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쓸쓸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소설
장강명의 연작 소설 <산 자들>을 읽었다. 10편의 연작 소설을 만났다. 이 책을 소설로 분류하는 것이 맞는가란 의문이 들었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아니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마치 내 이웃에게 일어난 실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바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회사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취업을 준비해 본 사람이라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뼛속 깊이 서민을 이해하고 있는 저자 장강명의 이야기가 나의 마음을 울린다.
매우 균형 잡힌 소설들이다. 한쪽에 치우쳐진 시각이 아닌 중립적 시각이기에 더욱 와 닿는다. 누구의 잘못이라 말할 수 없는 사회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문기자였던 그의 이력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에서 그저 먹고 살고자 한다. 취업을 위해 대외 활동의 신이 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해도 짤리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쫓겨날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텨야 하며 비극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수 많은 경쟁 상대와 정보를 나눈다. 자영업이라도 다르지 않다. 이웃간의 경쟁으로 죽고 살기의 매일을 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예술인도 돈 앞에서는 그저 약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