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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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악센트

단조로운 일상이 빛나는 순간





햇살이 따사로운 날, 커피한 잔을 마시며, 혹은 일상의 단맛에 기분 좋을 때 펼쳐 읽기 좋은 책이다.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단조롭고 지루할 것일 수도 혹은 한없이 빛나는 일상이 될 수도 있다. 저자 마쓰우라 야타로의 글들을 읽다보면 그는 일상 안에서 즐겁고 행복한 것들을 잘 즐기고 찾아내고 있다. 사람, 사랑, 여행, 편지, 독서, 대화, 산책, 관찰 등 일상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것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한껏 즐긴다. 그의 바라보는 일상처럼 나의 시선도 그가 바라보는 방식처럼 닮고 싶어진다.


감성적이라 해야할까, 이성적이라 해야할까. 저자의 글은 일상을 매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성적 식견과 그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감성적 마음이 어우러진다. 일상 안에서 그 무언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감성적인 동시에 매우 이성적인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 그저 좋다'가 아닌 '나는 이래서 좋다'라는 설명이 함께 있으니 저자의 글을 통해 저자의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우리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일이다. 이러한 저자의 행동들은 '마음챙김'의 실천 버전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보러 가서 식재료를 고를 때부터 즐거움은 시작된다. 요리를 완성하기까지의 그 일련의 과정이 따분한 일상이 아닌 즐거운 행위가 되는 것이다. 소중한 일상을 일깨우는 일. 이것이 진정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스무 살 때, 뉴욕의 웨스트 73번가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던 나는 매일 아침 10시에 센트럴파크를 산책하는 것이 일과였다. 그때는 일상이 퍽 단조로웠기 때문에 그런 나날 가운데 악센트가 필요했다.

등을 곧게 펴고 (p62)

우리의 단조로운 일상 생활에서 악센트가 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스무 살 때의 저자는 공원 산책이 일상의 악센트였다고 한다. 단조로운 일상을 빛나게 하는 것들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일상은 풍요로워 진다. 이러한 시각이 우리 삶 자체를 빛나게 한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 아닌 활력 넘치고 흥미진진한 일상으로 바꾸는 것은 그저 시선을 살짝 다르게 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만연한 오늘 점심에는 공원 한 바퀴 돌아보련다.

가장 간단한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가장 간단한 것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면 제 몫을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이란 조심스럽고 부드럽고 조용하고 느긋한 것입니다. 무엇 하나 빠져서는 안됩니다.

오래된 바 주인의 가르침 (p109)

술을 마시지 않는 저자는 오래된 바 '라디오'를 찾는다. 무알콜 칵테일을 즐기며 바 주인 오자키씨와 이야기를 나눈다. 바텐더들의 근사한 몸가짐은 기본적인 몸가짐부터 가르치는 주인의 철학에 있었다. 서 있는 법, 인사하는 법, 걷는 법. 아주 기본적이며 간단한 것들이자만 잘 지키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올바른 자세로 앉기, 틈틈이 스트레칭 하기, 매일 운동하기, 삼시 세끼 잘 챙겨먹기 등 정말 기본이지만 우리는 잘 하지 못한다. 일상에서 나는 이러한 기본을 지키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잘 본다는 것은 보이는 것을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한눈에 봐서는 보이지 않는 숨어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멋진 것이나 아름다운 것은 그렇게 발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눈을 돌리고 싶은거나 아름답지 않은 수많은 것 안에도 어딘가에 반짝이는 빛이 깃들어 있다.

잘 본다는 것 (p128)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대답한다는 저자.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보고 있지만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을 쉽사리 하지 않는다. 숨어 있는 것을 꺼내어 본다는 것, 한 눈에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빛나는 것을 발견하는 것, 이런 것이 진정으로 보는 것이라 말한다. 일상에서 무언가를 볼 때 집요하게 집중해서 무언가를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숨어 있는 빛을 발견한 일이 얼마나 있었을까. 사람을 잘 보는 것일 수도 있고 물건을 잘 보는 것일 수도 있다. 무언가를 잘 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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