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The Cat Edition)
손힘찬 지음 / 부크럼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나를 위한 위로의 글






얼마전 읽은 <프로도, 인생은 어른으로 끝나지 않아>를 통해 저자 손힘찬을 알게 되었다. 그의 다정하게 보듬는 이야기들이 참 인상깊었다. 그리고 이제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를 읽는다. 이야기들과 어우러지는 삽화와 함께 읽는 그의 글은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힘이 깃들어 있다.



나의 자존감이 상처를 입었을 때, 사랑으로 힘들 때, 사람때문에 힘이 들 때, 인생의 회의감이 들 때... 살며시 이 책을 펼쳐보자.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한결 부드럽고 차분해진다. 세상 살이에 지쳐 있는 우리는 이 글로 토닥토닥 위로를 받는다.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한 사람은 반드시 당신을 비판한다. 당신을 싫어하고 당신 역시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열 명 중 두 사람은 당신과 서로가 모든 것을 받아주는 더 없는 벗이 된다. 남은 일곱 명은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는 없다 (p17)

책 서두의 이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나를 비판하는 한 명 때문에 괴롭고 의기소침하고 고민한다. 그런데 이 사실이 당연한 것임을 아는 순간 나의 세상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된다. 내가 바라보고 집중해야 하는 대상, 내가 마음을 주어야 하는 대상은 바로 열 명 중 두 사람 서로 모든 것을 받아주는 나의 벗이다.



벗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에도 바쁜데 나를 싫어하고 비판하는 사람에게 내 시간과 정신을 할애하지 말자. 나 역시 나와 맞지 않는 사람 한 두 사람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이런 글을 그 때 읽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누군가로 인해 힘들어 하는 사람은 이 글을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 대다수는 서툰 것이 당연하다. 서툴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고, 몰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하루 정도 날 잡아서 폭발시켜도 좋다. 당신만의 감정 쓰레기통(노트)을 가지고 그 안에 글로 쏟아내도 좋다. 아니면 당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이야기해도 좋다.

내 서툰 감정을 대하는 방법 (p98)

우리는 초중고 필수과정을 지나면서 감정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 본적이 없다. 감정이라는 학문을 자연스럽게 알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적으로 알아가지만 그 과정이 매우 험난하고 힘들다. 그렇기에 나는 감정에 대해 어느 정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런 에세이집이 많은 이들이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신의 감정 관리에 서툰 대학생, 사회 초년생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저자도 그런 마음에서 글을 적어 내려갔을 것이다. 나 역시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그나마 이런 책을 통해 위안을 받고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알아간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달리는데, 비교되고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마라톤 코스를 쳐다 보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신의 갈 길을 가다 보면 그들의 코스하고는 멀어지기 마련이다. 나는 내가 걷는 길을 끝까지 완주할 생각만 하면 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의 특징 (p105)

내 자신의 길에 집중하자. 다른 이가 어떤 참견을 하건 말건 내 갈길을 잘 가자. 다른 사람이 어떻게 가는지 굳이 볼 필요도 없다. 내가 가는 길에 집중하지 못하면 나만 손해지 않은가. 자존감이 높고 낮음은 결국 다른 사람의 길에 얼마나 기웃거리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 나의 페이스에 맞춰 열심히 뛰다보면 나도 어느새 결승선에 도착할 것이다. 남보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남보다 빠르다고 우쭐할 필요도 없다. 우리의 목표는 1등이 아닌 완주니까.



행복이란 뜬구름을 잡기보다는 주어진 삶에 만족하려는 자세. 주어진 삶에 만족하려는 자세라고 해서 합리화하고, 현실과 타협하며 지내라는 말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행복의 반대말 불행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중략) "이 정도면 됐어, 나쁘지 않아."

행복하려 애쓰기 보다는 만족하려한다 (p196)

나 역시 행복을 쫓으며 살아왔다. 모호하고 알 수 없는 그 행복이란 단어에 왜 그렇게 목말라 했는지. 더 많이 가진 사람, 더 좋은 물건,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해외 여행 등등 수 많은 유혹이 우리 앞에 있고 욕심과 욕망이 항상 샘 솟는다. 현재를 만족할 줄 아는 삶이 정말 필요하다.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일상 안에서 만족을 찾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즐거운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현재 내가 최소한 불행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음에 감사하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항상 내 안에 있음을 기억하자.



많은 이들의 걱정과 고민을 들어주는 작가 손힘찬의 글에는 위로의 힘이 담겨 있다. 그의 글을 하나씩 읽다보면 마음에 편안해진다. 짧은 에세이들로 이루어져 있어 부담없이 하나씩 읽을 수 있다. 좋은 것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나 보다. 벌써 1판을 20쇄나 발행하고 2판을 내었으니 이미 많은 사람들의 저자의 책으로 부터 위로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SNS를 통해 독자들의 고민 상담도 해준다고 한다. 고민 있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멋진 신세계

Brace New World



우리의 상식이 파괴된 새로운 미래 세계 이야기







1894년생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처음에는 이 숫자를 잘못 본게 아닌가 의심했다. 그만큼 미래 과학 문명 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참 세련되고 멋지다. 지금으로부터 87년전에 씌여진 소설에서 바라본 미래 사회가 매우 사실적이며 실제 다가올 법한 미래처럼 그려저 놀라웠다. 물론 그 신세계가 정말 멋진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



엘리베이터 안내원, 합성 음악 장치라는 표현에서 그 당시에는 안내원이 없는 엘리베이터와 현재의 오디오 기술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나보다. 하지만 액화 공기, 진동 진공 안마기, 전기 분해식 면도, 촉감 영화, 진공청소기, 독서 기계, 헬리콥터 택시 등 이미 등장했거나 미래 사회에 있을 법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책 안에 넘쳐난다. 책에서 묘사하는 세상은 정말 미래에 존재할 것만 같이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최근 읽은 <클린 미트>라는 책에서 생명 공학의 발전을 살짝 엿보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멋진 신세계>에서 건설된 미래 사회는 유전자 조작 및 통제에 의해 인류를 부화시킨다. 이러한 시스템이 전혀 불가능한 미래로 여겨지지 않고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그들은 책과 꽃을 보기만 해도 심리학에서 흔히 '본능적인 증오'라고 일컫는 반응을 보이도록 성장한다. 변하지 못하도록 유도된 조건반사 때문이지. 그래서 그들은 평생 책과 식물로부터 안전해진다." 국장은 보모들을 향해 돌아섰다. "아기들을 다시 내보내."

p56

하급 신분 계층으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책과 꽃에 대해 조건 반사적 거부감을 심는 부분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유전적 통제뿐 아니라 후천적인 통제까지 서슴치 않는 부분이 정말 가능해 보여 놀라웠다. 실험실에서 수정시켜 부화로 탄생하는 아기들,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 지능 및 신체적 부분까지 계획적으로 설계되며 태어난 순간부터 계급이 부여되는 아이들. 알파, 베타부터 델타, 엡실론까지 계급에 따라 사회에서 부여되는 역할도 정해진다. 알파계급은 지적 영역을 담당하고 엡실론들은 단순 반복 노동을 담당한다.



'소마'라 불리는 약은 정부차원에서 복용을 권장하는 약이다. 마약 혹은 진정제로 보이는데 약을 복용하면 걱정거리가 사라지고 심리가 안정되며 몽롱한 상태로 깊은 수면에 빠진다. 다양한 부작용이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허용하는 술,담배와 같은 쾌락 대체제 느낌이랄까. 혼란과 폭동을 잠재우기 위해 소마를 사용해 평화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부분이 뭔가 아이러니하게 보여진다.



성적으로 매우 개방되어 있지만 아기를 낳지 않기에 가족이라는 개념이 없다. 여자가 임신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관리가 들어간다. 평생 연을 맺고 살아가는 부부의 개념이 없고 사랑의 개념도 희박하다. 가족이라는 구속이 없기에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가는 듯 하나 모든 것이 정해진 틀 안에서 구속되는 진정으로 자유롭지 못한 그들의 모습 또한 역설적이다.

"하지만 알파들과 베타들이라고 해서 저 아래 지저분하고 하찮은 감마들이나 델타들, 엡실론들보다 식물이 조금이라도 더 잘 자라도록 하지 못한다는 걸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져요."

"모든 인간은 물리-화학적으로 평등하기 때문이죠." 헨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뿐 아니라 엡실론들까지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입니다."

p128

이러한 대화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신세계는 이미 태생의 통제가 보편화되고 모두가 평화로운 삶을 살아간다. 평등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떤 계급일지라도 몸뚱아리는 물리 화학적으로 평등하다. 하지만 통제에 의해 구분되며 주어진 계급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 의문을 갖고 의구심으로 반발심을 가진 인물이 알파 플러스 계급의 버나드 마르크스다. 엡실론 계급은 이런 의구심조차 갖지 못하기에 현 상황에 의문을 가져야 하는 집단은 사실 알파 계급인 것이다. 버나드는 태어날 때 실수로 알코올이 들어가면서 알파 계급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키와 신체를 가졌다.



"그럼요, 지금은 누구나 다 행복하고말고요. 우린 다섯 살 때부터 아이들에게 그런 소리를 하죠. 하지만 당신은 다른 방법으로 행복해지는 자유를 누리고 싶지 않나요, 레이나? 예들 들면, 모든 사람의 방법이 아니라 당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말이에요."

p152

자유롭고 싶은 영혼의 소유자 버나드는 베타 계급의 매력녀인 레이나와 함께 휴가로 여행을 떠난다. 바로 뉴멕시코 인디언 원주인 보호구역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버나드는 한 여인 린다과 그의 아들 존을 만난다. 린다는 25년전 토마스가 이곳에 방문해 실종되었다. 린다는 토마스의 아들 존을 낳았다. 신생아 부화조절 센터장 토마스의 과거는 버나드가 이들을 자신의 지역으로 데려가면서 까발려진다. 신생아 부화 조절 시스템을 찬양하는 토마스의 숨기고픈 과거사로 인해 결국 토마스는 국장직을 사퇴한다.



"여러분은 노예로서 살아가는 신세가 좋습니까?" (중략) "여러분은 자유롭고 인간다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인간성과 자유가 무엇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합니까?" (중략) "내가 여러분에게 길을 가르쳐 주고, 여러분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여러분을 해방시킬 것입니다."

p323

야만인의 존재 설정이 참 절묘하다. 린다의 성관계를 목격하고 성적 트라우마를 가진 존, 레이나와 서로 좋아하지만 존은 육체적으로 쉽사리 다가가지 못한다. 셰익스피어 문학과 성경을 읽은 문학 청년 존은 신세계의 체계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 불합리한 계급 체계, 문학이 사라지고 촉감 영화와 소마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야만인 존은 자유를 외친다. 이 외침은 신념과 확신에 가득차 있지만 처절하고도 애절하다.



야만인과 무스타파 몬드의 대화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 생각한다. 몬드를 통해 현재의 신세계가 만들어진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수행 착오를 듣게 된다. 알파 플러스만으로 이루어진 세상, 엡실론의 노동과 행복론, 과학의 통제 등 매우 설득력 있는 그의 주장은 가장 이상적인 미래를 향한 최선의 선택의 기반에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허나 존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사실당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무스타파 몬드가 말했다.

p362

선을 원하고, 죄악을 원한다는 존의 말은 매우 철학적이며 멋지다. 신세계의 사상에 정면 반박하는 그의 말은 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도 역시 한 번 생각해 볼 중요한 문제다. 신의 존재와 철학에 대해 우리는 얼마만큼 깊이 생각하고 있는가. 세익스피어 책을 읽은 존이 던지는 말이 곧 우리가 귀 기울여 들어야하는 말이지 않을까. 그저 안락한 쾌락과 평화를 바라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신세계를 떠나 홀로 지내는 존, 그리고 그를 가만히 두지 않는 무리들, 마지막 존의 결정까지 무엇이 정말 진정한 가치인가에 대한 깊은 고심에 빠졌다.



멋진 신세계란 제목이 정말 절묘하다. 풍자, 역설의 문학의 정수를 보여 준다. 내가 적은 서평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직접 책을 읽고 저자 올더스 헉슬리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직접 만나보길 권한다. 책은 우리에게 경고를 던진다. 쾌락에 빠져 현재에 만족하며 사는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던진다.



한 권의 책으로만 보기에는 이 책이 가진 메세지의 깊이와 넓이 매우 감탄스럽다. 다양한 철학과 문학을 아우르며 멋진 스토리까지 어느 것하나 부족함 없는 이 책이 세월이 흘러도 사랑받는 이유는 충분하다. 87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다. 그 시절에 헉슬리가 가진 가진 상상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그저 한 번 읽고 책장에 두기에 아까운 책이다.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선을 다해 느긋하겠습니다 - 여유만만 늘보 슬로틸다의 행복한 마이웨이 라이프
단테 파비에로 지음, 타일러 라쉬 옮김 / 와이즈맵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최선을 다해 느긋하겠습니다

내 안의 '슬로틸다'를 만나다






<심슨가족>으로 에미상을 수상한 애니메이터 단테 파비에로의 <최선을 다해 느긋하겠습니다> 를 펼쳤다. 귀여운 나부늘보 캐릭터 '슬로틸다'와 발려견 '피넛'의 평범하면서도 재미난 공감의 일상을 담았다. 귀차니즘은 누구에게나 뗄 수 없는 특성이며 정크푸드는 사랑이다. 사람 사는 것, 다 비슷비슷하다. 게으른 우리의 모습을 그려 놓아 뜨끔하지만 공감하면서 보게 되는 슬로틸다의 모습에 묘한 위안을 받는다. 내 안의 슬로틸다를 만나볼 시간이다.



뛰어난 지식과 입담을 자랑하는 한국말을 한국인보다 잘하는 언어 천재 미국인 '타일러 라쉬'가 번역해 더 관심이 간다. 120페이지 남짓의 슬로틸다 그림 에세이집은 누구나 부담없이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침대 정리는 왜 해야 하지?

어차피 누울 건데!!

p78

소름끼치도록 나와 비슷한 생각! 침대 정리하면서 하는 생각! 하루 종일 집 밖에서 일하고 돌아와 다시 눕는 침대를 굳이 정리할 필요가 있나 싶은 나의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보듬어 주고 있다. 그래, 나의 귀차니즘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누구나 슬로틸다가 가슴 한 켠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지금 내 몸이 간절히 원하는 '물'은

바로 탄수화'물'~~

p29

다이어트는 일상이다. 배고프니까 먹고, 심심하니까 먹고, 스트레스 받으니까 먹고! 먹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니까 먹는거다. 그렇다면 먹지 않는 순간은 다이어트다. 다이어트할 때 물을 많이 먹으라는데, 그래서 탄수화물이 그렇게 먹고 싶나보다. 그런데, 어라? 탄수화물은 carbohydrate 이고, 물은 water 인데? 타일러 라쉬의 번역 능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걸 어떻게 이렇게?


사랑해, 피넛

비록 내가 너한테는 두 번째여도...

p118

마지막 챕터의 피넛과의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공감할 내용들이 담겨 있다. 피넛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면 그저 웃게 된다.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댕댕이 피넛일지라도 정말 사랑스럽다. 저자는 피넛을 주인공으로 한 다음 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무시무시한 '쫌만'의 함정

p48

이 부분도 심히 공감된다. 나와 정말 닮아 있다. 낮잠을 잘 때, 간식 먹을 때, 드라마 볼 때... '쫌만' 법칙이 작용되어 무한 루프의 함정에 빠져 버린다. 주말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뜨금하면서 행복하다. 다들 이렇게 사니까 뭔가 위안이 되는 이 이상한 기분. 슬로틸다의 모습을 보면서 모든 이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만 같다.





조금 느긋하게 살자. 느긋해도 괜찮다. 심슨가족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세상의 진리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 있다. 슬로틸다를 통해 저자가 무심코 던지는 말들에 놀랍다. 무심하게 우리를 보듬고 있는 저자의 시크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귀여운 슬로틸다의 도넛에 커피 한잔을 마시며 스마트폰을 보고있는 모습이 놀랍도록 지금의 내 모습이기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최선을 다해 느긋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이렇게 속고 있었다
김규덕 지음 / 휴먼컬처아리랑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이렇게 속고 있었다

인생을 위한 현실적 조언들




1950년생의 저자 김규덕은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회사원으로 살아오다 1996년 산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자신의 깨달음을 책에 차곡차곡 담았다. 총 36가지의 주제로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큰 기대감 없이 읽기 시작했으나 오랜 식견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철학이 매우 논리적이며 설득력있다.



뭔가 사회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살짝 우려했으나 누구보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진다. 공감되는 저자의 말들에 내 자신을 돌아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를 다른 사람의 뜻이나 행위에 맞추려 하지 말고 나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 되어 적극적으로 주위와 화합하며 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삶이 결코 어렵다거나 힘들다 하며 괴로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 마음이란? (p24)

책 전반적으로 "나"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고 강조된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라는 존재만큼 집중해야 하며 중요한 존재도 없다. "나"라는 존재를 중심에 두고 인생을 즐겁게 살라고 말한다. 나를 중심에 둔 상태에서 주위 사람들과 화합하라는 저자의 말이 와 닿았다. 우리는 내가 중심이 아닌 다른 사람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듯 하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의 귀중함을 잊고 흔들리다 중심을 잃고 마음이 위태로워 지나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억해야 할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듣도 보도 못한 천당이나 극락 등을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의해 이 땅이 천당도 될 수 있고 지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1 천국과 지옥 (p78)

사후 세계를 믿느냐면 나 역시 믿지 않는다. 죽음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어찌 사후 세계을 알고 운운할 수 있을까 싶다. 논리적으로 따질 부분이 아니라지만 논리적으로 따져야 맞지 않을까. 사실 사후세계가 아닌 지금 살아가는 현재가 매우 중요하다. 지금 이 세상이 천당이 아니라면 내 자신이 잘못 살아간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이곳에서의 삶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후세계를 생각한다면 그 세상은 정말 내가 원하는 세상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불경에서 극락은 금은보화로 치장되고 금모래가 깔려 있다고 한다. 금은보화의 가치는 현실 세계에서만 귀중한 것임을 잊지 말자. 성경에서 표현된 천당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그 땅이 얼마나 끈적이겠는가. 그 땅이 정말 천당이라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다.

나는 그들이 주색잡기에 빠지는 사실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고 그들 자신의 입으로 내뱉는 가르침과 대치되는 행동을 하면서도 뻔뻔하게 단상에 올라 착한 선지자인 양 헛소리하는 표리부동한 행위를 나무라는 것이다.

28 사악한 종교인들 (p195)

종교인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가 또한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타인이 존경할만한 바른 삶을 살아갈 것이다. 허나 부처와 예수의 뜻을 따라 바른 삶을 살고 금욕할 줄 알아야 할 종교인들은 돈과 큰 집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목사와 승려들의 일탈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일반인들의 빛과 소금이 되는 존경할만한 종교인들이 많으면 세상이 조금은 더 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

이외에도 '마음', '욕심', '평등', '몰입', '운', '사주팔자', '명상', '국가', '정치', '기업', '교육', '대학'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각각 짧은 에세이 형태의 글들에서 저자의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서 부터 현 정치 방향에 대한 문제까지 냉철한 지적들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시각에서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 본다.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많은 지식을 쌓고 책을 아무리 많이 읽더라도 세상의 모든 지식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지식에 불과하다. 내가 많이 안다고 해도 평생 세상의 99%의 지식은 접하지도 못한다. 편협한 지식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생 부단히 배우고 익히며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자가 전하는 인생의 현실적 조언들이 인상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린 미트 - 인간과 동물 모두를 구할 대담한 식량 혁명
폴 샤피로 지음, 이진구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린 미트

고기의 미래 '청정 고기'를 맛보다




가축으로 부터 고기를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문제들이 있다. 토지 사용, 물 소비, 곡식 소비, 온실가스 배출, 항생제 문제, 질병, 폐기물 처리 등의 다양한 문제가 발생된다. 우리는 그저 식탁에서 맛있게 고기를 먹기만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생명 윤리 문제, 자연 환경 파괴 등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고기에 대한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잘 몰랐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 이상이었다. 기존의 고기가 인간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해를 입히기도 한다. 항상제 및 환경 문제는 직접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빠른 시일 안에 우리는 마트에서 청정 고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존의 고기 생산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시도의 청정 고기는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고 열정적 투자가 이루어 지고 있다.

우리는 30년 안에 더 이상 어떤 동물도 죽이지 않고 모두 동일한 맛의 청정고기나 식물성 고기를 먹게 되리라 믿습니다. 언젠가 우리는 할아버지 세대가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던 모습을 돌아보며 옛날에는 그런 시절도 있었다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p29

5년 혹은 10년, 늦는다면 30년 안에 새로운 패러다임은 우리 생활 안에 녹아들 것이다. 지금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미 청정 고기 제조는 성공했다. 청정 고기를 사용해 만든 1개에 33만 달러짜리 햄버거 시식회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상용화를 위한 복잡한 과정을 해결하고 소비자 인식이 좋아진다면 무리없이 청정 고기를 식탁에서 만나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세상은 변한다고 역사가 말해준다. 고래 기름을 얻기 위해 수많은 고래들이 사냥되었으나 등유의 발견으로 고래 사냥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에디슨의 전구가 개발된 이후 등유는 찾아 보기 힘들다. 과거의 이동 수단이었던 말과 마차의 시대에서 사람들은 모두 빠른 말을 원했다. 핸리 포드의 내연 기관에 의해 길거리에서 말을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 이렇게 시대는 새로운 개발에 의해 점차적으로 변모한다. 비윤리적이며 각종 문제를 안고 있는 공장식 사육이 청정 고기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날이 머지 않았다.

현대화된 무두질의 특징으로서 이때도 폐수는 그냥 하수도로 흘려보내게 된다. 환경법이 느슨한 인도, 방글라데시 등 대규모 가죽 생산 국가에서 이런 일이 흔하다. (중략) 2009년 가죽 공장 때문에 갠지스강이 심각하게 오염되자 정부는 인도 가죽의 중심지 칸푸르에서 규정을 심각하게 지키지 않는 작업장을 100곳 이상 강제 폐쇄했다.

p129

가죽을 만드는 일이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다. 가죽을 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두질이 필수적이다. 과거와 달리 현대는 화학적 방식으로 무두질을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적 폐기물이 발생하고 이는 심각한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이런 청정 고기 생산 방식처럼 실험실에서 청청 가죽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소 도축도 필요가 없다.



실험실에서 생산된 가죽은 사람이 먹는 청정 고기만틈의 거부감도 없다. 필요한 가죽을 요구에 맞게 비교적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실제 거미줄로 옷을 제작해 판매한 일이 있다. 실험실에서 생산되는 가죽이 의류 및 패션 업계의 미래가 되는 날은 바로 코 앞에 있다. 매우 기대되는 분야다.

배양 고기의 이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이런 질문만 했을 때는 대학생 응답자 가운데 61퍼센트가 '아마도 먹을 것이다' 또는 '꼭 먹겠다'라고 답변했다. 배양 고기의 윤리적, 신체적, 환경적 이점을 들었을 때는 동일하게 답변한 사람이 77퍼센트로 치솟았다.

p174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 역시 인위적으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지는 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실체를 알고 나니 오히려 더 건강하고 사람에게 이로운 고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저 정보를 접했을 뿐인데도 청정 고기에 대한 나의 인식이 180도 달라졌다. 그렇기에 나는 청정 고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그저 시간의 문제가 아닐까.



한 가지 의외의 사실은 청정 고기에 대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관심을 보인다는 데 있다. 고기 자체에 관심이 없는 채식 주의자들이 오히려 청정 고기에 거부감을 보인다. 유전자 조작 혹은 인위적 생산으로 치부하기에 그런 듯 하다. 반대로 공장식 사육에 거부감을 갖고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 주의자 혹은 고기 반대 주의자들은 청정 고기를 환영한다.

간드, 판드야, 다타는 실제로 효모세포를 만들어 우유 단백질을 생산할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중략) 그리고 2014년 6월, 판드야는 <뉴사이언티스트>의 '빅 아이디어' 코너에 "소를 키우지 마세요, 그래도 우유는 마실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실었다.

p247

젖소에게서 우유를 얻기 위해 소의 임신기, 착유기 유지, 호르몬 및 항생제 사용 등 윤리적 문제들 역시 발생한다. 방금 태어난 송아지와 어미소를 분리 시키고 젖이 잘 나오도록 하는 방식은 말만 들어도 비윤리적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모른채 우리는 우유를 마신다. 표모 세포를 만들어 우유 단백질을 만든다는 방식은 획기적이다. 우유를 젖소가 아닌 맥주처럼 만드는 방식을 연구한다. 청정 고기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고 한다.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고기 소비 역시 증가한다. 세계 고기 소비는 점차 늘어가면서 환경은 파괴되고 비윤리는 자행되고 있다. 클린 미트는 우리의 미래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어야만 하는 미래의 방향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는 항상 있어왔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낯선 것에 거부감을 보인다. 아직 가야할 길,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지만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아닌 현실적인 과학이다. 우리의 식탁이 어떻게 달라질지 벌써부터 흥분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