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본) - 톨스토이 단편선 현대지성 클래식 3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대화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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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내가 사는 이유'를 고민하는 이에게 건네고 싶은 책

이 책은 사랑이다.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건네고 싶은 책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고전이기에 읽기를 겁냈던 나였지만 절대 어렵지 않다. 레프 톨스토이는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책을 썼다. 읽기 쉬울 뿐 아니라 재미있고 교훈까지 담고 있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책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라는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많은 사건 사고들을 본다. 우리는 하느님, 하나님, 예수 등 다양한 모습의 그분을 기다린다. 광채로 빛나는 빛의 형태로 우리에게 오실 그분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성당이며 교회로 달려간다. 성전에서 그분의 말씀을 듣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다. 다시 일상에 돌아와서는 주변의 어려운 이들은 외면한다.

주변의 이웃을 돕는 일, 사랑을 전하는 일, 자신을 내어주는 일들은 물론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고 사소하게 건네는 선행도 괜찮다고 책은 말한다. 이 선행이 모여 더 큰 선행이 되고, 그것이 바로 사랑임을 우리는 깨닫는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염려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 하나만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있고, 그 안에 하나님께서 계십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p40)

10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단연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짧은 이야기가 이렇게나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을 줄은 몰랐다.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지, 사람에게 무엇이 주어지지 않았는지,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사랑'이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에게 베푸는 온정, 남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와 같이 정성스레 키우는 사람의 마음은 모두 사랑에서 나온다.

그분이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 죄 가운데 죽었을 겁니다. 우리는 절망 가운데 죽어가면서 하나님과 사람에게 불평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이 우리를 두 발로 설 수 있게 해주셨고, 그분을 통해 저희는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이 세상에 선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그분을 구원하시기를! 이전에는 짐승처럼 살던 우리를 그분이 사람으로 만들어주셨어요.

두 노인 (p87)

예루살렘으로 순례길을 떠나는 <두 노인> 가난한 농부 옐리세이와 부유한 농부 예핌에 대한 이야기는 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순례길을 떠나는 중 옐리세이는 물을 얻어 먹기 위해 한 마을에 들렀다. 그 마을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만나고 외면할 수 없었던 옐리세이는 자신 순례길을 포기하고 그들이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반대로 예핌은 예루살렘에 도착한다. 예핌은 예루살렘에서 저 멀리 앞서서 기도를 올리는 옐리세이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나 옐리세이를 만나지 못했고, 기도를 올리고 무사히 순례를 다녀왔다. 순례의 길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하나님의 방식을 깨닫는다.

"그렇게 하세요. 여기 사세요, 우리나라에는 모든 게 풍족해요."

다만 그의 왕국에서는 지켜야 할 풍습이 하나 있었다. 손에 굳은살이 있는 사람은 식탁에 앉고, 없는 사람은 남은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바보 이반 (p191)

욕심없는 삶을 살아가는 <바보 이반>의 이야기는 세 형제에 대한 이야기다. 탐욕을 부리며 욕심 많은 형들은 무너지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바보 이반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다. 이 동화같은 이야기가 우리에게 작은 희망이 된다. 욕심없이 열심히 일하고 베풀며 살아간다면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해준다. 나도 믿고 싶다. 그저 착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정말 맞다는 것이 확인되는 세상이었으면 한다.

그러니 기억하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라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시간에만 우리는 자신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네.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그 사람인데,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라네. 우리는 오직 그것을 위해서만 살아가도록 보냄을 받았기 때문이라네.

세 가지 질문 (p227)

"어떤 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가? 어떤 사람이 가장 필요한 사람이고, 어떤 사람과 일을 더 많이 하고, 어떤 사람과는 일을 줄여야 하는가? 어떤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인가, 모든 일 중에서 무엇보다 더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p224) 황제가 알고 싶어 했던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봤다. 이리저리 궁리해봐도 잘 떠오르지 않았다. 책에 담긴 10편의 단편 중 마지막 작품인 <세 가지 질문>을 읽고 정말 감탄했다. 사실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이지만 잘 인지하지 못하고 바보처럼 잊고 살아가는 진리 중의 진리를 선사하고 있다. 톨스토이의 이야기는 그렇기에 더욱 빛이 나는 듯 싶다.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과 선을 베풀라는 아주 간단하고도 확실한 진리를 다시금 깨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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