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하게 살고 미련하게 사랑하기를
차재이 지음 / 부크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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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하게 살고 미련하게 사랑하기를

- 차재이 에세이 -

차재이의 고백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될 수 있기에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배우의 삶을 살아가는 차재이의 에세이집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차재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몰랐다. 방송 혹은 드라마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편견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저 한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편안하게 듣는 것처럼 책을 읽어 나갔다.

배우 차화연의 딸, 뉴욕대 출신의 그녀에게 엄친딸, 금수저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닌다. 그저 우리와는 다른 세상 사람인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고민, 힘듦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물질적인 면에서는 물론 큰 걱정은 없어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경계성 종양이라는 희귀한 질병으로 아픈 시간을 보냈고 이를 이겨내고 배우로써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간다.

외로움은 공평하다. 겉이 화려하든, 돈이 많든 적든, 명예가 있든 없든 모두에게나 주어진다. 외로움은 상대적이지 않다. 외롭다는 감정은 주관적이고 절대적이다. 그러나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기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누군가의 쓸쓸함을 그러려니,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p116

겉은 화려하게 치장할지라도 그 안에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산다. 힘든 일을 이겨내면서 나약함은 강함으로 변모한다. 새로운 관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렵고 조심스럽다. 세상이 그닥 재미없고 무료하게 느껴진다. 이런 생각, 이런 느낌은 나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느낄 것이다. 나만 외로운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언가 위로가 된다. 화려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외로움은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말이 묘한 위안을 준다. 나의 외로움이 커다란만큼 다른 이들의 외로움도 크다. 누구나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기에 이 외로움과 잘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 언제 올지 모를 변덕스러운 죽음이란 놈 앞에서 후회하거나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걸 하고, 먹고 싶은 걸 먹고, 그냥 그렇게 하루를 꽉 채워 살자. 최선을 다해 오늘을 누리자. 삶이 아닌 죽음에 집중하니 아이러니하게도 사는 게 의미 있어졌다.

p131

삶이 무료하게 느껴진다. 사는 게 의미없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점점 그런 생각이 늘어간다. 이 삶의 자세를 스스로 조금 바꿔보고 싶으나 사실 쉽지 않다. 이런 나에게 "죽음에 집중하니 사는 게 의미 있어졌다."라는 말이 시선에 들어왔고 내 안에 남았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살아간다면 내 삶이 의미있어진다는 것이다. 기억해두고 싶다. 그리고 내 삶을 채워 나가야겠다.

기대감은 어차피 채울 수 없구나 생각했다. 충족이 되려는 순간 다른 기대가 생기고 다른 게 보인다. 욕심이란 본능이다. 건강한 욕심은 동기가 되지만 뭐든 과하면 독이 되는 법이다. 기대감이 내 정신을 속박하게 놔두지 않기로 했다. (중략) 나 자신이 걸어온 길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햇다. 비단 성취에 얽매여 성과를 축하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안아 주기로 했다.

p169

언제나 그랬다. 목표하는 바를 이루면 성취감과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허탈감과 공허함이 밀려왔다. 그래서 다시 목표를 세운다. 이게 욕심일까.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 목표를 세운다.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스스로의 기대감이 높아 목표를 높게 세운다면 성취하지 못했을 때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한 기대감, 내 주변 사람들이 갖는 나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단히 노력하지만 그 결과가 그닥 행복하지 않다. 매일 열심히 살아가는 이 자체의 나를 축하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기대감은 채우더라도 잠시뿐이며 그 기대감을 채우지 않아도 굳이 상관없다.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본인이 대단하지 않은 사람이라 치부하지 않기를 바란다. 작은 일 하나에도 남들이 뭐서워 결단을 못 하는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 삶을 살고 있는 그대는 대단하다.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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