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전승환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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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

라이언이 전하는 위로

카카오 이모티콘 캐릭터 중에서 '라이언'을 가장 좋아한다. 언제나 한결같으며 무표정한 얼굴의 소유자 라이언. 배려와 리더십까지 겸비한 믿음직스러운 모습이 뿜는 무한 매력에 빠졌다. 듬직하고 자상한 라이언이 우리에게 다가와 위로를 건넨다.

저자 전승환은 '책 읽어주는 남자'로 다양한 SNS채널에서 아름다운 글과 이야기로 수많은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나에게 고맙다>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우리에게 행복하자고 괜찮다고 위로하고 있다. 여기에 라이언이 더해져 글이 더욱 따뜻해지고 사랑스러워졌다.



난 무한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너의 무표정도 정말 좋아.

무표정이 가진 무한한 공감의 가능성이 좋아.

<무표정한 내가 좋아> 중에서 (p20)

무표정이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 환하게 웃는 표정도 좋지만 무표정도 좋다. 오만가지 감정이 드러나는 표졍도 좋지만 무표정이 더 매력있다. 무한한 공감의 무표정은 위로가 된다. 라이언이 무표정이기에 더 애정이 생기는 게 아닐까. 표정이 풍부한 라이언이라면 라이언이 가진 매력이 반감되지 않았을까.


"멍하니 뭐하는 거야? (중략)

너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잖아."

"나 지금 내 마음을 돌보는 중이야.

그동안 완벽한 척, 행복한 척하느라 너무 힘들었거든.

이젠 나도 귀찮다고, 우울하다고

열심히 표현하면서 살 거야.

내 마음보다 중요한 게 또 있겠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야> 중에서 (p52)

오늘은 아무 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고 싶다. 그저 그렇게 마음을 돌보고 싶다. 바쁜 하루의 삶에 내 자신을 속이며 달려가기만 해서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 마음을 표현하며 살아가야겠다. 마음을 좀 더 돌봐야겠다.


쉬는 것이 답일 때가 있다.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칠 때,

주위를 정리하는 것마저 귀찮아질 때,

모든 것이 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굳이 전부 잡으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마음의 신호에 귀 기울이자.

그저 쉬는 것이

그저 내버려두는 것이

지금 가장 노력해야 할 일.

<지금 가장 노력해야 할 일> 중에서 (p130)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회의감이 생길까. 그저 열심히 사는 것만이 답이 아닌 것이다. 쉬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저 내버려두고 편히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주는 철저히 내버려 둘거다.


제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나의 생각으로 지켜온 내 인생에게

기운을 불어넣어줄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지.

그래서 누가 뭐라건,

나는 나로 활짝 피어날 거야.

<누가 뭐라 해도> 중에서 (p40)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글귀들이 고맙다. 잘 했다고 열심히 하고 있고 잘 살아가고 있다고 '토닥토닥' 위로 해주는 글들이 스르르 마음을 녹인다. 그저 흔한 위로일 수도 있고 평범한 말 한마디 일 수 있다. 그럼에도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사람의 마음이 그런 것일까. 그저 좋은 말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 위안을 얻는다.

내 자신에게 선물하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는 자체로 힐링이 될 수도 있고 라이언의 귀여운 모습에 빙그레 웃음을 짓게 된다. 알록달록 예쁜 색이 아기자기하고 힐링이 된다. 스스로에게 선물로 지인들에게 선물로 아주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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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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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우리는 이미 새로운 문명 안에 살고있다

시대는 이미 변했다.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다. 모두가 손에 폰을 들고 다닌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아침, 만원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을 살펴 본다. 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사람, 음악을 듣는 사람, 간혹 책을 보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외에는 모두가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그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느냐면 유튜브로 UFC를 보거나 새로운 뉴스를 읽거나 친구와 톡을 하거나 쇼핑을 즐기고 있다. 함께 지하철을 타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제 각기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들 즉, 우리는 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다.


100년 동안 견고했던 택시 서비스가 불과 9년 만에 이렇게 추락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그 대답은 간단합니다. '새로운 인류의 자발적 선택' 때문입니다. 우버를 타본 포노 사피엔스들은 더 이상 택시를 이용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p65)

최근 핫한 이슈 중 하나는 카카오 카풀과 택시와의 갈등이다. 우리 아버지는 평생 택시 운전을 하셨다. 그래서 택시 운전자 분들의 마음을 그나마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세상을 이미 변했다. 얼마 전 베트남 다낭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랩을 이용해 여행을 다녔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금액이 나오고 운전자가 연결되어 이동할 수 있는 그랩은 매우 매력적이었다. 호텔 앞에 줄지어 서있는 택시를 이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택시가 금액이 비싸고 돌아가는 운행 등 덤탱이가 많아 이용하지 않았다. 여행 중에 단 한 번 그랩에서 호출되는 차량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했는데 20정도의 금액이면 가는 거리를 50이라 외치는 택시 기사의 모습에서 그랩에 대한 애정이 더욱 샘솟게 되었다.

여담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은 이미 변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우버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베트남에서 그랩은 택시를 압도한다. 한국에서는 각종 규제로 카풀 서비스를 막고 있다. 시대의 급변하는 흐름에 수많은 택시 가족을 외면할 수 없는 정부의 택시 보호가 이해는 된다. 하지만 시대는 이미 변했고 결국 언젠가 카풀 서비스는 도입될 것이리라. 참 안타깝게도 많은 택시 기사분들은 베이비붐 세대 즉, 우리의 아버지들이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세대는 시간이 갈수록 디지털 소비 문명과 더욱 큰 격차를 보이게 됩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모바일 뱅킹에 대한 사용률이 떨어지고 신뢰도도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는 베이비붐세대와 X세대가 새로운 문명에 얼마나 낯설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p90)

사실 포노 사피엔스들은 시대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기에 원하는 것을 검색해 정보를 얻고 앱을 설치하고 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이뤄낸다. 하지만 문제는 기성 세대다. 스마트폰을 외면하고 2G의 세상에서 레트로 감성에 젖어 살아간다. 스마트폰 세상에서 레트로 감성을 찾는 것과 레트로 세상에서 레트로를 주장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

그래도 어머니는 스마트폰에 은행 어플을 설치해 돈을 송금하고 물건을 검색해 쇼핑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포노 사피엔스가 되셨고 레벨5정도가 되셨다. 하지만 아버지는 레벨2에 머물러 계신다. 이 낯선 문명에 아버지도 분명 힘드실 거다.

화두가 되는 경제 정책들을 보면 대기업의 계열사 매각, 중소기업과의 이익공유제, 최저임금 50퍼센트 인상, 주 52시간 근무 제한, 소득주도성장 등 온통 정치권력을 이용해 시장을 이념적으로 컨트롤하겠다는 이야기뿐입니다. 혁명 시대의 생존 전략은 한마디도 없습니다. (p135)

사람들은 이미 변했는데 아직 정부의 정책들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열심히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는 새 시대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카카오 카풀과 택시의 상생 전략을 지혜롭고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며, 포노 사피엔스가 중심이 되는 미래의 먹거리에 더욱 정책을 집중시켜야 한다.

"롤드컵 결승이랑 축구 경기랑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거죠?" 어른들은 쉽게 이야기합니다. "축구는 건전한 스포츠고 게임은 마약이잖아." 정말 그럴까요? (p154)

정말 답답하다. 우리 나라는 아직도 게임을 마약이나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각종 규제들로 게임의 발전을 의도적으로 방해한다. 이 세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보일텐데 게임은 마약이라는 기성세대가 만든 프레임 안에 규제하고 옭아 맨다. 게임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도 모자란 판인데 오히려 규제한다니 정책이 역행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게임에 대한 시각을 어떻게 하면 변화시킬 수 있을까? 사회 저변에 자리잡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쉽사리 바뀌지 않을 듯 싶다. 하루 한잔 마시는 커피 값보다 저렴하고 건전한 취미인데 무논리로 규제하고 가로 막는다. 게임 중독을 경고하고 적절한 규제는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새로운 문명의 흐름에 역행하는 발상이다.

디지털 문명은 새로운 세상을 이미 열었습니다. 어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회가 얼마나 지속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문명을 학습하고 변신하며 기회를 창조하는 시대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크리에이터입니다. (p219)

유튜브를 빼놓고 포노 사피엔스를 논할 수 없다.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캐리TV 등 개인 혹은 소규모 기업은 유튜브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나 또한 대도서관의 팬으로 그의 동영상을 자주 본다. 게임 플레이 영상을 왜 보는 것이냐며 이해를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1인 크리에이터의 컨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엄청난 수입을 창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큰 공감을 했다. 포노 사피엔스에 중점을 두어 성공한 세계 공룡 기업들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현 시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베이비붐 세대, X세대가 읽었으면 좋겠다. 특히나 나라의 정책을 구상하고 계획하는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너 나은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도록 방향을 잘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폰이 나온 이후 약 10년간 세계는 급변화했다. 앞으로 5G, 폴더블폰, 무인자동차,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더 나올 것이며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예상하기에도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포노 사피엔스를 중심으로 더 많은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포노 사피엔스를 항상 중심해 두고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점차 '사람'이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의 목소리는 매우 힘이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결국에는 사람이다. 사람을 외면하는 정책과 기업, 사상은 이제 사람들로 인해 배척될 것이다. 지금 시대의 그 사람들은 바로 포노 사피엔스임을 꼭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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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인생의 맛 -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간결한 지혜
벤저민 호프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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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인생의 맛

진정한 도의 길을 가는 푸의 삶

곰돌이 푸가 동양의 도가 사상에 잘 부합하는 모습이라는 말이 동의할 수 있을까. 이게 자칫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저 귀엽고 꿀을 좋아하며 빨간 티 한장과 바지를 입지 않은 노란 곰돌이 푸가 어떤 사상과 닮아 있다고? 그 이상한 조합에 대한 이야기는 1982년부터 35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한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이다. 하긴 그저 어렸을 때 텔레비젼 화면 속에서만 만나왔던 푸의 모습에서 별다른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저 꿀을 좋아하는 욕심많은 곰돌이의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바라보는 푸의 모습에 흥미가 생긴다.

지금 당신은 큰 나무를 가지고 그것이 쓸데가 없다고 근심하고 있소. 어째서 그 나무가 선사하는 그늘을 이용하지 않소? 어째서 나무가 드리우는 가지 아래서 노닐다 편히 쉬고, 그 나무의 생김새와 성질을 칭찬하지 않소? 그 나무는 도끼에 일찍 찍히지 않을 테고, 그 무엇에도 위협을 당하지 않을 거요. 그 나무가 당신에게 쓸모없는 이유는 단 하나, 당신이 그 나무를 다른 어떤 것으로 변화시키려고만 하고 본래의 성질대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오. (p70)

우리는 도가 사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큰 나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도가 사상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쓰임에 대한 고민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에 근심이 있는 것이다. 그저 본래의 성질을 바라보고 이용한다면 참 좋을 텐데, 우리는 나무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그늘을 바라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큰 나무 이야기를 들은 후 푸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그래서 곰돌이 푸가 도가 사상과 관련이 있는 것이구나 싶어진다. 푸와 티거, 피클렛과의 대화가 쿵짝이 맞지는 않지만 그 대화들을 통해서 의미있는 무언가를 하나씩 끄집어 낸다.

푸는 다르다. 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곰 중에서 힘들게 애쓰지 않기를 가장 잘한다. (p109)

애쓰지 않는다는 것은 쉽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실제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저 일이 흘러가도록 지나가도록 놓아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일을 통해 결과물을 내야 하며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야 하며 휴가를 위해 계획을 세우는 등 얼마나 바쁘고 고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가. 그런데 애쓰지 않는다니 정말 우리에게 어려운 일이 아닌가.

이 책에서 푸의 이름을 딴 '푸위 Pooh Way'라 부르는 도가의 실천 덕목 '무위 無爲'에 대해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무위'란 '인위적으로 무엇을 하지 않고, 어떤 일을 일으키지 않고, 아무것도 만들지 않느다'는 뜻이다." (p107) 시냇물이 흐르는 것처럼 그대로 두는 것.

푸는 한참 동안 생각해보고 나서 물었어. "어떻게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걸 할 수가 있는데?"... (중략)... "그건 그냥 길을 걸어가면서 네가 들을 수 없는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거야. 아무런 걱정도 없이 말이야" (p203)

+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 도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니라.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도에서 평화를 찾는 철걸음이니라. 아무 데서도 출발하지 않고 아무 길도 따라가지 않는 것은 도에 이르는 첫걸음이니라." (p204)

우리의 모습은 마치 아울, 래빗 그리고 이요르의 모습과 닮아 있다. 진정으로 똑똑하다면 푸의 길을 따라야 한다. 푸가 전하는 도가 사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주말의 휴식을 보내며 도가의 사상을 제대로 실천했다. 몸의 휴식일뿐 마음은 그러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저 나 나름대로 편안한 휴식을 통해 아무 생각도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일 월요일부터 다시금 생활의 터전으로 나가 달려야 한다.

직장인들에게 도가의 사상이란 어떤 것일까. 일을 하되 열심히 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 일에 집중해야하며 성과를 내야 한다. 이런 나에게 푸에게서 얻는 가르침은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에게 남은 숙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이지.

그건 당신도 알겠지요.

하지만 당신이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당신이 할 때

길을 찾게 될 거요.

그리고 그 길이 당신을 따라오지요.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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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톨스토이의 말
이희인 지음 / 홍익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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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톨스토이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다

러시아 문학의 거장 대문호 톨스토이는 톨스토이즘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팬덤이 상당했고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은 몇 안되는 후세에 길이 남을 작가다. 톨스토이가 쓴 책이 상당히 많은데 부끄럽게도 아직 한 권도 읽지 못했다. 많은 책을 펴낸 톨스토이의 문학에 다가서고 싶다. 어떤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해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는 톨스토이에 대한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 이희인에 대해서 궁금했다. 어떻게 이토록 톨스토이의 책들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들을 제시하는지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톨스토이의 책뿐 아니라 다양한 고전들과의 연결고리를 제시하며 톨스토이 문학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을 전한다. 가독성이 좋을뿐 아니라 이와 동시에 톨스토이 문학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켜주는 목적을 확실하게 달성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안나 카레리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특히 관심이 생긴다. 톨스토이가 쓴 책이 상당히 많지만 이 책들 만큼은 꼭 읽고 싶은 마음이다.


<안나 카레리나>는 삶과 세상에 대한 작가의 모든 고민, 모든 생각이 망라돼 있는 백과사전적 소설이다. 그가 평생 고민하고 궁구한 인생의 모든 문제들이 소설 안에 많든 적든 담겨있다. (p53)

<안나 카레리나>는 수많은 불륜 드라마를 접한 우리 세대에 어떻게 다가올지가 매우 궁금하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알고 있지만 다양한 주제를 세심하게 다루고 있기에 많은 찬사를 받는 이 책에 가장 큰 관심이 생긴다. 3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어 큰 마음을 먹고 읽어야 하겠지만 내 인생에서 꼭 읽고 싶다. 또한 톨스토이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라고 하는 레빈에 대한 인물을 직접 책에서 만나보고 싶다. 직접 톨스토이를 만날 수는 없지만 책에서 그의 분신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는 자체로 뜻 깊은 만남이 될 것만 같다.

왜 비유를 쓰는가? 민중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해서다. 지식과 논리로 무장한 지식인의 날카롭고 어렵고 차가운 말들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공감이 묻어나는 따뜻한 민중의 언어가 그 비유 속에 담겨 있다. (중략) 노년에 이르러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농민과 민중들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우화, 민화 등을 집필했고 동서고금의 지혜와 명언을 모은 책도 저술했다. (p78~80)

보유하고 있는 열린책들 출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책을 찾아보니 이는 단편집의 제목으로 사용된 것으로 <바보 이반>과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도 포함하고 있어 부담없이 먼저 읽어볼 수 있겠다. 톨스토이는 장편 소설뿐 아니라 우화나 단편들 50편을 써냈다. 그의 인생 절정기에 써낸 작품들이며 민중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 쉽게 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그가 칭송받는 이유 중 하나가 이에 해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이전에 만약 <바보 이반>을 읽었더라면 그저 재미나고 황당한 우화라고 여기고 넘겼을 것이다. 이희인 저자의 <바보 이반>에 대한 해석이 매우 유용하다. 노동을 신성시한 톨스토이의 신념이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톨스토이의 책 곳곳에 담겨있는 노동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을 잘 몰랐더라면 눈치채지 못하고 넘어갔으리라.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때론 잘 아는 사람의 눈을 통해 더 넓게 보는 것이 나에게 이로울 수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그 적지 않은 분량을 '오로지' 죽음의 문제에 할애하고 있다. 실험실 안에 사람을 넣어 두고 실험실 창문을 통해 그를 면밀히 관찰하는 눈 매서운 의사처럼 작가의 깊고 세심한 관찰력이 느껴진다. (p130)

죽음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 거치는 필수불가결한 과정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얼마만큼 깊이 있는 생각을 하느냐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을 실제 경험하지 못한 예순 가까운 노년의 톨스토이가 죽음에 대해 매우 심도있고 세심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그 표현들이 어떠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톨스토이 작품들을 사전정보 없이 접근했다면 참담한 패배를 맛보지 않았을까. 어찌어찌 책을 읽었다고 한들 그 깊이 있는 톨스토이 문학의 반의 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만 같다. 지식인의 반열에 들어가기 힘든 그저 나같은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이러한 <인생이 묻고, 톨스토이가 답하다> 책은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톨스토이에 대해 이해하고 톨스토이 문학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인 셈이다. 마치 톨스토이가 민중들에게 우화를 통해 지혜를 전하고자 했듯이 저자 이희인도 우리에게 톨스토이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서도록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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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고주영 옮김 / 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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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보노보노의 매력에 한걸음 더 다가가다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 귀여운 보노보노를 만났다. 그저 조개를 들고나니는 귀여운 캐릭터이며 항상 당황해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 보노보노. 서른다섯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보노보노의 이야기가 이제는 그저 어린 시절의 만화로만 보이지 않는다.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보노보노의 이야기가 다르게 다가옴은 신비롭기도 하며 어른이 되어버린 내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한다.

보노보노의 만화책이 38권이나 나왔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3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보노보노는 영화로도 애니메이션으로도 꾸준히 방송 프로램에서 방영되고 있다.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보노보노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 보노보노를 만나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엉뚱하고 기발한 접근 방식이 매우 색다르다. 툭툭 내던지며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깊은 지혜를 얻게 된다.

다양한 보노보노의 이야기들 중에서 원작자 이가리시 미키오와 다케쇼보 편집부가 함께 고르고 고른 에피소드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보노보노 입문서로 추천하고 있다. 보노보노 만화책 38권을 사게 될 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이다.






걷기가 좋은 이유는 걷는 걸 좋아하니까. (p39)

걷기가 좋다. 왜 좋을까. 보노보노는 궁금하다. 포로리에게도 묻고 너부리에게도 물어보고 너부리 아빠에게도 묻는다. 걷기가 왜 좋은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왜 좋은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있나 싶다. 참 이상하게도 보노보노가 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한 평범한 것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해 본다. 보노보노를 읽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것이 왜 좋으냐 물으면 좋으니까 그냥 좋다는 대답이 나올 것만 같다.




혼자 있다는 건 이렇게 그냥 걷는 거야.

하지만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는 건 이렇게 풍경을 보는게 아닐까. (p142)

시시한 이야기란 무엇일까. 우리는 시시한 이야기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시시하지 않은 이야기는 뭘까. 나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시시한 이야기일 수 있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일상이며 그저 시시한 대화다. ,시시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혼자 있기도 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냥 걷다가 풍경을 보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른이 된 다음에도 놀기 위해서야. 홰내기야, 하지만 놀지 않는 어른도 있어. (p335)

취미란 무엇일까. 사실 머릿속으로 취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딱 이렇다할 정의를 내기가 힘들다. 하나씩 예를 들어보이면 이게 정말 취미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렵고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먹는 것이 취미가 아니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먹는 게 취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정말 취미란 쓸데없는 것일까? 어른에게는 어쩌면 취미는 필수적이다. 놀기 위한 구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논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지만 어른이 논다고 하면 뭔가 그러면 안될 것 같지 않은가.

https://blog.naver.com/shimchan2/221408639362

보노보노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춰보면서 인생의 교훈들을 배운다. 얼마 전에 읽었던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책에서 전하는 김신회 작가의 이야기에 큰 공감을 했다. 보노보노의 재발견이었다.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를 읽으면서 더 깊게 보노보노가 전하는 깊은 이야기들에 공감했다. 한 단계 더 보노보노의 매력에 빠졌다고나 할까.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야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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