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을 만나다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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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




저자 신정근의 <마흔, 논어를 읽어야할 시간> 이후 8년이 지나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이 나왔다. 세월이 흘러 연륜과 경험이 쌓인 저자의 시각에서 오십은 중용을 중심에 두는 시기라고 여기고 있다.



논어는 그나마 많이 접해서 공자와 제자들간의 어록이라는 점은 알고 있으나, 중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다. '중용에는 중용이 없다(p113)'라는 다소 충격적인 저자의 설명에 당황스럽다. 이 책을 통해 중용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나 중용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어느정도 감은 잡을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나씩 읽어 나가면서 '중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 나이가 오십이라는 나이는 아니기에 예측은 어불성설이지만,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오십의 나이에 이 책을 읽노라면 인생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3 중심 : 치우치지도 기울어지지도 않다

불편불의 不偏不倚 (주희의 주석)

p113

중은 치우치지도 기울어지지도 않고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음. 용은 늘 있는 평범한 일상. 중용에 대한 내용이 중용에는 많을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중용에는 중용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 그래서 좀 놀라웠다. 중용의 저술 시기에 대한 확실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누가 저자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으나 '자사'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기에 중용은 논란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주희가 풀이한 중용이 가장 인정을 받고 현 세대가 말하는 중용의 시각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누구인가, 언제 씌여졌는가에 관계없이 우리는 중용의 뜻에 관심을 두고 마음에 새기면 된다. 어느 곳에 치우치지 않는 중심을 지키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공정성을 유지하며 동일한 거리를 유지하는 일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28 용기 :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깝다

지치근용 知恥近甬 (20장)

p135

부끄러운 상황을 피하지 않고 맞서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용기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에게는 도전의 순간이 찾아온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일 등 부담스럽거나 껄끄러운 일들이 우리 앞에 다가선다. 이러한 것들을 이겨내는 것도 용기가 아닐까. 그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체면 차리기가 아닌 그에 당당하게 맞서는 용기가 우리에게 정말 요구된다.

반대의 상황도 존재한다. 칼을 차고 다니던 한신이 시장 왈패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간 일이 있다. 칼을 뽑을 수도 있겠지만 깡패가 되지 않고 도전을 이겨내는 용기는 치욕일지언정 정말 멋진 모습이지 않을까. 다양한 상황에서 부끄러움과 용기의 연결고리에 대해 생각해봄직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43 지선 : 진실하려면 옳고 그름에 밝아야 한다

성신명선 誠身明善 (20장)

p201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명하게 아는 것이야 말로 중요한 가치다.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한 사람을 대우하는 이유는 그만큼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한 분야에서 쌓였기에 그렇다. 무엇이 옳고 잘못된 것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야 말로 주위 사람에게 인정받고 윗사람에게 인정 받으며 내 자신이 진실해질 수 있는 길이다.



좋음과 옳음에 분명하면 자신에게 진실해진다. 그러면 어버이와 원만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러면 친구들과 믿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 윗사람에게 믿음을 얻을 수 있다. 그래야 백성을 다스릴 기회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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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카네기의 말 2 - 자기관리론 초역 카네기의 말 2
데일 카네기 지음, 유미바 다카시 엮음, 정지영 옮김 / 삼호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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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카네기의 말 2 - 자기관리론

걱정을 멈추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





"어떻게 걱정과 불안을 멈추고 원하는 삶을 시작하는가"라는 뜻의 원제 "How to Stop Worring and Start Living" 는 <카네기의 말 - 자기 관리론>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에게 소개된다.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을 나의 인생 책으로 꼽는 만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에도 큰 흥미를 느껴 읽게 되었다.



책의 서두에 데일 카네기의 인생이 간략하게 소개되는데 정말 놀라웠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란 카네기는 여러 실패를 발판 삼아 자신의 노력으로 데일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했고 마흔일곱이 되던 해에 <인간관계론>을 펴내 책은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8년 뒤 펴낸 <자기관리론> 역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카네기의 수강생 중 미국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과 워런 버핏이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새해에 읽기 정말 좋은 책이다. 새로운 시작의 마음을 다잡아 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주옥같은 말들이 담겨 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책을 한장씩 넘길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느낌이었다. 걱정이 눈녹듯 사라지고 힘이 솟게 한다. 나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인생에서 회사에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 받았다.



'감옥 안의 두 사람이 철창 밖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시커먼 진흙탕을 보았고,

다른 한 사람은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보았다.'

002 진창을 볼 것인가, 빛나는 별을 볼 것인가 (p25)

이 짧은 글이 나를 사로잡았다. 감옥 안에 있다는 현실은 동일하지만 어느 곳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과 태도가 달라진다는 뜻이 담겨 있다. 몇 번이고 읽어도 좋은 글이다. 마음 속 감옥에 갇혀 있지 말고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바라보자. 진흙탕을 바라보는 것은 걱정하는 일과 다름없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부정적 마음을 키울 뿐이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더라도 긍정적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걱정하는 버릇을 없애고 문제 해결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지요. 그 방법은 다음의 세 가지 법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첫째, 걱정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규정한다.

둘째, 문제를 유발한 원인을 파악한다.

셋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행동을 즉시 실행한다.'

070 현실을 직시한다 (p120)

"자신의 문제를 '숙고'해야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숙고한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냉정하게 대처한다는 의미이고, 걱정한다는 것은 깊은 우울감과 좌절에 빠질 때까지 이리저리 문제를 떠올리고 괴로워한다는 의미다. (p86)" 걱정하지 말고 숙고하라. 우리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걱정에 빠진다. 우울감, 좌절에 한걸음씩 다가서며 괴로워한다. 문제를 직면하고 긍정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아주 간단한 이치지만 모두가 이를 잊고 걱정 안에서 허우적댄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냉철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걱정을 직면하고 숙고하자.



걱정의 실체와 원인을 애써 외면하고 마음의 병을 키우는 이는 이 세 가지 법칙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허둥지둥 걱정에 사로잡혀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법칙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을 수행하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그 걱정을 떨쳐내기가 쉬워진다. 앞을 가로막는 걱정을 이겨내는 마음다짐은 매우 간단하다.

"분명 도가 지나친 비판이었지. 그러나 기억하게. 죽은 개를 발로 차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094 죽은 개를 발로 차는 사람은 없다 (p155)

누구나 타인의 비난과 비판을 받으면 의기소침하게 될 것이다. 이 때 보잘것 없는 인물을 뜻하는 '죽은 개'에 빗대어 한 말이 위안이 된다. 그렇다. 유명한 사람일수록, 뛰어난 사람일수록 비판과 비난으로 공격을 일삼고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쇼펜하우어는 "저속한 사람들은 위대한 인물의 결점과 어리석은 행동에서 큰 기쁨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비난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저속한 사람으로 여기면 된다. 이건 마음을 다잡는 것이라기 보다 그냥 사실에 기반한 생각이다.



유능한 변호사로 명성을 떨친 새뮤얼 라이보비츠는 사형대에 오를 뻔한 피고인 78명의 목숨을 구해주었다. 그러나 그중 누구에게도 감사 인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생명을 구해주어도 진심 어린 감사를 받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일진대, 작은 두움의 손길을 보낸다고 상대가 당연히 고마움을 느낄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겠다.

110 진심 어린 감사를 받기란 쉽지 않다 (p178)

타인의 감사를 기대하지 않는게 상책이다. 그저 상대에게 애정을 쏟지만 보답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목숨을 구해주었다면 평생 은혜를 갚아야 할텐데 감사 인사 커녕 하지 않았다니 인간은 은혜를 쉽게 잊으며, 욕심이 끝없는 동물이라 여기는 편이 낫다. 타인에게 바라지 않고 그저 베푸는 사람이 된다면 결국 선행이 몸에 베인 사람이 되는 것이니 어느 쪽으로든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 처방을 따르면 우울증은 이 주 만에 나을 겁니다. 매일 어떻게 하면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133 주변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의 이로움 (p209)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에서 우울증 환자가 박사에게 내린 처방을 기억해두고 싶다. 그리고 올해의 나의 목표를 하나 삼으려 한다. 올해는 우울할 틈이 없도록 해야겠다.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지를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겠다. 내 자신은 베푸는 삶이 부족했다. 그래서 부쩍 요즘 우울한 기분이 올라오는 듯 하다. 주변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위하는 일이다.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선행은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춤으로 인해 걱정에 허우적 거릴 가능성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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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 인생의 굽잇길에서 공자를 만나다, 개정판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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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인생이 막막한 사십대에게 공자가 전하는 삶의 지혜들





저자 신정근은 현재 성균과대학교 유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유학대학장, 유학대학원장, 유교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누구나 동양고전을 쉽게 읽고 깊이 이해하도록 돕고자 힘쓰고 있다. 다양한 동양 고전 풀이 책 10권 발간과 더불어 활발한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의 논어는 순서에 따라 20편의 어록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기존의 논어와는 조금 다른 구성이다. 우리의 관심사가 단어 형태로 먼저 제시되고, 그 단어에 맞는 논어의 구절이 나온다. 저자는 나의 관심사에 따라 논어를 끌어온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독자를 중심에 둔 친절하고 착한 책이라 생각한다.



하나의 단어를 제시하고, 그 단어를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논어의 한 구절을 가져와 네 글자로 제시하며, 제시된 구절의 저자의 현대적 해석이 담겨 있다. 입문으로 구절의 현대적 맥락을 소개, 승당에서 원문 제시, 입실은 원문 한자어 뜻 풀이, 여언은 현대 관점의 방안 제시하고 있다. 입문과 여언을 통한 현대적 맥락 소개 및 현대 관점의 방안 제시가 이 책이 읽기 편한 이유다.



논어가 한자이며 옛 학문이기에 우리에게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현대적 관점의 풀이는 논어가 우리 생활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가온다.



총 6강의 대주제를 기반으로 총 101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공자의 인생 매뉴얼, 감동 리더십, 최고의 인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인생의 꽃을 피우는 가르침,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가치까지 1강부터 6강까지 마흔에 접어든 이들의 고민을 어루 만져 줄 구절들과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07 변화 : 새것은 옛것 속에 들어 있다

온고지신 溫故知新 02.11/027

(p40)

옛 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온고지신이라 답할 수 있다. 옛것을 읽혀서 새것을 뽑아내는 것은 충분히 스승이 될 만하다며 공 선생님이 들려주었다. 유선 전화기에서 무선 전화기로, 스마트폰으로 변화의 예시가 아주 적절하다. 새것은 어느 날 하루 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옛것의 진화로 탄생한 것이다. 과거가 현재의 얼굴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변화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다. 변해야 살아남는다는 구호로 혁신을 외치는 우리 사회는 공자의 말을 잘 기억해둬야 한다. 혁신은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닌 옛것에서 태어나는 것임을 말이다. 이렇게 답은 이미 나와있다. 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옛 공 선생님의 지혜가 옛것이지만 잘 익히고 갈고 닦아 우리 미래의 재료로 활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33 몰입 : 고기 맛을 까맣게 잃다

부지육미 不知肉味 (07.14/165)

(p129)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몰입'에 대해 생각해 본다.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게임에 열중한 적은 많으나 일을 하거나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하면서 열중한 적이 있나 싶다. 고기 맛을 잃을 정도의 몰입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몰입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몰입이 필요한 때에 '부지육미'를 기억하고 목표에 몰입하는 내가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회사 혹은 가정에서 내가 생산적인 활동을 열심히 몰입해서 임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 앞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회사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모두에게 좋은 평판과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76 중심 : 늘 낮은 자세로 임하소서

려이하인 慮以下人 (12.20/314)

(p273)

'4강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당신에게'의 '중심'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사이에 끼인 내 현실의 정답을 찾고 싶어 자세히 읽었다. 유명인을 예로 들어 제시했지만 회사 생활을 하는 나에게 적용하기에도 아주 적절한 조언이었다. 올바른 윤리 의식, 경청의 자세, 상대에 대한 배려다. 사실 이 답이 매우 간단해서 놀라웠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 세 가지를 잘 지키기는 쉽지 않은 길이다.



윤리 의식은 매우 기본적이기에 항상 유념해야할 부분이기에 논외로 하겠다. 그러나 내가 일이 바쁜 이유로 여유가 없다보면 언제든 상대의 말을 잘 듣지 못한다거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나는 열심히 듣고 있으나 잘못된 나의 태도로 상대는 내가 경청하지 않는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는 것이 사람사는 세상이다. 기본 중의 기본이기에 유념하고 또 유념 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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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잘라드립니다 - 하버드 교수가 사랑한 이발사의 행복학개론
탈 벤 샤하르 지음, 서유라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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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잘라드립니다

이발사 '아비'에게 듣는 삶의 지혜




저자 '탈 벤 샤하르'는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학생들에게 '긍정심리학'과 '리더십 심리학'을 가르친다. 자신이 머리를 자르기 위해 찾는 단골 이발소의 '아비 페레츠'와의 대화를 통해 얻은 지혜를 책에 담았다. 세계 최고의 행복학 교수는 아비의 조언으로 깨달음을 얻고 돈을 지불하며 덤으로 머리도 자른다.



항상 사람들로 가득한 아비의 이발소는 사람들의 안식처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머리를 자르는 위해 이발소를 가는 것인지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 가는 것인지. '아비'와 대화가 하고 싶은 저자는 이발소에 들러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이 그렇게 좋았나 보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세계적 교수이기에 이발사 '아비'의 말이 "평범한 상식은 사실 그리 평범하지 않다."(p23) 우리는 평범하다고 치부하는 것들 중에 엄청난 것들이 숨어 있음을 잘 알지 못한다. 진흙 속 귀한 보석을 보고도 대부분은 그냥 지나치지만 하버드대학교수의 눈에 아비와의 대화는 반짝반짝 빛나 보였을 것이다.

"비행기 조종사 면허에 도전하신 줄은 몰랐네요."

"그랬죠. 이따금 찾아오는 공허감을 메울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 외에도 나를 채워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이 많았어요. 하지만 결국 내가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럼 당신을 채워주는 건 뭔가요?"

"바로 여기에 있는 작은 것들이요." (중략)

"아, 평범한 일상이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음악을 듣고, 해변에 가는 순간들이요."

평범한 이발사가 들려준 일상의 가치 (p21)

우리는 항상 엉뚱한 곳에서 공허함을 메울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 정작 소중한 것을 잊고 살아간다. 지금의 나에게 딱 필요한 말이다. 열심히 달리다 보니 인생의 공허함이 밀려온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공허함이 나를 차지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나의 인생에서 나를 채우는 것이 항상 곁에 있지만 잊고 살았다.



오늘은 따뜻한 햇살이 내리는 겨울이다. 아내와 함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아이와 함께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 책에서 이발사가 전하는 세상의 지혜를 듣고 오늘의 일상이 나에게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다. 아내와의 시간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고, 아이와의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따스한 햇살이 유난히 빛나는 하루였다.

아비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어른에게도 등대의 존재가 안정감의 기반이자 창의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등대는 사람에 따라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 어떤 이에게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가 등대가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명상이나 정원 가꾸기 같은 자신만의 의식이 등대 역할을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이발소의 깨끗한 창문을 통해 흘러나오는 빛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등대가 든든하게 느껴지는 진짜 이유 (p79)

아비의 등대는 이발소다. 마음의 안정과 편안함을 느낀다. 손님들과의 대화도 하며 걱정이 사그라든다. 나의 등대는 무엇일까.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분명 등대는 존재한다. 우리 집? 회사? 지하철? 혼자만의 시간? 아비처럼 자신만의 등대를 확실하게 아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을 때 그저 등대로 가면 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등대를 생각하게 하는 그의 말에 곰곰히 생각에 빠진다.



"꿈의 직업을 손에 넣은 사람들은 그 일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요. 하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사랑의 관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죠."

p150

친구들과의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꾸준히 연락하고 약속을 하고 만남을 갖는다. 그런데 우리는 바로 옆 사람에게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를 잊고 살아가는 듯 하다. 회사에서 승진하기 위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부단히 열심히 노력한다. 잘 보이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부담감과 불안함에 온몸을 바쳐 일을 한다. 그러는 사이 정작 중요한 나의 사랑에 대해서는 잊는다. 무엇이 정말 소중한 것인지 내가 시간을 내어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잊는다. 사랑의 관계에 대한 투자가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저 꽃 한 송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로도 충분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착해요. 물론 이런 태도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연에 맡겼을 때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거나 해결책이 명백히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때가 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히 알게 돼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p189)

눈앞의 문제 해결을 위해 아등바등하지 말고 때로는 그냥 가만히 두라는 이 조언이 내 마음을 위로한다. 어떠한 해결책이든 찾기 위해 고민하며 보내는 시간은 오히려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차라리 다른 새로운 모험을 하고 그 일은 자연에 맡기는 것이다. 그간 다양한 노력을 통해 찾지 못한 해답을 자연의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다.



카페에 앉아 가만히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책을 읽으면서 일상이 행복으로 변하고 나의 걱정은 사라지고 있었다. 아등바등 무엇을 하기 보다 그저 편안한 휴식을 하며 나를 정비하는 연말을 보내려 한다. 세상 살이에 지친 나를 보듬어 주는 이 책을 세상 사람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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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정명수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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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소행성 B162에서 온 선물




참 유명해서 아직 안 읽었다고 말하기 민망한 책 <어린 왕자>를 나이 서른 다섯의 막바지에 펼쳤다. 책을 읽다보니 분명 예전에 읽은 책이다. 내용은 알겠으나 모두 새로운 이야기로 다가온다. 과거의 내가 분명 읽었는데 놀랍게도 언제 읽었는지, 책을 통해 어떠한 감명을 받았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세상에 대한 불만과 회의감이 쌓였고 답답한 현실에 방황하는 청년기를 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청년기가 20대 였다고 하면 지금은 30대가 인생의 청년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고 회사 생활의 안정을 찾고 세월이 흘렀다. 그간 겪었던 경험과 책을 통해 쌓은 나의 지식과 지혜들에 의해 내 스스로가 변했으며 성장했음을 느낀다. 그래서 일까? 이제는 <어린 왕자>의 구절 하나 하나에 감명을 받고 글에 담긴 의미들에 쉽사리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였다. 예전에는 그저 아름다운 동화이지만 지금은 내면의 깊은 깨달음을 주는 나의 순수함을 깨우는 어른 동화다. 소행성 B612 에서 온 작은 금발의 어린 왕자는 내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꽃의 말이 아니라 그녀의 행동으로 판단했어야 했어. 꽃은 나에게 향기를 주었고 나를 환히 빛나게 했지. 그곳에서 도망치지 말아야 했어. 그 보잘것없는 거짓말 뒤에 따뜻한 사랑이 있다는 걸 알았어야 했어. 꽃들은 너무 모순덩어리야! 나는 너무나 어려서 꽃을 사랑할 줄 몰랐던 거야!"

P47

처음에는 꽃의 존재에 대해 갸우뚱했으나 문맥상 어린 왕자의 꽃의 관계가 이해되었다. 꽃은 어린 왕자에게 서툰 사랑의 대상이라 생각한다. 사랑에 많은 경험이 없고 미숙한 어린 왕자에게 꽃은 그저 요구 사항이 많은 까다로운 존재로만 인식되었다. 꽃이 가진 장점을 바라보지 못하고 그저 꽃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어린 왕자와 꽃과의 관계를 수도 없이 목격하고 경험한다. 꽃이 주는 무한한 향기와 빛을 잊고 까다로움에 당황하고 밀어내려 했다. 그 숨겨진 따뜻한 사랑을 이제는 알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툴툴 거리는 말이 아닌 상대의 행동을 통해 진심을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을 느끼다가 4시쯤 되면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되겠지!

P103

정말 유명한 글귀이기에 이곳에 적지 않을 수가 없다. 길들여 진다는 것과 함께 나오는 이 말은 사람의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관계를 맺는다라는 말을 길들여 진다라는 말로 표현하니 참 아름답고 멋들어진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을 때 서로에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서서히 서로에게 길들여질 시간이 필요하다. 억지로 친해지기 위한 관계의 노력이 아닌 시간이 만들어주는 관계의 탄탄함이 길들여진다는 말로 표현되는 것이 참 마음이 와 닿는다.



누군가를 만나기 1시간 전, 그 대상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더 확실히 이해가 될 것이다. 그 상대를 만난다는 것만으로 만나기 전부터 우리는 행복하고 설렌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참 길게 느껴지면서도 행복하다. 그저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 행복의 소중함을 깨닫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배운다.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니까." (중략) "너의 장미꽃이 소중한 이유는 네가 그 꽃을 위해 시간을 바쳤기 때문이야."

P106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 우리는 겉모습에 현혹되어 살아왔다. 앞으로도 분명 겉모습에 현혹되어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본질적인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잊고 살아간다. 마음으로 진정 멋진 사람이 다른 어느 것보다 멋진 사람이란 것을.



보아뱀과 모자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 이미 어른이 되어 버린 우리는 이미 보이지 않는 본질적은 것을 바라보는 순수함을 잃었는지도 모른다. 이미 나 역시 세상을 숫자로만 이해하는 어른인 것을. 어린 왕자를 통해 본질을 바라보는 순수함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한다.



사람과 관계를 맺고 서로 길들이기 위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꽃을 위해 바람 막이를 세우고 물을 주고 보살피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럴수록 꽃은 더욱 나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 어쩌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일 것이다. 이 시간을 상대를 위해 바쳤다는 사실은 나의 많은 부분을 내어준 것과 다름없다.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쳐다볼 때마다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그럼 아저씨에겐 마치 모든 별들이 웃는 것과 같을 거야. 그러니까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을 갖게 되는 거야!"

p129

어린 왕자의 결말이 이렇게 슬펐나. 어린 왕자의 죽음을 암시하는 마지막에 아련한 미련이 남는다. 자신의 별로 돌아갔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방식이 우리의 상상력을 벗어난다. 그 마지막의 상징은 무엇일까. 이제는 영영 볼 수 없는 어린 왕자에 대한 그리움을 하늘의 별이 달래 줄 수 있을까.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어린 왕자의 순수함을 별을 볼 때 마다 기억하기 위함일까.



어느 위치의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 모르는 어린 왕자의 소행성 B162는 하늘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을 것이다. 장미에게 물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며 화산을 정리하고 바오바브나무를 솎아 내는 어린 왕자의 순수성을 우리는 잊지 않고 살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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