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케 -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마이크 비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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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리케

행복의 비밀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누군가 나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나는 단연코 '행복'이라 말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나의 연봉은 얼마일까. 일을 그만 두면 행복할까. 일상에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행복을 위한 기본 조건은 무엇일까 등 나는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생각한다. 이러한 고민은 사실 나의 것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며 알고 싶어하는 부분이다.



이 책 <리케>는 행복에 대한 나의 궁금증의 많은 부분을 해소시켜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는 덴마크 출신의 마이크 비킹 저자를 통해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코펜하겐의 행복 연구소 대표이다.

"어렸을 때 행복지수가 높았던 사람일수록 나중에 수입이 더 많더군요."

'행복으로 얼마만큼의 경제적 여유를 살 수 있을까?' 중에서 (p130)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된 부분은 통계지표 및 결과에 대한 의심이다. 저자는 일반 사람들이 갖는 합리적인 의심을 책 안에 여실히 드러내고 이에 합리적인 대답을 제시한다. 나 또한 의심을 품는다. 어렸을 때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은 교육 수준이 높고 수입이 많은 부모 밑에서 자랐으니 행복할테고 교육을 잘 받을 것이며 수입도 많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 누구나 이러한 의문을 가질 것임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같은 부모 아래 형제자매 중에서도 더 행복한 쪽이 나중에 수입이 더 많다고 한다. 이 대답에도 사실 다양한 의문점이 샘솟아 나지만 어린 시절 행복지수와 수입의 상관관계를 부정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 연구 결과 한 문장은 사실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최종 도출된 것이기에 신뢰를 가져도 좋을 듯 싶다.

코펜하겐에서는 45퍼센트 정도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이나 등하교를 한다. 직장과 집이 모두 코펜하겐에 있는 사람으로 범위를 좁히면 그 비율은 63퍼센트로 급증한다.

'두 바퀴로 달리는 바이킹족' 중에서 (p141)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는 덴마크의 코펜하겐 사람들은 아침마다 자연스럽게 가벼운 운동을 하게 된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진을 빼는 것보다 자전거로 몸에 활력을 불어 넣어 자연스럽게 건강을 챙기는 셈이다. 자전거가 우선시 되는 도로 환경이 매우 부럽다. 우리나라는 도로 확충에 가장 많은 노력을 쏟은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겠지만 뒤늦게 뛰어든 자전거 도로 확충에는 실패한 듯 보인다. 자전거를 막상 타려고 해도 날씨와 미세먼지, 각종 매연으로 자전거 타기가 꺼려지는 한국의 현실은 아쉬운 부분이다.

행복의 여러 가지 지표를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출퇴근에 1시간~1시간 30분 걸리는 집단의 만족도가 가장 낮다.

'출퇴근 시간과 행복의 상관관계' 중에서 (p203)

안양에서 출퇴근 할때는 약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회사가 서울로 이사를 하고서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지하철이 훌륭한 이동수단임은 인정하지만 서울로 출근하면서 삶의 만족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런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출퇴근에 20분 정도를 소요하는 아내의 경우는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는 평상시의 스트레스와 여가 시간에 영향을 준다. 출퇴근 시간은 다양한 요인과 얽혀있다. 서울에 일자리가 집중되는 현상, 서울 집 값의 고공행진으로 회사 주변에 살지 못하는 현상, 자전거 이동은 엄두를 낼 수 없는 거리 등을 생각해보면 한국의 출퇴근 시간이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최근 집을 대신 알아봐 주고 추천하는 프로그램에서 출퇴근에 1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집이라며 찬사를 보내는 모습에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적극적인 재택근무 도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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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참 복잡하다. 어느 한 요인만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유토피아로 느껴지는 덴마크도 분명 불행한 사람들이 존재하며, 우울증 처방을 받는 사람도 많다. 주관적인 분야인 행복을 측정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지만 인류는 언제나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고뇌한다.



우리는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를 통해 배워야 한다. 미국과 같이 경제적 성장을 이룩한다고 해서 행복지수를 함께 올리지 못한다. 책에서는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요인들이 추천되고 있다. 공동체 의식의 함양, 이웃과의 소통, 프랑스처럼 대화하며 오랜시간 식사하기, 정부의 적극적인 혜택 지원, 걷기와 건강, 산림욕, 아기 키우기 좋은 환경, 서로에게 친절하고 신뢰하는 사회 등 행복을 위해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상당히 멀어 보이긴 하다.

행복은 덴마크어로는 '리케 lykke' 이지만 스페인어로는 '펠리시다드 felicidad', 독일어로는 '글뤼크 gluck', 프랑스어로는 '보뇌르 bonheur' 라고 한다. 행복을 뭐라고 부르든,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되면 수업을 받던 아이들의 얼굴이 미소로 환해지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중에서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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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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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나'라는 일상의 브랜드를 발견하다






마케터 강민호가 전하는 브랜드 에세이 <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은 일상 안에서 '나'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브랜드'라는 하나의 주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저자의 생각을 만나본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에세이는 우리에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들을 던진다. 마케터의 시각과 생각이 참 색다르고 재미있다.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고 아름답게 포장해야 하며 진실된 가치를 전하고자 노력하는 마케터의 고심은 그의 에세이에서도 고스란히 묻어 난다. 진심으로 우리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싶은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열정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열정이 아닙니다. 그냥 기분이 사라지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열정이라고 생각했던 그 기분이 생각보다 꽤 오래갔다는 사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기분과 열정 구별하기' 중에서 (p77)

기분과 열정을 구분해본 적이 사실 없다. 그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이 구절에서 확실하게 알겠다. 나는 기분에 따라 이리저리 흘러다닌 중생에 불과했구나. 나름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기분에 좌지우지 되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런데 부정할 수 없다. 분명 내 나름 열정을 가지고 하는 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령 책 읽고 서평쓰기는 매일 꾸준히 하고 있는 만큼 열정적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분야에 대해 내가 열정적인가라는 생각을 해보면 쉽사리 또 다른 예시가 떠오르지 않는다. '빈도, 강도, 기간' 은 바로 열정의 조건이다.




무언가 팔려는 노력보다는 누군가를 풍요롭게 하려는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는 본질적인 목적에 닿으면, 그보다 낮은 지점에 존재하는 일의 목표는 자연스레 달성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기본' 중에서 (p119)

택시 아저씨가 건네는 그 짧은 따뜻한 인사말에 저자는 기분이 좋아졌다. 택시를 타기 위해 기다리다 쌓인 짜증이 눈 녹듯 사라진 순간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병원은 놀랍게도 반갑게 인사로 맞는 의사 선생님의 인사말 외에 다른 점이 없었다. 따뜻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에 손님들은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는 기본을 잊고 사는 듯 하다. 웃으면서 따뜻하게 건네는 인사말이 나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아주 기본적인 일이다. 일을 능수능란하게 잘 해내고 기한보다 빠르게 끝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어쩌면 그보다 주변 사람에게 활짝 웃으며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나를 이끄는 힘이 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저마다 다르게 태어납니다. 태어날 때부터 이미 차별화되어 있는 존재인 것이죠. 또한 인간은 스스로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에너지를 타인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감성의 전도체입니다.

'무언가 아닌 누군가' 중에서 (p162)

동일화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생존 전략이며, 차별화는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가져야 하는 생존 전략이다. 다른 말인 듯 하면서도 참 공감이 되는 말이다. 브랜드의 가치는 차별성에 있다. 우리 인간 모두는 다른 사람과 다른 차별성이 존재한다. 인간은 저마다 다르다. 참 재미난 접근이다. 쉽게 생각해서 브랜드 가치를 결정짓는 요인 중 차별성이 빠진다면 어떠한가. 정말 단물빠진 단무지의 느낌이다. 평균에서 벗어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우리다. 하지만 우리는 익숙하고 편한 것을 멀리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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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에세이'라는 차별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와 에세이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에세이다. 저자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참 차별화된 마케터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저자 강민호 자신만의 차별성과 컨텐츠에 대한 믿음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본다.



브랜드라는 이 한 단어에 대해 곱씹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브랜드에 우리는 울고 웃는다. 브랜드가 세상이 만들어낸 허구에 불과함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음에도 이 브랜드에 휘둘리는 세상이다. 그만큼의 힘이 존재하기에 두려우면서도 궁금하고 이해하고 싶은 존재다. 이러한 브랜드에 대해 생각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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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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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조용한 천재 '팀 쿡'의 스토리





애플하면 우리는 '스티브 잡스'를 떠올린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전 세계에 애플 광신도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기업인임에도 불구하고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은 전 세계적이었다. 그의 죽음 이후 애플의 전망을 좋게 보는 언론은 없었다. 애플의 내리막길을 예견한 모든 사람들의 예상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애플의 차기 CEO '팀 쿡'의 행보는 논란을 잠재웠다. 애플은 세계 최초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는 기업이 되었으며 그 고공행진을 이끈 사람이 바로 '팀 쿡'이다.

목소리가 부드럽고 남에게 자기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 쿡은 자신이 CEO가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파멸이 예견되는 애플' 중에서 (p35)

미국 남부 소도시 로버츠데일에서 자란 '팀 쿡'은 효심이 깊다. 기독교 신앙이며 게이다. 학창 시절부터 사교성이 좋았으며 인종차별을 용인하지 않는다. 높은 도덕적 관념과 윤리 의식이 투철하다. 이는 팀 쿡이 애플의 경영을 맡게 되었을 때 애플이 자선 기부를 늘리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경쟁을 부추기던 잡스와는 달리 서로 협력하는 업무 분위기로 개선하며 차별이 없는 분위기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누구든 그 친구를 보면 리더가 될 재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사람을 다룰 줄 알았고 무리에서도 두드러졌어요. 동료들도 그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였고요.

'급이 다른 잠재력' 중에서(p88)

쿡은 IBM에 입사하여 장차 회사의 리더로 성장할 인재 선발 프로그램인 IBM 자체 하이포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유머, 리더의 자질 등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하나의 예로 모두가 꺼리는 연말의 업무를 자원해 급증한 수요를 맞추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해냈다.



특유의 차분함과 업무 진행력으로 흥분하거나 당황하지 않는다. 강인하지만 조용함을 유지한다. 성격이 온화하고 태도가 훌륭하다. 정말 극찬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이지만 누구나 평정심을 유지하며 완벽하게 일을 수행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쿡은 종종 중국으로 단숨에 날아가 16시간의 시차도 무시한 채 3일 내내 일을 본 뒤, 다시 오전 7시에 귀국해 8시30분 회의에 참석하는 살인적인 출장 스케줄도 소화했다.

'세부지향적인 경영자의 길' 중에서 (p150)

이 정도면 팀 쿡은 일중독자다.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그의 일에 대한 태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1998년 3월, 37세의 나이에 사업 운영 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40만 달러 기본 연봉에 50만 달러 보너스를 받은 그는 애플의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둔갑시킨다. 조용히 열심히 일하는 천재다. 특히 애플에서 재고 관리에 획기적 개선을 이뤄냈다.

쿡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애플이 계속해서 혁신에 앞장서고,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파트너십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에도 애플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이었다.

'정면 돌파형 리더' 중에서 (p204)

팀 쿡이 수장이 된 이후 새로운 UI 도전, 애플 스토어, 헬스 키트, 애플 뮤직, 애플 페이, 애플 워치 등 다양한 신제품 출시 및 신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과거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반감이 있는 대화면 아이폰 6/6+는 아직 일부 호불호가 갈리지만 쿡의 지휘 아래 가장 성공작이다. 그 주만 1400만대를 판매한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제 자신이 게이인 까닭에 소수집단에 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여타의 소수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고충도 주의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게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중에서 (p318)

어쩌면 단점이 될 수 있는 자신의 성 지향성을 공개하는 그의 모습은 평등성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이 발표가 애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쿡의 이러한 성향은 평등성의 결과를 가져온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평등의 비즈니스를 추구한다. 이는 다양성과 연관되며 다양성은 혁신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아이컨은 "애플카가 2020년까지 자동차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갈수록 무성해지고 있다"라며, "우리는 그 소문을 믿습니다"라고 (중략) 애플이 두 개의 새로운 제품 시장, 즉 TV와 자동차 시장이 진출할 계획을 품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미래 이니셔티브' 중에서 (p364)

애플은 우주에 흠집을 낼 또 다른 역작으로 애플 자동차를 준비 중이다. 비밀아닌 비밀리에 진행 중인 타이탄 프로젝트는 자율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직 모른다.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부정적 시각이 들리곤 하는데 어떻게 될지 나중에 그 형태가 드러날 것이라 생각한다.

잡스는 회사 경영의 상당 부분을 쿡에게 맡기고, 본인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 즉 조너선 아이브와 함께 새로운 제품을 창출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잡스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 시절에도, 사실상 쿡은 이미 CEO에 가까웠다.

'준비된 적임자' 중에서 (p391)

팀 쿡은 잡스가 살아있을 때부터 이미 CEO와 다름 없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애플에서 기존에 하던 일을 그냥 지속적으로 하고 있을 뿐이었다. 혁신의 아이콘인 잡스도 처음부터 모든 것이 성공적인 혁신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실패를 통한 성장으로 혁신에 성공한 것이다. 팀 쿡의 애플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고 애플 워치는 하나의 혁신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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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살고 있기에 애플이나 팀 쿡에 대해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 그저 유명한 스티브 잡스에 대해 관심이 있었을 뿐이다. 우연히 이 책을 읽고난 뒤 팀 쿡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고 지금의 애플이 있기까지 팀 쿡의 기여가 상당함을 느낀다. 미래에 애플이 나아갈 방향이 매우 기대되며 팀 쿡의 끝 모르는 성장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조용한 천재 '팀 쿡'의 스토리는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사상은 애플을 넘어 사회와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소수의 입장에서 평등을 외치며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방향성은 매우 칭찬받을 일이다. 전 세계의 기업가들이 본 받을만한 가치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팀 쿡의 미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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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꽃 - 2019년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최수철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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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꽃

책이 뿜어내는 독에 중독되다




'독'이라는 소재로 이런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데 매우 놀랐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독'으로 보인다. 독과 악 그리고 어둠과 병. 이 비밀스러운 소재들이 서로 엉켜 어지러운 매력을 과시한다. '독'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나였으나 이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은 독의 꽃이라는 말이 나를 이끌었다.



어두운 분위기의 소설은 조몽구를 중심으로 지나간다. 아버지 영로와 삼촌 수호와 같이 마치 몸에 독을 지닌채 태어나 두통을 달고 사는 전갈자리 몽구의 삶은 확실히 남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의 근원은 무엇일까. 이는 독에 다가갈 수 밖에 없는 신의 계시인가 독을 끌어당기는 또 다른 독의 일종인가.

"몽구스? 정말 멋진 별명이구나. 나는 '아홉 가지 꿈'일는 뜻으로 지은 건데, 몽구스라. 몽구보다 더 낫구먼. 누가 그 별명을 지었는지 그 녀석이 나보다 한 수 위구나."

(p93)

창가 병원에서 무언가 중얼거리는 비정상적인 남성이 있다. 그 사내의 이름은 '조몽구'. 몽구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독에 이끌리듯 홀리듯 이 책을 읽어 나간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운 미로를 지나는 느낌이랄까. 이 소설의 느낌은 그러했다. 몽구와 함께 꿈인 듯 현실인 듯 독에 취한 듯 나는 책장을 넘기고 있다.

독은 위험하지만 무척 흥미롭거든. 사람들이 독을 가지고 온갖 일을 벌이는 것도 그래서지. 독에는 운명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말이야.

(p97)

그저 무서운 존재라고만 생각했던 독의 다양한 면을 생각하게 한다. 각종 동물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독을 뿜어낸다. 화려한 독버섯은 그저 자연에서는 아름다운 존재이지만 강한 독을 가지고 있다. 벌이 가진 침에 의해 아낙플라시스 쇼크도 독에 의한 몸의 방어가 과민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10년에 노력이 담긴 책이라 할만큼 정말 다양한 독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한 번쯤 들어봤을 독에 대한 이야기부터 처음 들어보는 독에 대한 역사와 진실들에 대해서는 경이롭게 느껴졌다. 독은 적당하면 약이되며 과하면 독이 된다. 적당함의 미학은 독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어떤 강한 독소가 심장에 영향을 미칠 때처럼, 속이 울렁거리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팔다리가 얼얼하고 눈동자가 팽창하는 게 느껴졌다. 그 순간 그는 난생처음으로 사랑에 빠졌음을 알았다. 또한 그는 누군가와 막 헤어진 후에 생각나는 감정의 강도가 바로 사랑의 척도임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p383)

사랑도 몸의 호르몬이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몽구가 사랑을 느끼는 이 순간은 경이롭고 행복하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부분이었다. 이 사랑이 슬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분명 독도 해독시키는 사랑의 힘일터인데. 어찌 이렇게까지 가슴아픈 사랑으로 다가오는 것인지. 소설이 끝나는 시점까지 몽구의 사랑이 가슴에 사무친다.

대체 독이 뭐야? 그 물질이 무엇이든 간에, 몸 안에 들어와 생체의 리듬과 균형을 무너뜨리면 그게 독이야.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 비타민, 히스타민, 세로토닌 같은 생물활성물질도 내부에서 과도하게 분비되거나 외부에서 대량으로 투여되면 독이 된다는 걸 너도 모르지 않잖아.

(p467)

후반부에 드러나는 등장인물들의 연결고리가 매우 흥미로웠다. 소화와 수호 그리고 도부영, 영로와 한종원, 어머니 운선, 광수, 윤정우와 자경... 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가 어지럽지만 하나의 굵은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독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이어진 그들의 관계는 마치 원래부터 하나였다는 듯 스르륵 그려진다.



미지의 세계 독의 꽃에 홀린 이 시간은 정말 짧게 느껴졌다. 참 오랜만에 지하철로 출근하는 20분이 단축되는 경험을 하게 한 소설이다. 오롯이 집중해 술술 책을 읽어 나가는 나를 홀리는 최수철 작가의 소설이 각종 문학상을 받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독의 꽃이야.

(p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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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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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레시피북을 신랄하게 까보자




줄리언 반스의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연애의 기억>을 이미 구비해 놓았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책 읽기를 미루다 아직도 책장에 방치되어 있다. 그러다 그의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소설가라는 선입견이 작용해서인지 줄리언 반스가 레시피와 관련된 내용을 책으로 냈다는 점에 의문이 들지만 책을 읽고 나니 요리책 및 레시피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해학적 비판이 이해가 된다.



이런 방식으로 풍자와 비판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웠다. 수 많은 요리 책에 대한 불평 불만을 이런 식으로 풀어낼 수 있구나. 고급스럽게 레시피를 까는 통쾌함에 웃음이 절로 난다. 그저 나 혼자 속으로 가졌던 레시피에 대한 불만을 이 책에서는 당당하게 까고 있다.



나는 내가 상당 부분 의존하는 요리책들에 분노하는 일 또한 잦다. (중략)

그런데 왜 요리책은 수술 지침서처럼 정밀하지 않을까?

'늦깍이 요리사' 중에서 (p24)

정밀한 레시피북이 절실하다. 좋은 레시피북이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정보가 세심하게 들어간 레시피북이 아닐까. 레시피북을 본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레시피북의 예쁜 결과물을 기대하고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그 결과는 누구나 예상하듯 처참하다. 사진 작가와 데코를 곁들인 공을 들여 찍은 사진과 나의 요리 솜씨는 절대 같을 수 없다.



이 레시피는 설명이 애매한데, 그러면 적절한 해석의 자유가 있다는 건가? 아니면 저자가 더 정확한 언어를 구사할 수 없어서 그런 건가? 간단한 단어부터 문제다. 한 '덩어리(lump)'는 얼마만큼이지? 한 '모금(slug)' 또는 한 '덩이(gout)'는 얼마만큼이지? 언제를 이슬비라고 하고 또 언제를 그냥 비라고 하는 문제와 다를 게 없다.

'중간 크기의 양파 두 개' 중에서 (p38)

이공계 출신의 나에게 요리 레시피는 항상 어렵다. 그저 내가 이공계 출신이기에 그런 것이라 생각했으나 무려 맨부커상을 수상한 저명한 작가 줄리언 반스도 같은 생각을 했다는 점에 놀라울 따름이다. 레시피를 참조해 요리를 하면서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표현들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중간 크기의 양파 두 개, 다진 마늘 한 큰 술 등 이런 표현들이 좀처럼 어렵다. 중간불, 소금 약간은 도대체가 어느 정도란 말인가. 이해가 전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200g이라는 표현을 쓰면 저울 없이는 요리가 불가하다는 의미가 되니 숟가락에 의존하는 계량에 대한 접근이 더 용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선한' 생 파스타가 공장에서 생산돈 건조 파스타보다 더 좋다는 의견이 요즘 유행인데, 이 의견을 뒷받침해주는 타당한 증거는 없다. 앞엣것이 뒤엣것보다 더 좋은 건 아니고 그저 서로 다를 뿐이다.... 그 둘은 호환될 수 없지만 순전히 품질만 놓고 보면 전적으로 동등하다."

'찌르퉁한 서비스' 중에서 (p117)

어느 날 아버지는 수타짜장면 집을 가자고 하셨다. 큰 기대와 함께 한 입 먹은 수타짜장면은 면발이 고르지도 않고 어느 부분은 제대로 익지도 않았으며 짜장 소스는 익숙하지 않은 맛이었다. 그런 수타짜장이 더 값진 것으로 생각하시고 맛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직접 면발을 만들어내는 수타 기술의 짜장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감성적인 맛과 추억의 맛이 있었겠으나 추억도 없고 감성적이지 않은 나에게는 더 저렴한 공장식 짜장이 더 맛난 음식이었다.



줄리언 반스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직접 파스타를 제조했으나 마르첼라 하잔의 요리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 파스타와 건조 파스타는 품질이 동등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서 요긴하게 사용했던 파스타 기계는 구석에 처박혔다. 수타짜장면과 생 파스타의 감성은 비슷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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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에 대한 소설가의 공감 에세이 장르다. 그냥 음식 에세이라고 하기엔 소설가의 해학과 스토리텔링이 근사하다. 레시피북에 대해 심도있는 비판과 더불어 공감할 수 있다. 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옮긴이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하니 우리의 간지러운 부분을 슥슥 긁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영국 작가이기에 영국식 유머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우리 정서와 딱 맞지 않아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읽다보니 적응이 되어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되었다. 또한 나름 영국에서 유명한 요리사들의 레시피북을 설명하는데 미안하게도 고든 램지 밖에 모르는 나에게는 잘 모르는 요리사들이었다. 공감하지 못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백종원이나 이혜정 요리연구가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분들이 나왔으면 더 재미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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