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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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공간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





다수의 패션 브랜드에서 마케터, VMD(비주얼 머천다이저, Visual Merchandiser), 인테리어디자이너로 20년째 일하고 있다는 저자 이경미와 각종 의류브랜드에서 VMD, 패션 마케팅에 종사하는 저자 정은아의 매력적인 공간 창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책을 만났다.





시간이 흘러도 유독 기억에 남는 예쁜 카페나 의류매장이 있다. 내가 카페를 만든다면 이렇게 공간을 꾸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러한 공간들은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시각 외의 요소들도 작용을 한다고 한다.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공부한만큼 더 나은 방식과 룰을 찾아낼 수 있다. 다양한 사례들은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뿐아니라 세계의 곳곳에 독특하고 특색있는 공간들이 많다. 책에서 소개하는 카페나 매장들의 모습은 익히 봐온 것도 있고 처음보는 신선한 장소들이 많았다. 책에 꽤 많은 사례들이 나오며 모두 방문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책에는 약 100가지의 공간들이 소개되고 있고 부록으로 주소가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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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콘셉트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판매와 전시 등 기능만을 강조한 '기능적 콘셉트', 두 번째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일 많이 고민하는 '디자인 콘셉트', 마지막으로, 도시 재생 혹은 특별한 공간의 의미를 강조하는 '업사이클링 콘셉트'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콘셉트' (p27)

책에는 공간 콘셉트에 대한 다양한 예시가 나오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블루 보틀'이다. 최근 한국에 입점해 큰 바람을 불러 일으킨 블루 보틀은 바리스타와 고객, 고객과 커피만을 무대에 올리는 기능적 콘셉트를 강조하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커피에만 집중한다는 블루 보틀의 철학이 느껴진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말차 전문점 '맛차차'는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이미 말차를 마신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전면에 큰 유리창을 통해 초록색 잎이 무성한 나무와 잔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는 말차의 초록색 이미지가 자연 그대로의 컬러로 드러납니다. 공간 안에서 말차가 설명되는 것입니다.

'미각'을 살아나게 하는 '공간' (p127)

'맛차차'카페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당장 성수동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푸른 잎들과 정말 잘 어울리는 말차다. 이 공간에서 말차를 먹을 수 밖에 없다. 그저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마시는 말차 한잔이면 스트레스가 모두 풀릴 것만 같다.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공간은 이렇게 완성되는 것이다.






뉴트로 감성을 콘셉트로 한 공간은 익선동, 을지로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기성세대는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거나 친구들과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고, 세련되고 모던한 환경에만 익숙한 젊은 세대는 신기하고 색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추억을 복원한 뉴트로_익선동과 을지로 (p214)

이번 주말에는 익선동, 을지로에 방문해야 겠다. 뉴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카페는 인스타 게시 욕구를 자극한다. 콘셉트라는 말이 책에서 많이 나오듯 정해진 콘셉트에 충실하다면 많은 이들을 끌어 당긴다. 50년은 족히 넘은 공간들의 형태와 무드를 그대로 이용해 새로운 공간으로 창출해낸다는 점에서 특별한 콘텐츠와 더불어 스토리까지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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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정말 다양한 공간들이 소개되고 있다. 공간 브랜딩이라는 작업은 참 매력적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고 머물게 하며 가치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 공간만으로 사람들은 행복함을 느끼며 힐링을 한다.



막연하게 나중에 카페를 차리면 이렇게 하고 싶다라는 욕구가 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독특한 컨셉트를 담은 공간을 창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단지 돈을 투자해 인테리어를 하는 카페는 이미 많다. 특정한 컨셉트를 가진 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사례들을 만나는 자체로 우리는 많은 공부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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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챔피언 - 경쟁 없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는 CSV 전략
김태영.도현명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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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챔피언

기업은 '공유가치창출 CSV'에 집중해야 한다




시대는 항상 변한다. 수익와 기술 개발에 몰두했던 시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변화는 고통을 수반한다.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넥스트 챔피언>으로 어떤 기업들이 비상할 수 있을까.



<넥스트 챔피언>은 공유가치창출 CSV(Creating Shared Value) 전략을 위한 실전 경영 전략서다. 마이클 포터와 마크 크레이머는 CSV가 미래 핵심 전략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기업들이 CSV 전략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찾아냈고 성장했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CSV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의 패러다임에 국한되어서는 미래가 없다. CSV는 단 기간에 이룰 수 없는 긴 싸움과도 같다. 당장 눈 앞의 수익이 보이지 않기에 그 길이 험난할 수 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달성한다면 기업 독보적 자리매김이 가능하다.



환경 논의 외에도, 노동자 인권에 관한 이슈가 강력하게 제기되었다. 여기에는 1996년 나이키의 아동노동 착취에 맞선 대규모 소비자 불매운동이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1장 공유가치창출, 경쟁을 넘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다 /

돈 버는 기업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으로 (p26)

파키스탄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바느질하는 아동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도 못했다. 나이키는 이 노동력을 이용했고 방관했고 악용했다. 이에 사회적 지탄이 일어났으며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소비자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개념이 성숙했고 기업도 이를 외면할 수 없다.



기업은 자신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성된 사회적 가치가 고객가치로 바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원하는 사회적 가치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가치(고객가치)에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를 찾아야 한다. 즉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시장에서 차별적인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3장 마이클 포터를 넘어서_실전 CSV 전략 /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법_ SCE 모델 /

핵심은 고객 가치에 있다 (p108)

네슬레의 사례는 고객 가치 제공의 아주 좋은 예다. 소금 섭취가 많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 고객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맛이 있지만 소금 섭취는 최소화 하는 방향이 고객이 바라는 방향이다. 네슬레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제품의 맛은 유지하되 소금, 지방 및 설탕을 줄이는 성과를 가져왔다. 기존 고객을 잃을까 두려워 변화하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지 고민해볼 문제이다.



또한 네슬레는 절대적 빈곤의 저개발국가를 위한 노력도 함께 했다. 가격을 낮춘 소포장 보급형 제품을 출시하고 이 제품에 특정 국가, 지역에 부족한 영향소를 강화, 조합했다. 고객의 건강을 생각하는 네슬레의 지속적인 노력에 저렴하게 영양을 섭취하도록 도왔다. 이 사례를 접하고 네슬레 기업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 솟아나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각종 대기오염, 인재, 기름유출 사고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친환경 제품이나 친환경 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비난을 받게 된다.

4장 혁신 / GE를 다시 챔피언으로 만든 에코매지네이션 (p153)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환경 규제가 생겨났다. 소비자 또한 친환경 기업에 대한 우호도가 높아져 제품 구매와도 직접적 연관이 된다. 예시로 나온 GE의 경우 환경 문제 개선에 집중했다. 엔진 플랫폼부터 다시 개발했다. 결과적으로 쉽게 보수가 가능하며 연료는 3~5% 절약, 탄소배출 40%, 열배출 60% 절감의 모델을 개발했다. 성능위주의 혁신이 아닌 사회문제의 해결과정에서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는 CSV의 기본 목적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초반 고객 주문량은 저조했지만 고객들의 점차적인 만족도 향상, 새로운 기차 EVO(Evolution Locomotive)의 고객 친화적인 경쟁력 입증 후 주문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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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인 '7장 비판과 오해'를 통해 CSV에 대한 개인적으로 가졌던 궁금증들이 해소되었다. CSV를 실제 기업이 받아들이고 실행하고자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존재할 것이다. 예로 제시된 담배, 총기류 등 유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어떻게 해야하는가와 같은 의구심이 있다. 소작농 삶의 개선 및 니코틴 함량 줄이는 방향 등의 모색이 가능하다고 제시한다.



또한 대기업만이 CSV가 가능하지 않을까란 의구심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좀 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이 가능한 것은 오히려 중소기업이 더 쉬울 수 있지 않겠냐며 반문한다. 그렇다. 우리는 CSV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방향이기 때문이다.



CSV에 대해 받아들이고 적용시키느냐 아니냐는 선택의 문제다.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용시키는 기업은 미래의 <넥스트 챔피언>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거부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기업들이 점점 도태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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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구라치 준 지음, 김윤수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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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미스터리 작가 '구라치 준'의 발견





미스터리 단편 5편이 실린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을 통해 작가 '구라치 준'을 발견했다. 각 단편들은 단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작품들이다. 대부분의 단편은 읽다가 중도에 멈춘듯한 느낌이 들어 꺼려지게 된다. 그러나 이 단편들은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각자의 단편을 장편으로 확장시켜도 될만큼 각각의 맛이 담겨 있다.



'구라치 준'의 소설이 몇 개 없다. 과작(작품을 적게 냄)이라 선택의 폭이 넓지 않으며 단 두 권만이 한글 번역 되었다. 그 중 소설 <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이 궁금하다.

동생의 죽음을 무차별 연쇄살인으로 묻는 것. 이게 바로 내가 노리는 바다. 나와는 관계없는 연쇄 묻지마살인으로 보이면 된다. 연쇄 묻지마살인처럼 남동생을 죽이고 나는 잡히지 않는다. 이게 내 계획이다.

ABC살인 (p20)

첫번째 단편 소설 『ABC 살인』 부터 흡인력이 상당했다. "사람을 죽이고 싶다."라고 되뇌이는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 주인공은 살인 타깃으로 친동생을 선정한다. 자신은 도박으로 돈을 날리고 동생에게 돈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동생을 죽이려한다. 이 때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A지역의 A씨, B지역의 B씨가 살해당함을 알게 된다. 그래서 C지역의 C 아무개를 살해하고 난 뒤 D지역에 사는 동생 단다(D)를 죽이는 완전 범죄를 계획한다.



첫 소설을 숨죽이고 단숨에 읽었다. 강렬한 흡인력에 압도당했다. 독특한 설정과 실재 존재할 것만 같은 등장인물들의 절묘한 조화가 인상깊었고 마지막 강렬한 마무리까지 미스터리의 재미와 스토리라인까지 내 마음에 쏙 드는 소설이었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쓰레기라 말하면서 살인을 정당화하는 살인자의 잘못된 시각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그러고 보면 미코는 이 집에 온 나를 마중 나와주었고 내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중략) 미코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내 무릎 위에서 두 앞발을 앞으로 늘어뜨리고 정신없이 자고 있을 뿐이었다.

밤을 보는 고양이 (p152)

『밤을 보는 고양이』는 할머니댁을 찾은 '유리에'와 고양이 '미코'에 대한 이야기다. 밤이 되면 허공을 보는 고양이에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추리 끝에 놀라운 발견을 해낸 유리에의 이야기다. 오컬트 분위기를 살짝 풍기면서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는 고양이 미코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실제 경험한 일인 것만 같은 사실적인 심리 서술이 일품이었다.



소설들을 하나씩 읽어나가면서 하나의 비슷한 시각을 발견했다. 사회 문제들을 슬며시 소설 안에 끼워 넣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과 문제시 되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풀어가고 있다. 묻지마 살인, 인공 지능에 대한 경고부터 연금 수령때문에 시체를 유기하는 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미스터리 장르에 매우 어울리는 재료들이다. 간혹 뉴스에서 듣기도 하고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회 문제들이기에 더 섬뜩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쓰러진 시체와 그 주변에 흩어진 두부. 게다가 시체의 후두부에는 사각 물체의 모서리로 구타한 상처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것으로 보인다.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p157)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은 이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만큼 기대가 컸다. 태평양 전쟁 배경의 이즈카 가쓰오 육군 이등병의 시각으로 진행된다. 도통 알 수 없는 실험을 진행 중인 비밀 연구소에서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야 한다. 후두부에 사각 물체로 타격당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밀실에서 발생한 사건은 두부 파편 이외에 흉기가 될만한 것을 찾을 수 없다.



이 황당한 사건에 나는 얼린 두부를 의심했다. 허나 두부는 쉽게 얼지 않는다고 한다. 영하 40도는 되어야 꽁꽁 어는데 밖은 영하 5도 정도에 불과하다. 이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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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색을 담은 5편의 단편들이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작가는 참 상상력이 풍부한 것 같다. 독특한 설정부터 살아 숨쉬는 등장인물들까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담겨 있다. 단편을 만나면 더욱 작가들의 창착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5편의 다른 세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장르의 '구라치 준'을 안 것은 큰 소득이다. 그의 소설은 다른 미스터리 소설과는 살짝 결이 다른 '구라치 준'만의 매력이 있다. 순식간에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능력이 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에 감탄했다.



장편 소설들이 주류이긴 하지만 유독 단편 소설집이 꾸준히 출간되는 이유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짧은 단편의 호흡으로 만들어지는 단편의 세계는 바쁜 현대인들이 부담없이 소설을 읽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지하철을 타는 짧은 20분 한 편의 단편을 통해 새로운 세상에 잠시 다녀오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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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설채현 지음 / 동아일보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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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반려인을 위한 필독서




제목을 보고 궁금했다.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는 그저 좋아서 흔드는 게 아니라는 말인가? 그렇다. 나는 강아지에 대해서 잘 모른다. 지금까지 키워본 적도 없으며 외롭게 혼자 지낼 강아지 생각에 키울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궁금했다. 처가에 가면 강아지를 만나고 길에서 산책길에 수 많은 강아지를 만난다. 지인의 집에서도 강아지를 만난다. 그래서 강아지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을 쌓아둘 심산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난 뒤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반려인들 조차도 정확히 모르는 사실들이 참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가 있는 개를 키우는 사람뿐 아니라 문제가 없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도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반려견 문화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제대로 된 변화는 바로 우리 반려인의 인식 전환에서 시작합니다. 지금 바로 당신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책이 그 변화에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입니다.

프롤로그 (p15)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동물 행동 전문 수의사 설채현 저자의 당부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한 민국의 반려견을 비롯 반려인, 반려가족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인들의 인식은 제자리 걸음인 듯 하다. 반려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유기견의 수는 늘어가며 각종 반려견 관련 사고가 증가하지만 아직도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진 반려인들이 많다.

문제는 꼬리 흔들기로 개의 의사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중략) 행복할 때, 상대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을 때 개는 꼬리를 흔듭니다. 그런데 개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낄 때, 또는 상대에게 경고를 표시할 때도 꼬리를 흔듭니다. 자, 여기에서 혼란이 생깁니다. 이 차이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p79)

다른 어느 내용보다 '꼬리 흔들기' 부분이 가장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꼬리 흔들기로 개의 마음을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책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꼬리의 높낮이, 움직이는 폭, 빠르기 등으로 개의 심리 상태를 진단해 볼 수 있지만 강아지마다 꼬리 길이도 다르고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오해를 불러 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니 나를 좋아한다고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오해때문에 강아지에게 섣부르게 다가가면서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보면서 이것이 질병이나 호르몬 이상 등 의학적 문제로 인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방법이 있을까요? (중략) 반려견의 행동이 어느 날 갑자기 바뀌었다면 의학적 문제를 강력히 의심해야 합니다.

화난게 아니라 아픈거다 (p238)

행동에 문제가 있는 개가 아파서 그럴 것이라는 판단을 반려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다르게 개는 아픈 것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픈 것이 문제 행동처럼 보이게 되기에 반려인들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저자는 반려견의 행동이 갑자기 변화했을 때 동물병원을 꼭 찾으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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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양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개털과 알레르기, 입마개가 꼭 필요한가, 제한 급식과 자율 급식, 산책줄의 길이, 중성화 수술 꼭 해야하나, 배변 교육 방법, 놀자고 깨무는 강아지 대처법, 칭찬하는 방법, 겨울철 산책, 간식을 주는 원칙 등 반려견에 대한 꽤 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나는 한 가지는 강아지에게 체벌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저자가 상당히 강조하는 부분인데 체벌은 또 다른 문제 행동을 야기하는 요인이 된다고 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들은 자신의 강아지를 위해 비싼 간식이며 보양식까지 아낌없는 사랑을 준다. 그런 반려인들이 과연 반려견들을 위한 공부를 얼마나 했느냐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다. 이런 책을 한 권쯤 읽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장말 좋을 것 같다. 자신의 강아지를 사랑하는 반려인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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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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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내 마음을 위한 엉덩이 하나 마련하기




고양이를 키우고 회사에 다니며 퇴근 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 스스로 말하기를 얼굴이 크고 다이어트를 하는 듯 하지만 항상 먹는 것을 즐기는 여인. 반지하에서 마음껏 춤을 추며 분홍색을 좋아하고 귤을 좋아해 '서귤'로 활동 중인 그녀의 매력이 돋보이는 <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책을 만났다.



어피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험난한 세상을 홀로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SNS를 뒤적이듯 공감가는 글이 읽고 싶다면, 장난스레 던지는 말에서 미소가 번지는 글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 본다.

화면 속 판다는 자거나 졸거나 멍때리거나 가끔 대나무 잎을 먹고 있다. (중략) 하루를 반성한다. 너무 부지런히 살았던 건 아닌지. 돈벌이에 눈이 멀어 나의 귀여움을 뽐내는 걸 소홀히 했던 건 아닌지. 내일은 더 대충 살자.

롤모델은 판다 (p19)

판다처럼 살자. 대충 살 필요가 있다. 귀여움을 뽐내면서. 응? 어떻게 귀여움을 뽐내지? 뭐, 아무튼 대충 살자. 판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 참신하지 않은가. 판다를 보면서 귀엽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판다처럼 대충 살자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에세이집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다. 하나의 모습에서 다양한 생각,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이게 바로 에세이를 읽는 이유가 아닐까.


튜브머니란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가라앉지 않기 위해 튜브를 쓰는 것처럼 삶이라는 바다에서 가까스로 침몰하지 않고 떠 있기 위해 사용하는 돈으로 방금 내가 지은 말이다. 간신히 숨쉴 자유를 선사하는 이 튜브머니는 나의 경우 주로 초콜릿, 마카롱, 카눌레 등의 달달한 주전부리나 치킨, 곱창, 떡볶이 등의 야식, 비싸고 양 적은 레스토랑 요리 등에 쓰는 돈이 해당되는데 써놓고 보니 다 먹을거리다.

튜브머니 (p112)

참신한 단어 제조다. 튜브머니. 순간 원래 있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확 이해가 되는 단어다. 나의 튜브머니를 생각해봤다. 생각해보니 별반 다르지 않다. 치킨, 요거트, 커피 등 역시 먹을거리다. 다들 비슷한가보다. 소소한 먹을 거리가 가장 손쉬운 힐링의 방법이기에 그럴 것이다. 새로운 튜브머니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침몰할 때 나를 도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을 수록 좋을 것이기에.

일터에 자기 몫의 책상이 있거든 서랍 하나를 비워 두세요.

거기에 마음을 보관해야 해요. 일하면서 가슴에 마음 넣어두는 거 아니에요.

밥벌이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p144)

가슴 뭉클한 구절이다. 밥벌이를 시작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밥벌이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것이다. 모두 자신의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몰라 허둥대다가 깜빡하고 가슴에 넣어두곤 한다. 그러나 가슴이 아파오는 경험들 해봤을 것이다. 회사에 출근해 책상 서랍 하나를 언른 비워둬야 겠다. 내 마음 둘 곳 하나 마련해야 겠다.

하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주변에 코인 노래방이 없다는 거?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한 곡 뽑을 수가 없다는 거.

집 근처에 코인 노래방이 있는가의 문제 (p165)

이 말이 정말 공감되어 적지 않을 수 없었다. 회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직 혼자 노래방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코인 노래방이 제격이다. 나 혼자 가는 코인 노래방은 누구 눈치볼 것도 없이 한 곡 뽑을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다. 그런데 코인 노래방이 없다고 생각하니 정말 이거 이사를 해야하는 거 아닐까.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이런 부분에 공감을 느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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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것 다 비슷비슷하다.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거리며 살아간다. 나 역시 그들 중 하나다. 치킨을 즐겨하며 주말을 기다리고 행복을 추구하며 돈의 노예로 살아간다. 이런 나의 삶에서 마음에 엉덩이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키득키득 웃는 나의 모습을 보며 왜 웃냐고 아내가 묻는다. 그런 아내에게 이러쿵 저러쿵 이 책을 설명하기가 조금 난감했다. 책을 직접 읽는 것과 내가 책 내용을 말해주는 것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주변에 이 책을 슬며시 두려한다. 그러다 아내가 슬쩍 이 책을 열어보고는 키득키득 웃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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