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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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2

'아모르 마네트'



'직지'를 따라 로마에 다녀오다




현재의 시점에서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 기연의 시각에서 다뤄진 <직지 1>과 달리 <직지 2>는 1441년을 배경으로 은수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아름답고 총명한 소녀인 은수의 이야기는 기연의 길고 긴 상상의 이야기지만 매우 그럴 듯 하다. 몇몇 논리적 의구심을 제외한다면 이 상상력은 실제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설득력있다.



시대를 잘 못 타고난 천재의 면모를 지닌 여인 은수는 황제의 나라 중국의 그늘 아래 세종 시대의 숨겨진 인물로 나온다. 세종의 한글 창제의 역사에 은수라는 숨겨진 인물의 등장과 직지가 쿠텐베르크까지 연결되는 연결고리를 상상의 이야기로 풀어 냈다.

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 (Tempus Fugit, Amor Manet)

은수는 라틴어를 깨우치면서 이 글귀가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는 뜻인 걸 알게 되었다.

p157

은수가 로마로 건너가 금속활자를 시연하는 과정까지가 매우 스펙타클하다. 여인의 몸이지만 자신의 총명함을 더 없이 발산할 수 있는 로마에 당도한 은수의 앞 길은 창창대로라 생각했다. 그러나 거대한 장애물들이 존재했다. 기득권 층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서민들도 자유롭게 읽게 된다는 것은 기득권에 대한 도발이며 신성모독인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거머쥔 악질들은 존재한다. 이에 은수는 마녀 사냥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이 곤란한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이름 말이오. 당신이 멀리 코르에서 왔으니 코리에서 온 미인이라는 뜻으로 카레나라고 하는 게 어떻겠소?"

p160

<직지 1>에서부터 가장 궁금했던 '카레나'라는 여인의 정체는 역시나 은수다. 코르에서 온 미인 '카레나'라는 이름이 굴곡진 은수의 이야기를 읽고난 후 더욱 애절하게 다가온다.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직지에서 왔다는 것을 더욱 확고히 하고 싶은 심정은 은수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처절했던 인생은 이렇게라도 빛을 발해야 하지 않을까.

"내 나라 코리의 왕이시죠. 그분은 제가 따르는 술을 거절하셨어요. 첫 잔을 낭군에게 줘야 한다며 저를 지켜주셨어요. 그리고 가난하고 못 배운 백성들을 위해 글자를 만드셨어요. 글을 가져야 강해진다 말씀하셨죠."

p179

은수의 기술이 쿠텐베르크에게 전해지는 그 과정에 수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희생이 있었다. 은수의 아버지, 세종, 양녀로 받아들여 준 유겸, 청년 폴츠, 발트포겔 그리고 쿠자누스와 쿠텐베르크까지 어느 한 사람이라도 도움이 없었다면 이 기나긴 여정의 끝은 이뤄질 수 없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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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배경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탄생한 소설 <직지>는 김진명 작가만의 색이 살아 숨쉰다. 묘하게도 범인이 누구인지는 이미 잊혀졌다. 흘러가는 스토리에 흠뻑 빠져 기연과 은수를 응원했다.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고난과 역경이 나에게 전해졌고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김진명 작가가 전하는 <직지>이야기는 우리 역사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애국 소설이다. 실제 이야기는 상상일지언정 한글과 직지는 거부할 수 없는 우리의 실제 역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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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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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아모르 마네트'



'직지'와 함께 중세에 다녀오다






나는 김진명 작가의 책 중 <싸드>를 먼저 만났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소설은 매우 현실감 있고 생생해 나를 매료시켰다. <직지> 역시 현실감있는 전개와 더불어 살인 사건으로 흥미를 유발시키고 이 흥미를 소설 끝까지 유지시키는 김진명 작가의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가독성과 흥미 유발, 재미, 역사적 기반 등 김진명 작가만의 매력이 넘치는 웰메이드 소설 <직지>는 나를 행복하게 했다.



엽기적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귀가 잘리고 목에는 송곳니 자국이 났으며 창에 관통당한 시신이 등장한다. 라틴어를 가르치는 전교수의 시신이다. 사회부 기자 기연은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추적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 사건이 '직지'와 연관이 있음을 찾아냈고 한 걸음 더 진실에 다가선다.

원래는 구텐베르크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든 걸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게 아니라 직지가 최소 78년 이상 구텐베르크보다 앞섰다는 것까지는 잘 알려졌어요. 하지만 지금 직지는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p49

구텐베르크와 직지의 연결고리가 궁금해진다. 독일에서는 구텐베르크가 독자적으로 혁신을 이뤄냈다고 하고 우리는 직지가 최초였으며 구텐베르크의 뿌리는 직지였음을 주장한다. 타당해보이는 이 주장들은 서로 어떤 사실을 근간으로 힘을 얻고 있을까. 역사소설이 재미 없다는 편견을 짓밟는다. 추리 소설의 기반에서 역사를 다루고 있기에 전혀 지루함이 없다.

어떤 경우든 그 전통과 의식이 오랜 과거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역시 개인이 저질렀다기보다는 어떤 비밀스러운 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충분한 답변이 되었기 바랍니다.

p128

스타라스부르의 피셔 교수, 아비뇽의 카레나. 단서들이 하나씩 모인다. 그들을 찾아가서 묻고 파헤치는 과정이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진실에 접근해 나가는 과정이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참혹한 살인 현장은 메세지를 담고 있다. 직지와 관련하여 경고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기연은 자료를 조사하고 시신에 남겨진 것들의 의미를 전문가에게 묻고 답변을 받는다. 살인을 통해 막아야만 했던 그 무언가에 기연은 점차 다가선다. 그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조선의 인쇄가 유치원생이라면 독일의 인쇄는 대학원생인 것입니다. 이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즉 독일은 직지의 씨앗을 인정하고 한국은 독일의 열매를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p207

한국과 독일, 서로 자신의 말이 옳다고 주장하는 그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기연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현실주의자인 나의 입장에서 직지가 구텐베르크에 영향을 주다는 사실이 현재에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지가 어떻게 구텐베르크에 영향을 준 것인지에 대한 역사적 추리 과정에 매료되어 흠뻑 빠져버렸다. 고려 충숙왕 시절, 직지 기술이 독일로 전해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문건들을 통해 그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이 매우 설득력있다.

사건에 따라서는 범인을 잡는 것보다 왜 그런 범행이 일어났는가를 규명하는 게 더 중요한 경우도 있소. 내가 보기에 이 사건이 바로 그런 사건이오.

p229

김진명 작가의 소설은 어디까지가 사실이며 상상력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역사적 사실과 문헌 등에 기반하여 상상력이 더해져 논리적 이야기를 펼치는 김진명 스타일의 소설은 팬층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범인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범행이 일어난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직지 1권을 읽고나서 '카레나' 이 단어가 계속 맴돈다. 진실에 어느 정도 다가선 것일까. 그 끝에는 과연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해서 2권을 읽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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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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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현장은 구름 위

A코와 B코 명탐정 콤비를 막을 수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코믹 미스터리 추리물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살인 현장이 구름 위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했는데 스튜어디스 A코와 B코 명탐정 콤비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미인에 늘씬하며 지성까지 갖춘 A코와 뚱뚱한 체형에 입사도 꼴지, 훈련도 꼴지인 B코는 서로 절친이다. 예리하게 사건의 본질을 파고드는 A코와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풍기는 B코의 조화가 일품이다.



김전일, 코난의 주변에는 사건 사고가 따라다닌다는 법칙처럼 7가지의 사건들이 A코와 B코의 주변에서 일어난다. 의문스러운 부분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하가시노 게이고는 독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능력이 일품이다. 해답을 알고 싶은 마음에 계속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다.

그때부터 A코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혼마 부인의 위 속에는 미처 소화되지 않은 샌드위치가 남아 있었다고 했는데, 그것이 반드시 웨이터가 가져다준 것이라는 근거는 없지 않을까. 따로 준비해 둔 샌드위치를 미리 먹은 후에 살해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K호텔 살인의 밤 (p43)

A코와 B코는 비행기의 승객이었던 혼마씨와 바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혼마씨의 언변이 좋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런데 그 시각 혼마씨의 부인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다. 목이 졸린 채로 발견된 혼마 부인은 누구에게 살해당한 것일까. 사소한 단서에서 소홀히 하지 않는 A코의 예리함이 빛을 발한다. 추리를 통해 범인을 특정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아실는지 모르지만, 생명 보험에 가입한 지 1년 이내에 자살했을 경우에는 보험금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사건이 동반 자살, 즉 양자 합의하에 자살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겠죠."

길동무 미스터리 (p155)

비행기 승객이었던 과자 가게 주인 도미야는 A코에게 저녁을 사겠다고 했으나 그녀는 거절했다. B코는 서른이 안되어 보이는 여자 승객에게 S호텔을 추천했다. 그리고 S호텔에서 동반 자살 사건이 발생한다. 연관성이 없어 보였던 남자와 여자 승객이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두 사람이 한 욕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혼란스럽다. 사건의 진실로 다가가는 과정에 나 역시 숨죽이며 동행하게 된다.

두 개의 불빛이 바로 뒤까지 와 있었다. 상향등인 탓에 그 불빛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눈이 부시네, 하고 생각한 것과 신변의 위협을 느낀 것은 거의 동시의 일이었다. 차가 그녀를 향해 돌진한 것이다.

누가 A코를 노리는가 (p247)

마지막 에피소드 <누가 A코를 노리는가>를 읽는다. 이 편을 마지막으로 A코와 B코를 만날 수 없음에 벌써 아쉬운 마음이다. A코가 걱정되어 미행하는 엉뚱한 매력의 B코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살인 사건의 용의자이자 A코를 위협한 자가 과거 A코의 애인일 수 있다는 전개가 매우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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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의 묘미가 한껏 담겨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퍼즐을 해나가듯 하나씩 맞춰지는 사건의 숨은 모습에 그저 감탄스럽다. 기존의 추리물들과 맥락이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각 이야기들마다 특색과 독특함이 있다. 정통 추리소설의 맥을 이어가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차별성이 있다. 어떻게 이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리도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흥미롭고 구성지게 이야기를 풀어갈까.



나의 책장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그의 책을 만날 때마다 감탄한다. 책장에 다른 작가의 책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가장 많다. 그만큼 많은 책을 써낸 다작왕임과 동시에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못한 책이 없다. 분명 어느 한 권쯤은 실망스러울 법도 한데 아직 실망스러운 책을 만나지 못했음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어떠한 책을 선택해도 실망이 없을 것이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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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168시간 - 덜 일하고 더 성공하는 골든타임 플랜 다시 배우는 시간관리 법칙
젠 예거 지음, 김고명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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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168시간

시간 관리 잘 하는 법




종종 인터넷 기사 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딴 생각을 하느라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집중하면 충분히 오늘 끝낼 수 있는 업무가 밀린다. 나름 회사 생활을 해봤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시간 관리를 잘 하는지 의문이다.



9년차 직장인이 시간 관리는 기본이라 생각했다. 스스로 시간 관리 노하우가 자리 잡았다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규칙적인 루틴으로 하루를 보낸다. 매일 하루 8시간 회사에서 보내는 이 시간을 나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젠 예거가 전하고자 하는 시간 관리 방법이 궁금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목표를 설정하면 삶의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목표는 일 할때도 여가를 보낼 때도 필요하다. 목표가 없으면 어떤 기회나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대응하기 쉽다.

1일 목표를 설정하고 시작하라 / 왜 목표를 세워야 하는가? (p25)

목표를 설정하는 일은 내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가장 소홀히한 일이었다. 그저 물 흘러가는대로 목표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내 자신을 반성한다. 당장 이번주, 다음 달, 올해, 내년, 5년, 10년 나의 목표를 설정해 보려한다. 신입 때는 그저 회사 업무를 하느라 생각해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금은 회사 생활에 녹아들어가는 이 시점에 목표 정하기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될 것 같다. 서른 다섯이라는 나이에 인생 계획과 더불어 깊은 생각을 해봐야겠다.

목표와 우선순위는 머리로만 생각하지 않고 글로 적으면 명확해진다. 완수해야 할 일의 목록을 종이, 컴퓨터, 휴대폰 등 어디에든 기록하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목록이 있으면 각 항목의 진척도를 확인하기 좋다.

3일 현장에서 살아남는 독보적 업무 기술 / 우선순위를 설정하라 (p62)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을 때 '할 일 목록'을 만든다. 이 목록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책에서도 추천하고 있기에 정말 좋은 방법임을 확인 받은 느낌이다.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기 위해 목록에 일들을 적어 놓으면 된다. 그저 목록을 만들었을 뿐인데 업무를 빼놓지 않고 처리하며 우선 순위에 따라 일을 처리하게 된다. 퇴근할 무렵이 되면 어떤 일을 오늘 했는지 내일 어떤 일을 해야할지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하다. 해야 할 일이 많지 않아 목록을 만들지 않을 때 오히려 한 두가지 일을 깜빡하고 놓치는 경우가 생겼다. 할일 목록을 만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함을 몸소 깨달았다.

업무 수행 능력을 최고조로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1. 가능하면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요인이 적은 곳으로 업무 공간을 옮긴다.

2. 할 일 목록을 만든다.

3. 내가 방해 요소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을 남들도 알게 한다.

4. '몰입감'에 익숙해진다.

5. 저녁도 주말도 없이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해 확실히 선을 긋는다.

6일 집중하는 시간의 기적 / 집중을 방해하는 적들 (p184)

모든 내용을 기억해두고 싶지만 그 무엇보다 나에게 곧 바로 적용시키고 싶은 것은 단연 '업무 수행 능력 최고조로 높이는 방법'이다. 하루 온종일 비몽사몽하더라도 똑바로 집중해 한 두시간 업무를 수행한다면 높은 성과를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집중력을 높이는 독립된 공간을 회사에서 제공하고 있기에 집중이 필요한 시간에 적절히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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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업무에 대처하는 내 스스로와 내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먼저 목표를 설정할 것이다. 구체적이며 꼭 이루고 싶고 이룰 것이라 믿는 목표를 세운다. 1년 휴가 계획을 세워야 겠다. 주말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다.내일부터는 출근하면 '할 일 목록'을 작성할 것이다. 일이 많건 적건 목록 작성을 습관화할 것이다. 업무를 할 때는 최대한 집중해서 한다. 주변 정리정돈을 철저히 해서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다.



시간 관리는 어쩌면 매우 기본적인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기본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내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 못하고 있지 않나 반성하고 되돌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개선할 점을 찾고 고민해봤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동들을 습관화 하는 것이다. 책을 주변에 두고 읽으며 지속적으로 마음을 다잡아야 겠다. 학생, 사회초년생, 직장인 등 시간 관리가 필요한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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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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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사회의 쓸쓸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소설






장강명의 연작 소설 <산 자들>을 읽었다. 10편의 연작 소설을 만났다. 이 책을 소설로 분류하는 것이 맞는가란 의문이 들었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아니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마치 내 이웃에게 일어난 실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바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회사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취업을 준비해 본 사람이라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뼛속 깊이 서민을 이해하고 있는 저자 장강명의 이야기가 나의 마음을 울린다.



매우 균형 잡힌 소설들이다. 한쪽에 치우쳐진 시각이 아닌 중립적 시각이기에 더욱 와 닿는다. 누구의 잘못이라 말할 수 없는 사회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문기자였던 그의 이력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에서 그저 먹고 살고자 한다. 취업을 위해 대외 활동의 신이 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해도 짤리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쫓겨날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텨야 하며 비극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수 많은 경쟁 상대와 정보를 나눈다. 자영업이라도 다르지 않다. 이웃간의 경쟁으로 죽고 살기의 매일을 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예술인도 돈 앞에서는 그저 약자다.

은영은 여자아이가 원하는 대로 서류를 만들어 주었다. 여자아이가 사무실을 나설 때 은영은 겨우 입을 열었다.

"이게 처음부터 다 계획이 돼 있던 거니?"

여자아이는 걸음을 멈췄다. 말문이 막힌 듯 했다. 여자 아이는 그렇게 몇 초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알바생 자르기 (p41)

<알바생 자르기>의 피해자는 과연 누구일까. 각자의 위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을 한다. 사장은 알바생이 마음에 들지 않고, 은영은 알바생을 굳이 바꾸고 싶지 않다. 알바생은 빚을 갚아야 하며 살아남아야 한다.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기에 문제라 생각하지 못했던 알바생을 자르는데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사장 입장에서는 무표정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알바생을 자르고 싶을 것이다. 사무실 분위기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알바생은 잘리더라도 법적으로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호를 최대한 누리고자 한다.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알바생의 모습에 은영은 보통내기가 아닌 알바생의 모습에 당황스럽다.


"아가씨가 나를 본사에 소개하거나 추천해 줄 수는 없소? 내가 제빵 경력이 50년이에요. 못 만드는 빵이 없어요. 빵의 달인이지."

현수동 빵집 삼국지 (p155)

<현수동 빵집 삼국지>는자영업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프랜차이즈 빵집이 골목 상권을 위협한다는 몇 년 전 기사에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 동네 빵집이 보호 받아야 한다에서 부터 시대적 흐름에 어쩔 수 없다는 의견, 동네 빵집이 더 분발해야 한다는 일침과 프랜차이즈의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경고 등 의견들에 별다른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빵집이 세개가 있다. 박리다매 빵집, P 프랜차이즈 빵집, B 프랜차이즈 빵집이 서로 대결한다. 그들의 경쟁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는 그저 셋 중 하나를 선택해 빵을 사먹을 뿐이다. 프랜차이즈 빵집에 맞서 저렴하고 건강에 좋은 빵들로 고객들의 칭찬이 자자하지만 매출은 점점 떨어진다. 프랜차이즈 빵집이라고 편한 것은 아니다. 본사의 지침을 따르기에도 벅차고 고되다. 경력 50년의 빵의 달인도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게 말이 돼요? 선녀는 그 뒤로 2년 동안 그런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던졌다. 재건축이랑 재개발이 뭐가 달라요? 똑같이 곰팡내 나는 빌라에서 똑같이 수십 년을 세들어 살았는데 왜 누구는 100만 원을 받고 누구는 한 푼도 못 받는 거예요? 땅을 깊이 파고 덜 파고의 차이라니, 말장난해요?"

사람 사는 집 (p164)

<사람 사는 집>은 한국의 집 문제는 정말 다양해 풀기 어려운 숙제와 같다. 그 중 재개발로 인한 갈등은 돈과 생존의 귀퉁이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싸움이다. 세들어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그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 약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에 반해 각종 기사는 집값과 돈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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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참 많은 부분들이 공감되었다. <카메라 테스트>와 <대외 활동의 신>은 취업과 관련된 내용을 담았는데 나 역시 취업 전선에서 힘들었던 지난 시절을 기억하며 회상에 젖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 노력들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른다. 돌이켜 보면 취업에 성공한 요인은 그저 운이 좋아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사는 문제, 일자리 문제, 장사 문제 이러한 문제들은 서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들이다. 문제가 발생했는데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모두, 친절하다>의 이야기처럼 우리 사회의 문제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란 의문이 남는다. 그 누구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 사회의 쓸슬한 형태를 정말 잘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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