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의 힘 - 대담하고 자유로운 스토리의 원형을 찾아서
신동흔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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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힘

"삶의 진실을 꿰뚫는 옛날 이야기"





어린 시절부터 친숙하게 접한 설화, 전래동화, 디즈니 동화, 독일의 그림형제 민담 등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했으며 우리의 삶 안에 녹아 있다. 이야기 안의 다양한 교훈과 재미난 스토리라인은 또 다른 방식의 다양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전해진다.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철학이 응축되어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살아남아 우리에게 온 것들이다.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우리나라 최고의 구비설화 전문가인 신동흔 저자는 옛이야기를 전하는 일의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있습니다> "옛날이야기의 힘-이야기를 이야기하다"의 강연을 통해 옛이야기의 가치를 설명하면서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강연에 미처 다루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옛이야기의 힘>에 정리해 담았다.



옛이야기들을 해석하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 저자 신동흔 교수의 시각에서의 옛이야기 해석들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저자의 생각과는 다른 우리만의 해석으로 이야기들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래서 옛이야기가 더욱 재미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귀한 보물이 옛이야기입니다. 그림형제가 옛날이야기를 두고 "인류의 삶을 촉촉히 적시는 영원한 샘"이라고 했는데, 그 말대로입니다. 옛날이야기는 늘 기대 이상을 보여줍니다. 잘 안다고 여겼던 이야기가 어느 날 뜻밖의 모습으로 다가오지요. 겉과 속이 아주 다릅니다.

프롤로그 (p5)

다양한 소설, 드라마 혹은 영화 등에서 우리는 무수한 이야기들을 만난다. 이런 이야기들의 근간은 사실 옛이야기들에 있다. 시간이 흘러 변형되어온 다양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우리의 삶 안에 녹아있다. 익히 알고있는 선녀와 나무꾼, 백설공주, 빨간 모자, 라푼젤, 미녀와 야수, 콩쥐 팥쥐, 개구리 왕자 등의 이야기들은 하나씩 파헤쳐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깡그리 뒤집어 놓는다. 이 책을 통해 옛이야기들을 다른 시각으로 접하고 새로운 재미를 느낀다.


이야기는 늑대가 나타나서 소녀를 유혹했다고 합니다. 늑대는 대체 어디 숨어 있다가 불쑥 나타나서 달콤한 말을 건넸을까요? 그것은 숲으로 상징되는 세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녀 안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녀는 내면에서 올라오는 유혹의 목소리를 따라서, 천사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늑대였던 목소리를 따라서 숲으로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제가 SNS에 빠져든 과정이 꼭 그랬지요. 결국은 자기 자신의 문제였어요.

빨간 모자가 알려주는 진정한 자존감 (p39)

<빨간 모자>는 그저 나쁜 늑대와 착한 빨간 모자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참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늑대의 유혹으로 숲의 꽃을 구경한 모습은 SNS에 빠져 '좋아요'를 누르느라 정신을 못차리는 현대인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사냥꾼이 총을 쏘는 대신 가위로 늑대 배를 가르는 모습은 '냉철한 이성', '단호한 결단'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부분 역시 매우 흥미롭다. 그저 재미난 옛이야기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현실의 크나큰 교훈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야기에서 엄마와 두 딸은 둘째 딸에게 "다른 천한 사람과 다를 게 없다"고 타박합니다. 그녀는 특별함이 없는 '평범한 존재'라서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남과 다른 특별한 무엇을 원하고 있지요. 자신의 평범함을 보상해줄 수 있는 무엇을요. 남다른 모습을 지닌 외눈박이와 세눈박이는 그런 기대를 만족시켜주는 존재였습니다. 말하자면 그들은 '특출난 자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p340)

<외눈박이 두눈박이 세눈박이> 이야기는 우리의 현재 잘못된 인식을 꼬집는 옛이야기다. 평범함이 비정상으로 여겨져 배척되며 뛰어나야만 살아남는 정상으로 여기는 이야기의 모습은 매우 소름돋는다. 현대인의 잘못된 시각을 꼬집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결론은 권선징악의 설정으로 성실하고 평범한 둘째가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허나 엄마의 편애하는 모습과 정상이 비정상으로 몰리는 비유적 표현이 매우 흥미롭다. 우리의 주변에서도 이런 이야기와 같은 모습을 쉽사리 만날 수 있기에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자가 망한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중략) 작대기의 힘에 해당하는 '서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가 하는 일은 흉내 이상이 될 수 없지요. 멋지게 활약해서 칭찬을 받고 성공하겠다는 욕심만 있을 뿐입니다. (중략) 다른 사람이 성공한 결과만 보고 맥락도 모른 채 무작정 따라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정말 많지요. (중략) 남들이 힘들게 이룬 성과를 쉽게 가지려고 한다면 놀부 심보 아니겠어요?

모든 실패자들의 한 가지 공통점 (p440)

<여우 잡은 막대기>와 <홀레 할머니> 이야기를 통해 나의 모습을 돌아 본다. 모든 실패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남들이 이룬 성과를 쉽게 취하여 했다는 점에 있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노력을 바라보지 않고 그 마지막의 활약을 성급하게 따라하려는 요행은 결국 큰 실패를 맛보게 한다는 내용이다. <흥부와 놀부>, <도깨비 방망이>, <혹부리 영감>, <금도끼 은도끼>와 같은 이야기들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남의 성공을 쉽사리 얻으려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는 놀부는 결국 패가망신의 길을 걷게 된다. 착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은 언젠가 성공의 길을 걷는다는 옛이야기의 교훈은 우리의 욕심어린 마음을 환기시킨다.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옛이야기들이 책 안에 상당히 많이 담겨 있다. 이야기와 인간, 성장과 독립, 사랑과 인간, 현실의 이야기, 성공과 행복의 주제들로 구분되어 옛이야기 안에 숨어 있는 진리와 진실, 교훈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특히 성공과 행복 챕터를 읽으면서 내 자신을 반성했다. 뭔가 요행을 바라고 이 챕터를 읽을 나에게 착하고 열심히 나아가라는 교훈을 얻었다.



덧붙이자면 이 책의 상당한 내용이 <그림형제 민담집>에서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옛이야기들의 상당량이 그림형제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에 그림형제에 대해 궁금해지며 책이 읽고 싶어진다.



옛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이 책은 성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옛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더 알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또한 인생의 지혜를 구하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뜻밖의 인생 길잡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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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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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전집

세련된 방식으로 전하는 삶의 지혜와 가르침





'이솝' 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화를 대변하는 말이 되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우화라 하면 '이솝 우화'를 떠올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솝 우화'는 대부분 영어 판본으로 서양인에게 맞게 각색되었다. 현대 지성에서 나온 <이솝 우화 전집>은 그리스 작가이자 연설가인 '이솝'의 원문을 직접 번역하여 옮겨 담은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이다. 그렇기에 원래의 뜻에 더욱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솝 우화는 이솝이 직접 쓴 책의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구전되어 오고 단편적인 우화들을 후세 사람들이 모아 책이 되었다.



이솝 우화들을 읽으면 이야기 속에 담긴 세련된 풍자들과 해학이 매우 놀랍다. 원래 성인을 대상으로 쓴 우화라고 한다. 우화를 하나씩 읽으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삶의 지혜와 가르침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며 읽게 된다. 이솝이 그리스인이며 기원전 620~564년경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매우 놀랍게 다가온다. 총 358편의 우화들이 책 한 권에 담겨 있고 매우 짧아 읽기에 부담이 없다.

쇠똥구리는 쇠똥을 굴려서 공처럼 만든 후 그것을 가지고 날아올라서 제우스의 무릎 위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제우스는 쇠똥을 털어내려고 일어섯고, 그 바람에 독수리의 알들은 떨어져 깨지고 말았다. 이 일 후로 쇠똥구리가 출현하는 시기에는 독수리들이 알을 낳지 않는다.

업신여김을 당하고도 전혀 복수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는 존재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누구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독수리와 쇠똥구리 (p21)

독수리와 쇠똥구리 우화는 이 세상에 하찮게 여겨도 되는 존재는 없음을 일깨운다. 그리스 작가인 이솝의 우화들이기에 그리스 신들과 연관된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우스와 독수리, 태양신 라를 연상시키는 쇠똥구리가 그러하다. 우화를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달음과 동시에 우화 속에 숨은 그리스 신화 지식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독수리와 쇠똥구리" 우화는 이솝이 델포이에서 협상 중에 이 우화를 전하다 사람들을 격노하게 만들어 이솝이 낭떠러지에 던져져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이솝 우화를 말하려거든 죽음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엄청난 뜻이 담겨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만 울거라.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지금 당장 늑대에게 널 주고 말 것이야." (중략) 저녁이 되자, 늑대는 이번에는 노파가 아이를 달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얘야, 만일 늑대가 여기로 온다면, 우리가 힘을 합쳐 그 늑대를 죽여버리자." 늑대가 그 말을 듣고 자리를 떠나면서 말했다. "이 집은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르군."

이것은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우화다.

223 늑대와 노파 (p)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우화라는 설명이 뭔가 우습게 보인다. 노파의 말을 듣고 우리는 노파가 진심으로 아이를 늑대에게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말을 보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판단한 늑대의 모습도 뭔가 우스꽝스럽다.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을 비꼬는 느낌과 더불어 요행을 바라는 늑대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비춰본다. 이솝우화가 참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생각거리를 던지는게 아닌가 싶다.

플라타너스가 말했다. "지금 나의 은덕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내가 열매를 못 맺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하다니, 참 배은망덕한 자들이로군."

남에게 은덕을 베풀면서도 쓸모 있다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운 나쁜 사람이 종종 있다.

257 나그네들과 플라타너스 (p317)

우화의 내용에서는 플라타너스가 인정 받지 못하는 운 나쁜 사람을 대변하고 있다. 나는 덕을 베푸는 플라타너스 모습보다 그늘 아래 쉬는 나그네의 모습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덕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성을 내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들은 자신이 덕을 받고 있음을 잊고 더 요구하기만 한다. 우리의 모습이 혹여 나그네와 같지 않은가를 고민해야 한다. 하나의 우화를 읽고 다양한 방식과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나그네이기도 때로는 플라타너스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제비의 현명함을 보고 그를 받아들여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살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다른 새들은 사람들에게 잡아먹혔지만, 오직 제비만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집에 아무런 염려없이 둥지를 틀면서 사람들의 보호까지 받으며 지내게 되었다.

장래 일어날 일을 미리 내다보고 대비하는 사람은 위험을 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349 제비와 새들 (p413)

한국의 제비만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사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 오래 전 그리스에서도 제비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냈음을 알 수 있다. 제비의 모습에서 현명한 이는 미래를 내다보아 위험을 피할 뿐 아니라 적으로부터 보호까지 받을 수 있다는 우화를 전하고 있다. 이 짧은 이야기가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나는 지금 충분히 현명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현명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제비의 모습을 통해 찬찬히 되돌아 보게 된다.

********


이솝 우화를 하나씩 읽다보면 왜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탐독하며 극찬하는지 이해가 된다. 다양한 철학적 생각거리를 던지는 동시에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드는 힘이 깃들어 있다. 성인에게는 풍부한 생각거리를 아이들에게는 재미난 이야기를 선사하는 이솝 우화는 모두가 읽기 좋은 지혜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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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디테일 -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 설계
BJ 포그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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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디테일

습관 책 중 가장 체계적이고 실용적이다





지금까지 읽은 습관과 관련된 책을 중에서 습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준 책이 있다. 바로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이다. 이 책을 통해 습관을 만들기 위한 어떠한 방법적 측면을 이해하고 생활에 실제 적용할 수 있게한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 습관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자신만만한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다 생각했다.



BJ 포그의 <습관의 디테일>을 읽고 느낀점이 있다면 '이 책은 단연코 습관 책 중의 끝장판'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습관을 만들거나 나쁜 습관을 없앨 수도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행동 설계 7단계를 통해 스스로 습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습관에 대한 세세하고도 매우 체계적인 정보들을 총망라 하고 있다.


<습관의 디테일>은 기존의 습관 책들의 내용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저자 '포그'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 설명이 어렵지 않고 이해가 쉽다. 나와 같이 이과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매우 최적화된 설명 방식이다. 방정식과 같이 생긴 모양새가 참 친숙하다. 또한 다양한 예시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다양한 예시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한번쯤은 경험했을 일들이기에 그대로 나에게 적용시킬 수도 있다.




행동은 MAP, 즉 동기Motivation, 능력Ability, 자극Prompt,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일어난다.

p32

습관을 만드는 과정을 이 MAP 설명을 통해 쉽게 이해 가능하다. 대부분 우리가 하고자 하는 행동에 대한 동기는 높다. 하지만 몸짱이 되어야 겠다는 나의 강력한 동기는 항상 능력과 자극의 부족으로 인해 번번히 실패했다. 팔굽혀펴기 20번으로 시작하면 부족한 몸의 능력으로 곧 포기해버린다. 힘들고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작을 팔굽혀펴기 2번으로 한다면 뭔가 해볼만하다. 점차 이 숫자를 늘려가면 된다. 또한 자극을 설정해야 한다. 습관 스위치 '앵커'라고도 하는데, 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선 후 혹은 소변을 본 후와 같은 명확한 행동과 만들 나의 습관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 작은 차이는 습관 형성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키다.





포그행동모형은 책에서 아주 자주 나온다. 만들고자 하는 습관 및 행동에 대한 동기가 강하고 행동을 수행하기가 쉬워서 그래프의 곡선 우측 윗편에 위치해야만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간단한 이론이다. 예를 들어 팔굽혀펴기 20회가 나의 능력에는 어려워서 곡선의 왼쪽 아래에 있는 경우라면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어렵게 된다. 그림에서처럼 더러운 책상을 청소해야겠다는 동기와 어렵지 않게 책상 정리가 가능하다면 바로 수행이 가능하다.

습관을 만드는 7단계 행동 설계

1단계 열망을 명확히 한다

2단계 행동 선택지를 탐색한다

3단계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는다

4단계 적절한 자극을 준다

5단계 아주 작게 시작한다

6단계 성공을 축하한다

7단계 반복하고 확대한다

습관을 만드는 7단계 행동 설계는 단계별로 부딛힐 위험 요소들을 제거해주는 디테일한 설명들을 담고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행동을 찾는 3단계를 예로 들자면 습관화 하기 위한 행동을 스스로 결정함에 있어 영향력과 능력을 충분히 고려해 선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깨가 안 좋은데 팔굽혀펴기, 턱걸이를 고집한다면 이내 곧 포기하게 된다. 4단계인 적절한 자극 선정 역시 매우 중요하다. 운동을 위해 알람을 설정한다거나 앵커 설정 등을 통해 행동과 연결 시켜야 한다.

이루고 싶은 변화가 크건 작건 출발점은 아주 작은 행동에서 시작한다.

p109

여러 단계 모두 중요하지만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5단계인 '아주 작게 시작한다'이다. 작고 단순한 행동이 출발점이 되어야만 한다. 하기 버거운 행동이라면 더 쪼개라고 한다. 이 작은 행동에 대한 습관을 갖게 된다면 서서히 나의 능력이 향상되면서 내가 원했던 몸짱으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능력이 어느 정도 올라선다면 조금씩 나의 행동을 조정해 강도를 올릴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바로 첫 시작인 출발점이 아주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축하는 뇌의 보상 회로reward circuitry를 활성화한다. 적절한 순간 기분이 좋으면 뇌는 방금 했던 행동 순서를 인식하고 부호화한다. 이런 뇌의 작용 원리를 응용하면 습관을 더 효과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p182

많은 이들이 이 축하 단계를 빠뜨린다고 한다. 어렵기도 하지만 조금은 오글거리기도해서 나 역시 꼭 해야하나 생각을 하는 부분이었다. 긍정적 경험은 뇌를 중독시킨다는 이론을 기억하자. 습관으로 자리잡게 하려는 치실질 후에 거울을 보고 '승리'라고 외치는 행동 하나로 인해 이 습관은 빨리 자리잡게 된다. 뇌의 보상 회로 때문이라고 하니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단계이다.


습관은 변화의 가장 작은 단위일지 몰라도 가장 근본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습관을 기점으로 변화의 동심원이 퍼져나간다. 생각해보라. 한 사람이 한 가지 습관으로 시작해 두 가지, 세 가지 습관으로 늘려가고 (중략) 들불처럼 번져 무력감의 문화를 몰아내고 모두에게 힘을 주어 서서히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여러분 자신과 가족이 작은 변화를 시작할 때 자연스럽게 변화의 물결로 이어질 수 있다.

p356

습관 하나 바꾸는 것에 너무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아무도 모른다. 오늘의 작은 변화는 나비의 날개짓과 같이 보잘 것 없을지라도 언제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지 모를 일이다. 아침형 인간은 원래부터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 자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습관, 일찍 일어나는 습관 등이 서서히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저 하루 아침에 강력한 동기만으로 습관을 만들 수는 없다. 이 책은 내 스스로를 깨우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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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테이징 인테리어 - 돈 들이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조석균 지음 / 더블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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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테이징 인테리어

돈 들이지 않고 집안의 분위기를 바꾸는 인테리어





30평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 집은 항상 어수선하다. 4살 딸이 이 어수선함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는 어지르는 선수이며 나는 치우는 시중의 역할로 매번 선수에게 진다. 그럼에도 정리정돈된 모습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재택근무가 도입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면서 집안을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그러나 아파트 구조적인 문제나 여러 이유로 틀에 박힌 집안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나의 희망사항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홈스테이징 인테리어>를 만났고 돈 들이지 않고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인테리어를 즉시 실행해 볼 수 있었다.






홈스테이징의 원칙은 있는 물건을 사용하되 큰돈이 들어가는 구조적 변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중략) 동일한 물성을 가진 것들을 모아 수납하는 것으로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여백이 진정한 쉼을 가져다 준다 (p157)

책에서 나오는 예시들은 매우 극적인 결과물로 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저 가구의 위치를 변경하고 수납의 아이디어만 적용시켰는데 공간이 살아나고 마치 인테리어 공사를 한 듯 방이 깔끔하게 변화되었다. 홈스테이징의 원칙들은 이해가 쉽고 곧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테리어 비용없이 인테리어 효과를 가져오니 일석이조다.



아래 예시와 같은 경우는 벽쪽에 있는 침대와 피아노의 위치를 가운데로 가져오면서 공간을 살리고 바깥 풍경까지 환하게 보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일반인들에게는 과감한 시도일 수 있으나 결과물이 정말 좋기에 한 번 시도해 볼 만한 가치를 느낀다.




분명한 것은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감춰 있던 진짜 집이 보이기 시작하며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리면서 쓸데없는 생각도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홈스테이징은 걱정거리와 욕심을 버리는 일이다.

180도 바뀐 30평 아파트 (p108)

우리 집과 비슷한 30평대 아파트의 홈스테이징 인테리어 실제 사례를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는 챕터가 있어 관심이 가장 많이 갔다. 예시로 나온 집도 아이를 키우고 있어 아이 물건으로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 사례에서는 아이 물건 정리를 위해서는 수납 공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Before 의 사진이 현재 우리 집 사진과 흡사하다. 수납 공간을 마련해 공간을 정리하니 매우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을 보인다. 수납 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겨난다.






가장 눈에 띄는 고정관념은 모든 가구가 벽에 딱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마치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법칙처럼 모두 벽에 붙어 있었다. (중략) 찍어 놓은 듯 좌우대칭이라는 틀에 박힌 방법을 고수한다.

깨뜨리라고 있는 것이 고정관념이다 (p171)

고정관념을 깨기란 상당히 어렵다. 우리 안에 숨어있던 고정관념에 의해 비효율적 가구 배치를 고수한다. 내 서재가 그러했다. 이 책을 읽고 과감하게 구조 변경을 시도했다. 가구 배치 구조 변경 전에는 한쪽 벽면에는 책장으로 가득차 있고, 다른 벽면에는 길게 책상이 있었다. 가구가 벽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의해 서재의 양쪽 벽면에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 책의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고 나의 고정관념을 깨기로 마음먹었다.



한쪽 벽면에 몰려 있던 책장 하나를 옮기고 두 개의 책장을 떨어뜨려 사이 공간을 만들었고 그 사이에 책상을 방을 가로지르 듯 배치했다. 훨씬 서재다운 서재가 되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매우 만족스럽다. 재택 근무로 인해 서재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홈스테이징 인테리어의 덕을 보게 되었다. (아쉽게도 Before 사진을 찍어 두지 못했다. 아래는 After 사진이다)






집 안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 인테리어를 하기에는 비용적 부담이 있다. 사실 정리정돈만 잘해도 집안은 깔끔해지고 한결 나아진다. 허나 뭔가 좀 더 개선된 집안의 분위기로 만들고 싶다면 가구의 위치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정리 정돈 방법을 고안해 보길 추천한다. 이 책이 그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직접 받으면 더욱 좋겠지만 이런 책을 통해 홈스테이징 법칙들을 이해하고 스스로 집 안의 분위기를 바꿔본다면 한결 나아진 집 안의 모습에 뿌듯함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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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감옥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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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감옥

쓰네카와 고타로의 환상적인 세상





작가 '쓰네키와 고타로'의 작품을 두번째로 만난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만났던 소설은 <야시>다. 당시 사람들의 추천이 많아 <야시>를 전자책으로 구매해 읽었고 독특한 이 작가만의 세계에 나도 모르게 빠져버렸다. <야시>는 단편 소설집이었으나 비슷한 세계의 설정으로 마치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나는 듯한 느낌의 소설이었고 당시 나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었다.



<가을의 감옥>은 '쓰네키와 고타로'의 작품이라는 말에 고민없이 선택했다. 이 작가만의 독특함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총 3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익숙한 설정인 듯하면서도 정말 새로운 '쓰네키와 고타로' 작가만의 세계관은 몽환적이며 환상적이다. 어떻게 이런 상상력으로 소설을 쓰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마치 전래 동화, 구전 동화, 일본 요괴들과 같이 매우 오래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판타지적 요소는 그 신비함에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각 단편은 약 70페이지 정도인데 단편 하나 읽겠다고 자기 전에 책을 펼쳐보지 않기를 권한다. 책을 모두 읽을 때까지 책을 덮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경솔하게도 자기 전에 책을 펼쳤고 마법에 홀린듯 마지막 장을 넘기기 전까지 책을 덮을 수 없었다.

11월 7일 수요일은 계속되었다.

처음 얼마 동안은 내가 지금 몇 번째 돌아온 것인지 헤아렸지만 곧 헷갈리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기억 말고는 모든 것이 아침 상태로 회복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기록도 남길 수 없으니 내 기억을 의심하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었다. 일곱 번째 11월 7일인지 여덟 번째 11월 7일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가을의 감옥 (p19)

한 여대생은 알 수 없는 이유로 11월 7일의 하루를 반복한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어김 없이 11월 7일 아침 같은 시간 자신의 자취방에서 깨어난다. 기록을 남길 수도 없고 매일 다시 리셋되며 자신이 했던 행동은 오로지 자신의 기억에만 남는다. 그러다 자신과 같이 11월 7일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한다.



하루 안에 갇히는 시놉시스는 이제 조금은 익숙한 스토리다. 그런데 이 스토리가 2007년에 나온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익숙하지만 읽다보면 그 전개 방식은 매우 새롭다. 신비한 아우라를 풍기는 요괴와 같은 형상을 한 존재가 등장하는데 정체를 쉽사리 알려주지 않는다. 가을의 감옥 즉 11월 7일 안에 갖혀 버린 이 여대생은 과연 그토록 염원하던 내일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단편이라 아쉬울 따름이다. 마치 자기 전 할머니가 해주시는 이야기를 밤새 듣고 싶은 마음이다.

여기는 특별한 집이오. 우리 마을이 수백 년 전부터 대대로 비밀리에 지켜온 신역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요. 내가 예순이 되면 마을 소년 중에 후계자를 택하여 물려주게 되어 있었지. 그러면 나는 해방되는 것이고, 이런 방식이 내 대까지 내려온 오래된 관습이었고, 당연히 그렇게 될 줄로 믿고 있었소. 우리 마을에서는 이 집에서 지킴이 임무를 마친 노인은 살아 있는 신으로 숭앙하니까, 지킴이로 선택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히 명예로운 일이라오.

신의 집 (p84)

한 남자가 우연히 공원을 거닐다 초가집을 만났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공간과 초가집이 낯설다. 그 집에서 오키나 가면을 쓴 남자가 나와 말을 건넨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는 그 남자는 할아버지로 보인다. 자신을 붙잡고는 이 집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는 사라진다. 그렇게 이 남자는 이 공간에 갖힌다. 그 할아버지가 나를 지킴이로 두고 떠나간 것이다.



일정한 주기로 공간이 옮겨지는 설정은 <야시>의 세계관 설정과도 닮아 있다. 미지의 공간과 현실의 연결과 그 통로의 설정이 절묘하다. 이 공간에 갖혀버린 남자의 심리가 변해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신의 집을 지키는 지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더욱 궁금해진다. 그리고 의외의 반전도 흥미로웠다.

할머니는 때때로 리오에게 신비한 힘을 보여주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꽃을 피우거나 종이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어서 움직이게 했다. 리오는 할머니가 부리는 신비한 재주를 그저 감탄한 얼굴로 지켜보았다. (중략) 리오는 청개구리를 바라보았다. 보석처럼 밝은 초록빛 몸에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를 가진 개구리가 볼을 부풀리고 있었다. 하지만 보고 있는 동안에 개구리는 작은 돌멩이가 되었다.

환상은 밤에 자란다 (p151)

여우귀신의 힘으로 환술을 부리는 할머니,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는 작은 소녀 리오. 할머니는 이 환술때문인지 마녀 취급을 받는다. 이 환상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주변인들의 욕심이 화를 불러 온 것일까 할머니의 집은 불에 타게 되고 리오는 살아서 원래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환술을 부릴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이 환술로 인해 감옥과도 같은 공간에 갇힌 리오는 파도를 통해 그 힘이 증폭된다.



리오의 심리적 변화와 일대기를 함께 하면서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정의의 편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들과 마치 환술에 갖쳐 버린 듯한 오묘한 혼란은 갈수록 증폭된다. 리오의 능력은 다시금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우리 모두 여기에 갇혀버렸어

이 소설은 환상 그 자체다. 단편이라 정말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야기꾼에게 더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더 이상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정말 속상하다. 그래서 '쓰네키와 고타로' 작가의 다른 책들을 모조리 읽어버릴 생각이다. 벌써 <야시>와 <가을의 감옥> 2권이나 읽었다는 사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야시>는 데뷔작으로 제12회 일본호러소설대상(2005년) 수상작, 제134회 나오키상 후보작

<천둥의 계절>은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2006년> 후보작

<가을의 감옥>은 제29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2007년) 후보작

- 2007년에 출간되었고, 2008년 한국에 출간되었으나 절판되어 수많은 독자들의 재출간 문의로 재출간됨.

<금색기계>는 제67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2014년) 수상 - 당대 최고 작가들이 거쳐간 미스터리 분야 최고 권위상.

<멸망의 정원> 제9회 야마다 후타로상(2018년) 후보작 - 그해 출간된 작품 중 '가장 재미있는 소설'에게 시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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