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디테일 -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 설계
BJ 포그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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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디테일

습관 책 중 가장 체계적이고 실용적이다





지금까지 읽은 습관과 관련된 책을 중에서 습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준 책이 있다. 바로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이다. 이 책을 통해 습관을 만들기 위한 어떠한 방법적 측면을 이해하고 생활에 실제 적용할 수 있게한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 습관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자신만만한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다 생각했다.



BJ 포그의 <습관의 디테일>을 읽고 느낀점이 있다면 '이 책은 단연코 습관 책 중의 끝장판'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습관을 만들거나 나쁜 습관을 없앨 수도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행동 설계 7단계를 통해 스스로 습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습관에 대한 세세하고도 매우 체계적인 정보들을 총망라 하고 있다.


<습관의 디테일>은 기존의 습관 책들의 내용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저자 '포그'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 설명이 어렵지 않고 이해가 쉽다. 나와 같이 이과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매우 최적화된 설명 방식이다. 방정식과 같이 생긴 모양새가 참 친숙하다. 또한 다양한 예시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다양한 예시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한번쯤은 경험했을 일들이기에 그대로 나에게 적용시킬 수도 있다.




행동은 MAP, 즉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Prompt,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일어난다.

p32

습관을 만드는 과정을 이 MAP 설명을 통해 쉽게 이해 가능하다. 대부분 우리가 하고자 하는 행동에 대한 동기는 높다. 하지만 몸짱이 되어야 겠다는 나의 강력한 동기는 항상 능력과 자극의 부족으로 인해 번번히 실패했다. 팔굽혀펴기 20번으로 시작하면 부족한 몸의 능력으로 곧 포기해버린다. 힘들고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작을 팔굽혀펴기 2번으로 한다면 뭔가 해볼만하다. 점차 이 숫자를 늘려가면 된다. 또한 자극을 설정해야 한다. 습관 스위치 '앵커'라고도 하는데, 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선 후 혹은 소변을 본 후와 같은 명확한 행동과 만들 나의 습관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 작은 차이는 습관 형성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키다.





포그행동모형은 책에서 아주 자주 나온다. 만들고자 하는 습관 및 행동에 대한 동기가 강하고 행동을 수행하기가 쉬워서 그래프의 곡선 우측 윗편에 위치해야만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간단한 이론이다. 예를 들어 팔굽혀펴기 20회가 나의 능력에는 어려워서 곡선의 왼쪽 아래에 있는 경우라면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어렵게 된다. 그림에서처럼 더러운 책상을 청소해야겠다는 동기와 어렵지 않게 책상 정리가 가능하다면 바로 수행이 가능하다.

습관을 만드는 7단계 행동 설계

1단계 열망을 명확히 한다

2단계 행동 선택지를 탐색한다

3단계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는다

4단계 적절한 자극을 준다

5단계 아주 작게 시작한다

6단계 성공을 축하한다

7단계 반복하고 확대한다

습관을 만드는 7단계 행동 설계는 단계별로 부딛힐 위험 요소들을 제거해주는 디테일한 설명들을 담고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는 3단계를 예로 들자면 습관화 하기 위한 행동을 스스로 결정함에 있어 영향력과 능력을 충분히 고려해 선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깨가 안 좋은데 팔굽혀펴기, 턱걸이를 고집한다면 이내 곧 포기하게 된다. 4단계인 적절한 자극 선정 역시 매우 중요하다. 운동을 위해 알람을 설정한다거나 앵커 설정 등을 통해 행동과 연결 시켜야 한다.

이루고 싶은 변화가 크건 작건 출발점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한다.

p109

여러 단계 모두 중요하지만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5단계인 '아주 작게 시작한다'이다. 작고 단순한 행동이 출발점이 되어야만 한다. 하기 버거운 행동이라면 더 쪼개라고 한다. 이 작은 행동에 대한 습관을 갖게 된다면 서서히 나의 능력이 향상되면서 내가 원했던 몸짱으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능력이 어느 정도 올라선다면 조금씩 나의 행동을 조정해 강도를 올릴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바로 첫 시작인 출발점이 아주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축하는 뇌의 보상 회로reward circuitry를 활성화한다. 적절한 순간 기분이 좋으면 뇌는 방금 했던 행동 순서를 인식하고 부호화한다. 이런 뇌의 작용 원리를 응용하면 습관을 더 효과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p182

많은 이들이 이 축하 단계를 빠뜨린다고 한다. 어렵기도 하지만 조금은 오글거리기도해서 나 역시 꼭 해야하나 생각을 하는 부분이었다. 긍정적 경험은 뇌를 중독시킨다는 이론을 기억하자. 습관으로 자리잡게 하려는 치실질 후에 거울을 보고 '승리'라고 외치는 행동 하나로 인해 이 습관은 빨리 자리잡게 된다. 뇌의 보상 회로 때문이라고 하니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단계이다.


습관은 변화의 가장 작은 단위일지 몰라도 가장 근본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습관을 기점으로 변화의 동심원이 퍼져나간다. 생각해보라. 한 사람이 한 가지 습관으로 시작해 두 가지, 세 가지 습관으로 늘려가고 (중략) 들불처럼 번져 무력감의 문화를 몰아내고 모두에게 힘을 주어 서서히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여러분 자신과 가족이 작은 변화를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변화의 물결로 이어질 수 있다.

p356

습관 하나 바꾸는 것에 너무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아무도 모른다. 오늘의 작은 변화는 나비의 날개짓과 같이 보잘 것 없을지라도 언제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지 모를 일이다. 아침형 인간은 원래부터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 자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습관, 일찍 일어나는 습관 등이 서서히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저 하루 아침에 강력한 동기만으로 습관을 만들 수는 없다. 이 책은 내 스스로를 깨우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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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테이징 인테리어 - 돈 들이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조석균 지음 / 더블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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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테이징 인테리어

돈 들이지 않고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는 인테리어





30평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 집은 항상 어수선하다. 4살 딸이 이 어수선함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는 어지르는 선수이며 나는 치우는 시중의 역할로 매번 선수에게 진다. 그럼에도 정리정돈된 모습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재택근무가 도입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면서 집안을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그러나 아파트 구조적인 문제나 여러 이유로 틀에 박힌 집안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나의 희망사항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홈스테이징 인테리어>를 만났고 돈 들이지 않고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인테리어를 즉시 실행해 볼 수 있었다.






홈스테이징의 원칙은 있는 물건을 사용하되 큰돈이 들어가는 구조적 변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중략) 동일한 물성을 가진 것들을 모아 수납하는 것으로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여백이 진정한 쉼을 가져다 준다 (p157)

책에서 나오는 예시들은 매우 극적인 결과물로 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저 가구의 위치를 변경하고 수납의 아이디어만 적용시켰는데 공간이 살아나고 마치 인테리어 공사를 한 듯 방이 깔끔하게 변화되었다. 홈스테이징의 원칙들은 이해가 쉽고 곧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테리어 비용없이 인테리어 효과를 가져오니 일석이조다.



아래 예시와 같은 경우는 벽쪽에 있는 침대와 피아노의 위치를 가운데로 가져오면서 공간을 살리고 바깥 풍경까지 환하게 보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일반인들에게는 과감한 시도일 수 있으나 결과물이 정말 좋기에 한 번 시도해 볼 만한 가치를 느낀다.




분명한 것은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감춰 있던 진짜 집이 보이기 시작하며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리면서 쓸데없는 생각도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홈스테이징은 걱정거리와 욕심을 버리는 일이다.

180도 바뀐 30평 아파트 (p108)

우리 집과 비슷한 30평대 아파트의 홈스테이징 인테리어 실제 사례를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는 챕터가 있어 관심이 가장 많이 갔다. 예시로 나온 집도 아이를 키우고 있어 아이 물건으로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사례에서는 아이 물건 정리를 위해서는 수납 공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Before 의 사진이 현재 우리 집 사진과 흡사하다. 수납 공간을 마련해 공간을 정리하니 매우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을 보인다. 수납 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겨난다.






가장 눈에 띄는 고정관념은 모든 가구가 벽에 딱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마치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법칙처럼 모두 벽에 붙어 있었다. (중략) 찍어 놓은 듯 좌우대칭이라는 틀에 박힌 방법을 고수한다.

깨뜨리라고 있는 것이 고정관념이다 (p171)

고정관념을 깨기란 상당히 어렵다. 우리 안에 숨어있던 고정관념에 의해 비효율적 가구 배치를 고수한다. 내 서재가 그러했다. 이 책을 읽고 과감하게 구조 변경을 시도했다. 가구 배치 구조 변경 전에는 한쪽 벽면에는 책장으로 가득차 있고, 다른 벽면에는 길게 책상이 있었다. 가구가 벽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의해 서재의 양쪽 벽면에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 책의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고 나의 고정관념을 깨기로 마음먹었다.



한쪽 벽면에 몰려 있던 책장 하나를 옮기고 두 개의 책장을 떨어뜨려 사이 공간을 만들었고 그 사이에 책상을 방을 가로지르 듯 배치했다. 훨씬 서재다운 서재가 되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매우 만족스럽다. 재택 근무로 인해 서재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홈스테이징 인테리어의 덕을 보게 되었다. (아쉽게도 Before 사진을 찍어 두지 못했다. 아래는 After 사진이다)






집 안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 인테리어를 하기에는 비용적 부담이 있다. 사실 정리정돈만 잘해도 집안은 깔끔해지고 한결 나아진다. 허나 뭔가 좀 더 개선된 집안의 분위기로 만들고 싶다면 가구의 위치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정리 정돈 방법을 고안해 보길 추천한다. 이 책이 그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직접 받으면 더욱 좋겠지만 이런 책을 통해 홈스테이징 법칙들을 이해하고 스스로 집 안의 분위기를 바꿔본다면 한결 나아진 집 안의 모습에 뿌듯함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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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감옥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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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을의 감옥

쓰네카와 고타로의 환상적인 세상





작가 '쓰네키와 고타로'의 작품을 두번째로 만난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만났던 소설은 <야시>다. 당시 사람들의 추천이 많아 <야시>를 전자책으로 구매해 읽었고 독특한 이 작가만의 세계에 나도 모르게 빠져버렸다. <야시>는 단편 소설집이었으나 비슷한 세계의 설정으로 마치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나는 듯한 느낌의 소설이었고 당시 나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었다.



<가을의 감옥>은 '쓰네키와 고타로'의 작품이라는 말에 고민없이 선택했다. 이 작가만의 독특함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총 3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익숙한 설정인 듯하면서도 정말 새로운 '쓰네키와 고타로' 작가만의 세계관은 몽환적이며 환상적이다. 어떻게 이런 상상력으로 소설을 쓰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마치 전래 동화, 구전 동화, 일본 요괴들과 같이 매우 오래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판타지적 요소는 그 신비함에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각 단편은 약 70페이지 정도인데 단편 하나 읽겠다고 자기 전에 책을 펼쳐보지 않기를 권한다. 책을 모두 읽을 때까지 책을 덮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경솔하게도 자기 전에 책을 펼쳤고 마법에 홀린듯 마지막 장을 넘기기 전까지 책을 덮을 수 없었다.

11월 7일 수요일은 계속되었다.

처음 얼마 동안은 내가 지금 몇 번째 돌아온 것인지 헤아렸지만 곧 헷갈리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기억 말고는 모든 것이 아침 상태로 회복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기록도 남길 수 없으니 내 기억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었다. 일곱 번째 11월 7일인지 여덟 번째 11월 7일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가을의 감옥 (p19)

한 여대생은 알 수 없는 이유로 11월 7일의 하루를 반복한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어김 없이 11월 7일 아침 같은 시간 자신의 자취방에서 깨어난다. 기록을 남길 수도 없고 매일 다시 리셋되며 자신이 했던 행동은 오로지 자신의 기억에만 남는다. 그러다 자신과 같이 11월 7일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한다.



하루 안에 갇히는 시놉시스는 이제 조금은 익숙한 스토리다. 그런데 이 스토리가 2007년에 나온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익숙하지만 읽다보면 그 전개 방식은 매우 새롭다. 신비한 아우라를 풍기는 요괴와 같은 형상을 한 존재가 등장하는데 정체를 쉽사리 알려주지 않는다. 가을의 감옥 즉 11월 7일 안에 갖혀 버린 이 여대생은 과연 그토록 염원하던 내일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단편이라 아쉬울 따름이다. 마치 자기 전 할머니가 해주시는 이야기를 밤새 듣고 싶은 마음이다.

여기는 특별한 집이오. 우리 마을이 수백 년 전부터 대대로 비밀리에 지켜온 신역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요. 내가 예순이 되면 마을 소년 중에 후계자를 택하여 물려주게 되어 있었지. 그러면 나는 해방되는 것이고, 이런 방식이 내 대까지 내려온 오래된 관습이었고, 당연히 그렇게 될 줄로 믿고 있었소. 우리 마을에서는 이 집에서 지킴이 임무를 마친 노인은 살아 있는 신으로 숭앙하니까, 지킴이로 선택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히 명예로운 일이라오.

신의 집 (p84)

한 남자가 우연히 공원을 거닐다 초가집을 만났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공간과 초가집이 낯설다. 그 집에서 오키나 가면을 쓴 남자가 나와 말을 건넨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는 그 남자는 할아버지로 보인다. 자신을 붙잡고는 이 집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는 사라진다. 그렇게 이 남자는 이 공간에 갖힌다. 그 할아버지가 나를 지킴이로 두고 떠나간 것이다.



일정한 주기로 공간이 옮겨지는 설정은 <야시>의 세계관 설정과도 닮아 있다. 미지의 공간과 현실의 연결과 그 통로의 설정이 절묘하다. 이 공간에 갖혀버린 남자의 심리가 변해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신의 집을 지키는 지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더욱 궁금해진다. 그리고 의외의 반전도 흥미로웠다.

할머니는 때때로 리오에게 신비한 힘을 보여주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꽃을 피우거나 종이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어서 움직이게 했다. 리오는 할머니가 부리는 신비한 재주를 그저 감탄한 얼굴로 지켜보았다. (중략) 리오는 청개구리를 바라보았다. 보석처럼 밝은 초록빛 몸에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를 가진 개구리가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 있는 동안에 개구리는 작은 돌멩이가 되었다.

환상은 밤에 자란다 (p151)

여우귀신의 힘으로 환술을 부리는 할머니,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는 작은 소녀 리오. 할머니는 이 환술때문인지 마녀 취급을 받는다. 이 환상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주변인들의 욕심이 화를 불러 온 것일까 할머니의 집은 불에 타게 되고 리오는 살아서 원래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환술을 부릴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이 환술로 인해 감옥과도 같은 공간에 갇힌 리오는 파도를 통해 그 힘이 증폭된다.



리오의 심리적 변화와 일대기를 함께 하면서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정의의 편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들과 마치 환술에 갖쳐 버린 듯한 오묘한 혼란은 갈수록 증폭된다. 리오의 능력은 다시금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우리 모두 여기에 갇혀버렸어

이 소설은 환상 그 자체다. 단편이라 정말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야기꾼에게 더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더 이상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정말 속상하다. 그래서 '쓰네키와 고타로' 작가의 다른 책들을 모조리 읽어버릴 생각이다. 벌써 <야시>와 <가을의 감옥> 2권이나 읽었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야시>는 데뷔작으로 제12회 일본호러소설대상(2005년) 수상작, 제134회 나오키상 후보작

<천둥의 계절>은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2006년> 후보작

<가을의 감옥>은 제29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2007년) 후보작

- 2007년에 출간되었고, 2008년 한국에 출간되었으나 절판되어 수많은 독자들의 재출간 문의로 재출간됨.

<금색기계>는 제67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2014년) 수상 - 당대 최고 작가들이 거쳐간 미스터리 분야 최고 권위상.

<멸망의 정원> 제9회 야마다 후타로상(2018년) 후보작 - 그해 출간된 작품 중 '가장 재미있는 소설'에게 시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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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제작자들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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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제작자들

웰메이드 판타지, 스릴러가 담긴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




정말 오랜만에 책 내용에 푹 빠져 읽은 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만났던 수많은 드라마나 영화들이 겹쳐졌다. 그렇지만 기존의 내용들과는 정말 다른 느낌의 신선함이 있다. 사후 세계, 인간을 돕는 수호신, 인간 세상을 계획하며 돕는 요정들의 이야기랄까. 이 소설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표현들을 떠올려보지만 기존에 존재하는 듯 하면서도 선뜻 설명하기 힘들다. <우연제작자들> 소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웰메이드 소설을 만났다.



이스라엘 소설 <우연제작자들>은 작가 요아브 블룸이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은 13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다. 흔한 로맨스 소설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 이상의 재미와 반전을 선사하고 있다. 왜 이 소설이 사랑받는지 끝까지 읽은 독자만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나 인간들과 함께 인간처럼 살아가는 그들, '가이'와 '에밀리' 그리고 '에릭'이다. 그들은 우연제작자다. 우연을 만들어 인연을 맺어주거나 영감을 불러 일으켜 위대한 발견 및 발견을 하도록 돕는 우연제작자도 있다. 복잡한 다이어그램을 그려가며 은밀하게 우연을 제작하며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우연제작자들>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처음 시작은 그러했다. 하지만 우연제작자들의 임무 수행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중반부를 지나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햄스터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와 5급 우연제작자 검은 모자인 '피에르' 그리고 '알베르토 브라운'과 마피아 두목인 '돈 리카르도', 그리고 '마이클'. 이 인물들의 연결고리는 강물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지만 이 소설을 읽는 독자의 마음은 레프팅을 즐기듯 요동친다.

여러분이 과거에 무슨일을 했을지는 모르나, 여러분은 방금 승진한 것이다. 세상에는 현실 이면의 직업이 다수 존재한다. 상상 속 친구, 꿈 방직공, 행운 유통사... 그러나 이 과정을 마친 뒤에 여러분이 맡을 역할은 핵심 그 자체를 건드리는 일이다. 이 세상은 우연으로 가득하다. 그중 압도적 다수는 그야말로 우연이다. (중략) 이런 세 유형의 사건을 일으키는 것이 우리 임무다. 우리는 운명을 결정하지 않는다.

p92

주인공 가이는 인연을 맺어주는 우연제작자로 사랑을 믿지 않는다. 에릭이 가이를 바라보았을 때 가이는 세상에 사랑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진짜 낭만주의자로 여긴다. 그런 가이를 마음에 둔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우연제작자 에밀리가 있다. 가이를 짝사랑하고 있는 에밀리는 우연 제작을 해서라도 가이의 마음을 얻고 싶다. 사실 가이의 마음 한켠에는 커샌드라가 있다. 그렇기에 가이는 더욱 에밀리를 밀어낸다.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우연 제작으로 스스로의 인연을 만드는 패기있는 에릭이 있다. 에릭은 가이에 대한 에밀리의 마음을 알고 있다.

가이는 이미 자기 몫의 사랑을 받았다. 이제 그 사랑은 사라지고 없었다. 인생이라는 책의 그 장은 이미 다 읽고 덮어버린 뒤였다. 실망스럽지만, 그는 이 점을 오래전에 받아들였다. 이제는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 차례였다. 그래서 가이에게는 인연 맺기 임무가 중요했다. 어쩌면, 자신은 더 이상 경험할 수 없는 행복을 다른 사람이 누리도록 도움을 줄때마다 가이 역시 그 행복의 작은 조각을 받는 것일지 몰랐다. 그 행복이 가이의 이름 아래 기록되는 것이다.

p131

사랑을 믿지 않는 가이의 모습이 약간은 답답하게 느껴진다. 에밀리를 밀어내는 가이의 모습에서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한 채 과거의 사랑에 얽메어 있는 모습은 이 세상의 많은 이들이 저지르는 실수가 아닐까 싶다. 우연제작자로 다른 이들의 우연 제작을 위해 힘쓰면서도 자신에게는 냉정한 가이의 모습에서 재난 구조를 위해 헬리콥터를 보냈으나 이를 거절한 어리석인 남자의 일화가 떠오른다. 신의 한탄 섞인 애환이 느껴진다.

영혼을 잃고 세상을 당신처럼 보게 되느니, '작고 무의미한' 존재로 남는 게 낫겠습니다. 우연을 만들 방법은 선택하는 거예요. 선택하는 거라고요. 알아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지금 나는 내가 우연을 만들 방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 방법에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 포함되지 않을 겁니다.

p341

첫 도입부는 약 10년 전에 봤던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이 생각난다. 주변 상황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들어주는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우연제작자 가이가 하는 일과 비슷하다. 우연을 조작해 두 사람의 인연을 이어 준다는 점에서 참 비슷하다. 책을 읽다보니 드라마 <도깨비>가 떠올랐다. 가슴의 칼을 뽑을 운명적 만남의 상대에 대한 가슴 절절한 이야기.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기욤 뮈소'의 판타지적 요소인 소설과도 닮아 있다. 다양한 맛이 어우러진 소설이다.



오락거리로 생각했던 소설이 참 많은 생각에 들게 한다. 사랑에 대해, 인연에 대해, 우연에 대해, 운명에 대해.. 어느 하나 쉽사리 답을 낼 수 없는 두 사람의 인연과 만남은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우연제작자가 정말로 존재할까하는 얼토당토 않은 행복한 상상을 하게된다. 내가 지금 아내를 만나 사랑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룬 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연제작자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다른 생에서 이루진 못한 사랑의 기억을 잃고 이 생에서 다시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결실을 맺는 순간 저 멀리서 미소지으며 체크리스트에 체크하는 한 사내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연 제작자에게도 우연 제작자가 있나요?

p261

에밀리가 우연 제작자 교육을 받던 도중 차마 묻지 못했던 이 질문이 소설을 다 읽은 뒤에도 내 가슴 한켠에 남았다. 나 역시나 신이 있다면 묻고 싶다. '정말 우연제작자가 존재하나요?'. 그리고 또 하나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는 바로 에릭이다. 에릭의 역할은 책의 극후반부에 나오게 되는데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부분이다. 어쨌든 <우연제작자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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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 한권으로 인간 심리세계를 통찰하는 심리학 여행서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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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심리학 명언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





지금까지 심리학 관련 책을 상당히 읽었다고 생각했으나 새발의 피였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 심리학자들의 책을 모두 읽어낼 수 있겠지만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30년간 1만권의 독서량 바탕으로 저자 김태현 인문학자가 심리학의 핵심을 <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에 꾹꾹 눌러 담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이 책은 심리학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총 700개 심리학자들의 명언을 담은 이 책에는 5개의 챕터에 각 7명의 심리학자들의 명언이 담겨 있다. 총 35명 심리학자들의 명언이 핵심 주제와 함께 정리되어 있다. 책의 차례를 보고 읽고 싶은 심리학자 혹은 관심이 가는 챕터를 먼저 읽을 수 있다. 심리학자가 주창한 핵심 내용과 명언들을 만날 수 있기에 심리학에 대한 기본 상식을 쌓기에도 좋다. 명언을 좋아하는 국민MC 강호동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246 수많은 재능과 능력은 결핍감에서 비롯된다.

Numerous talents and abilities comes from a sense of deficiency.

255 인생이 힘든 게 아니라 당신이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It is not that life is hard, but you are making it hard.

2-6 <미움받을 용기>가 베스트셀러인 이유 - 알프레드 아들러 (p113,116)

오스트리아 출신 '알프레드 아들러'의 책 <미움받을 용기>는 베스트셀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개 거장이다.이 책을 통해 다시금 그 내용을 떠올리며 아들러의 명언들을 만난다. 세상에 완벽한 인생은 없으며 누구나 부족함을 느끼고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인간에게 가장 힘든 일은 자신을 알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이라 말하는 아들러의 말에 힘을 얻고 위안을 받는다. 지금 내가 안고 있는 고민과 괴로움은 성장을 위한 발판이며 내 스스로 만들어낸 나를 위한 과정임을 다시금 깨닫는다.그저 몇 줄 아들러의 명언을 읽는 것만으로 내 마음이 새로워지고 환기된다. 지금 이 순간의 힘든 상황이 눈 녹듯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427 '행복'이라는 개념은 매우 주관적이다. 눈이 안 보여도 누구 못지않게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The concept of 'happiness' is very subjective. Human beings can be happy as anyone else even when they can't see.

436 인간의 행복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변인과의 관계이다. 주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유지될 때, 사소한 일로도 자주 기뻐할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낀다.

The most influential thing in human happiness is the relationship with the people around us. We feel happy when our relationship with the people around us is maintained well, and when we are often happy with trivial things.

4-1 미래가 아닌 현실의 행복을 설계하라 - 대니얼 길버트 (p188, 191)

요즘 나의 큰 관심사는 '행복'이다.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행복에 대한 많은 내용들을 읽으며 이해했고 맥락은 알겠으나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참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에 여전히 관심이 간다. 하버드 심리학과 교수 '대니얼 길버트'가 연구한 인간의 행복에 대한 내용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에서 중요한 점은 현재에 있다. 희망이 없어도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면 삶의 의욕이 생기며, 이 의욕은 미래를 밝게 만드는 원동력이란 표현에 매우 공감된다. 그의 책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 관심이 생긴다.

624 아이들이 4세쯤 되면 가벼운 의견 불일치를 아이들 앞에서 보여줘도 된다. 그러나 이이들은 우리가 화해하는 것도 보아야 한다.

When your children are about four, you can show a slight disagreement in front of them. You should also show your chidren making settlement.

629 상대의 입장과 의견을 충분히 되뇌어 주지 않으면 설득할 수 없다.

You can't persuade until you repeat your partner's position and opinions over and over enough.

5-4 잉꼬부부로 사는 법 - 존 가트맨 (p265, 257)

'잉꼬부부로 사는 법'이란 제목이 나를 확 이끌었다. 당연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을 것이란 생각과는 다르게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아 놀라웠다. 부부의 안정적 관계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으나 그의 명언들을 보니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부부로 살아가면서 부부싸움은 피할 수 없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내용들에 내 자신을 반성하고 고민하게 한다. 이 명언들도 도움이 되지만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미국의 심리학 명예 교수 존 가트맨의 책 <부부를 위한 사랑의 기술>, <우리 아이를 위한 부부 사랑의 기술>, <그녀를 모르는 그에게>도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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