 세상이 벅찬 인간 개복치의 소소한 일상 에세이에 푹 빠진 며칠이었다. 몇 개월이 지난 후 다시금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할 때 슬며시 꺼내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전하는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웃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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