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허밍버드 클래식 M 3
가스통 르루 지음, 신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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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 고전 원작을 읽다!





읽고 싶었던 고전 <오페라의 유령>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우려가 있었다. 항상 고전을 읽기 전 가독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은연 중 오래된 책은 가독성이 안 좋을 것이란 선입견이 작용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런 우려와는 달리 매우 가독성이 좋아 읽기 수월했으며,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설명할 수 없는 오페라의 유령의 행적들이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유령인 에릭과 이런 에릭에 대한 연민 혹은 두려움의 감정을 가진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해 그녀의 행적을 밟는 순수청년 라울. 하나씩 드러나는 과거의 사실들과 유령으로 지낼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사연, 삐뚤어진 방식으로 표출되는 남자의 사랑 등 극적 요소와 더불어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 책을 읽고난 후 실제 뮤지컬을 보고 싶어졌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은 책을 읽은 후 더 기대가 된다. 책의 내용을 무대 위에서 어떻게 보여줄지가 기대되며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의 노래도 직접 듣고 싶어진다. '당신은 나를 사랑해야만 해'라고 말하는 에릭의 모습을 무대에서 직접 보고 싶다.

"오페라의 유령이다!"

공포로 가득한 형언할 수 없는 목소리로 잠이 외치며, 손가락으로 검은 정장 차림의 군중 사이에서 누군가를 가리켰다. 지독하게 창백한 얼굴, 지독하게 음울하고 지독하게 흉측하며 아치형 눈두덩이의 새까만 구멍이 지독히도 깊게 파인 해골 머리가 보였다.

제3장 전임 관장의 비밀 (p47)

참 압도적인 비주얼의 소유자 오페라의 유령은 다양한 소문을 만들어 낸다. 5번 발코니석에서 유령의 목소리와 기괴한 외형은 모든 이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준다. 갖은 소문만 무성하고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유령을 믿지 않는 관장들은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이끈다. 나 역시도 오페라의 유령의 실체가 궁금했다. 미스터리 요소가 다분하고 독자를 설레이게 하기 충분하다.

이 끔직한 몇 초가 저 위 5번 발코니석에 앉아 있는 두 관장에게는 하염없이 길게만 느껴졌다. 몽샤르맹과 리샤르는 너무나 겁에 질려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여전히 설명이 불가능한, 믿을 수 없는 이 우여곡절로 인해 조금 전부터 이들은 스스로 유령의 포로가 된 듯한 기이한 불길함마저 들었다.

제8장 저주받은 발코니석에서 (p150)

유령은 몇 가지 사항들을 요구한다. 전용 5번 발코니석, 크리스틴 다에의 역할, 지리 부인의 복직, 그리고 월급. 그러나 이런 유령의 요구사항은 무시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무시무시함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두꺼비를 풀어놓는 단순한 장난이라 생각했지만 엄청난 일을 벌였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처참하게 사람이 죽는다. 유령이 벌인 일이다. 두 관장은 유령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 유령의 실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들 뒤에서 계속 돌고 있던 벽은 완전히 한 바퀴 회전한 다음 다시 닫혔다. 두 남자는 숨을 죽이고 미동도 없이 잠시 그대로 있었다. 암흑 세계는 정적으로 가득했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제21장 오페라극장의 지하 세계 (p355)

소설의 클라이막스로 달려가는 지하 세계가 열리는 순간이다. 페르시아인과 라울은 크리스틴을 구하기 위해 유령을 쫓는다. 비밀 공간으로 가는 과정, 새로운 세계로 가는 이 순간이 매우 흥미롭고 가슴 떨렸다. 이 길의 끝은 어디인지 궁금하다. 그렇게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된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맛을 한껏 살린다.

"우리는 함께 눈물을 흘렸어! 하느님, 저에게 이 세상의 모든 행복을 주셨습니다!" (중략) "다로가, 잘 들어요. 내가 그녀 발치에 있는데 이런 소리가 들렸어요. '가엾고 불쌍한 에릭!' 그러더니 그녀가 내 손을 잡았소... 이해가 되시오? 나는 그녀를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 가엾은 개였을 뿐이었소. 정말 그랬소, 다로가!

제27장 사랑의 종말 (p478)

크리스틴을 사랑한 남자의 마지막은 어떠한가. 기구한 유령 에릭의 운명은 가엾고 불쌍하다. 그가 벌인 폭력이 정당화 될 순 없지만 처참히 짓밟힌 에릭의 과거는 그를 유령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원했다. 그런 에릭의 마음을 크리스틴도 알고 있었을까. 그녀의 마지막 키스와 눈물이 에릭의 마음을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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