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까미노 - 스물아홉, 인생의 느낌표를 찾아 떠난 산티아고순례길
김강은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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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 까미노

신명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하루 8시간 매일 같이 반복되는 회사원의 삶에서 여행은 나에게 사치일지 모른다. 그 중 산티아고 순례길은 나의 마음 속에 품은 꿈과 같은 일이다. 책상에 앉아 나는 오늘도 현실을 마주한다. 그러나 저자 김강은은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다.



하이킹아티스트, 벽화가, 웹툰작가, 여행자,,, 책의 저자인 김강은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산티아고 순례길로 나선 그녀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발랄함이 묻어나는 만화가 함께하고 있어 색다르다. 신명나는 그녀의 여행기는 사무실에 앉아 점심시간 짬을 내어 이 책을 보는 나까지도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해야 할 일들을 만들고 그것들에 쫓겨 왔던, 그러나 정작 행복과는 멀어져가던 나는 오늘 없었다. 무언가에 쫓기기보다 행복이란 감정을 좇는 내가 있을 뿐이었다. 이 순간의 우리는 어떤 속박과 굴레도 없는 자유로운 순례자였다.

# 나의 행복이 곧 법이 되는 곳 (p34)

피레네의 아름다움을 만나면 절로 행복해질 듯 하다. 짙은 안개, 궂은 비를 만나도 그저 행복할 자유로움이다. 걸어온 시간보다 걸어갈 시간이 더 많기에 행복하다. 까미노이기에 행복한 것이지, 여행이기에 행복한 것인지,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행복한 것인지, 자유이기에 행복한 것인지. 일상에서도 분명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일을 할 때 행복은 배가 된다.

꼭 힘들게 순례길을 걸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여행의 방법에 옳고 그름도 없다. 하지만 이 길을 오른 이유가 단순히 관광이나 버킷리스트를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무게를 가늠해보기 위해 쉽지 않은 결정으로 오른 길이라면 내가 짊어진 배낭의 무게를 느껴봐야 하지 않을까. 한 걸음 한 걸음 두 발로 걸으며 내 짐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껴보려 해야 하지 않을까.

# 배낭의 무게를 느껴며 걷는 길 (p137)

800km 거리를 30일동안 걷는 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대략적으로 매일 25~30km를 걸어야 하는 수치가 나온다. 1시간에 4km를 걷었을 때 하루 6~8시간은 걸어야만 한다. 많이 걸을 때는 45km를 걷기도 하며 몸에 무리가 왔을 때는 부득이 기차를 이용하기도 했다. 각자가 참 다양한 방식으로 순례길을 즐긴다. 그저 걷는게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자연이 좋아서 등 이유는 다르지만 순례길을 걷고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무게를 고민해보며 두 발로 직접 느끼며 걷는다.

'그래,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하겠어!'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과감함을 불러왔다. 더 이상의 고민을 벗어던지고 강가로 입수했다. 물이 생각보다 차가워 놀랐지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 마음은 이미 이곳 몰리나세카에 정착해 있었다.

#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하겠어 (p190)

고민을 벗어던지고 강가로 뛰어드는 그녀의 추진력이 멋있다. 사실 그녀도 뛰어들기 전 살짝 고민했다. 우리는 항상 하고 싶은 일 앞에서 주저하고 고민한다. 그저 하면 되는데 저지르지 못한다. 현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이유로 나는 지금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일까. 어디론가 정처없이 떠나고 싶은 마음과 현실의 싸움에서 언제나 현실이 승리한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은 정말 늦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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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강은 KIM의 함박 웃음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 시원한 맥주를 사랑하는 술례자의 면모를 지닌 여행자. 작은 체구에도 강한 체력의 소유자. 고집이 있지만 배려하고 정이 넘치는 그녀와 함께 하는 여행기가 정말 재미있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기나긴 여정을 함께한 느낌이 들 정도로 푹 빠져 읽었다.



출발부터 마지막 산티아고 대성당까지의 여정은 우리의 삶과 닮았다. 끝을 향해 나아가고 결국 종착지에 도달했으나 정답은 없다. 정답을 굳이 찾는다면 지나온 그 여정이 정답이다. 우리는 길에서 울고 웃고 행복하고 다치고 즐기고 멈추고 걷기를 반복한다. 낙오자도 존재한다. 그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기약없는 약속을 하기도 하고 각자의 길을 간다. 참 우리네 인생사의 축약판같다.



저자에게 고맙다. 여행 에세이는 나에게 활력을 준다. 직접 경험한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 그에 못지 않은 값진 경험을 하게 한다. 앉은 자리에서 세상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낀다. 여행 에세이의 한 가지 큰 단점이 있다고 한다면 당장 떠나고 싶다는 것! 그 하나 뿐이다. 역시나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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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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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몰랐던 나의 마음을 알다




우리는 우리 마음을 잘 모른다. 가끔씩 우리는 우울해진다. 이런 우울감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른다. 회사 일, 집안 일로 항상 피곤하다. 각종 검사를 해도 몸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두통에 근육통에 몸과 마음이 아프다. 스트레스가 쌓인다. 지하철을 타는데 심장이 빨리 뛰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쩌면 우리는 마음을 소홀하게 대접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우리의 마음에 대해 알아갈 필요가 있다. 나에게도 문득 찾아오는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화병, 외로움 등은 운이 좋게 나에게서 떠나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지친 감정과 함께 살아간다. 이 감정에 대해서 잘 안다면 좀 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산다고 해도 우리 뜻대로 안 되는 게 많아요. 우리가 아무리 사랑을 준다고 해도 그 사랑이 효과가 없을 때도 있고, 심지어 상대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어요. 그리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혹은 미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서 즉시 그 손을 붙잡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매 순간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에요.

죽을 만큼 힘든 내 마음을 어떻게 토닥여야 할까요? (p49)

친한 친구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기 며칠 전 연락 온 그 친구에게 일이 바쁘기에 주말에 만나자고 했다한다. 주말이 되기 전 친구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친구의 죽음이 모두 자신의 책임인 것만 같아 자책이 된다고 한다. 친구를 돕지 못해 안타깝고 후회스럽다. 하지만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다. 그저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한국인의 90%는 주로 월요일 아침에 이러한 증상을 경험한다. 흔히 말하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게 되는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공식적인 진단은 아니다. 급성 스트레스 장애와 적응장애, 가벼운 우울증이 적당히 섞여 있는 증상을 말한다.

탈 대로 다 타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 / 번아웃 증후군 (p73)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경험한다는 월요병은 번아웃 증후군의 일종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열심히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나 우리는 이 증상을 스스로 이겨내야 할 필요가 있다. 90%라는 수치에 무언가 안심이 되는 묘한 감정이 생긴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다들 그런거였구나. 다들 그렇게 비슷한 증후군을 느끼며 살아가는구나. 묘한 안도감이다.

나의 감정은 '표현'하는 것이지 '배출'하는 것이 아니에요. 흔히들 자기감정을 자유롭게 배출해야지만 정신이 건강한 것처럼 오해를 해요. 그런데 막무가내식의 감정 배출은 그 감정을 더 격하게 할 위험도 있을뿐더러 타인에겐 또 다른 의미의 폭력이 될 수도 있어요.

나쁜 감정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p138)

나 역시 오해했던 부분이다. 감정을 배출하면 건강하고 좋은 것이라 생각했던 오해가 있었다. 감정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 불편한 감정을 건강하게 푸는 자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 어떻게 하나 생각해 봤다. 나는 걷는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걷는다. 집 주변의 산책로를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주저리 주저리 떠들기도 하고 그렇게 걷다보면 화가 누그러지고 생각이 정리 된다. 참 좋은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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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반대말은 행복이 아니라 생동감이라는 말이다. 살아서 움직이고, 아주 조금씩 매일 변하는 것이야말로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에필로그 / 고맙다, 나의 우울아 (p261)

우울한 감정, 조울증, 상실감, 공황장애, 번아웃 증후군, 만성 피로 증후군, 허언증, 강박증, 불안장애, 화병, 섭식장애, 외로움 등 익히 들어본 증상들이지만 막상 이러한 증상 및 감정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어떠할까. 사실 스스로 인지하기 이전에 우리의 마음은 잠식당해 괴로워 하고 있을지 모른다.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의 마음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리는 마음 공부가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이자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K)와 구로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박종석(P)의 질의 응답 형태의 '일요일 오후 1시' 챕터들이 매우 유익했다. 평소 정신과 전문의에게 묻고 싶었던 궁금한 내용을 서로 묻고 답하는 형태로 구성한 이 부분이 공감되고 이해가 쉬웠다. 특히 외로움을 느끼며 결혼이 하고 싶은 P의 고백이 인상깊었다. 좋은 배필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시길...



나는 그나마 마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나보다. 감정을 잘 다스리는 편이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편인 것 같다. 힘이 들 때 쉬어 갈 줄 알며 마음을 다독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방법을 확인 받은 느낌이다. 또한 더 좋은 방법들을 알게 되었고 내 마음을 단단하게 다독였다. 마음에 대한 공부는 누구나 필요한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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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유정식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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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창작의 세계에 있는 당신을 위한 가이드





창작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은 불변의 법칙을을 다루고 있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에고라는 적>으로 처음 만났다. 지나친 스스로의 열정을 경고하는 기억에 남는 자기계발서였다. 그의 스타일에 걸맞게 이 책에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방대한 자료 수집과 공부를 통해 정리된 책이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많은 사례들이 함께 나와 신빙성이 높고 이해가 빠르다. 적절한 예시들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을 잘 전해 받았다.



이 책의 장르를 하나로 꼬집기가 참 어렵다. 자기계발서, 마케팅 서적, 창착 분야 조언서... 타겟팅 하나는 책의 제목을 통해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어느 곳에서 어디서나 존재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해밀턴의 시사성 있는 글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동시대 사건들의 이면으로부터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원리를 파헤쳐냈기 때문이다.

[1 창조의 과정] 위대한 작품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p50)

반짝 이슈만 되더라도 사실 감사하지만 오랜 기간 사랑받는 위대한 작품은 시대를 넘나드는 변치 않는 힘이 존재한다. 10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글들이 있다. 창작의 세계에서 누구나 바라는 일이다. 작가, 작곡가, 예술가 등 모두가 시간이 지나더라도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한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결말이 다른 47권의 책이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의 1부를 50번 이상 다시 썼다고 한다. 이렇게 뛰어난 작가도 각고의 노력 끝에 작품을 탄생시킨다. 노력과 인고가 없이는 작품 탄생은 불가하다. 하나의 작품을 위해 수년을 노력해 써낸다고 하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책 한 권 써보겠다고 다짐한 내 자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포지셔닝은 '당신의 프로젝트가 무엇인가'와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말한다. 패키징은 '그것을 무엇으로 보이게 만드는가'와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가'를 의미한다. 피칭은 곧 판매로서 '프로젝트를 어떻게 묘사하는가'와 '목표 대상에게 무엇을 제공하는가'를 말한다.

[2 포지셔닝 하기] 포지셔닝, 패키징 그리고 피칭 (p134)

작품이 완성되었다고 하면 편집자의 손을 거쳐야 한다. 철저하게 편집자의 조언을 따라야 한다. <앵무새 이야기>는 편집자의 손에서 탄생한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의 초고인 <파수꾼>이 나중에 세상에 나왔을 때는 팬들마저 실망했다고 한다.



모두를 위한 책은 없다. 특정한 누구가 정해져야 한다. 대상이 누군가에 따라 방향은 철저하게 달라진다. 정해진 방향에 따라 잘 포장하고 이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캐스 선스타인은 <스타워즈>가 센세이션을 어떻게 일으켰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야단법석이 벌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찌된 일인지 알고 싶어한다." 바로 이것이 마케팅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반응이다.

[3 마케팅의 기술] 출시 (p176)

개인적으로 스타워즈는 나와 맞지 않는다. 왜 이리 열광인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나도 열광의 물결에 휩쓸려 영화를 봤다. 이러한 나조차도 스타워즈 영화에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이 참 중요하다. 나처럼 스타워즈가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지만 꽤 많은 이들이 스타워즈의 팬이 되거나 중독자가 된다.

이 책의 처음 두 장에서 다룬 내용은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중독성 있고 매혹적으로 만들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였다. 품질은 더 이상 이슈가 아니다. 당시의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 작품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들어본 적도 없고 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의 맛을 어찌 알겠는가?

[3 마케팅의 기술] 공짜로, 공짜로, 공짜로! (p184)

공짜 전략은 참 전략적이다. 이미 중독된 사람에게서 구독료를 끌어내기란 쉽다. 이미 그 맛을 알았기에 돈을 지불한다. 나 역시 넷플릭스에 구독료는 매달 지불하고 있다. 처음에는 지인의 추천으로 아이디를 공유 받아 접속했고, 한 달 무료 사용을 통해 지금은 매달 돈을 지불하고 있다. 넥플릭스는 중독자를 양산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특히 파울료 코엘료 작가의 사례는 충격적이며 파격적이다. 토렌트에 직접 자신의 책을 올려 사람들이 다운 받아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인도 거리에서 자신의 책 해적판을 파는 소년을 보고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고 하니 마케팅에 대해 깊이 깨닫고 있는 것이다. 실제 1억 6500만부의 책을 팔았다고 하니 정말 말문이 막힌다.

영원히 살아남을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당신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원칙은 단순하다.

"입소문을 만들라."

[3 마케팅의 기술] 이 장을 마치며 (p242)

좋은 작품을 만들고 이를 포지셔닝, 패키칭 그리고 피칭을 통했다고 하자. 마케팅으로 온 힘을 작품에 쏟은 다음은 플랫폼을 형성하는 일이다. 지속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플랫폼을 만들어 다양한 교류를 하는 것이다. 크리에이터의 경지와도 같다.



"입소문을 만들라"는 말은 가장 공감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 부탁이 아닌 팬의 자발적 공유. 크리에이터들의 궁극적 목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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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 -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 현대지성 클래식 26
헨리 조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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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

헨리 조지의 빈부 격차 해결책




끝을 모르고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민국은 고민한다. 정부는 각종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노력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부동산 가격은 통제와 규제를 통해 관리가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겨난다. 사회는 계속 발전하는데 빈곤은 여전하며 금수저 흙수저 계급이 정해지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연 어떠할까. 무엇이 문제이며 대안은 과연 있는 것일까란 건강하고 합당한 의문을 갖게 된다.



헨리 조지(1839~1897)의 '진보와 빈곤'은 아인슈타인, 헬렌 켈러, 톨스토이의 추천도서로 경제사상 고전이다. 오늘날 세계 토지 제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하니 그 내용이 매우 궁금하다. 정부가 지대를 직접 징수하여 단일세제인 토지가치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헨리 조지의 주장에 귀기울여 본다.

임금은 자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임금의 대가인 노동의 생산물로부터 나온다.

[제1권 임금과 자본] 제1장 현재의 임금 이론은 타당하지 않다 (p42)

이 명제에 크게 동의하는 바이다. 책을 읽기 이전에 가졌던 생각이며 이 책을 통해 나의 생각이 좀 더 확고해졌다.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현재를 바라본다. 자본가가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는 현재의 구조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노동자의 노동에 의한 생산물을 통해 임금이 나오는 것인데 대부분의 이익은 자본가에게 돌아간다.



생산력이 증가하는 데도 불구하고 임금은 최저 생계 수준으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이렇게 된 이유는 생산력이 증가하면서 지대가 전보다 더 큰 폭으로 올라갔고 그 결과 꾸준히 임금을 인하시켜 왔기 때문이다.

[제5권 문제의 해결] 제2장 부가 증가하는 데도 빈곤이 지속되는 현상 (p296)

진보의 행진에도 모든 이득은 노동자가 아닌 토지를 가진 개인에게 돌아간다. 토지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토지에 대한 투기는 점점 늘어난다. 세계 모든 국가들의 노동자 계급은 동일하게 고통을 당하고 있다.



토지가 값싼 신생 국가가 토지가 비싼 부자 나라들에 비하여 노동자 계급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기억해야 한다. 부의 불평등 분배는 토지 소유권이 불평등 하다는 사실에 있다.

토지를 공동의 재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제6권 해결책] 제2장 진정한 해결책 (p342)

헨리 조지가 이 책에서 정말 말하고 싶었던 한 가지가 바로 토지 공유제다. 토지 사유제를 철폐하고 독점된 토지를 공동의 재산으로 만들어 노동자가 소득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도록 하면 빈곤이 퇴치되며 임금은 노동에 따라 적합하게 받게 된다고 말한다.



모두가 우려하듯 헨리 조지 역시 이 정책을 수행함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 말한다. 정의에 부합, 현실 적용 가능성, 사회 발전 경향과의 부합, 다른 개혁안들과의 조화 등 다양한 관문이 존재한다.



진정으로 평등을 갈망하고 원한다면 누구나 지금의 경제 체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저 현재에 머무르면서 변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평등은 불가능하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 어지러운 체계 안에서 토지 공유제를 도입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 그러나 헨리 조지는 확실하게 말한다. 세금은 토지 가치세 하나로 충분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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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당신 같은 전문가들을 위해 이 책을 썼더라면 간결하게 내 주장만 적는 것으로 충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집필 목적은 좀 더 많은 독자를 상대로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전에 경제학 책이라고는 단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고 또 경제학은 생각조차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역자 해제] 용기있는 도덕적 경제학자 (p593)

636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한 책의 두께는 우리를 압도한다. 그렇다. 헨리 조지는 경제학에 무지한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쓰기 위해 이렇게 두껍게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헨리 조지의 경제학 관점에 물들게 되고 그의 팬이 되어 간다. 도덕적이며 평등을 추구하는 그의 경제학 사상이 우리를 매료시킨다.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며 무릎을 치게 하는 현명함이 묻어 난다. 허나 뉴욕 헤럴드의 편집장의 지적처럼 적당한 분량이라면 좀 더 좋았을 것을 하는 기대가 있다. 그런 마음에서인지 '간추린 진보와 빈곤'이란 책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사상을 깊숙하게 이해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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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시 - 아픈 세상을 걷는 당신을 위해
로저 하우스덴 지음, 문형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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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힘들 때 시

'시'에게서 받는 공감과 위로




나는 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해석과 모호한 표현들이 혼란스럽고 이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학창 시절 공부하면서 만난 시들은 그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시를 만났을 때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나름의 해석이 옳고 그른 정답의 잣대로 다가선다는 점이 못마땅했다.



이 책을 읽은 후 시에 대한 나의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시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시가 가진 진면목을 지끔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자 로저 하우스덴이 추천하는 10편의 시와 각 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고 다시 시를 읽으니 내가 마치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을 하게 되니 시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보이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상상력과 지식, 영감과 노력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배합하여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세상에서 삶을 재조명하고, 새로운 생명의 호흡을 불러넣으며, 새로운 것을 바라보고 음미하게 한다. 시는 우리로 하여금 삶을 가감 없이 맛보게 한다.

머리말 (p14)

머리말에는 어려운 시기에 '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적혀있다. 시를 통해 지혜가 깊어지고 감동을 받으며 시대를 초월한 소통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 글만으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우리를 흔들어 깨우는 10편의 시를 만나볼 차례다.

피상적인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 안에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끔 하는 회복 효과가 시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시는 흔하고 작은 경험들을 떼어내어, 느낌과 감성을 겹겹이 덧입혀, 서정적이면서 때로는 깊은 철학으로 마무리 짓는다.

3장 심금 (p56)

연애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콘래드 에이킨의 '말다툼'을 읽고난 후 깊게 공감할 것이다. 작가가 처한 현 상황을 말다툼이라는 단어 하나로 온전히 이해했고 동일한 경험이 있는 우리가 이 시를 읽었을 때 작가의 심정이 고스란히 글을 통해 전해진다.



아는만큼 보이고 느껴진다. 잘 모르고 시를 접할 때보다 알고 시를 만나면 느낌이 완전 다르다. 그리고 비로소 시에 숨겨진 의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작가의 깊은 내면이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최악을 알게 되었으니

우리 인간들은 스스로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7장 다른 이는 없습니다 (p119)

웬델 베리(1934~)의 '이제 최악을 알게 되었으니' 시의 서두에 나오는 구절이다. 무언가 강렬한 서두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츠하크 라빈이 누구인지 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인지 저자가 설명을 읽고 다시 읽는 시는 이해의 깊이가 전혀 다르다.



처음 시를 읽는다. 저자의 설명을 읽는다. 그리고 다시 시를 읽는다. 꼭 이런 순서로 읽어야 한다. 그래야 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빈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이끌었고 이스라엘 총리였다. 그러나 오슬로 협정에 반대하는 극우파 청년의 총에 라빈은 사망했다. 다시금 읽는 시에 등장하는 '최악', '미안합니다' 라는 글들을 남다르게 다가온다.




이쪽 길입니다.

붙잡혀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굴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9장 어쨌든, 사람이란 무엇인가? (p159)

나짐 히크메트(1902-1963) 의 '이쪽 길입니다'는 감옥 진료소라는 장소가 나와 죄를 지은 죄수가 쓴 시라고 생각했다. 물론 감옥에 있는 나짐이 쓴 시가 맞지만 그는 정치범으로 감옥에 가게 되었다. 좌익 잡지사에서 일한다는 이유였다.



이 배경을 알고 다시 읽는 시는 참 색다르다. 죄인의 글이란 생각에 나도 모르게 무언가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다. 예술적으로 뛰어난 죄수네.. 허나 이 배경을 알고 만나니 참 억울할 것 같다. 그럼에도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멋을 느낀다. 감옥에서 탈출해 러시아로 가서 창작 활동을 했다고 하니 이 시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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