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구라치 준 지음, 김윤수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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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미스터리 작가 '구라치 준'의 발견





미스터리 단편 5편이 실린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을 통해 작가 '구라치 준'을 발견했다. 각 단편들은 단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작품들이다. 대부분의 단편은 읽다가 중도에 멈춘듯한 느낌이 들어 꺼려지게 된다. 그러나 이 단편들은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각자의 단편을 장편으로 확장시켜도 될만큼 각각의 맛이 담겨 있다.



'구라치 준'의 소설이 몇 개 없다. 과작(작품을 적게 냄)이라 선택의 폭이 넓지 않으며 단 두 권만이 한글 번역 되었다. 그 중 소설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이 궁금하다.

동생의 죽음을 무차별 연쇄살인으로 묻는 것. 이게 바로 내가 노리는 바다. 나와는 관계없는 연쇄 묻지마살인으로 보이면 된다. 연쇄 묻지마살인처럼 남동생을 죽이고 나는 잡히지 않는다. 이게 내 계획이다.

ABC살인 (p20)

첫번째 단편 소설 『ABC 살인』 부터 흡인력이 상당했다. "사람을 죽이고 싶다."라고 되뇌이는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 주인공은 살인 타깃으로 친동생을 선정한다. 자신은 도박으로 돈을 날리고 동생에게 돈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동생을 죽이려한다. 이 때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A지역의 A씨, B지역의 B씨가 살해당함을 알게 된다. 그래서 C지역의 C 아무개를 살해하고 난 뒤 D지역에 사는 동생 단다(D)를 죽이는 완전 범죄를 계획한다.



첫 소설을 숨죽이고 단숨에 읽었다. 강렬한 흡인력에 압도당했다. 독특한 설정과 실재 존재할 것만 같은 등장인물들의 절묘한 조화가 인상깊었고 마지막 강렬한 마무리까지 미스터리의 재미와 스토리라인까지 내 마음에 쏙 드는 소설이었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쓰레기라 말하면서 살인을 정당화하는 살인자의 잘못된 시각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그러고 보면 미코는 이 집에 온 나를 마중 나와주었고 내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중략) 미코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내 무릎 위에서 두 앞발을 앞으로 늘어뜨리고 정신없이 자고 있을 뿐이었다.

밤을 보는 고양이 (p152)

『밤을 보는 고양이』는 할머니댁을 찾은 '유리에'와 고양이 '미코'에 대한 이야기다. 밤이 되면 허공을 보는 고양이에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추리 끝에 놀라운 발견을 해낸 유리에의 이야기다. 오컬트 분위기를 살짝 풍기면서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는 고양이 미코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실제 경험한 일인 것만 같은 사실적인 심리 서술이 일품이었다.



소설들을 하나씩 읽어나가면서 하나의 비슷한 시각을 발견했다. 사회 문제들을 슬며시 소설 안에 끼워 넣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과 문제시 되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풀어가고 있다. 묻지마 살인, 인공 지능에 대한 경고부터 연금 수령때문에 시체를 유기하는 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미스터리 장르에 매우 어울리는 재료들이다. 간혹 뉴스에서 듣기도 하고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회 문제들이기에 더 섬뜩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쓰러진 시체와 그 주변에 흩어진 두부. 게다가 시체의 후두부에는 사각 물체의 모서리로 구타한 상처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것으로 보인다.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p157)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은 이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만큼 기대가 컸다. 태평양 전쟁 배경의 이즈카 가쓰오 육군 이등병의 시각으로 진행된다. 도통 알 수 없는 실험을 진행 중인 비밀 연구소에서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야 한다. 후두부에 사각 물체로 타격당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밀실에서 발생한 사건은 두부 파편 이외에 흉기가 될만한 것을 찾을 수 없다.



이 황당한 사건에 나는 얼린 두부를 의심했다. 허나 두부는 쉽게 얼지 않는다고 한다. 영하 40도는 되어야 꽁꽁 어는데 밖은 영하 5도 정도에 불과하다. 이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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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색을 담은 5편의 단편들이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작가는 참 상상력이 풍부한 것 같다. 독특한 설정부터 살아 숨쉬는 등장인물들까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담겨 있다. 단편을 만나면 더욱 작가들의 창착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5편의 다른 세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장르의 '구라치 준'을 안 것은 큰 소득이다. 그의 소설은 다른 미스터리 소설과는 살짝 결이 다른 '구라치 준'만의 매력이 있다. 순식간에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능력이 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에 감탄했다.



장편 소설들이 주류이긴 하지만 유독 단편 소설집이 꾸준히 출간되는 이유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짧은 단편의 호흡으로 만들어지는 단편의 세계는 바쁜 현대인들이 부담없이 소설을 읽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지하철을 타는 짧은 20분 한 편의 단편을 통해 새로운 세상에 잠시 다녀오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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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설채현 지음 / 동아일보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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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반려인을 위한 필독서




제목을 보고 궁금했다.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는 그저 좋아서 흔드는 게 아니라는 말인가? 그렇다. 나는 강아지에 대해서 잘 모른다. 지금까지 키워본 적도 없으며 외롭게 혼자 지낼 강아지 생각에 키울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궁금했다. 처가에 가면 강아지를 만나고 길에서 산책길에 수 많은 강아지를 만난다. 지인의 집에서도 강아지를 만난다. 그래서 강아지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을 쌓아둘 심산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난 뒤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반려인들 조차도 정확히 모르는 사실들이 참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가 있는 개를 키우는 사람뿐 아니라 문제가 없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도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반려견 문화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제대로 된 변화는 바로 우리 반려인의 인식 전환에서 시작합니다. 지금 바로 당신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책이 그 변화에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입니다.

프롤로그 (p15)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동물 행동 전문 수의사 설채현 저자의 당부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한 민국의 반려견을 비롯 반려인, 반려가족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인들의 인식은 제자리 걸음인 듯 하다. 반려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유기견의 수는 늘어가며 각종 반려견 관련 사고가 증가하지만 아직도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진 반려인들이 많다.

문제는 꼬리 흔들기로 개의 의사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중략) 행복할 때, 상대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을 때 개는 꼬리를 흔듭니다. 그런데 개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낄 때, 또는 상대에게 경고를 표시할 때도 꼬리를 흔듭니다. 자, 여기에서 혼란이 생깁니다. 이 차이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p79)

다른 어느 내용보다 '꼬리 흔들기' 부분이 가장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꼬리 흔들기로 개의 마음을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책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꼬리의 높낮이, 움직이는 폭, 빠르기 등으로 개의 심리 상태를 진단해 볼 수 있지만 강아지마다 꼬리 길이도 다르고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오해를 불러 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니 나를 좋아한다고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오해때문에 강아지에게 섣부르게 다가가면서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보면서 이것이 질병이나 호르몬 이상 등 의학적 문제로 인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방법이 있을까요? (중략) 반려견의 행동이 어느 날 갑자기 바뀌었다면 의학적 문제를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

화난게 아니라 아픈거다 (p238)

행동에 문제가 있는 개가 아파서 그럴 것이라는 판단을 반려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다르게 개는 아픈 것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픈 것이 문제 행동처럼 보이게 되기에 반려인들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저자는 반려견의 행동이 갑자기 변화했을 때 동물병원을 꼭 찾으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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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양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개털과 알레르기, 입마개가 꼭 필요한가, 제한 급식과 자율 급식, 산책줄의 길이, 중성화 수술 꼭 해야하나, 배변 교육 방법, 놀자고 깨무는 강아지 대처법, 칭찬하는 방법, 겨울철 산책, 간식을 주는 원칙 등 반려견에 대한 꽤 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나는 한 가지는 강아지에게 체벌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저자가 상당히 강조하는 부분인데 체벌은 또 다른 문제 행동을 야기하는 요인이 된다고 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들은 자신의 강아지를 위해 비싼 간식이며 보양식까지 아낌없는 사랑을 준다. 그런 반려인들이 과연 반려견들을 위한 공부를 얼마나 했느냐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다. 이런 책을 한 권쯤 읽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장말 좋을 것 같다. 자신의 강아지를 사랑하는 반려인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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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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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내 마음을 위한 엉덩이 하나 마련하기




고양이를 키우고 회사에 다니며 퇴근 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 스스로 말하기를 얼굴이 크고 다이어트를 하는 듯 하지만 항상 먹는 것을 즐기는 여인. 반지하에서 마음껏 춤을 추며 분홍색을 좋아하고 귤을 좋아해 '서귤'로 활동 중인 그녀의 매력이 돋보이는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책을 만났다.



어피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험난한 세상을 홀로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SNS를 뒤적이듯 공감가는 글이 읽고 싶다면, 장난스레 던지는 말에서 미소가 번지는 글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 본다.

화면 속 판다는 자거나 졸거나 멍때리거나 가끔 대나무 잎을 먹고 있다. (중략) 하루를 반성한다. 너무 부지런히 살았던 건 아닌지. 돈벌이에 눈이 멀어 나의 귀여움을 뽐내는 걸 소홀히 했던 건 아닌지. 내일은 더 대충 살자.

롤모델은 판다 (p19)

판다처럼 살자. 대충 살 필요가 있다. 귀여움을 뽐내면서. 응? 어떻게 귀여움을 뽐내지? 뭐, 아무튼 대충 살자. 판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 참신하지 않은가. 판다를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판다처럼 대충 살자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에세이집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다. 하나의 모습에서 다양한 생각,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이게 바로 에세이를 읽는 이유가 아닐까.


튜브머니란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가라앉지 않기 위해 튜브를 쓰는 것처럼 삶이라는 바다에서 가까스로 침몰하지 않고 떠 있기 위해 사용하는 돈으로 방금 내가 지은 말이다. 간신히 숨쉴 자유를 선사하는 이 튜브머니는 나의 경우 주로 초콜릿, 마카롱, 카눌레 등의 달달한 주전부리나 치킨, 곱창, 떡볶이 등의 야식, 비싸고 양 적은 레스토랑 요리 등에 쓰는 돈이 해당되는데 써놓고 보니 다 먹을거리다.

튜브머니 (p112)

참신한 단어 제조다. 튜브머니. 순간 원래 있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확 이해가 되는 단어다. 나의 튜브머니를 생각해봤다. 생각해보니 별반 다르지 않다. 치킨, 요거트, 커피 등 역시 먹을거리다. 다들 비슷한가보다. 소소한 먹을 거리가 가장 손쉬운 힐링의 방법이기에 그럴 것이다. 새로운 튜브머니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침몰할 때 나를 도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을 수록 좋을 것이기에.

일터에 자기 몫의 책상이 있거든 서랍 하나를 비워 두세요.

거기에 마음을 보관해야 해요. 일하면서 가슴에 마음 넣어두는 거 아니에요.

밥벌이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p144)

가슴 뭉클한 구절이다. 밥벌이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밥벌이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것이다. 모두 자신의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몰라 허둥대다가 깜빡하고 가슴에 넣어두곤 한다. 그러나 가슴이 아파오는 경험들 해봤을 것이다. 회사에 출근해 책상 서랍 하나를 언른 비워둬야 겠다. 내 마음 둘 곳 하나 마련해야 겠다.

하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주변에 코인 노래방이 없다는 거?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한 곡 뽑을 수가 없다는 거.

집 근처에 코인 노래방이 있는가의 문제 (p165)

이 말이 정말 공감되어 적지 않을 수 없었다. 회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직 혼자 노래방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코인 노래방이 제격이다. 나 혼자 가는 코인 노래방은 누구 눈치볼 것도 없이 한 곡 뽑을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다. 그런데 코인 노래방이 없다고 생각하니 정말 이거 이사를 해야하는 거 아닐까.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이런 부분에 공감을 느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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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것 다 비슷비슷하다.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거리며 살아간다. 나 역시 그들 중 하나다. 치킨을 즐겨하며 주말을 기다리고 행복을 추구하며 돈의 노예로 살아간다. 이런 나의 삶에서 마음에 엉덩이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키득키득 웃는 나의 모습을 보며 왜 웃냐고 아내가 묻는다. 그런 아내에게 이러쿵 저러쿵 이 책을 설명하기가 조금 난감했다. 책을 직접 읽는 것과 내가 책 내용을 말해주는 것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주변에 이 책을 슬며시 두려한다. 그러다 아내가 슬쩍 이 책을 열어보고는 키득키득 웃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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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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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세상을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지혜들




저자 오프라 윈프리는 <오프라 윈프리 쇼>로 익히 알려진 20세기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2011년 오프라 윈프리 쇼는 은퇴를 선언했지만 OWN 방송국을 설립하고 <슈퍼 소울 선데이> 토크쇼를 제작 최고의 프로그램이 되었다고 한다. 이 토크쇼에서 만나는 수많은 명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지혜들을 만난다.


종교는 말합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다."

하지만 영성은 말합니다. "너에게 기쁨을 주는 길을 선택하라."

- 사라 벤 브레스낙 -

에필로그 중에서 (p262)

영성이라는 단어가 책의 서두부터 자주 등장한다. 영성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기가 사뭇 어려웠다. 사실 아직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다. 에필로그에 "영성과 종교의 차이는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에 다양한 대답이 있는데 그 중 '사라 벤 브레스낙'의 대답이 가장 와 닿았다. 종교를 넘나드는 영성이라는 이 단어는 참 오묘하다. 종교를 통해 영성을 찾기도 하지만 영성은 종교를 초월하며 예술에서 찾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레서'는 두려움 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영성이라고 하며 종교는 그 수단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 영성이 매우 궁금하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당신 자신을 채우려는 엄청난 자아도취와 이기적 욕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을 먼저 키워야만 아이도 키울 수 있습니다 / 셰팔리 차바리 박사 (p116)

세살 딸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내 스스로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데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어렵기도 하고 많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하는 행동들이 맞는 것인지 아이에게 좋은 방향이 되는 행동일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셰팔리 차바리 박사'가 지적하듯 아이를 통해 내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을 간혹 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그러한 부모이지 않을까 되돌아 본다. 아이는 또 하나의 인격체로 그 존재 자체로 만나야 하는데 우리는 나의 아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짧은 글 하나에 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된다.



마스틴 킵 : 사람들에게 질문하세요.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합니까? 친구들에게 물으세요. 부모에게도 물으세요.

오프라 : 나는 이런 대화를 나눌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요? 라고 물어보세요 / 마스틴 킵 (p203)

이 책의 주제는 한 가지에 국한 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고 대화를 통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구절 하나하나가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느 주제 하나 쉽게 지나가기 어렵다.



나는 언제나 행복에 대해 궁금하지만 사람들에게 이 행복에 대해 물었던 적이 있나 싶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챙복을 찾는 방식도 모두가 다르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한 번 묻는다.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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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귀중한 지혜들이 담긴 이 책의 가치는 읽기 전과 후가 매우 다르다. 읽기 전에는 그저 하나의 책이었으나 책을 읽고 난 후 평생 두고 두고 읽어야 하는 책들 리스트에 올라갔다. 한 장을 읽고 하루의 명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인생을 살아가는데 매우 귀중한 내용들이다. 허투루 페이지를 넘길 수 없다. 지혜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작용한다.



종교를 뛰어넘는 통찰력 있는 지혜들이 담겨져 있다. 왜 100만 시청자가 그 녀의 쇼를 보는 것인지 이해가 된다.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 세상에 과연 몇 개나 존재할까 싶다. 이 책을 발간해준 오프라 윈프리에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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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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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허를 찌르는 반전 심리 스릴러




'B.A. 패리스'의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에 이어 세번째 책 <브링 미 백>을 읽었다.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뒤가 궁금해 읽을 수 밖에 없는 심리 스릴러의 맛을 한껏 품은 작품이다. 반전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저자가 마련한 덫에 빠져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B.A. 패리스의 소설을 읽을 것이다.



이게 내가 프랑스 A1 고속도로 부근 어딘가에 있는 경찰서에 앉아 경찰에 한 진술이었다. 진실이었다. 온전한 진실이 아니었을 뿐.

(p13)



12년 전 라일라와 핀은 사랑하는 사이였다. 핀과 라일라가 차를 타고 가다 휴게소에서 라일라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실종신고를 하고 라일라를 수소문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12년이 흘렀다. 지금 핀은 엘런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엘런은 라일라의 친언니로 라일라가 실종되고 추모식에서 만난 사랑에 빠졌다. 엘런과 라일라는 친자매지만 정말 다르다. 잘 먹는 빨간 머리의 라일라와는 다르게 엘런은 마르고 순종적이다.



"그런데 만약에 그게 역겨운 장난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누군가 우리한테 레일라가 돌아왔다는 착각을 심어주려는 거면 어떻게 할 거야?"

"하지만, 자기도 말했다시피, 누가 그런 짓을 하겠어? 게다가 우리 말고 러시아 인형 얘기를 아는 사람도 없잖아."

(p238)


길에서 엘런이 레일라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러시아 인형이 나타난다. 정체를 숨긴채 핀과 엘런에게 레일라가 접근한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이메일로 몰래 핀에게 접근한다. 만나자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희생이 요구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러시아 인형이 자꾸 나타난다. 이 상황에서 혼란스럽고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핀은 주변의 도움을 청하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주인공인 핀 스스로도 믿지 못하며 라일라, 엘런, 해리, 루비 등 모든 사람이 꾸미는 일이 아닐까 의심스럽고 혼란스럽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라일라는 러시아 인형으로 핀을 조여온다. 12년간 실종되었던 라일라는 도대체 왜 갑자기 나타났을까. 핀은 궁금하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가. 궁금하지만 쉽사리 저자는 알려주지 않는다. 쩔쩔매는 핀의 모습이 답답하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는 면도 있다.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핀이 망가지길 바란다. 그래야 그를 내가 원하는 대로 다시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내 실종도 그를 그다지 망가뜨리지는 못했다. (중략) 지금쯤이면 자신이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신뢰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이들을 모조리 의심하게 되었을 것이다. 딱 내가 원하는 대로 되어가고 있다.

(p246)


결말은 상당히 당혹스러웠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1부, 핀과 레일라를 오가는 2부, 마지막 3부는 핀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양하게 의심했다. 주변 인물들 모두가 용의자였다. 하지만 그 정답은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 저자에게 당했다는 표현이 맞을까.


반전 심리 스릴러 장르의 대가다. 정말 세삼한 심리 묘사를 통해 독자를 빨아들인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최선의 방책을 함께 연구하고 선택하게 한다. 내가 핀의 상황이었다면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만큼 심리 묘사가 구체적이며 설득력있다. 아직도 B.A. 패리스의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언른 읽어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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