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을 위한 책쓰기 - 누구나 책 쓰는 시대, 팔리는 책을 쓰는 비법
이상민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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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을 위한 책쓰기

3개월이면 나도 책을 쓸 수 있다





<나이 서른에 책 3,000권을 읽어봤더니>, <유대인이 생각하는 힘> 등 20여 권의 책을 집필하고 책쓰기를 가르치는 '이상민' 작가의 <보통 사람을 위한 책쓰기>를 만났다. 130여명의 수강생들에게 책쓰기를 직접 가르치고 가이드하면서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눌러 담았다. 책은 이렇게 써야한다는 기본 원칙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내가 책 읽기를 생활화하면서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바로 책쓰기다. 하지만 정작 책쓰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그저 생각만 하고 있다.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양원근), <하루 1시간, 책 쓰기의 힘>(이혁백), <내 안에 잠든 작가의 재능을 깨워라>(안성진) 등 지금까지 책쓰기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다. 그 때마다 책쓰기를 도전하겠다는 다짐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 모든 책들은 하나의 메세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당장 책쓰기를 시작하라!"



전문가만 책을 쓰는 시대는 지났다. 보통 사람들이 쓴 책들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 세상이다. 박사 학위나 훌륭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책을 쓴다면 분명 유리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도 컨텐츠를 무궁무진하게 지니고 있으며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의지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책쓰기에 성공하는 분들은 단호하게 실천한다. 내가 "3~4개월 안에 책을 쓸 수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써보세요"라고 하면 바로 쓰기 시작한다. 3~4개월 후 결과를 낸다. 그런데 책쓰기에 실패하는 분들은 3~4개월 동안 '내가 할 수 있을까?'만 열심히 생각한다. (중략) 그렇게 하면서 삶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p41

정말 따끔한 일침이다. 책을 쓰기로 마음 먹었지만 실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나에게 아주 적절한 충고다.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그냥 쓰면 된다. 정말 간단 명료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간단 명료한 진리를 외면하고 그저 열심히 생각만 하고 있다. 회사일로 바쁘고 주말에는 쉬어야하는 나에게 절실함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간절함과 절실함이 있어야 책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하루 3시간 3개월이면 책 한권을 쓸 수 있다고 하니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기회가 생각에서 실천으로 옮기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책쓰기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글로 담아내는 것이다. 글만 써서는 출판이 안된다.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독자들이 원하는 자료를 가공해야 한다. 책쓰기의 핵심은 자료의 편집력에 있다. 그런데 자료만 가공하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그렇다'다.

p106

이 책에서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부분이다. 글이나 책을 쓸 때 그저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보다 자료를 가공하고 편집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콘텐츠를 생성해 내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료 수집과 편집은 매우 중요하며 끊임없이 노력이 이루어 져야 한다. 책에 덧붙이는 적절한 예시들은 이해를 돕고 내가 펼치는 주장의 설득력을 가중시킨다.

"보통 사람도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60가지 비결"

p161

보통 사람들이 책을 쓸 때 염두해두면 좋을 '글쓰기 잘할 수 있는 비결 60가지'를 정리한 부분이 있다. 나 역시 글을 쓸 때 항상 염두하고 있던 부분들이 많이 있고 미처 알지 못했던 좋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다른 부분들도 중요하지만 이 부분만큼은 따로 정리해 글 혹은 책을 쓸 때 곁에 두고 읽어야겠다. 쉽게 쓰기, 짧은 문장으로 쓰기, 결론부터 쓰기, 수식어나 접속사 피하기, 개요 쓰기, 공감의 글 쓰기 등의 내용들이 담겨 있다.

출판사에 투고되는 800~1000개 원고 중 1개가 출판된다는 것이었다. 즉, 기획출판 성공률은 약 0.1퍼센트다. 처음 쓴 원고가 계약이 안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성공하는 것이 오히려 기적일 수 있다. 진실은 그런 것이다.

p209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며 알고 싶은 분야는 바로 출판사다. 출판사에 책을 투고하고 출판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경험들을 알고 싶다. 책이 나오기까지 출판사의 도움없이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책을 출판하는 일은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 평범한 사람들이 당당하게 출판에 성공하는 현실, 지금도 열심히 책을 쓰고 있는 사람들.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닌 책쓰기의 세상은 참 매력적인 분야다. 출판사에 투고하는 법부터 제목 정하는 법 등 피와 살이 되는 경험과 조언을 담고 있다.


*****


자, 이 책을 모두 읽었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하는 일은 무엇일까? 책을 쓰는 일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책을 쓰는 일, 책을 쓰는 것은 내 손과 머리가 아닌 엉덩이가 하는 것이라는 말이 가장 와닿는다. 상당한 노력이 요구되며 끈질긴 지속성이 필요하다.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도전을 이제 하기만 하면 된다. 책쓰기에 관심있는 분들은 당장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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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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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한 소년의 방황, 성장 그리고 착한 본성





J.D.샐린저가 3주에 걸쳐 쓴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20세기 최고의 소설'이라 불리며 각종 추천도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재미있고 감명깊게 읽었다는 지인의 추천으로 관심을 갖게 된 <호밀밭의 파수꾼>을 드디어 읽었다. 그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현대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는 이 책은 오클라호마 주에서 고등학교 교재로 사용했으나 학부모들의 맹렬한 반대에 부딛혔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학당한 주인공의 세상을 향한 외침과 방황을 다루고 있으며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와 비속어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민감한 감수성과 결벽증을 가진 홀든은 이번이 네 번째 퇴학이다. 훌륭한 학교라 여겨지는 펜시 고등학교에서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과목들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교장과의 대화, 기숙사 룸메이트와의 갈등 등을 통해 어딘가 제멋대로이며 불만 투성인 홀든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내면의 불만과 갈등이 나에겐 낯설지가 않다. 그저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왔던 나 역시도 가졌던 세상에 대한 불만과 마주하는 거짓과 잘못들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가진 그 무엇과 일맥상통한다.



퇴학을 당해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길고도 짧은 여정이 책 한 권에 녹아 있다. 세상에 쉽사리 순응할 수 없었던 이 젊은 홀든의 방황의 길목에서 우리도 역시 그처럼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 진정으로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홀든이 겪은 일화들이 점차적으로 홀든에게 동화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물론 홀든의 행동들 모두가 올바르다 보기는 힘들다. 담배를 거듭 피우며 클럽에서 바에서 술을 마시려 하고 여자들에게 기웃거리는 그의 모습, 벨 보이를 통해 부른 창녀 등 며칠 안에 돈을 물쓰듯 하는 그의 모습을 본다. 그런데 이런 그의 모습에 안쓰럽고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스며 올라 온다. 심지어 홀든은 이 모든 현실에서 벗어나 떠나고자 마음 먹는다.



동생 피비가 멀리서 짐을 끌고 오는 장면과 피비를 대하는 홀든의 모습은 이 책의 클라이막스다. 소설의 변곡점이자 절정이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지점이다. 결국은 동생을 지키고자 하는 홀든의 착한 본성, 호밀밭의 파수꾼스러운 본성이 발현된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가 억수로 오는 와중에 사냥모자를 쓰고 앉아 비를 흠뻑 맞는 홀든, 파란 외투를 입고 회전목라를 타는 피비의 모습, 그 장면은 나의 뇌리에서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

우리의 장래에 대해 여러 가지 충고를 하더군. 정말 따분했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뜻은 아냐. 사실 나쁜 인간은 아닐테니까. 하지만 반드시 나쁜 사람만이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야. 착한 사람도 우울하게 할 수 있지.

p250

'우울하다', '우울하게 한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고 나쁜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사람은 나쁜 사람만이 아니라 착한 사람도 나를 우울하게 할 수 있다. 이 표현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무언가를 주고 받으며 생활한다. 때로는 의도치 않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부러움,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건네는 우리의 무심한 충고가 상대의 우울함을 일깨울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몇천 명의 아이들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곤 나밖엔 아무도 없어. 나는 아득한 낭떠러지 옆에 서 있는 거야. 내가 하는 일은 누구든지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것 같으면 얼른 가서 붙잡아주는 거지. 애들이란 달릴 때는 저희가 어디로 달리고 있는지 모르잖아? 그런 때 내가 어딘가에서 나타나 그애를 붙잡아야 하는 거야. 하루 종일 그 일만 하면 돼. 이를테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거야.

p256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단어가 유일하게 나오는 대목이다. 책을 읽는 내내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 호밀밭의 파수꾼의 의미가 매우 궁금했고 기억해 두고 싶었다. 홀든의 방황의 이유는 사실 착한 본성에 있다. 겉으로는 비속어를 달고 살고 퇴학을 당한 문제아지만 가족을 사랑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찬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름이 없다.



그런 그의 착한 본성은 이 대목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자신이 했던 방황을 어린 아이들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사실 홀든에게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선생님들은 홀든을 따스하게 맞아주고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준다. 홀든이 어긋나지 않고 바른 길로 나아가길 하는 바람에서다.



이 책을 한 번 일은 나로서는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다하기는 힘든 느낌이었다. 술에 취한듯 피곤에 취한듯 휘청대며 쉼없이 지나가는 여정 안에서 홀든의 예민한 감수성이 나 역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홀든의 내적 성장과 아픔의 과정을 다시금 차분히 밟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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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트 와이프
에이미 로이드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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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노센트 와이프

살인마를 사랑한 여자




영국의 작가 '에이미 로이드'의 첫 소설 <이노센트 와이프>는 '선데이 타임즈'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압도적인 도입부터 소설의 마지막 장까지 심리적 압박과 불안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치밀한 심리 스릴러다. 소설은 샘의 시각에서 진행이 된다. 그녀와 함께 하는 이 여정에서 뉴욕의 호텔에서 보내기도 하고 데니스가 어린 시절 자랐던 레드 리버에서 시간을 보낸다.



어린 소녀를 죽인 살인마의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금발의 미남 데니스, 그에게 사랑에 빠졌으며 그의 결백을 믿는 순수한 여인 서멘사 샘. 데니스의 결백을 믿고 데니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데니스의 친구 캐리. 이들의 이야기는 서맨사의 편지로부터 시작된다.

저는 서맨사라고 해요. 서른한 살이고 영국에서 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당신이 무죄란 걸 알아요.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네요. 만난 적도 없는 사람한테 편지를 쓰는 건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거든요.

p17

데니스는 앨투나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데니스의 결백을 주장하며 추종하는 세력들이 많다. 곧 누명에서 벗어날 것이라 믿고 많은 이들이 데니스에게 편지를 쓰고 응원을 보낸다. 그런 데니스에게 샘은 용기를 내어 편지를 보낸다. 잘생긴 미남인 데니스에 반한 샘은 평범한 일편단심 여인이다. 서로 사랑에 빠진 둘은 결혼까지 한다.



이 도입부가 나에게는 상당히 의아하고 낯설었다. 교도소에서 살인자로 낙인찍힌 남성이 결백하다고 믿고 심지어 사랑에 빠지는 여성 샘의 심리. 그리고 그러한 여성에 사랑의 응답을 보내는 데니스의 심리. 편지와 면회를 통해 주고받는 대화가 전부인데 결혼을 약속하고 옥 중 결혼식을 거행하는 점. 그저 순수한 사랑의 결정이라 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들이 많다. 물론 그 사이에서 캐리가 중재하는 부분이 없었더라면 두 사람의 관계는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 데니스가 결백하다고 철석같이 믿을 수 있었을까.

그래, 며칠. 석방이야. 홀리에게서는 데니스의 DNA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어. 우리가 그 셔츠에 묻은 피의 DNA가 누구 건지를 밝히면 법원은 석방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이 제보자는 그 셔츠를 재검해야 할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 거지.

p136

데니스가 어떻게 범인으로 특정되고 교도소까지 오게 되었는지의 과정이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보육에 관심이 없고 폭력이 난무하는 가정, 물건을을 몰래 훔쳐 팔았던 어린이, 점차적으로 나쁜 행동을 일삼는 모습, 그리고 살인 사건. 그런데 데니스를 특정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는 없었다. 살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어떠한 것도 데니스와 관련된 부분은 없었다. 그럼에도 데니스는 교도소에 같혀 있다. 그렇다면 데니스는 정말 억울한 누명을 쓴게 아닐까?



데니스에게는 불연듯 인생역전의 날이 다가온다. 살인 사건의 진범이 잡힌 것이다. 살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하는 범인이 나온 것이다. 이제 데니스는 석방이다.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데니스에게는 이제 꽃길만이 남았다. 그런데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

처음부터 마크는 늘 샘에게 그렇게 말했다. 너와 나의 관계에는 조건이 없다고. 마크가 샘에게 상처를 준 건 샘에게 원인이 있었다. 샘은 이제 그걸 이해했다. 샘은 알면서도 규칙을 무시했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데니스는 온전히 샘의 소유였다. 두 사람은 결혼했다.

p189

살인 누명을 벗고 세상으로 나오는 데니스에게 언론이 집중한다. 그를 축하하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돈과 선물이 쏟아 진다. 그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그런 데니스의 곁에는 교도소 안에서 결혼을 한 샘이 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샘은 이런 데니스가 낯설다. 또한 샘이 느끼기에 데니스는 샘을 밀어내고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데니스의 아내로 샘은 데니스를 믿고 그의 여정에 함께 한다. 수년간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온 데니스는 모든 것이 낯설다. 데니스는 이메일에 가입하고 SNS를 사용하는 일부터 배운다. 그러다 데니스의 유일한 피붙이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데니스와 샘은 뒷처리를 위해 데니스의 어린 시절을 보낸 레드 리버로 향한다.

"자기는 내가 미쳤다고 생각 안 해?" 샘이 물었다.

"난 여자애들은 다들 좀 미쳤다고 생각해." 데니스가 말했다.

샘은 그의 말을 믿고 싶었다. 그 일이 일어난 이후로, 샘은 오로지 수치심과 죄의식밖에 느끼지 못했다. 이제는 사면이라도 된 듯 마음이 놓였다.

p349

레드 리버에서 데니스와 샘의 관계는 점차적으로 부부의 모습을 갖춰나간다. 데니스는 서서히 마음을 열고 샘은 그런 데니스에게 한걸음씩 다가간다. 폭풍우가 지나던 날, 지하 대피소에서 둘의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데니스를 믿고 기다린 샘에게 그 어두운 지하가 참 아이러니하게도 참 밝고 희망에 가득찬 곳이 되었다.



하지만 뭔가 불안함이 이 부부에게 감돈다. 알 수 없는 인기척, 샘이 잠든 사이 불연듯 사라지는 데니스, 강아지의 죽음과 형사들의 방문, 새끼 고양이의 죽음. 불안한 상황이지만 샘은 몇 주 후에는 이곳을 벗어나리란 생각에 참고 기다린다. 그러다 샘은 발견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그 무언가를 발견한다. 또한 데니스, 린지 그리고 하워드와의 관계와 과거가 베일을 벗는다.

넌 달랐어. 네 편지를 받았을 때, 넌 다른 사람들이랑 달랐어. 너무 다정했어. 너무 정상적이었지. 넌 평범했고, 난 그게 마음에 들었어. 네가 나랑 같이 있을 때면, 뭐랄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지. 나도 평범하다고. 그리고 넌 모든게 엉망이 되어갈 때도 내 곁을 지켰어.

p418

아무 조건 없이 평범하게 누군가를 대한다는 것. 그로 인해 마음을 열고 서로 믿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아무 의심없이 평범하게 대할 수 있을까. 상대가 희대의 살인마라면 그를 평범하게 대하기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영화를 봤다. 그 영화 역시 소녀들을 살해한 실제 주인공의 모습을 영화화한 것으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노센트 와이프>를 읽으면서 많은 부분이 그 영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건과 심리적 묘사와 전개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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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 그건 사랑한단 뜻이야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흔글·조성용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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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 그건 사랑한단 뜻이야

흔글이 전하는 위로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을 펼쳤다. 30대 직장인이자 남자인 내가 지하철에서 귀여운 카카오프렌즈들이 옹기종기 모인 표지의 이 책을 들고 있으나 괜히 주변 사람들 눈치가 보인다. 남들 눈 의식한다고 뭐 달라질 것도 아니고 나는 이내 책 읽기에 정신을 쏟는다.


에세이를 읽을 때 좋은 점은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데 있다. 책을 펼치는데 부담이 없어 그런 것일까. 책에 담긴 글을 읽다 보면 빙그레 웃기도 하고 이내 공감하고 있다. 어떤 글을 보면서 '난 안 그러던데' 하면서 넘어가기도 하고 지독한 공감에 '맞아 맞아' 격한 끄덕임을 연발하기도 한다.




내 마음은 내가 아니면

그 누구도 들여다보지 못해. 그러니 가끔은 물어봐줘.

마음아, 괜찮아? 하고.

p133

뭔가 오글거리는 듯 선뜻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마음아, 괜찮아?'. 머리로는 오글거리는 표현이라 생각하지만 내 마음은 이내 숙연해진다. 나 정말 괜찮은가.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 정말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 바쁜 회사 일정에 책 한 장 못 읽는 나를 위해 짬을 내 이 책을 읽는데 이 문장 하나가 나를 위로한다. 이 문장이 내 마음을 생각하게 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 해도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완벽히 알 수 없다.

p74

회사 생활에서 가장 힘든 일은 인간관계라고 한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옆 사람을 어떻게 잘 알 수 있겠는가. 오랜 시간 함께 보내도 잘 알기란 참 어렵다. 누군가가 나를 잘 알아주리라는 기대도 버리자.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그렇기에 기대하지도 말고 조금도 바라지도 말자. 그저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누군가를 완벽히 알려고 하지 말자.




잠은 오는데

자기는 너무 아쉬운 밤,

피곤할 내일이 걱정되지만

좋은 순간은 절대 미룰 수 없지!

p173

요즘 부쩍 야근이 많아져 지쳐있다. 내일은 금요일이다. 내일은 일이 남아 있더라도 무작정 칼퇴를 할 생각이다. 그리고 치킨 한 마리와 맥주를 벌컥벌컥 마실거다. 아무도 내일 나의 계획을 막을 수 없다. 그런데 이 글이 나를 유혹한다. 나는 다 계획이 있다구.


남들이 하는 얘기를

모두 마음에 담아둘 필요 없어.

나로 살아본 사람은

세상에서 오직 나 하나니까.

p12

다른 사람 말 한 마디에 마음이 뒤흔들리던 시절이 있었다. 경험도 부족하고 마음도 여린 탓에 이리저리 갈팡질팡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단련되어 적당히 무시하고 철판도 잘 깔며 능구렁이가 다 되었다. 담금질로 단련된 마음과 정신이 태어난 것이다. 그 시절에 이 글을 만났더라면 참 큰 힘이 되었을 것 같다. 이렇게 단련된 지금도 이 글이 힘이 된다니 아직도 부족한가 보다.


어제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만으로

우리는 더 나아진 거야.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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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니스 - 잠재력을 깨우는 단 하나의 열쇠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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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니스

내 안의 '고요'를 찾아서...





스틸니스(stillness)는 '고요'다. 잠재력을 깨우는 단 하나의 열쇠가 바로 '고요'임을 강조하는 간단 명료한 진리를 전한다.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 <에고라는 적>을 통해 처음 만났고 주위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인생책이자 깊은 인상이 남았던 책이다. 그렇기에 <스틸니스>는 얼른 읽고 싶은 책이었고 그가 전하는 '고요'에 대한 이야기에 흥미가 솟아났다.



혼란하고 시끄러운 이 세상에서 '고요'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하다. 매일 우리는 미디어와 각종 소음에 노출되어 있다. 아내는 종종 나에게 심심하다고 말한다. 그 심심하고 무료한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 나 역시도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이상하게도 불안하고 초조하다.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핵심이자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인 '고요'. 그 '고요'를 찾고 그 안에 머무르는 방법을 하나씩 알아 본다.

나는 뉴스를 듣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침묵을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략) 고요 안에 있어야만 현재에 집중하고 마침내 진실을 볼 수 있게 된다. 그제야 비로소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폴레옹이 편지를 곧장 확인하지 않은 이유 (p61)

침묵을 두려워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상태가 어색하고 불안하다. 한 순간도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나의 모습은 대부분의 현대인들의 모습일 것이다. 고요한 상태를 견디지 못한다. 매일 가득찬 메일함을 확인하고 스마트폰을 수시로 확인한다. 어떤 우편물이든 3주 뒤에 열어 확인했던 나폴레옹의 일화는 정신없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고요가 절실하다.

일기 쓰기란 머릿속을 닦아내는 와이퍼와 같다. 고요를 필요로 하는 동시에 고요를 만들어내는 반성의 시간이자 세상에서 잠시 떨어져 나오는 작업이다. 다가올 내일의 얼개를 짜는 일이기도 하며 몇 시간 전의 근심 걱정을 해소하는 일이자 창의력을 활성화시키고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도록 시동을 거는 일이기도 하다.

머릿속 잡음을 잠재우는 가장 완벽한 방법 (p85)

일기 쓰기의 힘에 대해 생각한다. 어린 시절 일기 쓰기는 그저 숙제에 불과했다. 그저 하루에 있었던 일을 적는 이 일을 왜 해야하는가 의구심만이 가득했다. 사회 생활을 하며 지쳐가는 우리에게 일기 쓰기는 마음을 다독이며 잠재력을 깨우는 하나의 키가 될 수 있다. 우리 머릿속의 잡음을 잠재우고 성장하도록 돕는 아주 간단하고도 쉬운 방법이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토록 하기 싫었던 일기 쓰기가 이제는 고요의 상태를 선물하며 나를 돌아보는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욕망은 비합리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 그 감정을 분석하려면 고요를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어떤 자극에 반응한 후에 다시 같은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기간인 불응기를 미리 생각하고, 술을 마시기에 앞서 다음 날 피해갈 수 없는 숙취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렇게 하면 욕망은 어느 정도 힘을 잃는다. (중략) 고요를 추구한다고 해서 철저한 금욕주의자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욕망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깨달을 것이며, 그러한 욕망이 우리에게 순간적인 쾌락만 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는 깊은 차원의 평화를 박탈하기도 한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욕망에서 비롯된 충동은 진정한 만족에 닿지 않는다 (p152)

욕망과 쾌락을 잘 다스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 정상 골퍼 타이거 우즈의 몰락은 욕망에 사로잡힌 상처 받은 불행한 영혼 때문이다. 여자를 탐하고 성욕에 허우적거린 케네디의 모습이 고요와는 대비된다. 욕망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가만히 앉아 그 감정을 분석하는 고요의 시간이 필요하다. 충동을 느끼고 충동에 저항하고, 가만히 앉아 충동을 들여다보고 충동을 흘려보내기 (p155) 우리의 정신력을 기르고 누구나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길이다.

존슨은 처칠의 삶을 돌아보면 열심히 일하는 것 외에도 네 가지의 교훈을 더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첫째, 목표를 높이 세울 것. 둘째,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 만한 비난이나 실수를 절대 받아들이지 말 것. 셋째, 타인으로부터의 원한이나 이중성, 내분 따위에 기력을 낭비하지 말 것. 넷째, 즐거움을 누릴 여유를 가질 것. 처칠은 전쟁 중에도 유머 감각을 잃는 법이 없었고 세상의 아름다운 것드을 바라보는 눈을 잃지 않았으며 지친 기색이나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는 법이 없었다.

몸의 영역 : 처칠이 삶을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비결 (p215)

윈스턴 처칠이 이룩한 일들이 매우 놀랍다. 40권 이상의 책을 쓰고 정부 기관에서 일을 했으며 500점의 그림을 그렸고 2300번 연설을 했다. 국방부 장관, 해군 장관, 재무 장관, 영국 총리직까지 단 한사람 윈스턴 처칠이 한 일이다. 매우 생산적인 삶을 살았던 처칠을 통해 우리는 배울 점이 많다. 삶 속의 기쁨, 열정, 고요를 얻기 위한 노력들을 기억하자. 규칙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삶 안에 충분한 휴식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몸을 바르게 관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노력을 통해 이룰 수 있다.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우리에게 휴식과 회복을 주는 취미를 찾아야 한다.

확실하고 절제된 일상의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야외에서 활동적으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고독과 자기만의 관점을 길러야 한다.

사람들이 나를 찾을 때 나서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일 중독의 고삐를 죄어야 한다.

나 자신보다 더 큰 대의에 헌신해야 한다.

p228

프로이트는 저녁 식사 후에 빈의 링슈트라세(순환도로)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으로 유명했다.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는 하루에 네 시간씩 걸으며 아이디어를 간추리고 메모를 했다. 베토벤도 같은 이유로 산책할 때 필기도구와 한 장짜리 악보를 챙겨 다녔다. (중략) 걷기는 찬찬한 동작이며 평화 속에서 하는 운동이다.

산책의 이유 (p240)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일을 하는 나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시간을 투자해 그저 자리에 앉아 있다해서 일을 척척 해내는 것은 아니다. 창의성과 좋은 아이디어로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 이것은 충분한 휴식과 산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건강을 위해 내 몸을 챙기는 일 중 산책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쉬운 일이지만 잘 하지 못한다. 사무실 안에서라도 조금 걸어야 겠다.




STILLNESS IS THE 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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