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부로씨와 아쿠아 이외에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다들 허를 찌르는 반전의 인물들이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인줄로만 알았던 멀리하고 싶은 할멈이 자수의 귀재였다. 그저 사진관 할아버지로 생각했으나 젊은 사람도 어렵다는 컴퓨터로 사진 작업을 능숙하게 할 줄 알며 인터넷으로 해외직구까지 가능하다. 나이와 능력은 사실 별개의 문제다.
소설에 악역이 등장해줘야 제맛이다. 마나베 여사는 이사부로, 아쿠아, 아스카가 모두 못마땅하다. 이러한 악역의 활동은 소설을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잘 이해되지 않는 악역의 모습은 실제 우리 사회 곳곳에 활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나베 여사도 혁명의 아이콘이라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코르셋은 보정용 여성 속옷이다. 또한 의료용 보조 수단으로 허리가 불편한 할머니들의 기립을 돕는다. 실제로 이사부로씨의 코르셋이 있으니 소설로 나오지 않았을까. 실제 그 코르셋을 보고 싶은 마음이다. 식견이 부족한 내가 봐도 감흥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사부로 양복점에 가장 처음 등장한 코르셋이 내 눈앞에서 만나면 참 재미있고 흥분될 것 같다. 여성용 속옷에 대한 흥분이 아니라 소설 속의 혁명의 상징물을 만난 흥분이니 오해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