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 인생을 위한 고전, 개정판 명역고전 시리즈
공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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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고전이 영원하다면 논어도 영원할 것이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 간에 나눈 짧막한 대화와 말들을 담은 어록집이다.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으며 후세 대대로 읽히는 고전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수 많은 <논어> 책이 시중에 나와 있음에도 이토록 끊임없이 새로운 책으로 출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대가 흐름에 따라 좀 더 학문적으로 몰랐던 사실이 밝혀지거나 잘못된 과거의 해설을 다잡기 위해서 일수도 있겠다. 허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고전의 가치는 지속적인 재출간으로 증명되어야만 한다.



옮긴이 '김원중'은 현재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사기> 전체를 완벽하는 <한비자>, <명심보감>, <채근담>, <삼국유사>, <노자 도덕경> 등 20여 권의 고전을 번역했으며 다양한 저서가 있다. 최대한 쉽게 독자가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책에 묻어난다. 지나치지 않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 주석에서 옮긴이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

삶의 즐거움 1.1 (p47)

참 유명한 이 내용은 논어의 가장 첫 구절이다. 수 많은 내용 중에 단연 이 글이 가장 첫 장에 위치한 이유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배우고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군자로 가는 길에 배움이 없으면 그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없음은 자명하다. 항시 배움의 자세로 모든 것을 대해야 겠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저 스스로 기쁜 이유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

의리와 이익 (p123)

이 짧은 글귀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사람들을 소인으로 만들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나 역시 그저 이익을 쫓고 있기에 내 스스로 군자라 말하기가 어렵다. 군자란 '덕을 이룬자의 이름'이라 할 수 있는데 도덕적 품성이 높아 존경 받는 사람이다. 군자가 되기 위해 나는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를 반성하게 한다.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절대 하지 않으셨다. [근거 없는] 억측을 하지 않으셨고, 반드시 하겠다는 게 없으셨으며, 고집을 부리지 않으셨고, 나만이 옳다고 하지도 않으셨다.

하지 않은 네 가지 9.4 (p229)

공자의 품행을 본 받기 위해 최소한 이 네 가지를 잘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당연한 것들 같지만 스스로 잘 지키고 있나 싶다. 근거 없는 추측과 상상을 버리자. 독단적이고 여지를 두지 않는 융통성 없는 모습을 경계하자. 타엽없는 고집쟁이가 되지 말자. 아집과 주관적 편견을 버리자. 살아 가다보면 일을 하다보면 화가 나면 잘 지켜지지 않는 소인의 모습이 튀어나옴을 경계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 예를 알지 못하면 자립할 수 없다. 말을 알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알 수 없다."

알아야 할 세 가지 20.3 (p488)

명(命), 예(禮), 언(言) 세 가지를 알아야만 군자가 될 수 있고 스스로 설 수 있으며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이 세 덕목을 기억해두고 싶다. 이 짧은 글을 계속 곱씹게 된다.

*****

그저 어려울 것이라며 멀리하는 고전들을 이제는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독자들이 읽기 쉽게 풀어 해석하고 있기에 그저 책을 펼치기만 하면 된다. <논어> 역시 두려움이 먼저 앞선 그러한 고전 중 하나였다. 공자의 말을 이제 읽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읽는 이유는 분명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를 담고 있다. 어쩌면 정말 당연한 말들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런 당연한 것들을 우리는 항상 잊고 살아간다. 우리의 삶을 질책하는 따끔한 공자의 말에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평안한 마음을 덩달아 얻게 된다. 군자로 가는 길의 첫걸음은 <논어>를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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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을 팝니다 - 왠지 모르게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의 비밀
신현암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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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을 팝니다

가고 싶은 공간의 비밀들




이 책은 참 비운의 책이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냉랭한 이 시점에 발간되기에 출판사와 마케터도 고심의 고심을 거듭했을 것 같다. <설렘을 팝니다>는 공간 마케팅과 먹거리를 중심으로 설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21가지의 예시가 2018년의 도쿄에 있다. 그 장소가 일본의 도쿄라는 것만 살짝 우려스럽다. 도쿄라는 공간적 정보에 감정 이입은 살짝 접어두고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그 설렘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도쿄의 공간 가운데 특징적인 곳을 고르고 골라 21곳을 소개합니다. 단순한 공간 소개를 넘어 마케팅,전략 분야의 필수 이론과 접목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론이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현장과 현실을 통해 다듬어집니다.

머리말 (p19)




수도꼭지를 돌려봅시다. 세 개의 꼭지에서 나오는 밀감의 맛이 다 다릅니다. 맛은 좋다 나쁘다 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요. 꼭지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밀감 주스를 보고 있으면 입가에 빙긋 미소가 떠오릅니다.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샛말로 '인싸'라면 SNS에 올리겠지요. 세 개의 통에서 맛이 다른 주스가 나오는 경우라면 별것 아닙니다. 그 주스가 수도꼭지에서 나오기 때문에 '퍼플 카우'가 됩니다.

신에히메 | 리마커블의 교과서 (p37)

마케팅의 스승 세스 고딘의 명저 <퍼플 카우>의 내용에서 마케팅의 핵심을 잘 적용한 수도꼭지 밀감 주스는 소비자를 자극한다. 이 작지만 큰 차이로 입소문(바이럴 마케팅)이 퍼진다. 독특한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우리는 사진을 찍어 자발적으로 SNS에 올린다. 기나긴 초원에서 발견한 소는 그냥 소이지만 보라색 소는 SNS에 올려야 직성이 풀리는 법이다. 이 작은 법칙을 적용한 신에히메의 예시는 꼭 기억해둬야 할 기본 정석과도 같다.




이 작은 식당은 50분간 일하면 알바비 대신 900엔짜리 식권을 한 장 줍니다. (중략) 그런데 앞다퉈 서로 알바를 하겠다고들 합니다. (중략) 돈 대신 한 끼 식권을 알바비로 주는 악덕 식당,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략) 상당히 낯선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식당의 이름은 미래식당입니다.

미래식당 | 선행을 사세요! (p79)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미래식당이 궁금하다. 서로 알바를 하겠다고 하는 이 미래식당은 자신의 노동력으로 선행을 베푸는 독특한 식당이다. 알바비를 식권으로 제공하고 이 식권을 남에게 양도하는 식당. 식판을 받아 단일 메뉴를 받아 후다닥 먹고 나가는 식당. 이 불편하고도 납득이 되지 않는 미래식당은 이용 자체만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그 행복을 팔고 있다. 그 내막을 모두 알고도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미래식당에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는 생텍쥐페리의 문장이 떠오르는 광고입니다. 무지는 7000개가 넘는 제품이 보여주듯 고객의 필요에 따라 영역의 경계 없이 다양한 제품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처음 브랜드를 만들때부터 고수해온 본질을 미니멀리즘에 담아 지켜가고 있습니다.

무지 다이너 | 무지답다는 것 (p139)

무얀양품으로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무지다. 무지는 열광팬을 보유한 특별함이 있다. 거품을 걷어낸 이유있게 싼 제품을 제공하는 무지는 미니멀리즘의 철학을 고수하며 일관성있게 운영되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무지다. 비움의 철학을 잘 반영한 브랜드로 배울 점이 많다. 음식에서부터 생활용품, 자동차와 집까지 판매하는 무지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 일까?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설명을 듣더라도 현장의 느낌을 당할 수는 없습니다. (중략) 자주 그리고 많이 보아야 합니다. 보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설렙니다.

맺음말 | 답은 현장에 있다 (p286)

전 세계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다양한 성공 이유가 있지만 단연 커피와 공간을 판매하는 전략이 가장 주요했다. 그저 그 공간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을 뿐인데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는 느낌이 들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는 바로 공간이 가진 힘에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 스타벅스에 대해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직접 가서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한 두가지 요인으로만 공간이 결정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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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문제 - 1천만 채의 충격
마키노 토모히로 지음, 김현진 옮김 / 월페이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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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빈집문제

일본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라보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일본과 한국의 사회적 문제는 매우 비슷한 양상을 띤다. 인구의 노령화, 비혼주의, 독신주의가 만연해지고 캥거루족이 늘어가며 출산률이 하락하는 이 시대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인구 감소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이 터질 것이며, 그 중 빈집 문제는 기업 및 개인 뿐아니라 정부, 지자체 차원에서도 골칫거리가 된다. 새 집은 점점 늘어나는데 그 집에서 생활하거나 일을 할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곧 머지 않았다. 그 자세한 속 사정을 하나씩 알아 본다.

앞으로 20년 동안 출산 가능한 여성의 수는 30% 정도 감소할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출생 수를 확보한다 해도, 출생률이 1.8이 되지 않는 한 인구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게다가 연간 100만 명 정도의 출생수로는 일본의 인구감소를 막을 수 없다.

제1장 증가하고 있는 일본의 빈집 (p17)

인구 감소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출생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일본보다 더 심해지는 추세다. 이는 결국 지자체 및 정부의 세금 확충이 어려워지고 부동산의 공실이 늘어가며 결국 빈집이 늘어간다. 인구 감소가 가장 원론적인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산 장려 정책을 펴는 정부는 이미 위기임을 인식했고 우리에게 다가올 피할 수 없는 미래임를 알고 있는 것이다.

토지 위에 있던 집이 철거되면 과세표준 계산상으로는 '주택용지'로 간주하지 않고, 단지 공터로 취급돼버리고 만다. 즉 부지면적이 200m^2 이하였던 집은 철거작업 후 한순간에 재산세는 '6배'가 뛰게 된다.

제2장 빈집이 초래하는 사회 문제 (p65)

세금 문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내용이다. 한국도 일본의 방식처럼 동일한 세금의 적용을 받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비슷하거나 동일한 방식이지 않을까 싶은데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방의 집을 부모에게 상속 받은 장남은 처분이 어려운 이 집 때문에 현실적 문제에 부딛히게 된다. 팔리지도 않고 세를 내놔도 연락이 없으며 상속 받은 집이 골칫거리로 전락해 버린다. 매년 세금은 꼬박꼬박 나가며 빈집으로 방치되면서 관리가 요구된다. 호기롭게 집을 철거했으나 세금에 대해 잘 몰랐던 탓에 재산세가 6배나 뛰어 버린다.

지방에 사는 많은 젊은이는 현재 부모님의 집에 같이 살고 있으며,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건설 현장에서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먹고 사는 데는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중략) 철근공이나 형틀공으로 정식 인정을 받으려면 10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현장에서 기술직을 단기간에 인정받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제3장 일본 부동산의 구조 변혁 (p95)

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뿐 아니라 건설 인력에 따른 문제도 있다. 젊은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일을 꺼려한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해도 나서지 않는다. 건설 현장의 베테랑이 점차적으로 사라진다. 건설 인력 뿐 아니라 트럭 운전사도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인력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 역시 올라간다. 인구 감소로 인해 높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수요는 점차 사라지는데 가격이 오르면 과연 누가 구매하려 할까. 즉, 건설업의 사업성이 떨어진다.


빈집문제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만든 대책으로는, 향후 급증할 빈집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금까지 언급해왔다. (중략) 앞으로의 일본이 맞이하는 국가적 위기의 상황 파악과 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 지금 일본이 실행해야 되는 기존 가치관의 타파를, 국가로서의 방향성을 생각해보고 싶다.

제5장 일본의 근간을 바꾼다 (p164)

마지막 4장과 5장에서는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처방 및 일본이 나가아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시가지 재개발, 어르신들의 취미를 위한 쉐어하우스, 감축, 요양 및 복지시설로의 전환, 지방 백화점의 용도 변경 등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일본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단호한 결심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


*****


비판적 사고로 이 현상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와 한국이 동떨어졌다고 말할 수 없다. 거의 동일하다시피 한 사회적 문제로 인해 한국 정부 또한 상당히 고심 중이다. 일본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나 역시 매우 궁금하고 또한 걱정된다. 부동산 하나에 온 재산이 묶여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이러한 문제들은 어떤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할지 잘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위기 의식이 필요한 때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을 예리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양한 해결책이 물론 존재하고 그 방법을 찾아갈 것임에 믿어 의심치 않으나 우리 개인의 준비 또한 필요하다. 준비없이 그저 미래와 마주할 것이냐, 대비하여 방책을 준비한 후 이런 미래를 맞이할 것이냐는 상당히 다른 문제다. 부동산에 대해 우리의 미래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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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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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따뜻한 이야기




'무지'가 토끼인 줄로만 알았는데 토끼옷을 입은 단무지였다니... 토끼옷을 벗으면 부끄러움을 탄다는데... 누구나 옷을 벗으면 그렇지 않나? 어찌하였든 발랄하고 귀여운 '무지'의 매력은 온 국민이 이미 빠져있을 것이다. 공감 에세이 책을 쓰는 '투에고'의 글과 '무지'는 참 많이 닮아 있다. 13만 팔로워를 거느린 검증된 '투에고'의 글과 '무지'가 만나 위로의 말들을 전한다. 우리는 그 위로에 마음이 녹아 내린다.







스페인어로 '케세라세라 que sera sera'라는 말이 있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뜻인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고,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일단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라는 말처럼 들려.

p35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말은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우리에게 위로가 된다. 나에게 참 필요한 말이다.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하는 내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뒤돌아 보기도 힘든 우리에게 결과에 안절부절하지 말라고 다독이는 말이다. 좀 잘못 될 수도 있는데 아등바등 하지 말자.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고민'의 사전적 의미를 봤는데 기분이 참 이상하더라. 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괴로워하고 번민하는 마음이래. 나는 지금까지 조언을 해줘야 한다는 강박에 너무 사로잡혀 있었나봐. (중략) "같이 고민해줄게"라는 말은 그냥 같이 있어주겠단 말이었어.

p83

이미 단어 마다 적절한 뜻을 국어 사전에 친절하게 적어 놨음에도 우리는 애써 무시한 채 단어들을 우리만의 해석을 하며 살아가는 듯 하다. 고민이 있다는 친구의 말에 무슨 말이든 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때마다 곤란했다. 섣부른 충고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같이 고민해주는 것'. 같이 있어 주기만 해도 된다니 정말 쉬운 거였는데. 기억해두자. 고민이 있는 친구와 같이 있어 주기만 해도 된다.






그거 알아? 42.195 킬로미터 마라톤을 할 때 모든 거리를 반드시 뛰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거? 어느 구간에서는 뛰기도 하고, 어느 구간에서는 걷기도 하고, 잠시 쉬어가는 사람도 있어.

p103

인생에서 항상 전속력으로 달리기만 하려 했다. 일을 할 때도 쉴 때도 잠시 멈춰 있으면 뒤쳐질까 안절 부절하며 살아간다. 나를 잠깐 돌아보자. 인생은 마라톤이다. 우리는 인생을 여러번 달려본 사람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첫 번째 인생이다. 이 첫 번째 인생이 능숙한 마라토너처럼 완벽히 전속력으로 달릴 수 없다. 처음이기에 쉬었다 가기도 하고 걸어 가기도 하자. 천천히 가도 괜찮다. 끝까지 안전하게 가는 게 더 중요하다. 오늘 잠시 쉬었다 달리자.






관계에서 지킬 것들 9가지를 오래도록 기억해 두고 싶어 사진으로 담았다. 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관계에 있어 기본적인 지킬 것들은 지켜줘야 한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임에도 잘 지키고 있는지 항상 점검해 보자.



온전히 나를 사랑하고 보듬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를 다독여 주는 투에고의 다정한 이야기가 진정 힐링이 된다. 나를 되돌아 본다. 나를 언제 사랑하고 살았나 싶다. 열심히 달려온 나에게 잠시 편안한 의자에 앉아 투에고의 글을 선물해 보자. 따뜻하고 편안한 투에고의 글에 웃음이 피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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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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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제대로 물 만난 이찬혁의 감성 소설







악동 뮤지선의 작곡을 도맡아 하는 이찬혁은 작곡, 작사의 재능을 노래를 통해 전국민이 확인했다. 그런데 이제는 <물 만난 물고기>라는 책을 들고 나왔다. 이 책을 넘기면서 나는 살짝 부정적인 마음이 앞서 있었다. 곡을 잘쓴다고 해서 책을 잘 쓴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겠지. 알려진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이겠지. 책을 읽는 초반부에도 단편인지 장편인지 알 수 없는 전개에 오글거리는 대화들에 아쉬움이 생겨났다. 그런데 책을 읽을 수록 책의 진가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거였구나. 정말 색다른데.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할 수 있다니. 꽤 괜찮을 소설인데. 책을 읽고난 뒤 내가 앞서 가졌던 선입견이 무너졌다. 작곡만 잘하는 이찬혁이라 생각했으나 책도 잘쓰는 이찬혁이구나. 그의 천재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맞아요. 아팠어요. 아팠지만 좋은 아픔이었어요. 슬픔이라는 감정이 사람을 얼마나 처절하고 아프게 하던지요. 하지만 절망적이지는 않았죠. 이별이라고 했죠? 난 그저 그걸 배운 거예요.

p23

1층에는 카페를 2층에서 생활하는 산이는 과거의 이별로 슬퍼 보인다. 이런 산이의 카페를 오픈하기를 기다리며 홀로 밖에서 기다리는 양이. 산이에게는 어떠한 일이 있었으며 양이는 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이 때까지만 해도 잘 이해되지 않았고 단편 소설로 착각했다. 서로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게 하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 저자 이찬혁이 준비한 환상적인 이야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얼룩말만큼 예술적인 동물은 없어! 전에 책에서 봤는데 얼룩말은 다른 말들보다 야생성이 뛰어나서 길들이기가 어렵대. 이게 사람들이 보기에 야생성이지, 내 눈에는 자유를 갈망하는 고집으로 보이는걸.

p82

산이와 해야가 만나는 순간, 그 둘은 사랑에 빠졌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파도가 몰아치는 갑판 위에서 위태로이 버티던 해야, 그녀를 보고 단숨에 달려간 산이. 그 둘의 이후는 여느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 그녀를 통해 산이는 많은 것을 배운다. 배운다는 표현보다 느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까? 이 소설을 읽고 나까지 감성적으로 변한 듯 하다.

저녁에는 해야와 꽤 오랜 시간 석양을 보기 위해 바닷가로 나갔다. 그녀는 바다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매일 자신에게 바다가 어떤 의미인지 말해주었다.

"나는 음악이 없으면 바다로 나갈 거야."

"왜 하필 바다야?"

"바다 소리가 가장 음악 같거든."

그 바다에는 단 하나의 별이 떠 있었다.

p95

바다를 사랑하는 그녀 해야와 산이에게 있었던 일은 나의 상상력을 벗어나는 일이었다. 마치 꿈과 같은 일이었고 화려한 정원 속 색채를 잃어버런 해야가 갈망하는 자유의 몸부림이었다. 그녀가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었던가 싶을 정도로 꿈 속을 거닐다 온 느낌이랄까. 그렇게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는 산이의 마음이 그저 이해가 된다.


*****

여운이 오래 남았다. 바다를 바라볼 때 이 소설이 생각날 것만 같다. 해야의 모습이 떠오를 것만 같다. 이찬혁의 노래 '항해'를 들어봐야 겠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했던 그 감성이 노래를 통해 전해지지 않을까 기대감이 생겨났다. 이찬혁은 노래하는 음악가라고만 생각했었다. 허나 이 책을 읽고 난 뒤 그는 예술가라고 칭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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